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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론: 별을 바라보며
숨은 하나
모든 것이 하나
하나가 모두
하나를 위한 투쟁
하나에서 과학과 아름다움으로
구원의 하나
공간과 시간을 초월한 하나
의식을 가진 하나
결론: 미지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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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자 : 하인리히 페스 (Heinrich Pas)
독일의 이론물리학자. 도르트문트 공과대학교 교수.
1999년 하이델베르크대학교 막스플랑크연구소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밴더빌트대학교와 하와이대학교 박사후연구원, 앨라배마대학교 조교수, 그리고 입자물리학 연구의 중심인 CERN(유럽입자물리연구소)과 미국 페르미국립가속기연구소, 이탈리아 그란사소연구소 방문연구원을 역임했다.
이제까지 입자물리학, 우주론, 시간과 공간의 구조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하여 8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하였고, 그중 중성미자와 이중 베타 붕괴에 관한 연구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과 《뉴사이언티스트》에서 커버스토리로 소개되었다.
첫 책 《완전한 파동》은 이제까지 알려진 것 중 가장 수수께끼 같은 입자인 중성미자가 어떻게 우주의 신비를 밝혀줄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지를 설명하여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두 번째 저서인 이 책은, 양자역학은 근본적 실재를 기술하며 그 실재는 모든 것을 포괄하는 ‘하나’라는 ‘양자역학의 일원론적 해석’을 제시한다. 일찍이 ‘모든 것은 하나’라는 동일한 결론에 도달했던 일원론의 역사를 되짚으며 현대 과학의 발전에 일원론이 어떻게 영감의 원천으로 작용했는지 살펴보고, 오늘날 환원주의에 빠진 물리학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일원론이 어떻게 새로운 관점을 제공할 수 있는지 검토한다.

역자 : 김영태
물리학자. UC 버클리에서 고체물리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로런스버클리연구소에서 연구원을 역임하였고 이후 아주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부임하여 현재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세상 모든 것의 원리, 물리》 《현대물리, 불가능에 마침표를 찍다》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우주의 가장 위대한 생각들: 공간, 시간, 운동》 《다세계》 《현대물리학, 시간과 우주의 비밀에 답하다》 《물리가 날 미치게 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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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현대 양자역학과 고대 일원론의 만남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모든 것에서 하나가, 하나에서 모든 것이”라는 말로 일원론을 요약했다. 일원론(monism)이란 3000년 전에 등장한,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아이디어로,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것의 바탕에는 모든 것을 포괄하는 오직 하나의 것만이 존재한다는 개념이다. 언뜻 황당하게 들리는 이 개념은 오랫동안 무시받았으나 현대 양자역학의 새로운 해석이 상황을 바꿔놓았다.

독일의 입자물리학자인 하인리히 페스는 현재 양자역학의 상충하는 두 가지 해석을 영화에 비유하여 알기 쉽게 설명한다. 영사기를 통해 필름이 스크린에 상영될 때 ‘실재’는 어디에 있는가? 화면 위에 보이는 이미지인가, 영사기 속 필름 롤인가? 보어와 하이젠베르크를 위시한 코펜하겐 해석은 관측할 수 있는 화면 위의 실재만을 인정하고 현상 뒤의 숨은 실재는 부정했다. 하지만 코펜하겐 해석에 반기를 든 소수의 물리학자들(슈뢰딩거, 에버렛, H. 디터 체 등)은 영사기와 필름 롤이 실재라는 생각을 밀고 나갔고, 우주에는 가장 근본적인 수준에서 단 하나의 것, 바로 우주 자체만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보어는 관측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라는 실증주의의 틀에 갇혀 양자 세계의 실재성을 부정했으나, 에버렛은 양자역학의 방정식이 나타내는 모든 것들로 실재의 개념을 확장했다.

