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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문성훈)

1부 쟁점 / 사회연구소 100년
사회연구소 100년 (지도니아 블레틀러 외)
큐빅과 요새 같은: 사회연구소의 첫 번째 건물 (볼프강 포이그트)
사회연구소에서의 사회이론과 경험적 연구의 관계 (슈테판 포스빙켈)
이 또한 사회연구소의 역사다 (자라 슈페크 외)
『민주주의 문제』: 다시 되돌아보기 (귄터 프랑켄베르크)
상황의존적 비판이론, 그 불가능한 장소로서 사회연구소 (프리더 포겔만)

2부 한국판 특집 / 비판이론의 미학
벤야민, 아도르노, 크라카우어의 미학 (곽영윤)
발터 벤야민의 매체미학: 아이스테시스와 정치적인 것 (고지현)
발터 벤야민에게서 폭력 ‘비판’과 예술 ‘비평’ (장제형)
아도르노 미학에서 미적 진리의 문제 (곽영윤)
크라카우어의 실존적 미학과 대중문화 이론에 관한 고찰 (하선규)
베를린 직장인의 문화적 유목 (이창남)

베스텐트 독일판 차례
저역자 소개
저자 소개
엮음 : 연구모임 사회비판과대안
2006년 발족한 비판적 연구자들의 모임으로 철학자, 사회학자, 정신분석학자, 문화예술이론 연구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베스텐트 한국판’을 기획했으며, 비판적 사회이론을 소개하고 대중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도니아 블레틀러 Sidonia Blattler
취리히 대학에서 철학, 독문학, 음악학을 공부했으며, 같은 대학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취리히 대학, 다름슈타트 공과대학,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연구와 강의를 이어갔고, 훔볼트 대학에서도 강의와 조교를 맡았다. 2006년부터 2022년까지 프랑크푸르트 사회연구소의 학술총괄 책임자로 재직하며 연구소의 주요 방향을 이끌었다. 현재 『베스텐트』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정치철학, 인권, 여성권 담론, 국민국가의 역사, 포괄과 배제의 정당화 문제다.

슈테판 레세니히 Stephan Lessenich
마르부르크 대학에서 정치학, 사회학, 역사학을 공부했으며 브레멘 대학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괴팅겐 대학에서 사회학 교수자격을 취득했고, 예나 대학에서는 비교사회학 교수로 재직했다. 2014년에는 울리히 벡의 뒤를 이어 뮌헨 대학 사회학과 교수로 임명되었다. 2021년부터 프랑크푸르트 사회연구소 소장과 프랑크푸르트 대학 사회학 교수로 활동하며, 독일 사회학계의 주요 이론가로 꼽힌다. 연구 분야는 정치사회학, 사회적 불평등, 복지국가 연구, 자본주의 이론 등이다. 주요 저서로 『사회적인 것의 재발명』 『우리 곁의 대홍수』 『민주주의의 한계』 『더 이상 정상적이지 않은』 등이 있다.

그레타 바그너 Greta Wagner
베를린 자유대학과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사회학을 공부했으며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신경 향상에 관한 비판적 연구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다름슈타트 공과대학 사회학과를 거쳐 프랑크푸르트 대학 사회학과에서 문화사회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프랑크푸르트 사회연구소의 주요 일원이며, 현재 『베스텐트』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다중 위기 상황에서의 원조의 한계”에 관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주요 저서로 『자기 최적화: 신경 향상의 실천과 비판』 『번아웃, 피로, 탈진: 현대인의 고통에 대한 학제적 관점』(공저) 『비판에 직면한 위기』(공저) 등이 있다.

볼프강 포이크트 Wolfgang Voigt
하노버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으며 같은 대학에서 19~20세기 대량주택 건설과 도시정책에 관한 연구로 건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함부르크 미술대학에서 강의를 맡았고, 파리와 뉴욕의 연구자들과 함께 건축 근대성 연구를 수행했다. 점령지 계획, 건축에 관한 연구로 교수자격을 취득했다. 1997년부터 2015년까지 프랑크푸르트 독일건축박물관 부관장으로 재직하며 주요 전시와 연구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2016년부터는 프랑크푸르트에서 독립 건축사학자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브레멘 하우스: 브레멘의 주택개혁과 도시계획 1880-1940』 등이 있다.

