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책 속에서
작년 한 해 동안 100명이 넘는 후배들의 문의를 받으면서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들의 ‘족보’에 USMLE 시험 정보는 최신 트렌드를 잘 반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쉽게 접할 수 있는 여러 지원 경험담과 정착 후기는 대부분 막 지원에 성공했거나 정착한 지 얼마 안 된 따끈따끈한 당사자들의 경험담이었습니다. 지원자의 시각에서 쓰인 이런 후기들을 그대로 따라했는데 실패했다는 경험담도 많았습니다.
정작 뽑는 사람들은 무엇을 보고 있을까요? 전공의 이후 교육자, 관리자, 경영인으로 연륜이 쌓인 선배들이 되돌아보니 이제서야 보이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놓쳤던 부분들, 때로는 오해하고 있었던 부분들. 오랜 시간 미국에서 전공의를 선발하고 교육해온 선배들의 시각은 어떨까요? (p9)
정말 멋진 Korean American이 되셔요.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에서 배운 문화, 지식 등등이 정말 좋은 것이 많고, 여기에서 일하는 동료들, 환자들 그리고 커뮤니티에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드실 겁니다. 특히 남에 대한 배려(I am not saying that you become a ‘door mat’!), 따뜻한 말 한마디, 미소 띤 얼굴-이 작은 것들이 절대 작지 않습니다.
내 마음에 조금 여유가 있어야 자연스럽게 배려가 생기니까 너무 목표에만 집중하다가 매일의 삶의 보석 같은 순간들을 놓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p24)
단 한 번에 성공하게 되면 1가지 방법을 알게 되지만 9번 실패 후 10번째에 성공하게 되면 10가지 방법의 장단점을 알게 되듯,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시고, 그것이 내가 도착 또는 성취하고 싶은 자리에 가기까지 필요한 밑거름이 된다는 관점으로 인지하시면, 가시는 길이 좀 더 여유롭고 자신에게 관대하며 편안해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p29)
성공적인 개원의가 되기 위한 중요한 자질로 저는 대인관계 기술을 꼽고 싶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증상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며, 공감하는 능력입니다. 환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진심으로 도와주려는 마음이 전달되면, 자연스럽게 신뢰 관계가 형성됩니다.
미국에서는 환자들이 만족스러운 의료 경험을 주변 사람들과 공유하고 추천하는 문화가 있어, 성실하고 따뜻한 진료를 제공하면 환자 기반이 자연스럽게 확대됩니다. 겸손함, 경청, 눈 맞춤, 그리고 진정성 있는 노력이 보이면 특별한 사업 수완 없이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p40-41)
미국 땅을 밟은 후, 제가 선택한 길은 조금 특별했습니다. 바로 수련을 시작하는 대신, 먼저 세상을 더 넓게 보기로 했거든요. 암연구실에서 2년, 제약회사에서 몇 년, 총 7년간의 비임상 생활을 거쳐 드디어 내과 레지던트를 시작했습니다. 졸업 후 10년이라는 긴 공백. 당연히 레지던시 매칭은 쉽지 않았죠. ‘너무 돌아온 게 아닐까?’ 스스로에게 수없이 물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 시간들이 모두 소중한 자산이 되었습니다. (p51)
어떤 선택을 하든 중요한 것은 자신의 진정한 열정을 따라가는 것입니다. 현실적 제약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준비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한다면 어떤 길이든 의미 있는 여정이 될 것입니다. 인생은 직선이 아닌 여정이며, 때로는 우회로도 결국 목적지에 도달하게 해줍니다. (p68)
하지만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새로운 병원 문화와 보험 제도를 이해하고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사람들과 소통하며 일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내 자신이 글로벌 사회에 적합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다름’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머리가 굳은 성인이 되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전문의 취득 후 미국에 온 장단점이라고 할까요. (p81)
1. 한국에서의 경력은 무엇이든 도움이 됩니다. 학생 때 공부를 해두면 어느 과 레지던트든 지원해 볼 수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2. USMLE를 봐 두면 당연히 훨씬 유리합니다. 서울대 마취과 후배 중 USMLE가 있는 동문은 진행이 훨씬 빨랐습니다.
3. 학회에서 외국인/미국인 강연자를 만나면 적극적으로 자신을 소개하고 인연을 만들어 두세요. 대부분의 인연은 의미 없이 사라지지만, 다 그렇진 않습니다.
4. 국제학회 강의 기회가 생기면 거절하지 말고 수락하세요. 영어 공부도 되고, 이력서에 한 줄 더 넣을 수 있고, 강의 준비 자체가 공부가 됩니다. (p88-89)
막상 연구원으로 있을 때는 수업도 들으면서 어느 정도 의사소통도 할 수 있었고, 미국에 와 있는 다른 한국 유학생들의 정착을 도와줄 수 있을 정도였지만, 미국 병원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병원에서 저는 아무도 모르는 동북아시아 의대 출신의 영어를 가장 못 하는 문젯거리 레지던트였습니다. (p92)
마지막으로, 봉직의로 계약서에 사인을 할 때는 non-compete clause를 꼭 변호사와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이는 봉직의로 근무를 하는 도중 다른 잡이나 개업을 병행하는 것에 대한 제약뿐 아니라, 사직 후 이직을 할 때 적용되는 제약을 포함합니다. 또한, 현재 그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봉직의와 연결해 달라고 인터뷰어에게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현재 해당 고용주 아래에서 일하는 사람의 경험이 가장 생생하고 믿을 만합니다. 보통 봉직의들끼리는 동병상련이라는 인식 때문에 솔직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p122)
결국 다른 직업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을 수준의 일반적인 영어 능력으로는 캐나다에서 의사로서 충분히 기능하기 어렵습니다. 영어는 단기간에 습득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므로, 시간이 날 때마다 꾸준히 영어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흥미로운 추리 소설이나 법정 소설은 지루하지 않게 꾸준히 읽기 좋고, 신앙이 있다면 관련 도서를 통해 고급 어휘와 표현을 자연스럽게 익히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p137)
ERAS 서류를 개별 문서로 생각하는 순간, 승부는 기울어집니다.
