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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저자 소개
저자 : 최현주
아이들에게는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을 치유할 힘이 있다고 믿으며, 그 희망의 근거를 찾아 기록하는 이야기꾼이 되길 꿈꿉니다. 비룡소 블루픽션상을 수상했고 청소년 소설집 《지구 아이》와 《내일의 생존기》, 청소년 앤솔러지 《용기의 쓸모》(공저), 장편 동화 《우리들의 밸런스 게임》을 출간했습니다. 전자책으로는 장르 소설인 《유리섬》과 《가면놀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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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SF로 그려 내는 자아 탐색

인생이라는 게임에 참여한 플레이어(player)들은 모두 자기 삶의 주인공이다. 불안한 미래 앞에 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내는 10대들 역시 마찬가지다. 아니, 오히려 10대야말로 그 누구보다 ‘주인공’으로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중일 것이다. 10대란 매 순간 레벨 업(level up)이 요구되는 시기니까 말이다. 이 시기, 청소년들은 함께 플레이 중인 사람들과의 관계와 그 안에서 내가 선택한 역할 등에 따라 자신만의 모습, 즉 ‘정체성’을 형성해 나간다. 인공 지능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자신이 인간이라고 굳게 믿었던 새나(〈전원을 켜시겠습니까〉)처럼 말이다.

“나는 인간이지만 이 세상에 존재해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p.20)

인공 지능이지만 주변의 변화 때문에 혼란을 주체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새나의 모습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이다. 여기에는 자신의 정체성을 탐색하는 10대 청소년의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알고 보니 나와 주위 친구들 모두 안드로이드였다’는 설정은 자아 탐색 중인 10대 청소년의 혼란스러운 심리를 한번 더 뒤집어 보임으로써,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다.
어른이 되어 기준이 ‘나’에서 ‘세계라는 맵(map)’으로 바뀌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가 화면 위에서 픽셀(pixcel) 단위의 작은 도트(dot)로 이루어진 캐릭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나를 주인공으로 만드는 서사는 오로지 내 인생에만 적용될 뿐이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주인공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어떤 나’를 선택해 플레이(play) 할 것인지다.

하드 모드로 보여 주는 사회 문제들

선택에 따라 미래는 수백, 수천 가지로 갈라질 수 있다. 만약 지금의 나와 다른 선택을 한다면, ‘또 다른 나’는 어떤 엔딩을 맞이하게 될까? 《너에게로 로그인》은 ‘잘못된 선택’을 했을 때 감당해야 할 결말이 무엇인지 상냥하게 귀띔해 준다. 사행성 도박을 조장하는 나(〈아바타가 감염되었습니다〉)에게 당하는 1, 2, 3호를 보여 주면서 말이다.

“1, 2, 3호는 결국 다른 곳으로 전학을 가게 되었다. 게임머니 이자를 받아내겠다며 다른 아이들을 괴롭혔기 때문이다. 그들은 내게 연락을 취하려고 애썼지만, 나는 콧방귀만 뀌었다. 나를 몇 달간 즐겁게 해 준 것으로 그들은 이미 쓸모를 다 했기 때문이다.” (p.100)

SNS의 영향으로 각종 범죄에 청소년들이 너무나 쉽게 노출되는 요즘, 아이들은 한순간의 실수로 인해 악몽 같은 엔딩을 맞이하게 될 수도 있다. 신체적·정서적·도덕적·사회적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기에는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기가 매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각자의 방식으로 치유할 힘이 있다’고 믿는 작가는 10대 청소년을 연약한 존재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애들은 몰라도 되는 일’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아이들이 모르고 당하지 않도록 사회 전반의 현상과 문제들을 제대로 인지하게끔 도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너에게로 로그인》에서 다루는 사이버 불링, 가정 내 차별과 폭력, 데이트 폭력 등은 모두 현재 무시할 수 없는 사회 문제들이다. 그렇지만 작가는 교훈을 전달하겠다는 계몽의식에 지배당해 직접적으로 문제를 지적하지는 않는다. 다만 잘못된 선택이 가져오는 결과를 독자들이 직접 목격하게 만든다.

“나는 내 존재 자체를 사랑해 주는 사람을 찾을 거야. 내 이상형은 주변에 신경 안 쓰고 나만 보는 사람이야. 그러니까 네 이상형 데이터는 이제 삭제할 거야. 아까 걔는 그 캐릭터를 남기고 싶어 하니까, 네가 선택하면 받아 줄 거야. 이제 됐지? 우리 제발 좋게 헤어지자. 안전하게 말이야.” (p.125).

더불어 SF라는 장르에 힘입어 천연덕스럽게 ‘근미래의 어느 시점 이야기’임을 짐작하게 만드는 구성은 학교 폭력이나 청소년 자살 등 심각한 이야기들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 해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개를 내미는 희망의 얼굴

《너에게로 로그인》에는 잘못된 선택으로 인한 안타까운 엔딩이 다수 등장하지만, 작가는 희망의 자리 역시 우리 곁에 마련되어 있다는 메시지를 놓치지 않는다.

화장된 아이는 까맣게 타 버린 은행나무 밑동에 뿌려졌다. 수림은 시간이 날 때마다 그곳을 찾아가 노랑 달맞이꽃을 놓아 주었다.
“이 꽃말처럼 널 기다릴게.”
세찬 소나기가 내리고 난 후, 메말랐던 나무 밑동에서 어느새 파릇파릇한 새싹이 돋아났다.

죽은 것처럼 보일 만큼 메마른 나무 밑동에서 돋아난 새싹은 더 푸르고 소중하다. 책 속의 캐릭터들이 겪은 오류를 통해 우리의 독자들이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계기를 얻는다면, 이 책은 그 역할을 충분히 다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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