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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빨간 줄 두 개 이후의 새로운 세계

1. 입덧 같은 건 안 할 줄 알았지
2. 고추라니까 왠지 안심이다
3. 이래 봬도 왕실 태교 받은 사람이야
4. 육아는 아이템빨이라더라
5. 출산 순간은 한밤중에 찾아온 밤손님처럼
6. 이것이 인간인가
7. 깊은 밤 잠 못 드는 그대에게
8. 아기 트림시키기에 대한 고찰
9. 우리에겐 네가 인생의 1순위가 아니란다
10. 소아과 병동에는 가지 않았으면 해
11. ‘독박 육아’ 고작 하루 체험기
12. 남자는 머리빨
13. ‘우리 아이 천재설’의 함정에 빠진 자
14. 이유식 먹이기 대작전
15. 아이가 침대에서 떨어졌다
16. 사랑은, 아니, 장난감은 돌아오는 거야
17. 우리 아이는 클래식을 듣습니다
18. 무서워서 뉴스를 못 보겠다
19. 아빠가 된다는 건 나를 잃어버린다는 걸까
20. 첫니가 나려고 간밤에 그렇게 울었나 보다
21. 나도 의지라는 게 있는 사람이다
22. 조선시대에는 노비도 육아휴직을 했다
23. 아빠 고추를 왜 만져
24. 걸음마의 역사
25. 육퇴 후 다시 만난 세계
26. 취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27. 삼신할매가 질투한데이
28. 황혼의 아이 돌보미들
29. 저희 아이가 인싸라구요
30. 마침내. 첫 유아휴직이 끝났다
31. 둘째 권하는 사람들
32. 두 돌배기 아이와 여행하는 법
33. 구애가 좌절된 아이는 어떻게 행동하는가
34. 이렇게 된 이상 어린이집으로 간다

에필로그 - 아이는 바깥 세계의 모든 것들이 신기하다

저자 소개
저자: 김민규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했지만 국어에도, 교육에도 자신이 없어서 고시 공부를 시작, 그러나 역시나 공무원 생활에도 자신이 없어서 적당한 직장을 찾던 중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방송사에 덜컥 입사했고, 어쩌다 보니 전공과는 전혀 상관없는 예산과 회계 일을 밥벌이로 하고 있다. “열심히보다는 게으르게”라는 삶의 모토에 충실하게 그냥저냥 살던 중 예기치 못한 아내의 임신이라는 사건이 발생, 그간 평온했던 삶이 폭풍우를 만난 돛단배처럼 마구 흔들리게 되었다. 육아를 하면서 앞으로 몇 년이 더 흘러야 예전의 삶의 모습을 되찾게 될지 알 수 없다며, 이번에도 역시나 자신 없어 하고 있다. 딱히 대단한 꿈은 없지만 한 가지 원이 있다면, 어느 정도 말이 통할 만큼 자란 아이와 함께 소파에 누운 채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들으면서 요즘 유행하는 팝 음악에 대한 평을 주고받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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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아빠가 될 줄 몰랐는데… 아빠가 되었습니다!
아이 없이도 몇 년째 결혼생활은 충분히 행복했다. 오히려 식당이나 카페, 미술관이나 공원, 박물관 등에 갔을 때 종종 마주쳤던 시끄럽고 울부짖고 제멋대로 하겠다며 떼쓰는 아이들을 어르고 달래느라 진땀 흘리는 젊은 부모들을 보면서 둘 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우리는 아이 때문에 저렇게 살지 말자고,” 이렇게 둘이서만 행복하게 살자고 약속했다. 아이 하나 키우는 데 예상되는 돈이며 품이 감당하기 버거워 보이기도 했다. 그랬었는데 어쩌다(?) 아이가 생겼다!
설레는 마음으로 수개월을 보내고 드디어 아이를 직접 만져보게 되니 두려움의 감정이 스멀스멀 피어났다. 태어난 지 사흘째의 아기. 작고 여린 것을 고작 10분 거리의 조리원까지 옮기자니 과속방지턱이며 길 위의 모든 것이 위협으로 다가온다. 아기는 어떻게 안아야 하지? 기저귀는 어떻게 가냐고! 고작 옆에서 돕는 데도 아는 게 없다며 아내에게 잔소리를 들으면 자존감이 떨어진다.

