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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음식물 쓰레기에 대하여 5

미깡 엽편 소설 지금, 분쇄 중입니다 9
손현 에세이 네가 변해야 모든 게 변한다 29
임수민 에세이 정서적 『비움』을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53
정두현 에세이 버리는 마음 81
이민경 에세이 음식을 대하는 자세 99
저자 소개
저자 : 미깡
만화가, 에세이스트. 그리고 술꾼.
술 마시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술꾼도시처녀들』로 데뷔해 지금도 여전히 술잔을 기울이며 만화를 그리고 글을 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 만화 『하면 좋습니까?』 『거짓말들』 에세이 『해장 음식: 나라 잃은 백성처럼 마신 다음 날에는』 그림책 『잘 노는 숲속의 공주』 등이 있다.

저자 : 손현
서울 북촌에 산다. 별일 없으면 간단히라도 세끼를 모두 챙겨 먹는다. 저녁은 가급적 아내와 다섯 살 송이와 집에서 먹고자 한다. 종종 아이가 남긴 음식은 내 몫이 되지만, 나조차 못 먹겠으면 음식물 처리기로 넘긴다. 이따금 모터사이클 배기음이 들리면, 나도 모르게 소리의 근원을 찾는 습관이 생겼다.

저자 : 임수민
대학에서 국제학을 전공했다. 졸업을 바로 앞두고 사진을 시작해 2014년, 아프리카(세네갈, 모로코)로 여행을 한 이후 서울에 기반을 두고 매년 유럽, 미국, 아프리카 등을 다니며 다양한 도시에서 사람들의 온기를 흑백 사진에 담고 있다. 2015년 연세대학교 중앙 도서관에서의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2016년 LA에서 첫 해외 개인전을 가졌고, 2017년에는 「Room to Think」(라이카 카메라 코리아), 「Salty Diary of a Girl at Sea」(캐논 갤러리) 등의 전시를 했다. CBS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KBS 「온드림스쿨」 등의 멘토링 프로그램에서 강연을 했고, 라이카, 캐논, 반스 등과 협업하여 다양한 사진 프로젝트도 하고 있다. 2017년 3월부터 8월까지 5개월 동안 요트로 태평양을 건너며 기록으로 남긴 글과 사진으로 책『무심한 바다가 좋아서』를 만들었다. 2018년 직접 요트를 구입하여 여러 바다로 항해를 하며 그 과정을 카메라에 담으려고 한다.

저자 : 정두현
10년 전 “편견 없이 남의 말을 들어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습니다”라는 모집공고를 보고 길거리 인터뷰 팀 휴먼스오브서울(Humans of Seoul)에 지원했다. 길거리 인터뷰를 위해서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 “시간 좀 내주실 수 있을까요?” 하고 물어야 한다. 말을 거는 사람, 질문에 답하는 사람, 어느 쪽에서 생각해도 낯선 섭외 방식이다. 그러나 휴먼스오브서울은 우연히 마주친 행인의 고유한 이야기로 15만 팔로워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정두현 작가는 현재 이 팀에서 편집장을 맡고 있다.
말더듬증을 앓고 있는 정두현 작가는 스스로를 ‘말 더듬는 인터뷰어’라고 일컫는다. 인터뷰어가 되지 않았다면 인생이 지금과 많이 달랐을 거라고 믿는 그는 사람들에게서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듣는 일이 매번 즐겁다. 자신도 “말 더듬는 사람”이라는 한마디로 규정되지 않고 더 많은 이야기를 가진 사람으로 사람들이 궁금해해 주기를 바란다.
인터뷰를 통해 익힌 스토리텔링이 본업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하는 그는 AI 영어 솔루션 회사 스픽(Speak)의 브랜드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댓글로 이효리를 섭외’, ‘대표님 허락 안 받고 걍 시작한 스레드’, ‘신해철 목소리를 광고에 사용’ 등 스픽의 브랜드 스토리 중심에는 늘 그가 있었다. 《말 더더더듬는 사람》은 그의 첫 책이다.

저자 : 이민경
20년차 에디터이자 작가, 다양한 브랜드의 콘텐츠 디렉터로 활동 중이다. 패션 잡지 기자로 커리어를 시작해 현재는 라이프스타일과 식문화, 예술, 건축 등으로 확장, 글과 비주얼을 넘나들며 작업하고 있다. 어린 시절, 가족과 홍콩에서 살며 다국적 음식을 접했고 요리의 달인인 엄마의 영향으로 자연스레 요리를 좋아하게 됐다. 일본에 살며 다양한 동서양 요리를 즐겼고, 이때 본격적인 생활 요리인이 되어 집밥의 매력에 빠졌다. 파인 다이닝부터 대중적인 식당, 보통의 집밥까지 세상의 모든 요리를 사랑하고 탐구하는 걸 즐긴다. 오늘도 더 잘 먹기 위해 일하고, 더 오래 마시기 위해 운동한다. 저서로 《도쿄 큐레이션》, 《패션 만드는 사람》(공저), 역서로 《미스터 포터-스타일과 품격 있는 삶을 위한 매뉴얼》(총 3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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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책 속에서

우리는 늘 그 짧은 〈웁쓰〉의 순간에 머물러 있었고, 이번에는 그 순간들을 조금 더 천천히 들여다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비움을 시작합니다〉라는 문장은 단순히 버리는 행위가 아니라,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덜어 낼 것인가에 대한 감각을 되묻는 일. 이 모든 이야기의 출발점이자 목적이었습니다.

