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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작가의 말 사랑이라는 걸 선명히 알아

1부 모쪼록 힘이 나는 씩씩한 인사로
나의 살던 동네는 | 우리들의 책방 정경 | 아가, 꽃 봐라 | 여름밤엔 투게더와 함께 투게더 | 좋은 하루 보내세요 | 펭귄처럼, 우리들도 허들링 | 모르는 사람의 그늘을 읽는 일 | 어떤 바람에도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 문고리에 걸어두는 마음 | 다른 사람의 신발을 신어보기 | 우는 사람을 지나치면 안 돼 | 자세자세 타일러주시오 |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 노래를 불러주는 마음으로

2부 잘 헤어지지 못하는 사람의 사랑
커다란 등나무 흔들의자에는 | 폭닥 덮어주고 폭닥 껴안아주는 | 초원의 풀처럼 자랐지 | 엄마의 취미와 특기 | 인생은 이상하고도 아름답단다 | 젊을 때는 젊은지 모르지 | 안아주는 마음 | 너는 영영 예뻐라 | 뭉클, 저무는 마음 | 마음의 운율 | 사랑을 미루지 말자 | 딱 너의 숨만큼만 | 봄꽃 구경

3부 사랑은 무던히도 애쓰는 일이더라
하얀 강보 |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지 | 이 사랑을 자랑하고 싶어서 | 기억하지 못하는 시간들까지 실은 | 돌멩이를 선물하는 마음 | 살아있어줘서 고마워 | 안녕, 내 안의 아이들 | 웃는 얼굴 그리기 | 나이 든 물건의 쓸모 | 우리가 두고 온 것은 | 도토리 같은 날들 | 기쁜 우리 겨울 날 | 우리는 몇 번이나 만나고 헤어질까

4부 따뜻해지려는 우리의 모든 시도
우리가 우연히 만난다면 | 그냥, 생각이 나서 | 좋은 사람 찾기 | 주어진 하루가 얼마나 귀한지요 | 책 빚을 책 빛으로 | 너무 깊게 상처 주지 마라 | 볕을 쬐듯 따스해진다 | 따뜻함의 적정 온도 | 가을처럼 웃어보기를 | 귤을 선물하는 계절 | 볕뉘와 만끽 | 작은 불빛 하나가 반짝, 켜졌다
저자 소개
저자 : 고수리
바다에서 나고 자랐다. 웃음도 울음도 쉽고 다정하게 나누는 여자들 틈에서 자라 작가가 되었다. 어쩔 도리 없이 사람과 사랑에 마음이 기운다. 모쪼록 따뜻하도록, 잠시나마 손바닥에 머무는 볕뉘 같은 이야기를 쓴다. 동아일보 칼럼 「관계의 재발견」을 연재하며, 『마음 쓰는 밤』 『고등어 : 엄마를 생각하면 마음이 바다처럼 짰다』 『우리는 이렇게 사랑하고야 만다』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 등을 썼다. 날마다 부지런히 글 쓰고 밥 지어 쌍둥이 형제와 나눠 먹는 일상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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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그러니까 이 책은 세계의 협소함을 사랑의 광활함으로 끌어안으려는
고수리식 러브 레터다.” _안희연 (시인)

삶을 보듬는 따뜻한 시선으로 독자들의 폭넓은 사랑을 받아온 고수리 작가. 1년여 만에 펴내는 산문집 『선명한 사랑』에는 매일 마주하는 오래된 동네 풍경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이웃들, 희미해져가는 추억을 폭 껴안고 온기를 나눠주는 엄마와 예쁜 돌멩이를 보면 엄마를 떠올리는 아이들, 그리고 선뜻 우정과 마음을 나눠주는 이들이 가득하다.

고수리의 이야기를 마주할 때면, 마음속에 잊고 살았던 애틋하고 그리운 추억들을 알알이 떠올리게 된다. 마음이 지치고 힘들 때면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의 날들을 돌아보자고, 고수리는 손을 내민다. 우리는 우리에게 대가 없는 사랑을 건네준 이들의 마음으로 지금을 살아가고 있다고.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고, 다정한 응원을 넌지시 건넨다. 이런 마음을 마주하고 나면 지금 흘러가는 이 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고 끝내 잘 살아보고 싶어진다.

무엇보다 『선명한 사랑』을 통해 우리는 누군가에게 베푸는 마음이란 가까스로 해내려는 마음이 먼저이고, 그 마음을 함께 키워갈 때 다정한 세계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배운다. 마주하는 타인에게 마음을 쓰고 돌보고 애쓰는 마음은, 다시 돌아와 자신을 일으키고 다정하게 안아주는 힘이 된다는 안온한 희망을 고수리는 이야기한다. 이번 산문집은 2021년 3월부터 동아일보에 연재 중인 ‘관계의 재발견’ 일부 원고를 다시 쓰고 그간 발표하지 않은 원고들까지 더해 한 권으로 묶었다.