슈테판 포스빙켈 Stephan Voswinkel
마르부르크 대학과 괴팅겐 대학에서 사회과학을 공부하고 괴팅겐 대학에서 사회과학 박사학위를, 뒤스부르크-에센 대학에서 사회학 교수자격을 취득했다. 2001년부터 프랑크푸르트 사회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노동사회학, 경제사회학, 인정의 사회학에 중점을 두고 현대 사회에서 노동의 규범에 관한 폭넓은 연구를 전개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인정과 평판』 『어떤 고객지향인가?: 서비스 노동에서의 인정』(공저) 『비정상적 정상성』(공저) 등이 있다.

마누엘라 보야트치예프
다름슈타트 공과대학과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정치학, 사회학, 철학을 공부했으며, 프랑크푸르트 사회연구소 박사연구원을 거쳐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런던 대학, 베를린 자유대학, 훔볼트 대학에서 연구와 교육을 이어왔다. 현재 훔볼트 대학 유럽민속학과 및 베를린 이주연구소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연구 관심사는 세계적 관점에서의 이주, 인종주의와 배제의 재현, 플랫폼 자본주의와 물류체계가 노동과 이동성에 미치는 변화다. 플랫폼 자본주의와 인종주의 연구 분야에서 중요한 기여를 해오고 있다. 주요 저서로 『유동하는 인터내셔널: 인종주의와 이주 투쟁』 등이 있다.

크리스텔 에카르트 Christel Eckart
1972년부터 프랑크푸르트 사회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하며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강의를 시작한 뒤, 1993년부터 2011년까지 카셀 대학에서 여성 연구를 중심으로 한 사회학 교수로 재직했다. 연구 관심사는 노동사회 변화와 젠더 관계, 돌봄 정치, 실천적 자기돌봄의 문제이며, 독일 여성, 젠더 연구의 제도화를 이끈 주요 연구자 중 한 명으로 평가된다. 주요 저서로 『가족과 공장에서의 여성 노동』(공저) 『시간의 가격』 『돌봄의 시간』 등이 있다.

자라 슈페크 Sarah Speck
라파나 대학에서 문화학을 전공하고 베를린 대학에서 돌봄 노동을 분석한 연구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다름슈타트 공과대학과 프랑크푸르트 사회연구소에서 가족, 젠더 관계의 변화와 평등의 역설을 탐구하는 여러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2020년부터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여성, 젠더 연구를 중심으로 한 사회학 교수로 재직하며, 프랑크푸르트 사회연구소의 부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젠더 질서의 변화, 돌봄, 재생산 노동, 가족, 친밀성의 사회학, 새로운 남성성 등이다. 주요 저서로 『규범적 역설들』(공저) 『국경 없는 어머니들』 등이 있다.

귄터 프랑켄베르크 Gunter Frankenberg
뮌헨 공과대학 사회과학연구소와 브레멘 대학 법학부에서 각각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막스플랑크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한 후 프랑크푸르트 응용과학대학에서 공법, 사회법 교수로 재직했으며, 1993년부터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공법, 법철학, 비교법학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헌법이론, 예외상태의 법리, 권위주의와 국가구조, 그리고 국제적 맥락의 이민, 타자성 문제를 중심으로 연구를 전개해왔다. 주요 저서로 『공화국의 헌법』 『권위와 통합』 『권위주의』 등이 있다.

프리더 포겔만 Frieder Vogelmann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 철학, 수학, 인지과학을 전공했으며,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철학 박사학위와 교수자격을 취득했다.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 인식론 및 과학이론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관심 분야는 정치적 인식론, 비판이론, 사회, 정치철학, 푸코 연구, 책임 개념사, 현대 프랑스 철학 등이다. 대안적 통치성, 비판 개념, 책임 이론, 그리고 미셸 푸코의 철학적 방법론을 주로 연구했으며, 최근에는 초기 비판이론의 통찰을 현대적 맥락에서 재작동시키는 방안을 탐구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지식의 효력: 정치적 인식론』 『논쟁적 과학들』 등이 있다.