성공하는 지원자들은 이력서, Personal Statement, 추천서를 하나의 통합된 마케팅 전략으로 설계합니다. (p219)
브랜딩 성공을 위한 최종 체크포인트
내 서류를 읽은 사람이 어떤 형용사로 나를 기억할까?
그 형용사들이 의료진에게 필요한 자질과 일치하는가?
세 문서에서 일관되게 같은 인상을 받을 수 있는가?
구체적 근거가 모든 주장을 뒷받침하는가?
마지막으로 기억하세요:
성공하는 지원자들은 운을 기다리지 않습니다. 그들은 성공을 설계합니다. (p232)
인터뷰 초대받지 못하는 지원자들의 공통점
시험 점수 우수 + 연구 경력 충분 + USCE 완료, 그러나 수치 외 모든 서류가 읽기 어렵게 작성됨(즉, 성의가 없거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떨어짐) (p234)
최고의 추천서는 ‘이 사람은 인격적으로 문제없고, 어떤 상황에서도 신뢰할 수 있으며,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라는 확신을 주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능력보다는 인격적 신뢰성에 초점을 맞춘 장기적 관계 구축이 필수입니다.
추천서는 여러분의 성과를 홍보하는 도구가 아니라, 인격적 신뢰성을 보증하는 증서입니다. 그런 추천서를 받기 위해서는 평소 어려운 상황에서도 성숙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며, 진정한 팀 플레이어로서 동료들의 신뢰를 얻어야 합니다. (p249-250)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인가?
평가의 진짜 기준:
인격적 신뢰성: 동료들과 건설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가?
팀워크 역량: 협력적이고 책임감 있게 업무를 수행하는가?
스트레스 관리: 압박 상황에서도 전문성을 유지하는가?
의사소통 능력: 환자, 보호자, 동료와 효과적으로 소통하는가?
프로그램 적합성: 우리 조직 문화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가? (p251)
하지만, 한국에 도는 ‘족보’에서는 이를 흔히 ‘자기소개서’로 번역하면서 상당수의 후배들이 ‘나열형 개인사’에 초점을 맞춘 엉뚱한 내용을 작성했습니다.
ERAS상의 Personal Statement는 ‘왜 이 전공을 선택했는지’와 ‘전공의 과정을 통해 어떤 의사가 되고자 하는지’를 집중 기술하는 문서입니다. 풀어서 설명해줘도 여전히 학력·경력·개인사 등 나열적으로 ‘자기소개’를 작성해 오는 후배들이 있어서 ‘지원 동기 및 목표 진술서’라고 번역해보았습니다. (p266)
문법과 맞춤법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합니다. 문법이나 맞춤법 오류는 글 전체의 신뢰성뿐 아니라 지원자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한국 지원자의 경우 인터뷰어들은 PS를 더 꼼꼼히 확인할 가능성이 큽니다. 요즘은 ChatGPT와 같은 AI의 프롬프트를 사용한 편집 기능이 있기 때문에 과거보다 퇴고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지 않을 겁니다. 같은 해에 지원하는 다른 이들과 어떤 AI 프롬프트가 더 나은 편집 결과를 이끌어내는지 공유하면 좋겠습니다. 동료들뿐 아니라 미국 수련
병원에서 일해본, 실제 레지던시 지원자들의 PS를 많이 읽어본 사람들에게 꼭 검토를 부탁하세요. 글에는 단순히 맞춤법을 넘어서는 문화적요소가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p271-272)
시험 준비에는 몇 달을 투자하면서 Personal Statement는 며칠이면 충분하다고 여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많은 후배들이 측정 가능한 것들에만 익숙해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의업을 행함에 있어 오로지 측정 가능한 것만 좇는 의사를 만나는 것은 환자에게 불운일 것이다. 진짜 질문은 이것이다: ‘당신은 어떤 의사가 되고 싶은 사람인가?’
이 질문에 진솔하게 답할 수 있을 때, Personal Statement는 단순한 지원서를 넘어선다. (p296)
모든 성공한 선배들도 정확히 당신과 같은 질문에서 시작했습니다.
‘나도 할 수 있을까?’
차이는 단 하나입니다. 질문에서 멈췄느냐, 행동으로 옮겼느냐.
당신이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증거입니다. 완벽한 계획을 세우려고 기다리지 마세요. 막연한 꿈을 구체적인 첫걸음으로 바꿀 시간입니다.
오늘 당장 첫걸음을 내딛으세요.
나머지는 걸으면서 배우게 될 것입니다. (p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