아름다운 순간에는 어째서 울고 싶어지는 걸까

고수리의 글 속에는 쉽게 잊히고 사라져가는 것들이 붙들려 있다. 하루아침에 애정을 갖고 있던 공간이 사라지고 새 가게가 들어서도, 그곳에서 매일 열심히 살아가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영화의 한 장면처럼 글 속에 정답게 담긴다. 코로나 시절에 만날 수 없어도 현관 손잡이에 먹을 것을 걸어두며 정을 나누는 이웃, 만원 지하철 안에서 아이들을 배려해 서 있을 공간을 내어주던 승객들, 타인을 위해 약간의 용기를 담아 ‘좋은 하루 보내세요’ 안내 방송을 하는 기관사, 동네고양이를 위해 밥자리를 돌보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미용실 아주머니, 좋아하는 책에 대해 마음껏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글을 쓰는 동네책방 사람들.

“마주치는 타인들에게 되도록 다정하고 싶다고. 미처 이해하진 못하더라도 애써 읽어주고 싶다고.”(51쪽)

고수리는 타인을 위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세계를 넓혀가는 데 익숙한 사람이다. 쌍둥이 유아차를 몰아본 경험으로 휠체어를 탄 사람에게 조심스레 공감을 건넨다. 비좁고 가파르고 빠른 세상에서, 커다란 몸집으로 느리게 나아가는 사람이 되었을 때 간단한 이동조차 대단한 각오가 필요했던 그 경험을 잊지 않고 겹쳐 본다. 누군가의 뒤꿈치에서 잘 살아보려는 의지를 읽는 사람, 마스크로 가려진 사람의 표정이 궁금한 사람, 스마트폰 너머에 사람이 있다는 걸 잊지 않는 사람, 모쪼록 힘이 나는 인사를 먼저 건네는 건 여유가 아니라 용기라고, 내 삶을 잘 살아내기 위해서 타인을 향해 마음을 기꺼이 기울인다.

잘 헤어지지 못하는 사람의 사랑,
엄마의 특기는 한결같이 사랑

오래전 큰 맘 먹고 어렵게 장만한 등나무 가구를 쉽게 버리지 못하는 사람, 낡은 물건에 추억이 선해 헤어지지 못하고 껴안고 사는 사람, 엄마가 너무 보고 싶고 엄마 냄새 남겨놓고 싶어 헌 이불을 꼬매고 또 꼬매는 사람, 비가 오면 맘껏 비를 맞아도 된다고 알려준 사람. 혼자서 자기 자신과 잘 지내며 선명하고 다정한 세계를 지켜가는 사람, 집에서 커튼을 닫고 믹스커피와 크래커를 마시고 먹으며 영화를 보면서 어른의 세계와 아이의 세계를 구분 없이 사이좋은 단짝 친구처럼 나누어준 사람, 알려주고 싶은 세상을 영화로 보여주며 그럼에도 사랑은, 인생은 이상하고도 아름답다는 걸 믿게 해준 사람.

아무리 힘들어도 마르지 않는 사랑을 지닌 건 이런 엄마 덕분이다. 미련스럽도록 아까운 애정과 너무 넘쳐서 못 버리는 다정을 엄마에게서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가만 돌아보면 엄마뿐이 아니다. 집에 있는 이불이란 이불을 다 꺼내어 폭신한 밤을 만들어주던 할머니, 아낌없이 손수 만든 음식들을 퍼주며 “너는 영영 예뻐라” 덕담을 건네는 순자이모, 남은 생을 미워하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자는 아버님, 무심코 흘린 말까지 기억해두었다가 엄마는 이걸 좋아하지? 되물어주며 끊임없는 관심과 사랑을 쏟아주는 아이들까지.

“하고픈 말이 많을수록 말문이 막혀버리는 마음을, 주고픈 마음이 넘칠수록 어찌할 줄 모르는 마음을 이제야 알 것 같아서. 사랑한다는 말로도 다 설명하지 못하는 이 마음을 전해주고 싶을 때마다 나는 두 팔 벌려 안아줄 것이다. 아이를 안을 때, 그리고 엄마를 안을 때. 나는 더 잘 살고 싶어진다. 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보고 싶어진다.”(113쪽)

경험으로 글을 쓴다는 것은, 숨을 곳 없이 그대로 세상에 나를 드러낸다는 것은 용감한 일이다. 그럼에도 묵묵하게 써온 글들이 고수리를 앞으로 힘껏 밀어준다. 하나도 모르는 사람이라도 이해해보고 싶고, 사랑해보고 싶게끔. “이토록 대책 없는 다정이라니. 세상을 이렇게 선하게만 살아도 되는 걸까 의심하다가도 다시 한번 믿어보고 싶어진다. 이 사랑이 어디까지 뻗어나갈지.” 안희연 시인의 추천사처럼, 독자들도 『선명한 사랑』을 믿어주길 바란다. 함께 멀리 나아가자고 기꺼이 손을 내밀고 폭닥 안아주는 삶을.

“글을 쓸 때는 ‘사랑’이란 단어도 진부하고 ‘따뜻하다’는 표현도 평범하다. 그리고 나는 그런 이야기를 쓰는 작가이다. 그러나 변함없다. 평생 글을 쓸 수 있는 한, 조금이나마 따뜻한 글을 쓰고 싶다. 내가 받았던 사랑을 담아.”
_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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