고지현
독일 브레멘 대학 철학과에서 발터 벤야민의 모더니티, 비평, 역사 개념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프랑크푸르트 비판이론, 포스트모던 등으로 시각을 확장해 벤야민 사상을 철학적 시대 비판론으로 심화·발전시키는 데 주력해왔다. 가천대 아시아문화연구소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꿈과 깨어나기: 발터 벤야민 파사주 프로젝트의 역사이론』, 공저서로 『프랑크푸르트학파의 테제들』 『포스트모던의 테제들』 『현대 페미니즘의 테제들』 『근대 사회정치철학의 테제들』 등이 있으며, 역서로 『라디오와 매체』 등이 있다.

곽영윤
경희대 조경학과와 고려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홍익대 미학과에서 벤야민 미학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독일 본 대학 철학과에서 아도르노 미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고려대 철학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공저서로 『현대철학 매뉴얼』이 있다.

문성훈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을 거쳐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 철학과에서 악셀 호네트 교수의 지도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여대 교양대학 현대철학 담당 교수로 재직 중이며 『베스텐트』 한국판 책임편집자를 맡고 있다. 저서로 『미셸 푸코의 비판적 존재론』 『인정의 시대』 『새로운 사회적 자유주의』 『니힐리스트로 사는 법』 『나를 돌보는 철학』, 공저서로 『프랑크푸르트학파의 테제들』 『포스트모던의 테제들』 『현대 정치철학의 테제들』 『현대 페미니즘의 테제들』 『근대 사회정치철학의 테제들』 등이 있으며, 역서로 『정의의 타자』 『인정투쟁』 『분배냐, 인정이냐?』(이상 공역) 『사회주의 재발명』 등이 있다.

이창남
경북대 독어독문학과 교수. 베를린 자유대학 비교문학과에서 독일 현대 비평이론을 연구하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영국 랭커스터 대학과 미국 텍사스 오스틴 대학 방문교수를 역임했다. 주로 비교문학과 도시문화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고 교육한다. 지은 책으로는 Poesiebegriff der Athenaumszeit, 『도시와 산책자』가 있고, 공동저서로는 The Detective of Modernity, The Transnational Flaneur가 있다. 그 밖에 『이중언어작가』 『폭력과 소통』 『벤야민과 21세기 도시문화』 등을 책임편집했다. 번역서로는 『꽃가루방』 『폴 드 만과 탈구성적 텍스트』 『독서의 알레고리』 『나?』 등이 있다.

장제형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비교문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인천대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공저서로 『호모 에코노미쿠스, 인간의 재구성』 『브레히트 연극 사전』, 『대학의 이념과 교양교육』 등이 있으며, 역서로 루트비히 티크의 『장화 신은 고양이』 등이 있다.

하선규
서울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쾰른 대학과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서양철학과 영화학을 전공하여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홍익대 예술학과에 재직하고 있으며, 동 대학원 미학과 학과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 『이성과 완전성』(독일어) 『지그프리트 크라카우어』 『서양 미학사의 거장들』 『문화산업과 이이미지』(공저) 『발터 벤야민: 모더니티와 도시』(공저) 등이 있으며, 역서로 『프리드리히 실러의 미적 교육론』(공역) 『불안과 함께 살아가기』 『사랑의 현상학』이 있다. 칸트, 바움가르텐, 레싱, 헤르더, 하만, 실러, 벤야민, 크라카우어, 키르케고르, 슈미츠에 대한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중심 연구 분야는 18~20세기 서양미학사, 철학적 인간학, 매체미학, 영상미학이다.

역자 : 김광식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 공과대학 과학기술철학과에서 인지문화철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철학사상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서울대 학부대학에서 교양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저서로 『행동지식』 『BTS와 철학하기』 『김광석과 철학하기』 『다시 민주주의다』(공저) 『세상의 붕괴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공저) 『근대 사회정치철학의 테제들』(공저)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 「인지문화철학으로 되짚어 본 언어폭력」 「인지문화철학으로 되짚어 본 동성애혐오」 등이 있다.