양자역학은 입자와 같은 미시 세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거시 세계에도 보편적으로 적용된다는 증거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많은 거시적 양자 실험을 통해 증명된 양자역학의 두 가지 핵심 원리, 얽힘과 결깨짐을 우리가 실재의 특성으로 받아들인다면, 모든 것은 결국 하나이며, 하나에서 모든 것이 나옴을 알 수 있다. ‘얽힘’이 모든 것을 하나로 연결하며(“모든 것에서 하나가”), ‘결깨짐’이 하나에서 모든 것이 갈라져 나오게 하는 것이다(“하나에서 모든 것이”).

자연의 모든 현상 뒤에 숨은 단일체가 존재하며, 이렇게 모든 것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게 해주는 작동 메커니즘이 바로 ‘얽힘’이다. “얽힘은 양자역학에게 존재하는 모든 것을 구성하는 단 하나의 물체만이 존재한다는 급진적인 개념인 일원론의 철학을 구성하게 해주는 접착제를 제공한다.” 그리고 세상이 결국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가 많은 사물을 경험하는지를 설명해주는 개념이 바로 ‘결깨짐’이다.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는 양자역학적 파동의 결깨짐을 통해 생기며, “결깨짐은 완전히 양자역학적인 우주가 국지적인 관찰자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설명한다.”

흔히 에버렛의 이론을 ‘다세계 해석’이라고 일컫지만, 이는 당시 학계를 지배하던 보어의 눈치를 보았던 스승 휠러와 초기 옹호자 디윗에 의해 덧씌워진 오해이다. 에버렛의 원래 논문 제목처럼, 에버렛의 이론에는 다세계가 아니라 보편 파동함수를 가진 단 하나의 양자 세계가 존재할 뿐이다. 그에 따르면, 물리적 실재란 전체 우주 자체의 파동함수이다.

결깨짐 이론을 정립한 디터 체에 따르면, “실제로 존재하는 유일한 물체는 전체 우주의 양자 상태이다.” “근본적인 것은 영사기 실재뿐이며, 이것이 모두를 포괄하는 단일체인 얽힌 ‘양자우주’를 구성한다. 물질이나 입자를 포함한 다른 모든 것은 환상이다.”

MIT의 우주론학자 맥스 테그마크는 새와 개구리의 비유를 들어 이러한 대치 상황을 요약한다. 개구리는 이 세계에 사는 내부 관찰자를 상징한다. 개구리의 관점에서 관찰자는 실재 전체의 극히 일부분만 인식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우주는 볼 수 있지만, 결깨짐의 과정으로 인해 자신의 평행 복사본들은 볼 수 없다. 개구리의 관점에서는, 하나의 에버렛 가지(즉 우리가 경험하는 고전적인 우주)만이 실재한다. 반면에 새는 외부에서 세계를 바라보는 물리학자를 상징한다. 새의 관점에서는 오직 하나의 파동함수만이 존재한다. 진화하는 파동함수로 기술되는 추상적인 이 양자 세계는 고전역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여러 양자 현상은 물론이고 끊임없이 갈라지고 합쳐지는 수많은 고전적인 평행세계를 담고 있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하나의 얽힌 양자우주뿐이다. (이 책이 주목하는 양자계는 이제까지 우리가 경험한 고립된 미시계가 아니라 모든 것을 포괄하는 양자우주 전체이다. 우리의 경험 세계는 이 토대가 되는 ‘하나’로부터 결깨짐을 통해 창발된다.)

테그마크의 개구리 관점 대 새 관점의 대비는 저자의 화면 위 실재 대 영사기 실재(또는 필름 롤 실재)의 다른 버전이며, 플라톤의 ‘동굴의 우화’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플라톤은 동굴 벽에 비친 그림자 대 진정한 실재인 이데아를 대비시켰는데, 코펜하겐 해석이 동굴 속 죄수(또는 영화관의 관객)의 관점에 가깝다면, 에버렛과 디터 체 등은 가장 근본적인 수준에서 모든 것은 하나라는 일원론을 지지한다. 양자역학에 대한 새로운 실재론적 해석이 고대로부터 이어져온 일원론의 결론과 맞닿아 있는 것은 단지 우연의 일치일까?

