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그리운 걸작을 넘어 미래를 그리는 새 걸작”
개정판을 만나는 기쁨
‘걸작’이라는 단어를 쓰기 위해선 한 이야기가 시간의 무게를 견디고 독자 곁에 ‘여전히’ 남아 있어야만 한다. 『건조주의보』에 실린 이야기가 10년이 훌쩍 넘는 시간에도 사랑받고 있었던 건, 지금을 사는 독자들 마음에도 공감과 울림을 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가는 “예전에 썼던 작품들인 만큼 변화하고 발전한 사회적 감수성에 뒤처지는 부분들이 있었”다고 고백하며 개정판 출간 이유를 밝히고 있다.
그래서 이번 개정 작업을 통해 책 제목만 바꾼 게 아니라 동화집 안에 실린 단편의 제목, 대사, 상황, 단어 하나하나까지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다듬었다. ‘조폭 모녀’는 ‘닮은꼴 모녀’로, ‘몰래 카메라’는 ‘요술 주머니’로, ‘동물 조련사’라는 꿈은 ‘반려동물 관리사’로, 인권감수성에 걸리는 부분은 과감히 거둬 내는 작업으로, 그리고 무엇보다 인간과 비인간 동물과의 공존에 있어서는 혹시라도 아래에 두었던 시선을 최대한 같은 눈높이로 옮겨 놓았다. 이로 인해 독자들은 어제에 머물러 있는 걸작이 아니라 “미래를 그리는 새 걸작을 갖게” 되었다.
이처럼 한 문학 작품의 개정판을 통해서 더 깊어진 이야기와 인식의 확장을 경험할 뿐만 아니라 작가의 성장, 변화된 사회적 흐름까지 읽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개정판을 만나는 기쁨이 아닐까.
‘어린이문학의 오랜 얼굴’ 이금이 동화집
건조한 아이들 마음에 찾아온 ‘작지만 단단한 위로’
‘작가의 말’에도 나오듯 “책 제목을 『건조주의보』로 바꾼 이유는 이 제목이, 책에 실린 동화 전체를 보다 잘 아우르고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한 것처럼 이 동화집엔 다섯 아이의 메마른 마음 상태가 잘 담겨 있다. 찔끔 눈물이 나오게, 무겁고 슬프게, 때론 간절하게 다가온 아이들의 건조주의보는 지금의 아이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나를 닮은’ 이야기다. 바로 이야기의 씨앗들이 작가가 직접 경험한 일이거나 주변에서 발견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건조한 마음을 발견한 작가는 ‘위로와 돌봄’으로 주인공들에게 다가간다. 하지만 이 단어가 갖는 의미를 섣부르게 주입하지 않고 오직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말하고 있다. 그래서 작가가 전하고자 한 위로와 돌봄은 쉽게 휘발되지 않고 오래 남는다.
가족 중 자기만 건조증에 걸리지 않아서 소외감을 느끼거나(「건조주의보」), 집과 밖에서 행동이 전혀 다른 엄마로 인해 황당해하거나(「닮은꼴 모녀」), 욕심이 계속해서 불어나거나(「요술 주머니」), 아름다운 사람에 대한 편견이 있는 자신을 발견하거나(「이상한 숙제」), 반려견에게 주려고만 했지 함께 나누려고 했던 적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사료를 드립니다」) 작가는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작품 속 아이들의 손을 잡는다. 그리고 이건 어린 독자들의 손을 잡는 것과도 같다.
특히 「사료를 드립니다」에서 작가는 돌봄과 가족의 의미를 사람에서 다른 비인간 동물에게까지 확장시킨다. 돌봄의 조건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돌봄은 상호적이며 돌봄이 돌봄에게 흐른다는 걸 잘 보여 주고 있다. 다른 작품들도 마찬가지다. 돌봄이든 위로든 웃음이든 어떤 깨달음이든 멈춰 있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 독자들 심장으로 전해질 것이다.
‘이금이 고학년동화’ - 새로워진 얼굴과 더 깊어진 이야기로 돌아오다
이금이 작가의 대표작 『너도 하늘말나리야』를 시작으로, 작가가 그동안 출간해 온 초등 고학년을 위한 장편동화와 동화집을 새롭게 갈무리하여 펴낸 시리즈다. 세대를 뛰어넘어 사랑받는 이금이 작가의 대표작들을 변화된 시대 감각과 어린이 감성에 맞춰 정성스럽게 다듬고 새로운 그림을 입혀 전면 개정판으로 선보인다. 새로워진 얼굴과 더 깊어진 이야기로 돌아온 작품들은 지금, 여기를 살아가고 있는 독자들에게도 위로와 재미,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줄거리
「건조주의보 」
누나는 안구 건조증, 아빠는 피부 건조증, 엄마는 구강 건조증! 아무 건조증에도 걸리지 않은 건우는 가족 밖으로 밀려난 기분이다. 건우는 자기도 힘들다는 걸 드러낼 수 있게, 아니, 한 가족임을 인정받을 수 있게 아무 거라도 좋으니 건조증에 걸리고 싶다. 건우는 건조증에 걸릴 수 있을까?
「닮은꼴 모녀」
코미디언이 되고 싶은 민지에게 처음으로 웃기기보다는 잘 보이고 싶은 아이가 생겼다. 바로 얼마 전 전학 온 박영민. 그런데 영민이가 존경하는 사람이 민지네 엄마란다. 같은 사람인데 영민이한테는 좋은 선생님이고 민지한테는 싫은 선생님이라니. 닮아서 더 투덕거리는 학습지 교사인 엄마와 딸 민지. 팽팽하고 쫄깃한 모녀의 신경전!
「요술 주머니」
지유는 옛날이야기에서처럼 ‘무엇이든 넣으면 똑같은 게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는 요술 주머니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했다. 어떤 할머니의 짐을 들어 준 지유에게 정말 손때 묻은 복주머니가 생겼다! 이건 과연 지유가 바라던 요술 주머니일까?
「이상한 숙제」
해빈이와 반 아이들은 수행 평가 숙제인 ‘아름다운 사람 찾아보기’를 위해 각자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사람에 대해 말하지만 갈피를 잡지 못한다. 인터넷에서 찾아서 숙제를 하겠다는 아이들과 달리 해빈이는 주변에서 직접 찾아보지만 실패한다. 숙제를 내기 전날, 버스에서 한 오빠를 만나고 이 오빠의 말과 행동이 계속 머릿속을 맴도는데…….
「사료를 드립니다」
장우네는 가족의 사정으로 반려견 장군이를 ‘임시 보호’로 맡기기로 한다. 반려견 카페에 ‘사료를 드립니다’라는 글과 함께 시베리아허스키인 장군이 사진을 올린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장군이를 맡겠다는 댓글은 쉽지 올라오지 않는데……. 장군이는 새로운 보호자를 만날 수 있을까? 반려견에게 ‘주는 돌봄’을 넘어 ‘받는 돌봄’, 더 나아가 서로를 돌보는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 보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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