역자 : 김주호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상국립대 사회학과에서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세부전공은 정치사회학이며 특히 포퓰리즘과 로컬민주주의에 관심을 두고 있다. 최근 저서로는 『비판사회이론: 경제학 비판』(공저)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 「포스트민주주의와 포퓰리즘」 「독점화된 지방정치에서 벗어나기」 등이 있다.

역자 : 정대성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보훔 대학에서 독일 관념론과 사회정치철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연세대 미래캠퍼스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공저서로 『이성의 다양한 목소리』 『세상을 바꾼 철학자들』 『교육독립선언』 『철학, 중독을 이야기하다』 등이 있으며, 역서로 찰스 테일러의 『헤겔』, 클라우스 피베크의 『자유란 무엇인가: 헤겔 법철학과 현대』, 게오르크 루카치의 『사회적 존재의 존재론 2, 3, 4』(공역)를 비롯하여 『청년 헤겔의 신학론집』 『비판, 규범, 유토피아』 『언어, 의미 그리고 철학』 『정치철학사』(공역) 등이 있다.

역자 : 정대훈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데카르트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크리스토프 멘케 교수의 지도 아래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부산대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공저서로 『근대 사회정치철학의 테제들』 『푸코와 철학자들』이 있으며, 역서로 『데카르트』 『뉴레프트리뷰 3』(공역) 『현대 영미 철학에서 헤겔로의 귀환』(공역) 등이 있다.

역자 : 홍찬숙
서울대 여성연구소 객원연구원이다. 전공영역은 울리히 벡, 니클라스 루만, 신유물론 등 현대 사회학 이론과 젠더 사회학이다. 벡의 개인화 이론을 한국 사회에 맞게 재해석하여 『젠더 갈라치기 정치』 『한국 사회의 압축적 개인화와 문화변동』(세종도서 학술부문) 『개인화: 해방과 위험의 양면성』(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을 저술했다. 『자기만의 신』 등 울리히 벡의 여러 저서를 번역하였고, 『울리히 벡 읽기』 등의 해설서를 출판했다. 그 외에도 여러 공동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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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파괴된 건물의 흔적에서 사라진 여성 연구자들의 계보까지
프랑크푸르트학파 100년의 역사를 다시 쓰다

위대한 남성 지식인들의 역사가 아닌,
이론의 집 그 자체의 역사

막스 호르크하이머, 테오도어 아도르노, 발터 벤야민, 에리히 프롬, 헤르베르트 마르쿠제, 위르겐 하버마스, 악셀 호네트 등 철학과 인문사회과학 전반에 깊은 자취를 남긴 학자들을 하나로 묶는 이름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프랑크푸르트학파’다. 프랑크푸르트학파는 1923년 프랑크푸르트 ‘사회연구소’에서 출발해 지난 2023년 100주년을 맞았다. 특정 학파가 한 세기 동안 문제의식을 유지하며 새로운 개념을 생산해온 사례는 극히 드물다. 초기 비판이론이 나치즘과 파시즘의 폭력적 현실을 규명하는 역할을 수행했다면, 이후 세대는 생활세계의 식민화(하버마스)나 인정투쟁(악셀 호네트) 같은 개념을 통해 현대사회의 억압과 병리를 새롭게 해석해왔다.

이 책 『이론의 집: 프랑크푸르트 사회연구소 100년의 역사』(베스텐트 한국판 12호)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다. 이 책은 위대한 남성 지식인들의 사상적 계보가 아니라, 프랑크푸르트학파를 낳은 장소이자 비판이론의 산실인 ‘사회연구소’ 자체의 역사를 전면에 세운다. 이른바 ‘이론의 집’에 얽혀 있는 복잡다단한 역사를 복원하는 것이다. 파괴된 건물의 흔적에서부터 사라진 여성 연구자들의 계보까지, 여러 방면의 접근법을 통해 다양한 상황 속에 놓여 있는 비판이론의 참모습을 밝혀낸다.

