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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당신에게 꼭 소개하고 싶은 책만 골랐습니다 9

1 이 책에 끌린 이유는 따로 있다 14
황정은 『일기』
얀 마텔 『포르투갈의 높은 산』
레이먼드 카버 「별것 아니지만 도움이 되는」

2 너무 웃기는데 살짝 눈물도 나는 26
정지아 「문학박사 정지아의 집」
니노미야 토모코 『음주가무 연구소』
어니스트 헤밍웨이 『깨끗하고 밝은 곳』

3 밤새워 읽은 책이 뭐였어 40
김탁환 『노서아가비』
김언수 『뜨거운 피』
스티븐 킹 『빌리 서머스 1,2』

4 다시 봐도 재밌네, 노벨 문학상 54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염소의 축제』
가즈오 이시구로 『나를 보내지 마』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백년의 고독』

5 나는 왜 여성 작가들에 끌리는가 68
김혼비 『다정소감』
유이월 『찬란한 타인들』
이주혜 『그 고양이의 이름은 길다』

6 시를 몰라도 시를 쓰고 싶게 만드는 82
박연준 『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
마야 리 랑그바드 『그 여자는 화가 난다』
신철규 『지구만큼 슬펐다고 한다』

7 남의 리뷰를 너무 믿으면 안 되는 이유 94
무라카미 하루키 「토니 타키타니」
아사다 지로 「수국꽃 정사」
필립 K. 딕 「사기꾼 로봇」

8 우리는 왜 남의 삶이 부러울까 1 06
앨리스 먼로 「코리」
부희령 「구름해석전문가」
배명훈 「안녕! 인공존재」

9 SF도 입심 좋은 작가가 더 좋아 118
존 스칼지 『노인의 전쟁』
켄 리우 『종이동물원』
설재인 『너와 막걸리를 마신다면』

10 내 마음속에서 일등을 했던 소설들 132
권여선 『안녕 주정뱅이』
이화경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한강 『소년이 온다』

11 이런 그림책은 모두를 기쁘게 하지 146
그랜트 스나이더 『책 좀 빌려줄래?』
미야자와 겐지 『비에도 지지 않고』
다비드 칼리 『4998 친구』

12 뒤늦게 내게 온 숨은 걸작 158
조지수 『나스타샤』
김영탁 『곰탕』
토마 귄지그 「암소」

13 필독서라는 이름은 붙이기 싫은 책 174
알베르 카뮈 『이방인』
서머싯 몸 『달과 6펜스』
필립 로스 『미국의 목가 1,2』

14 제목보다 내용이 좋은 소설 188
최은영 「씬짜오, 씬짜오」
앤드루 포터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조선희 『세 여자』

15 몇 번 읽어도 좋은 얇은 책 202
이민경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사노 요코 『죽는 게 뭐라고』
진민영 『내향인입니다』

16 영화감독에겐 늘 좋은 스토리가 필요하다 216
스티븐 킹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
마거릿 애트우드 『시녀 이야기』
기욤 뮈소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17 사실은 친절한 글쓰기 선생들 230
이성복 『무한화서』
로버트 맥기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로저 로젠블랫 『하버드대 까칠교수님의 글쓰기 수업』

에필로그 지금 읽고 싶은 책을 먼저 읽으십시오 244
저자 소개
저자 : 편성준
MBC애드컴, TBWA/Korea 등의 광고회사에서 20년 넘게 카피라이터로 근무했다. 광고 카피보다 ‘재미있는 글’을 쓰고 싶어 퇴사 후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살짝 웃기는 글이 잘 쓴 글입니다> 등의 책을 출간하고 전업 작가가 되었다. 서울시민대학에서 글쓰기 강연자로 활동하며 한국일보, 국민일보, 출판 매거진 《기획회의》 등에 칼럼을 연재 중이고 ‘소행성 책 쓰기 워크숍’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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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놀듯이 책 읽는’ 책 덕후 작가
편성준이 고른 51권의
‘버릴 수 없는 책들’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살짝 웃기는 글이 잘 쓴 글입니다』 등
편성준 작가의 특유의 위트가 가미된 유쾌한 독서 노트

“남들이 꼽는 명작이나 베스트셀러, 다 소용없습니다.
범위가 편파적이더라도 제가 진심으로 좋았던,
그래서 버릴 수 없었던 책만 고르기로 했습니다.”


