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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물 한 방울에 기대어

1장 오솔길을 열다
운명 재해석
절반의 청춘
여름에 온풍기 쓰노라니
그 남자의 전화기
엄마라는 이름이
꼬꼬댁 꼬꼬
순대와 발롯
윈디고 돌려보내기

2장 그리움을 품다
신호등에 꽃이 피다
아, 31번
태양에도 특허를 낼 건가요
캠벨의 역습
파김치 아닌 파김치
자갈치의 품에서
그대를 벗이라 함은
부산 먹고 맴맴 인연 먹고 맴맴
나는 지금 연애 중

3장 평온을 담다
아무렴 어때
손 없는 날
옥황상제의 센스
달리의 시계
이브는 빨래를 했을까
생을 사랑하는 법
아만자
빨간 수의
저자 소개
저자 : 김명숙
감사 촉진제, “이만하기 다행”을 즐겨 쓰는 긍정주의자이자 규원 가윤 가현 민별 리호의 할머니. 유아교육과 상담을 전공했다. 『문학과 의식』 신인상으로 등단하였고, 지은 책으로 『엄마는 멍을 꽃이라 했다』, 『예, 하겠습니다』가 있다.
1717ke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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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함께 살아가는 세상 속 관계와 연대의 의미

1장 「오솔길을 열다」에서는 길에서 자주 마주치는 타인, 집 안에 들어온 거미, 순대와 필리핀 음식 발롯 등의 일상 속 소재를 통해 다른 존재와 내가 맺는 관계의 온기를 사유한다. 누구나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경험들을 통해 우리 모두가 단독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존재임을 일깨우며 생명의 다양성과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는 너그러운 시선을 제안한다.
2장 「그리움을 품다」는 우리 주변의 익숙한 일상 속에서 발견하는 희망과 연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남은 시간이 표시되는 신호등을 도입하게 한 아버지의 이야기, 모든 아이가 치료받을 수 있도록 소아마비 백신을 개발한 소크 박사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은 세상의 아픔을 막고자 했던 따뜻하고 숭고한 마음을 되새기게 된다.

삶의 끝에서 비로소 비추는 평온과 용기

3장 「평온을 담다」는 죽음과 이별,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진정한 평온에 대한 기록이다. ‘기일’이라는 형식적인 의례를 ‘사랑의 만남’으로 되돌리자는 제안부터, 빨래를 통한 감정 정화, 범고래의 이별과 제의, 수의(壽衣)를 통해 죽음을 긍정하는 시선까지, 모든 장면이 따뜻한 시선으로 삶의 끝자락을 조명한다. 특히 ‘아만자(암환자)’의 삶을 통해 보여주는 용기와 품위는, 어떤 역경 속에서도 삶을 사랑해야 할 이유를 다시금 되묻게 한다.
『물 한 방울에 기대어』는 복잡한 현실에 조용한 파장을 일으킨다. 크고 요란한 이야기가 아니라, 작고 조용한 언어로 진심을 전하는 이 책은 바쁜 일상 속에도 쉼표를 찍고, 잠시 멈추어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건넨다. 오늘도 삶의 한복판에서 흔들리는 이들에게, 김명숙 작가는 ‘한 방울의 물’처럼 투명하고 단단한 위로를 건넨다.

책속에서

p18 운명이란 생각보다 우호적일지도 모른다. 다만 제대로 읽지 못할 뿐.

p36 함께했던 아픈 손가락을 떠나야 했던 엄마. 그이의 가르침대로 이제 그는 검지를 입술에 대며 엄마 없는 세상에서 홀로 서는 중이다. 살다가 마음 힘들면 전화로 속풀이를 할 줄도 안다.

p68 횡단보도를 건너는 환한 웃음들을 볼 때면 무시로 일어나는 생각 하나. 수년이나 흘렀으니 이제 아빠의 아린 상처가 좀 눅어졌을지. 가슴에 묻어둔 눈물 어린 딸이 묻히고 묻혀서, 빨강 노랑 영롱한 꽃으로 피었으면 좋겠다.

p90 사람 사는 세상에 오만가지 일이 제 나름 쓰임이 있음을 익은 김치에게서 배운다. 자신을 때놓친 파김치처럼 익어버렸다 여긴다면 당당히 외쳐보길. 사용법을 그대가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달리 쓰면 꽤 쓸 만한 사람이라고. 안 써주면 그때는? 내가 나를 맛좋은 파김치로 만들어보는 거지 뭐. 얼마나 맛있는지 먹어봐야 알 거라고!

p110 돌아가는 쳇바퀴 위에서 제자리걸음만 한 것 같아 실없이 졸아드는 나. 삶이란 게 더없이 거창한 별것인 줄 알았다. 한 생을 살아보니 그날그날 순간순간이 이어져온 찰나일 뿐이었다.

p152 우리는 삶을 선택하지 못한다. 민들레 홀씨처럼 나부껴 어딘가에 닿는 생명 인연. 혹독한 사막 자락에 싹트거나 총알 비 내리는 전장, 또는 밝은 햇살 등에 나른히 내리기도 한다. 선택되어진 그곳에서 그저 흔들리며 버틸 뿐, 어디서건 한 생을 살아내야 한다.

p166 놓고 떠나는 소풍 길에 복잡한 격식 다 소용없다. 마지막 길, 근사하게 차려도 옳게 받지도 못한다, 주머니가 없어서. ‘죽어 조기보다 살아 명태대가리.’ 돌아가신 엄마가 농담 삼아 들려주던 얘기다. 살아생전에 명태대가리 하나가 사후 제사상 조기보다 낫단다. 야들아 지금 맛있는 밥이나 한 번 더 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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