(중략)

『음쓰 웁쓰 - 비움을 시작합니다』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자는 교과서 같은 캠페인이 아닙니다. 이 책은 누군가의 일상에서 남겨졌던 작은 찌꺼기들, 그리고 그와 함께 흘러간 감정, 시간, 귀찮음, 혹은 죄책감에 대한 기록입니다.
prologue 중에서

「재미 좋지. 근데 음식이면 먹을 수 있어야 되잖아.
왜 이렇게 음식 귀한 줄을 몰라?」
「그럼 너는 음식이 귀해서 〈먹어 치운다〉고 표현하냐? 너 그냥 쓰레기통 비우기 싫어서 억지로 꾸역꾸역 먹는 거잖아.」
기정은 말문이 막혔다. 생각해 보면 자신은 늘 음식을 〈먹어 치운다〉, 〈먹어 없앤다〉는 말로 표현해 왔다. 그건 음식에 대한,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존중은 아니었다. 입을 다문 기정 앞에서 태오가 조용히 일어나 접시를 치우기 시작했다.
p. 26 미깡 엽편 소설, 〈지금, 분쇄 중입니다〉 중

2018년 5월, 결혼을 기점으로 나의 에고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몇 년 뒤 아이까지 태어나면서 소위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를 쓰던 남자는 육아 일기를 쓰는 양육자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물론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1년 동안 온전히 아이를 돌보며 주 양육자로 보낸 시간 동안 시행착오를 겪었고, 덕분에 에고를 온전히 분쇄할 수 있었다.
p. 39 손현 에세이 〈네가 변해야 모든 게 변한다〉 중

인생을 마무리할 무렵에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스스로와 화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는 내면의 자아와 건강하게 헤어지는 수순도 필요할 것이다. 그래야 자유로워질 수 있다.
p. 50 손현 에세이 〈네가 변해야 모든 게 변한다〉 중

아내의 시간, 나의 시간, 송이의 시간. 우리는 같은 시계를 들고 사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실은 그 중력이 다르다. 아마도 중력이 가장 큰 송이의 시간이 가장 느리게, 대신 밀도 높게 흐르고 있지 않을까.
p. 52 손현 에세이 〈네가 변해야 모든 게 변한다〉 중

어떤 물건 혹은 어떤 사람과의 인연을 쟁취하기 위해 물불 안 가리고 달려갔지만 결국 그 물건도 그 사람도 나의 일부를 채워 줄 수 없다는 허무함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 순간에는 더이상 아무것도 원하지 않게 되었다. 내 소유욕의 실체를 들여다보니 그 감정은 내가 만들어 낸 이상과 희망을 대상에 입히고 있었다. 나는 실제와 다른 나만의 상상을 쫓다가 그것을 잡았다고 생각했을 때 마치 신기루처럼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 결과에 실망하고 상처받았다. 얼마나 어리석은가.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내가 모든 것을 비우겠다고 결심했던 것은.
p.62 임수민 에세이 〈정서적 비움을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중

돌아오니 내게는 남은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물건도, 사람도, 그렇다고 추억하고 싶을 만한 모험도 남지 않았다. 더 이상 깊어질 수 없는 외로움일 거라 생각했더니 더 깊은 굴로 들어가 버린 그때의 나를 보면 〈비움〉이라는 것은 버리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이제는 안다. 그것은 진정한 비움이 아니었다.
p. 66 임수민 에세이 〈정서적 비움을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중

나는 프리랜서가 되기로 한 것이다. 일하는 표류자, 그것은 완벽한 채움과 비움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었다. 나만의 방식으로 누구의 간섭도 없이 일할 수 있고, 간혹 새로운 돈벌이가 없으면 어떡하지 하는 두려움은 나에겐 오히려 좋은 자극으로 새로운 일을 벌릴 수 있는 촉진제 역할을 할 정도였다. 이것은 채움과 비움이 적절하게 공존하는 나만의 완벽한 균형이었다.
p. 69 임수민 에세이 〈정서적 비움을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중

모인 음식물 쓰레기는 혐오스럽다. 요리를 할 때는 하나하나가 소중했지만 지금은 최대한 빨리 눈앞에서 치우고 싶은 존재들이다. 나는 음식물 쓰레기가 집 안에 남아 있는 걸 참지 못하는 사람이다. 바로바로 봉투를 들고 나가 비워 낸다. 설거지까지 마치고 언제 요리를 했었냐는 듯 말끔히 리셋된 주방을 만들기 위해 이리저리 움직인다. 주방에 남아 있는 음식 냄새까지 향을 피워 없앤다. 불과 30분 전까지 날 설레게 했던 냄새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p. 88 정두현 에세이 〈버리는 마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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