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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들어가는 말

1부. 오늘의 거짓말
돈 놓고 돈 먹기│히포크라테스선서│오늘의 거짓말│그녀의 사과│이런 KBS│국민 파출부│침묵으로 동참│퇴직

2부. 백색소음
스튜핏 SK 스튜핏 KT│휴대전화를 바꿀 때마다│북을 두드리다│이겼는데│비만입니다│등대지기는 새를 너무 사랑한다│백색소음│내 몸속 플라스틱

3부. 아버지들에게
황산의 아버지들│청소하는 미생물│아버지들에게│천년의 기록│왕의 탄생│가족│남의 편│순이 할머니

4부. 착한 빚 vs 나쁜 빚
버리고 나서야│귀신고래│보조는 없다│문학의 바다│착한 빚 vs 나쁜 빚│천연기념물 417호│참 잘했어요│춘천 이야기

5부. 시간의 틈으로
왕족이니라│공지천을 부탁해│시간의 틈으로│어머님 전 상서│도파민 터지던 날│벌교 문학기행 ― 마음의 선(線)│벌교 문학기행 ― 길을 묻고 나를 찾고│효과음 별로네
저자 소개
저자 : 최정란
강원도 태백에서 나고 자라 춘천에서 살고 있다. 2020년 『수필 문학』으로 등단했다. 2020년 김유정 기억하기 제27회 전국 문예작품 공모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강원 문인협회, 춘천 문인협회, 강원수필, 춘천수필 회원이다. 산문집으로 『나는 아직도 몽고반점이 있다』(2023), 공동 저서로 『기타리스트의 세탁기』(2020), 『텅빈 극장의 엔딩크레딧』(2023)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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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최정란 작가는 가족의 경제를 책임지기 위해 삶의 최전선에서 산전수전공준전을 다 겪은 전사다. 그래서일까. 그는 사소한 일에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고, 에두르는 법이 없다. 야구에 있어 투수로 비유하자면 그는 오직 직구로 승부하고, 타자로 비유하자면 선구안이 뛰어나고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온 공이라면 상하좌우 어디든 때려낸다.

탤런트 이순재 씨가 모델로 나오는 모 실버보험을 대놓고 까고(「돈 놓고 돈 먹기」), 의술보다 상술을 앞세운 병원을 대놓고 까고(「히포크라테스선서」), 노인들을 등쳐먹는 화장품가게 사장을 대놓고 까고(「그녀의 사과」), 시청료로 장난질하는 KBS를 대놓고 까고(「이런 KBS」), 통신요금으로 고객 주머닛돈을 빼먹는 통신사를 까고(「스튜핏 SK 스튜핏 KT」, 「휴대전화를 바꿀 때마다」), 민원인들을 우습게 여기는 공무원들을 대놓고 까고(「북을 두드리다」, 「비만입니다」), 그렇게 그는 대놓고 깐다.

약자라고 가난하다고 못 배웠다고 서민들을 우습게 여기고 함부로 대하고 공공연히 업신여기는 모든 비뚤어진 강자들, 무법자들에 대하여, 설령 그가 대통령의 자리에 있다 하더라도, 한 치의 물러섬 없이 그의 불의에 대해, 잘못에 대해, 위선에 대해 대놓고 깐다.

그뿐인가. 일상의 그 어떤 사소한 것도 그에게는 훌륭한 글의 소재가 되고, 아무도 관심 두지 않는 일도 그에게는 또한 맞춤한 글의 소재가 된다. 어디를 가든 누구를 만나든 무슨 일을 하든 그의 시선이 닿으면 곧 글의 소재가 되고 제재가 된다.

요양 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실제 요양 보호사 일을 하면서 겪은 일들(「국민 파출부」, 「침묵으로 동참」, 「퇴직」) 속에서 조화로운 삶, 함께 사는 삶을 성찰하기도 하고, 설거지를 하다가, 밥상을 차리다가 지구환경 문제가 당장 내 삶에서 내 일상에 비롯되고 있음을(「내 몸속 플라스틱」, 「청소하는 미생물」) 성찰하기도 한다.

나와 가족과 사회 그리고 전 지구적 문제까지 그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최정란 수필의 특징을 한마디로 얘기하면 “오직 직구로 승부한다”라고 할 수 있겠다.

연암 박지원은 문장가가 글을 대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치곡견색’이라고 했다. 『중용(中庸)』 제23장에서 빌린 것인데, 그 내용을 옮기면 이렇다.

“그 다음으로 사소한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사소한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이 생기면 곧 형상이 생기고, 형상이 되면 곧 드러난다. 드러난 것은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지만 남을 감동시킨다. 감동시키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其次致曲 曲能有誠 誠則形 形則著 著則明 明則動 動則變 變則化 唯天下至誠爲能化)

여기서 핵심은 치곡(致曲)이다. “작은 일(것)에도 정성을 다해 끝까지 살펴 최선을 다한다”라는 의미이다. 치곡이 나를 변하게 하고 세상을 변하게 한다는 것이 23장이 전하는 메시지다.

연암 박지원은 이 치곡에 견색을 더해 선비가 문장을 지을 때는 반드시 “치곡견색”을 견지해야 한다고 한 것이다. 견색이라 함은 심오하고 깊숙한 곳에 있는 나만의 것을 발견한다는 의미다.

최정란의 산문에서 ‘치곡견색’을 읽었다면, 당신은 이미 훌륭한 독자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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