한동안 책을 멀리하던 내게 이 책은 그간 잊고 살았던 감정을 선사해 줬다. 때로는 한 권의 책 때문에 인생을 좀 더 오래 살고 싶어진다는 것. 이연(『매일을 헤엄치는 법』 저자, 유튜브 크리에이터)

우리 삶엔 쉽게 설명할 수 없는 슬픔과 미묘한 어긋남이 있고 누구의 인생도 심플하지 않다. 어쩌면 소설가들은 이 얘기를 쓰려고 소설가라는 직업을 택했는지도 모른다. (본문에서)

‘읽는 기쁨’에 취하게 만든 책들
밤 새워 책 읽는 재미, 책에 몰입한 사람만이 아는 즐거움을 나누고 싶어서 편성준 작가가 자신의 독서 노트를 공개했다. 자타공인 책 덕후이자 ‘놀듯이’ 책을 읽고 또 기록하는 작가의 독서 노트 속 수많은 책들 중 ‘읽는 기쁨’에 취하게 만든 책들을 고르고 고른 것이다. ‘작가다움’을 과시하기 위해, 구색을 갖추기 위해 어렵고 무겁고 우아한 책을 일부러 골라 넣는 수고는 하지 않았다. 책의 방향은 순전히 ‘읽는 즐거움’을 향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몰입의 즐거움을 줄 수 있을, 진심으로 빠져들었던 책들 위주로 고르고 보니 죄다 소설, 시, 에세이, 그림책 등 ‘거짓말을 통해 진실을 얘기하는’ 스토리텔링을 깔고 있는 책들이다.
‘살짝 웃기는데 눈물도 나는’, ‘밤새워 읽은 책이 뭐였어’, ‘몇 번 읽어도 좋은 얇은 책’, ‘제목보다 내용이 좋은 소설’ 등 위트 있는 제목으로 17개의 카테고리를 만들고 각 카테고리 별로 3권의 책을 골라주었다. 토마 귄지스의 「암소」, 조지수의 『나스타샤』 같은 ‘숨은 명작’은 물론 다시 읽어도 재밌는 노벨 문학상 작품들, ‘필독서’ 라는 이름이 오히려 지루하게 느껴지는 너무 재밌는 걸작 등 저자를 사로잡은 독서 목록들은 목차를 읽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책 추천의 이유’를 짤막한 글로 소개해줬는데 이 글만 봐도 편성준식 B급 감성과 특유의 위트, 자신감의 표현이 보인다.

유머 중에 가장 좋은 유머는 ‘자기 비하 유머’라고 생각한다. 자조적인 유머는 아무도 해치지 않는다. 그러면서 인생을 견디게 하는 힘을 준다. 이 책들이 그렇다. - 너무 웃기는데 살짝 눈물도 나는

알프레드 노벨도 근엄한 작품에만 노벨상이 가는 건 싫었을 것이다. 다행히 문학적 재미가 다이너마이트처럼 팡팡 터지는 수상작들이 있다. - 다시 봐도 재밌네, 노벨 문학상

읽을 만한 책을 추천해 달라는 말을 듣고 꼽아보면 다 여성 작가들의 작품이었다. 여성들이 잘 쓰거나, 내가 여성을 좋아하거나 둘 중 하나다. - 나는 왜 여성 작가들에게 끌리는가

어린이를 위해 샀다가 그 어린이에겐 다른 걸 선물하고 집으로 가져온 그림책들이 있다. 어린이가 어른의 스승이듯 그림책은 인생의 나침반일 때가 많다. - 이런 그림책은 모두를 기쁘게 하지

‘필독서’라는 이름은 붙이지 맙시다
편성준이 추천하는 51권의 책 중엔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은 베스트셀러나 고전들도 있지만 낯선 작가, 낯선 제목의 책들도 많이 보인다. 기존 애서가들의 취향은 아닐지 모를, 편성준의 감성에 맞는 그림책이나 SF소설도 여러 권 소개하고 있다. 그의 맛깔나는 평을 읽다보면 ‘세상에, 내가 모르던 재밌는 책이 이렇게나 많다니!’ 싶어서 마음이 절로 바빠진다. 바로 온라인 서점 앱을 열게 되는 것은 물론이다. 이 책의 제목처럼 ‘읽는 기쁨’ 위주로 고른 책들이니 저자의 추천의 말들도 충분히 유혹적이고 재미있을 수밖에 없다. 편성준 작가는 책에 ‘필독서’ 라벨을 붙이는 것 자체를 바람직하지 않은 행태라고 생각한다. 멀쩡한 책도 시험에 나온다고 하면 읽기 싫어지는 법인데 필독서라는 이름이 붙으면 매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제가 책을 쓴 이유는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너무 많은 책 중에서 ‘취향과 상황에 맞는 책’을 찾게 도와드리는 내비게이션이 되고 싶어서였으니까요. 한 가지 자신할 수 있는 건 적어도 제가 추천한 책을 읽고 후회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제가 읽고 좋지 않았던 책이나 의무감에 추천하는 책은 한 권도 없으니까요. 그런 면에서 이 글들은 모두 진심입니다.

