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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한의원 7
작가의 말 302
저자 소개
저자 : 이소영
〈화성으로 간 사나이〉 원안으로 시작해, 꾸준히 영화 각본을 써왔다. 개봉된 작품으로는 〈로봇, 소리〉, 〈여고괴담3-여우계단〉, 〈아파트〉, 〈미확인 동영상-절대클릭금지〉가 있다. 『알래스카 한의원』은 소설 출간 이전에 영화 판권이 계약된 작품이다. 수영과 고양이 쿠바를 좋아하고, 아직 쓰지 않은 글이 더 좋은 쪽으로 이끌 거라 믿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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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흡입력 있는 전개와 반전을 거듭하는 속도감,
한 편의 로드무비처럼 알래스카에서의 여정이
눈앞에서 생생하게 펼쳐진다

『알래스카 한의원』은 오랜 시간 각본을 써온 작가의 첫 장편소설인 만큼, 입체감 있는 등장인물과 순식간에 독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당기는 흡입력 있는 전개로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독자들은 한국에서 알래스카로, 다시 알래스카 이곳저곳, 호머, 앵커리지, 스워드로 이동하며 한 편의 로드무비처럼 생생하게 펼쳐지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알래스카로 떠나게 된 이지와 알래스카 한의원의 고담 의사, 한의원 아래층에서 화원을 운영하는 리토, 한인 민박 픽업트럭을 운전하는 핌과 쿠바 모텔 프런트에서 일하는 캐롤라인, 미시즈 정 그리고 시차 유령까지…. 이지는 오른팔을 치료하러 떠난 알래스카에서 예기치 못한 질문과 인물들을 만나게 되는데. 과연 이지는 오른팔에 붙은 유령을 떼어내는 과정에서 어떤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걸까?

오른팔에 붙은 유령을 떼어내기 위해 떠난 여정에서
잊었던 과거의 시간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이지는 가벼운 교통사고를 겪은 뒤로 오른 손과 팔에 끔찍한 통증을 느끼기 시작한다. 결국 마우스조차 쥘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일까지 그만두지만, 어느 병원을 가도 단순 타박상이라는 이야기만 한다. 병원비로 얼마를 썼을까, 가늠할 수 없을 때쯤에야 병명이 선고되었다. 바로 ‘복합통증증후군’. 이지는 드디어 병명을 알았다는 안도와 동시에 더한 좌절감을 맛보게 된다. 이름도 생소한 이 병은 정확한 원인도, 제대로 된 치료 사례도 없다는 것.
이지는 간절한 마음으로 ‘복합통증증후군 치유 모임’에 찾아간다. 그곳에서 헬로키티 인형 탈을 쓴 소녀로부터 놀라운 정보를 듣게 되는데, 바로 치료 사례가 적힌 논문이 있다는 것. 이지는 소녀의 말대로 ‘알래스카에 있는 한의원에서 복합통증증후군이 완치되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견하고, 다시 모임에 나간다. 그러나 모두들 그 논문이 거짓이라고 말하고, 이 정보를 처음 알려준 소녀 역시 모습을 보이지 않는데…. 이지는 논문 속 ‘완치’의 정체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더불어 이 무모한 여정 끝에 어떻게든 알게 될 진실을 위해, 알래스카 한의원이 있는 호머로 향하게 된다.

알래스카까지 가지고 온 동화책 속 마지막 문장,
“시차 유령은 또 어떤 아이를 먹으러 갔을까요?”

이지는 알래스카 한의원의 고담 의사에게 치료를 받으면서, 그동안 다른 병원에서는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질문을 받는다. “교통사고가 일어난 날 무슨 일이 있었죠?” 사고 전후를 기점으로 있었던 일을 모두 적어보라는 고담의 말 앞에서, 이지는 처음으로 그날을 돌아보게 되는데. 사고가 난 날은 평소와 다름없던 하루였다. 다만 조금 다른 점이라면, 서점에서 『시차 유령』이라는 동화책을 산 것 그리고 무엇에 이끌리듯 그 동화책을 알래스카까지 가지고 오게 되었다는 것. 이지 자신조차 특별하게 여기지 않았던 일이었지만, 고담은 동화책과 자동차 사고를 연결 짓기 시작한다. 이지는 동화책 속 마지막 문장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시차 유령은 또 어떤 아이를 먹으러 갔을까요?” 순간 오른 손가락에서부터 통증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동화책 속 내용을 따라가기 시작하면서, 이지는 점점 잊고 있던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기 시작하는데. 과연 이지의 오른팔 속 세포가 기억하는 아픔과 동화책 사이에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 걸까? 독자들이 이 연관성을 찾아가면서부터 이야기는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 다른 속도를 띠기 시작할 것이다.