아이가 태어나고 나도 새로 태어나고… 세상이 다르게 보입니다
『그렇게 아빠가 된다』는 남자가 처음으로 아빠가 되면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사고(?)의 현장과 마음의 풍경을 구체적이고 현실적이고, 무엇보다 위트 넘친 표현으로 묘사한다.

“고작 며칠, 그나마도 하루에 몇 시간뿐이지만 신생아를 길러보니, 이건 한 명의 인간이라고 부르기엔 아직은 너무나도 보잘것없는 미성숙한 존재에 불과하다. 그저 먹고 자고 싸고 울기만 하는 작은 생명체. 갓 태어난 이 아기를 어느 세월에 다 키워서 마침내 인간다운 모습을 지니게 할 수 있을까? 언제쯤이면 그날이 올지. 참말로 앞길이 까마득하다.” _58쪽

아빠가 되니 세상이 다르게 보이고 순간마다 새로운 고민이 생긴다. 우선, 배 속에 아이가 생기면 어린이집 신청부터 해야 한다는 것을 아빠가 되고 나서야 알게 된다. 그렇다고 내가 원할 때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도대체 인구 감소가 문제라면서 나라에서 해주는 게 뭐야? 출산이 가까워지면 유아용품도 사야 한다. 이 세계는 정말이지 별천지다. 돈 있으면 천국, 없으면 지옥.
두어 달 된 아기를 고작 반나절 홀로 돌보고는 아내의 노고에 눈물이 시큰해진다. 아프면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간절하다가 문화센터 등을 다니면서 다른 아이들을 보면 내 아이는 체격이 몇 등인지, 외모와 성격은 준수한지 비교하게 된다. 어릴 적 아픈 나를 간호하시던 무뚝뚝한 아버지를 떠올리기도 하고, 어린이집 작은 가방을 메고 무릎 통증을 견디며 아이와 함께하는 어르신들의 고단함에 눈이 간다.
어린이에 위협적인 교통 환경을 비판하기도 하고, 복지 혜택을 직접 체험하면서 불과 몇 달 전 그렇게도 욕했던 국가도 나름 애쓰고 있음을 알게 된다. 육아휴직을 신청하면서 앞으로 감당해야 할 수입의 변화를 고민하게 되고, 아이를 키우면서 ‘나’와 ‘아빠’ 사이 정체성을 고민한다.

위트는 거들 뿐, 눈물 나게 현실적이고 솔직한 육아 다반사
“이렇게 금지옥엽으로 키운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아이가 자라면서 한 번도 아프지 않을 수는 없을 터. 그럼에도 웬만해선 병원에 오지 않았으면, 특히나 소아과 병동은 더욱 올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가야, 아프지 말자. 요즘 우리 같이 즐겨 듣는 동요 노랫말처럼 ‘새끼손가락 고리 걸고 꼭, 꼭, 약속’하는 거다.
이렇게 나도 아이를 늘 걱정하는 아빠가 됐다.” _92쪽

어느덧 아이가 만 세 살이 되었다. 걸음마는 진작에 뗐고 어린이집에도 다니고 젓가락질도 하고 혼자 대소변도 가릴 수 있게 됐다.
아빠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바라는 게 하나 생겼다. 오래도록 건강해야겠다고. 유치원 운동회날, 아들과 함께 이어달리기를 하다가 다리에 힘이 풀려서 나자빠진다면? 가뜩이나 만혼이 일반적인 요즘, 많은 아빠가 공감할 대목이다. 평소에 운동이라곤 하질 않았으니 뜀박질을 잘할 리가 있나. 아빠는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 하고 아이는 아빠 때문에 우리가 꼴등이라면서 울고불고 난리다. 상상만으로도 아찔하다. 이렇게 아이가 자라며 변하는 모습만큼 그 남자 아빠 역시 변했다.
육아는 여전히 고될 때가 많지만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하루를 살게 해준다. 우리 아이는 내일 또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까 자못 설렌다. 『그렇게 아빠가 된다』는 아이를 낳기 전에는 끔찍이도 아이라는 존재를 싫어했지만, 이제는 아이 키우는 맛을 조금은 알 것 같은 남자의 고백을 들려준다. ‘이렇게 하루하루 보내면 훗날 ‘좋은 아빠’까지는 못 되더라도 아이가 ‘좋아하는 아빠’ 정도는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아빠도, 엄마도 그의 고백이 궁금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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