책을 통한 깨닫는 인생의 복잡미묘한 맛
책을 소개하는 편성준 작가의 태도는 시종일관 유쾌하다. 편성준 작가의 전작들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살짝 웃기는 글이 잘 쓴 글입니다』에서 보여주었던 낙관주의적 세계관, 유머와 위트가 이번 책에서도 역시 드러난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세상을 향한 열린 사고와 선한 의지, 특유의 통찰과 더불어 우리가 늘 안다고 생각하던 ‘그 책’들에 대한 작가만의 해석에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가 좋아하는 책들은 “가학적인 유머 감각에 낄낄거리다가 갑자기 세상 살기가 싫어질 정도로 살벌한 냉기를 함께 느끼게 해주는 미친 작품들”이다. 한 권의 책으로 탄성과 한숨, 인생살이의 복잡미묘한 맛을 다 느끼게 해 줄 작품들이 『읽는 기쁨』 안에 빼곡히 있다.

오래전에 읽었던 이 소설을 다시 책꽂이에서 꺼내 읽자니 최백호의 노래 ‘낭만에 대하여’가 저절로 떠올랐다. 그 노래에 나오는 ‘도라지위스키’엔 위스키 원액이 한 방울도 들어 있지 않다.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일본 토리스 위스키의 모조품이기 때문이다. 어쩐지 소설 속 기타무라의 인생과 닮은 것 같다. 소설은 희망찬 얘기보다는 비참하고 씁쓸한 이야기로 독자를 위로하는 힘을 가진 장르다. 아사다 지로의 이 소설을 읽으면 인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그럴 땐 위스키를 한잔해도 좋을 것이다. ? 최백호의 노래가 생각나는 소설

한동안 잊고 살던 그 책들
하도 많이 들어 익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던 그 책들, 학창시절 어느 판본이었는지 기억나진 않기만 한번쯤 읽어봤던 책들, 다른 이들 앞에서 “안다”고 떠들기도 했던 유명한 그 책들이 진짜 읽은 책이 맞는지 생각해보게 하는 내용들도 많다. 편성준 작가는 설사 예전에 읽었던 책이라도 1~2년 전에 다시 펴보지 않았다면 새 책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한다. 책꽂이에 꽂혀 있는 수많은 ‘이미 읽은 책’의 목록들이 어쩌면 허영의 목록이라는 것이다. 인간의 기억이라는 게 생각보다 형편없기도 하거니와 좋은 책은 읽을 때마다 새로운 걸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후로 오랫동안 잊고 지내다가 회사를 그만두고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했을 때 다시 집어 든 『이방인』은 어렸을 때 읽은 것과는 전혀 다른 소설이었다. ? 20대 작가가 쓴 명작 소설을 딱 하나만 고른다면

편성준 작가의 글을 읽으며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 필립 로스의 『미국의 목가 1,2』 같은 명작들을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마음이 생긴다. 토마 귄지스의 「암소」 같은 기이하고 흥미로운 내용의 책이 세상에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이미 영화로 봐서 다 아는 내용이라고 생각했지만 스티븐 킹의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 이야기』, 기욤 뮈소의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같은 원작들은 책으로 봐야 제맛이라는 것도 이해하게 된다. 이성복 시인의 『무한화서』를 읽으며 시인의 ‘글쓰기 직강’을 듣는 기분을 느끼고 싶고, 인생살이에 대한 시인의 철학도 듣고 싶어진다.

책꽂이는 물론 집 안 여기저기 책들이 굴러다녀도 번잡한 생활에 시선이 흐트러지니 책 읽을 시간은 늘 부족하다. 이 책은 읽는 이들로 하여금 독서 의지를 불태우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책이 구시대의 산물로 여겨진다면 더욱, 편성준의 독서 노트를 펼쳐보시길. 날 선 마음을 다독이는 것도, 무뎌진 나를 벼르게 하는 것도 결국 책이라는 것을, 사람과 세상에 대한 이해를 돕고 상처받은 마음을 살펴주는 것도 책을 펼치기만 하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작가의 말대로 “당신이 읽지 않는다면 세상에 없는 책이나 마찬가지”이니 오늘 바로 한 권의 책을 뽑아들 의지를, 이 책 『읽는 기쁨』이 심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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