일원론의 철학이 과학에 미친 영향

코펜하겐 물리학자들이 양자역학을 성공적으로 태동시키고도 양자 영역을 ‘비실재적’이라고 폐기한 이유는 그것이 모든 것을 포괄하는 단일체 즉 역사적으로 종교와 관련되어왔고 흔히 신과 동일시되던 개념이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일원론과 그에 대한 거부감이 서구 문화에 얼마나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지 이해하기 위해, “일원론-고대에는 환영받았고, 중세에 박해받았으며, 르네상스에서 부활하고 낭만주의에서 변조된 3000년 된 철학 유산”의 역사를 추적한다. 신과 세상은 분리될 수 없는 하나라는 범신론적 일원론은 모든 고대 종교와 사상에서 발견되며, “근본적인 진리로서 유일하고 일원론적이며 변하지 않고 영원한 실재”를 이야기한 플라톤 철학에서 정점을 이루었다. 그러나 기독교 교회는 플라톤의 일원론을 도용해 신의 개념을 정립한 후에는, 신과 자연을 동일시하는 일원론이 신을 세속화한다며(또한 신이 어디에나 있다면, 신과 접촉하는 데 사제라는 독점적 중개자가 불필요해지기 때문에) 박해하기 시작했다. “많은 과학자도 교회가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즉 일원론과 자연 또는 일원론과 과학은 함께 속하지 않으며, ‘모든 것은 하나’라는 가설은 단순히 올바른 과학이 아니라는 것-를 내면화했다. 이 책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이러한 주장을 반박하고 과학에 대한 일원론을 되찾는 것이다.”

저자는 고대 그리스의 전통이 사라진 유럽에서 일원론의 명맥을 이어온 중세의 다섯 철학자--디오니시우스 아레오파기타, 요하네스 스코투스 에리우게나, 마이스터 에크하르트, 니콜라우스 쿠자누스, 조르다노 브루노--의 사상을 자세히 살펴보고, 르네상스기의 피치노와 다빈치에서부터 근대의 스피노자, 괴테, 셸링에 이르기까지 일원론의 부흥 과정과, 특히 일원론이 근대 과학혁명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다. 코페르니쿠스는 플라톤의 저서들을 탐독하며 영감을 받아 지구가 아닌 태양이 행성계의 중심이라고 확신하게 되었으며, 갈릴레이는 우주라는 ‘자연의 책’이 수학의 언어로 쓰여 있으며, 지구가 다른 천체와 다르지 않다는 피타고라스학파의 믿음을 되살려냈다. 케플러는 쿠자누스와 브루노의 책을 읽고 행성 궤도의 규칙성과 ‘천체의 음악’을 연구했으며, 연구노트 곳곳에서 플라톤과 피타고라스를 언급한 뉴턴은 “중력은 신성한 힘이 작용한 직접적인 결과”이며, “이 모든 것을 포괄하는 신성한 힘이 만물에 스며들어 있다”라고 믿었다.

저자는 일원론이 어떻게 근대 과학혁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이렇게 평한다. “자연에서 통일성과 아름다움을 찾는 영감으로서 일원론은 과학적 창의성의 촉매이자 강력한 기폭제가 되었다.” “근대 과학혁명을 이끈 것은 플라톤과 피타고라스학파의 철학에 내재된 일원론적 전통이었다.” “실제로 역사에 따르면 일원론이 번성할 때마다 예술과 과학이 번성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창의성은 결국 지금까지 별개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것들 사이에서 미지의 연결고리와 유사점을 발견하는 것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 자연을 단일체로 받아들이는 사고방식은 특히 그러한 상관관계를 발견하고 활용하는 경향을 가진다.” 그렇다면 일원론이 현대 물리학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현대 물리학의 위기와 일원론의 돌파구