이 책의 또 다른 중심축은 ‘비판이론의 미학’이다. 한국의 연구자들이 발터 벤야민, 테오도르 아도르노, 지크프리트 크라카우어의 미학을 새롭게 읽어낸다. 매체미학과 지각론, 폭력 비판과 예술 비평, 실존적 미학과 대중문화 등 이들의 미학적 사유가 사회, 정치, 역사철학과 교차하는 지점을 깊이 고찰한다.

이론에도 집이 있다 - 프랑크푸르트학파 100년의 역사를 다시 쓰기

모든 것은 상황 속에 놓여 있고, 철학이나 이론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100년 넘게 이어진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역사는 의외로 무미건조한 문장 하나에서 시작한다. “체펠린-알레 77번지에 사는 헤르만 바일 씨가 경제 및 사회과학 분야에서 학문 활동을 하려는 그의 아들 펠릭스 바일을 위해 연구소 설립을 원합니다.” 이 문장은 1922년에 프랑크푸르트 대학 자연과학협회 책임자 아르투어 바인베르크가 감독위원회에 보낸 편지에 나온다. 이 편지에 첨부된 불과 네 쪽 남짓한 분량의 ‘사회연구소’ 설립 제안서로부터 프랑크푸르트학파가 시작됐다.

집이 없는 인간이 살아갈 수 없듯이, 집이 없는 이론도 지속될 수 없다. 『이론의 집: 프랑크푸르트 사회연구소 100년의 역사』(베스텐트 한국판 12호)는 위대한 남성 지식인들의 화려한 사상사가 아니라, 이론이 태어난 장소, 곧 ‘이론의 집’ 자체의 역사를 복원하고, 다양한 상황 속에 놓여 있는 비판이론의 상이한 모습을 드러낸다. 그럼으로써 그동안 간과되어왔던 또 다른 전통의 모습이 서서히 나타난다.

1부 ‘사회연구소 100년’ 특집은 이렇듯 프랑크푸르트 사회연구소의 활동 가운데 오랫동안 드러나지 않았거나 역사에서 사라진 차원을 조명한다. 볼프강 포이크트의 건축사 논문은 프란츠 뢰클레가 설계하고 2차 대전 당시 파괴되었던 사회연구소의 첫 번째 건물을 다루며, 그것을 1920년대 초 정치적 시대사의 양가적 텍스트로 읽어낸다. 슈테판 포스빙켈은 사회연구소가 광범위하게 펼쳐진 주제 목록을 갖고 있었음을 보여주며, 사회연구소에서 수행된 경험적 연구가 비판적 사회이론과 때로는 밀접하게, 때로는 거리를 두며 복잡하게 전개되었음을 상기시킨다.

마누엘라 보야트치예프, 크리스텔 에카르트와 나눈 자라 슈페크의 대담은 사회연구소의 역사가 한편으로 지금까지 서술되지 않은 여성들의 숨겨진 역사였으며, 다른 한편으로 비판적 인종주의 연구의 역사였다는 것을 드러낸다.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사회연구소는 여성 연구와 성 연구의 첫 제도화 노력이 결집하는 장소였을 뿐 아니라, 페미니즘 운동에서 얻은 지식을 학계로, 학문으로 이전하는 장소이기도 했다. 귄터 프랑켄베르크는 고전이 된 책 『민주주의 문제』의 등장 및 수용의 역사를 통해 냉전기의 정치적, 지적 충돌이 사회연구소 내부에 미세하게 스며들던 순간을 재구성한다. 마지막으로 프리더 포겔만은 비판이론이 사회연구소라는 특정한 장소에 자리 잡고 있는 것만이 아니라 다양한 상황 속에 놓여 있었음을 강조하며, 중심 없는 비판이론의 특성을 논한다.