어쩌면 이야기가 삶을 치유할 수도 있다고
속삭이는 추운 곳에서 온 따뜻한 이야기

처음 앵커리지 공항에 도착해 이지가 발견한 피켓에는 ‘Welcome, Easy!’라고 적혀 있다. 영문 이름 Izy가 아닌 ‘쉽다’는 뜻의 Easy라고 적힌 걸 보면서, 이지는 살짝 긴장이 풀린다. 한국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을 달고 앵커리지 공항으로 오기까지 이지는 너무나 복잡한 마음들을 안고 왔는데, 막상 Easy라고 불리니 모든 일이 쉽게 풀릴 것만 같다. 하지만 이 장면은 이야기의 복선이랄지, 중요하게 눈여겨봐야 할 장치 같은 것은 아니다. 다만 같은 발음이지만 다른 의미로의 전환이라는 점에서, 작품 초반의 이지와 후반의 이지는 분명 다른 사람으로 존재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눈에 띄는 장면이 된다.
작품 속에서 이지는 인생의 여정에서 갑작스레 길을 잃는 인물이다. 예기치 못한 사고로 건강을 잃고,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홀로 알래스카로 떠나게 된다. 알래스카 한의원만 찾아가면 다 끝날 것 같던 이야기는 치료가 시작되면서부터 새롭게 시작된다. 이지는 오른 팔과 손의 통증, 『시차 유령』을 쓴 동화 작가의 정체를 파헤쳐나가면서 서서히 잊었던 기억의 조각들을 하나씩 떠올리는데. 통증의 원인에 다가갈수록 더 끔찍한 고통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이지는 홀로 그 기억 속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들어간다. 다시는 그 기억을 외면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현실에서 우리 역시 누구나, 언제라도, 이지처럼 흔들리고, 주저하고, 외롭고, 막막하지만 이 여정을 멈출 수 없어 뚜벅뚜벅 걸어나간다. 자신의 인생 전부를 걸고 알래스카로 떠나간 이지처럼 우리에게도 온몸으로 인생을 마주할 용기가 이미 있을지도 모른다. 더불어 알래스카에서 만난 인연들이 이지에게 그랬던 것처럼, 돌아보면 우리 역시 혼자가 아닐지도 모른다. 삶에 지쳐 마음껏 헤매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지의 용기를 전하고 싶다.

책 속에서

영영 돌아갈 수 없는 세상일지라도 마지막으로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하진 않았을까.
문득 이지는 허공 속에 떠도는 아무에게나 무전을 쳐서 말하고 싶었다.
‘나 여기 있습니다.’ _130p

분명 셔터 누르는 소리였다. 이지는 이 소리를 안다. 사진기를 감싼 손바닥의 촉감을 기억한다. 이지는 그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여러 번 미세하게 들렸다. 하지만 아무리 주위를 둘려봐도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이지가 먼저 소리쳤다.
“나 여기 있습니다!” _217p

서울 오피스텔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이지는 방바닥에 몸을 누였다. 차가운 기운이 온몸을 휘감아 여전히 알래스카에 있는 거 같았다. 안도가 되었다. _297p

알래스카의 깊은 밤, 한 치 앞도 모르는 눈보라 속에서 고담은 저 너머를 바라보았다. 경계를 넘으면 아득한 오지였다. 어쩌면 돌아오지 못할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휘몰아치는 눈발 속으로 한 걸음 더 걸어갔다. 발자국이 눈발에 날려 사라졌다. 그때 이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 순간 허공을 압도하는 오로라가…… 분홍빛, 초록빛으로 뒤엉켜 흔들리고 있었다. 송신탑에서 날아오는 영혼의 춤 같았다. 그리고 분명하게 알게 되었다.
저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_30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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