입자물리학자인 저자는 현재 물리학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고 믿는다. 큰 것은 더 작은 것들(쿼크, 중성미자, 힉스 입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오늘날 입자물리학의 환원주의는 난관에 봉착했다. 표준모형은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힉스 입자의 질량은 왜 그렇게 작은가? 우주의 암흑에너지의 양은 왜 그렇게 적은가? 점점 더 작은 거리와 높은 에너지로 확대해 들어감으로써 우리는 전체를 보지 못하게 되었다. 즉 세상을 조각냄으로써 우리는 우주를 하나로 묶는 연결고리를 잃어버렸다. 표준모형을 넘어서는 새로운 물리학이 절실히 필요하다.
오늘날 입자물리학과 우주론의 위기는 부분이 아닌 전체에 초점을 맞추는 관점에서 고려할 때 해결될 수 있을지 모른다. “양자역학을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가장 기초적인 수준에서,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자연이 구성요소들로 구성될 수 없다는 것이다. 우주에 관한 가장 기초적인 묘사는 우주 자체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즉 우주에서 가장 근본적인 것, 물리학의 기초는 우주 자체밖에 없다! 우주에 대한 근본적인 설명이 ‘하나’로 인식되는 우주 그 자체라면, 이것은 과학이 양자우주론에 기초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늘날 점점 더 많은 과학자들이 일원론의 관점에서 물질, 시간과 공간, 의식 같은 물리학의 기초들을 다시 생각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물질, 공간과 시간, 의식은 “우주의 근본적인 속성이 아니라 우주를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의 속성”일 뿐이다. “양자중력에서 세계는 근본적으로 시간을 초월하며 고전적인 부분을 포함하지 않는다. 양자우주는 정적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존재는 있지만 생성은 없다. 시간의 흐름과 움직임은 환상에 불과하다.” “시간은 우리에게 기본적인 경험임에 틀림없지만, 더 이상 우주의 근본적인 속성으로 이해되지는 않는다. 대신 시간은 보는 사람의 눈 속, 즉 우주를 바라보는 우리 관점이 가진 특징이다.” 공간도, 시간과 물질과 마찬가지로, 근본적인 것이 아니라 결깨짐에 의해서 창발하는 것이다. “공간은 애초에 입자들의 위치와 움직임을 설명하기 위해 도입된 장치이다. 따라서 공간은 문자 그대로 정보를 저장하는 공간일 뿐이다.” “시공간은… 양자계 안의 물질이 어떻게 얽혀 있는지에 대한 기하학적 그림에 불과하다.” “현대물리학은 기존의 배경에 놓인 사물을 계속 설명하기 위해 공간과 시간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대신 공간과 시간 자체를 더 근본적인 영사기 실재의 산물로 간주한다. 공간, 시간, 그리고 물질을 발생시키는 것은 단 하나의 양자우주인 ‘하나’이다.”

‘하나’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과학자마다 의견이 엇갈린다. 그것은 정보일 수도 있고(“처음에 비트가 있었다”-세스 로이드), 수학일 수도 있고(“실재란 수학이다”-테그마크), 파동함수일 수도 있다(“태초에 파동함수가 있었다”--디터 체). 그러나 한 가지만은 분명하다. “우주를 입자들로 구성된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그것은 실재를 바라보는 특정한 관점에 불과하다. 물리학은 입자나 끈 대신 양자우주론 위에 구축해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입자물리학은 기초 물리학의 중요한 기둥으로 여전히 남겠지만, 우주론은 물론이고 양자 정보와 양자 토대에 대한 연구를 강화하여 보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일원론은 입자물리학과 우주론의 근본적인 문제들에 접근하는 데 필요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해주며, 현재 물리학의 토대를 정의하는 원리 중 가장 유망한 후보라고 저자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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