비판이론의 미학적 전통이 보여주는 정치-사회적 함의를 읽는다

2부 한국판 특집 ‘비판이론의 미학’에서는 발터 벤야민, 테오도어 아도르노, 지크프리트 크라카우어의 미학을 중심으로 비판이론에서 다뤄진 예술, 매체, 감각의 문제를 깊이 고찰한다. 고지현은 「아이스테시스와 정치적인 것」에서 벤야민의 매체미학을 지각론의 관점에서 독해함으로써 아이스테시스의 정치적 함의를 드러낸다. 벤야민의 매체미학은 미학과 정치적인 것의 상관성과 관련해 일종의 사유 패러다임으로 볼 수 있는 개념 도구를 제시했다. 장제형은 「발터 벤야민에게서 폭력 ‘비판’과 예술 ‘비평’」에서 벤야민에 대한 아감벤, 지젝, 데리다의 해석이 갖는 한계를 지적하고, 폭력 ‘비판’의 방법론을 벤야민의 초기 저작 속에서 찾아낸다.

곽영윤은 「아도르노 미학에서 미적 진리의 문제」에서 아도르노의 예술철학과 역사철학의 상호 관련성을 탐색한다. 아도르노에게 예술 작품은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수용을 통해 그 속에 들어 있는 진리가 무한히 전개되는 대상이다. 하선규는 「크라카우어의 실존적 미학과 대중문화 이론에 관한 고찰」에서 크라카우어의 초기 에세이들과 그의 철학적 주저 『탐정소설』을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이창남의 「베를린 직장인의 문화적 유목」은 크라카우어의 에세이와 칼럼들을 통해 당시 직장인과 관료의 도시라 불리던 베를린 직장인들의 문화적 유목이 지닌 사회적 함의를 밝힌다.

‘베스텐트 한국판’ 시리즈 소개

현대사회 비판의 모든 것
프랑크푸르트학파 공식 저널 『베스텐트』
비판적 사회이론의 최전선을 읽는다

비판적 사회이론으로 20세기 사상운동의 한 축을 이끈 프랑크푸르트학파는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비판적 철학자, 사회학자들의 모임이다. 막스 호르크하이머, 테오도어 아도르노, 발터 벤야민, 헤르베르트 마르쿠제, 에리히 프롬 같은 저명한 20세기 사상가들은 물론, 의사소통 이론으로 유명한 위르겐 하버마스와 인정투쟁 이론으로 새로운 사유 지평을 보여준 악셀 호네트 등의 뛰어난 동시대 학자들 역시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일원이다. 이러한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산실인 프랑크푸르트 사회연구소에서 펴내는 공식 저널이 바로 『베스텐트』(WestEnd)다. 『베스텐트』 시리즈는 1932년부터 간행된 『사회연구지』에서 시작하여 2004년부터 지금의 이름으로 연 2회 간행 체제를 확립하며 출간되고 있다.

‘베스텐트 한국판’은 현대 사회의 가장 첨예한 이슈들에 대한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심도 깊은 사회철학적 논의들을 번역 소개하는 한편, 독자적 편집권을 갖고서 한국 연구자들의 글도 함께 싣고 있다. 이런 방식의 국제적 공동 작업은 사회연구소 소장인 악셀 호네트가 말하듯이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낡은 유럽적 뿌리에서 벗어나” 비판적 사회이론의 새로운 흐름을 만드는 계기로 평가받고 있다. ‘베스텐트 한국판’은 2012년부터 연간지로 발행되고 있으며, 시리즈 제목은 다음과 같다.

『선물과 사회통합』(베스텐트 한국판 2012)
『디지털 자아』(베스텐트 한국판 2013)
『현대의 규범적 역설』(베스텐트 한국판 2014)
『저항과 시위』(베스텐트 한국판 2015)
『대탈주』(베스텐트 한국판 5호) ※발행 호수 체제로 변경
『호모포비아』(베스텐트 한국판 6호)
『토크빌과 평등의 역설』(베스텐트 한국판 7호)
『능력주의와 페미니즘』(베스텐트 한국판 8호)
『가정폭력과 포퓰리즘』(베스텐트 한국판 9호),
『포르노그래피, 그리고 청년이라는 문제』(베스텐트 한국판 10호)
『불신의 공동체: 그리고 장애를 생각하다』(베스텐트 한국판 11호)
『이론의 집: 프랑크푸르트 사회연구소 100년의 역사』(베스텐트 한국판 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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