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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기후, 문화, 변종

1장. 왜 건축물의 빈 공간을 보아야 하는가
공간, 빛, 건축, 공간 지각

2장. 문명을 탄생시킨 기후 변화
빙하기의 끝이 낳은 농업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아담
왜 메소포타미아에서 최초의 문명이 발생했는가
첫 도시가 만들어지는 데 왜 6000년이나 걸렸을까
같은 시대, 다른 지역에서 태어난 거인들
왜 아테네보다 시안이 더 멀까

3장. 농업이 만든 두 개의 세계
벼농사냐 밀 농사냐
차, 버스, 철길 중 둘을 묶는다면
강수량이 결정한 건축 공간의 특징
동양은 왜 풍수지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단청의 색깔이 보여 주는 것
서양의 절대적 사고방식
문과생 소크라테스와 이과생 플라톤
철학적 이성과 예수의 공통점
동양의 상대적 사고방식
비움의 가치

4장. 두 개의 다른 문화 유전자
알파벳 vs 한자
체스 vs 바둑
SPACE vs 空間
서양의 기하학적 빈 공간
서양 건축 속 빈 공간의 수학적 진화
양식의 진화가 없는 동양 건축
강수량이 낳은 두 자녀
같은 생각 다른 표현: 그림과 건축
개미 같은 동양, 벌 같은 서양
남북으로 흐르는 나일강 vs 동서로 흐르는 황하
불교 사찰 ‘불국사’에 숨은 기하학과 도교 사상

5장. 도자기는 어떻게 서양의 문화를 바꾸었는가
삼각돛이 만든 공간적 혁명
유럽을 바꾼 도자기
번역서의 수입
조경에서 시작된 서양 공간의 변화
3인칭 시점에서 1인칭 시점으로
직선에서 곡선으로
콜더의 모빌 속에 숨겨진 동양적 가치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와 동양

6장. 동양의 공간을 닮아 가는 서양의 공간
동양을 닮아 가는 서양의 공간
미스 반 데어 로에와 동양
미스 반 데어 로에 제1기. 벽돌 시골집, 1924년: 절반의 성공
미스 반 데어 로에 제2기. 바르셀로나 파빌리온, 1929년: 기둥으로 만든 처마
미스 반 데어 로에 제3기. 허블 하우스, 1935년: 짬짜면 같은 주택
미스 반 데어 로에 제4기. 판스워스 하우스, 1946년: 철과 유리로 만든 한옥
르 코르뷔지에 근대 건축의 5원칙과 동양 건축의 공통점
르 코르뷔지에 제1기. 빌라 바크레송, 1922년: 서양 전통의 계승
르 코르뷔지에 제2기. 빌라 사보아, 1929년 : 기하학의 잔재
르 코르뷔지에 제3기. 밀 오너스 빌딩, 1954년: 자유곡선 평면의 등장
르 코르뷔지에 제4기. 카펜터 센터, 1961년: 사각형을 깨뜨리다
두 거장이 새로운 생각을 만든 방식: 기술 × 다른 문화

7장. 공간의 이종 교배 2세대
기하학 × 도가 사상 × 유대 민족 문화 = 루이스 칸
전통의 재해석
지혜의 왕 솔로몬의 그림자
루이스 칸 안에 노자 있다
건축계의 『드래곤볼』: 안도 다다오
서양의 기하학과 동양의 관계성의 융합
물의 교회: 시간으로 공간을 만드는 법
바람의 교회: 관계 조절 장치
신체를 측량기로 만드는 건축
서양 건물의 동양적 배치

8장. 학문 간 이종 교배의 시대
지리적 이종 교배의 종말
다른 분야와의 이종 교배
컴퓨터와의 이종 교배
자동차와 IT의 도움으로 실현된 건축물
컴퓨터의 상상력
서로 닮아 가는 패션과 건축: 같은 언어의 세상
인공지능과 건축

9장. 가상 신대륙의 시대
신대륙을 만들다
가상공간 부동산 회사, 삼성전자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융합하는 시대
현대자동차와 도요타가 꿈꾸는 다른 미래
을지로 속 런던 킹스크로스 9와 4분의 3 플랫폼
두 번째 지구 온난화
코로나19가 바꾸는 권력 구조

닫는 글: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주
이미지 출처
저자 소개
저자 : 유현준
건축으로 세상을 조망하고 사유하는 인문 건축가. 건축가는 사회의 복잡한 관계를 정리해 주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그는 어우러져 잘 살 수 있는 화목한 건축으로 관계와 사회를 바꿔 나가는 한편, 여러 매체에서 통찰력 있는 글을 쓰고 있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어디서 살 것인가』에서 새로운 시각과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이야기로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줬다. 그는 강연, 방송 등을 통해 건축과 대중을 연결시키고 있는데, tvN의 <알쓸신잡>2에 출연해 셜록 홈즈 같은 관찰력과 추리력을 보여 줘 셜록 현준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 책에서도 그는 특유의 관찰력으로 역사의 흔적들 속에 숨은 퍼즐을 찾아내 절묘하게 끼워 맞췄다.
수상 경력: 2018 독일 디자인 어워드, 2017 시카고 아테나움 건축상, 아시아건축가협회 건축상, 아시아 시티스케이프 어워드, 서울시 건축상, 2013 올해의 건축 Best 7, 김수근건축상 프리뷰상, CNN 이 선정한 15 Seoul’s Architectural Wonders, 2010 대한민국공간문화대상 대통령상 등 총 40여 개 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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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공간의 변화가 보여 주는 문화의 진화

이 책은 건축을 중심으로 교류, 결합, 변종이 만들어 낸 문화의 진화를 이야기한다. 각 지역마다 지리적·기후적인 환경 제약이나 특징이 있고, 인간의 환경적 제약을 해결하려는 노력은 지역적 특성에 맞는 생활양식과 문화를 만들었다. 건축물은 그런 문화의 물리적 결정체다. 건축은 엄청나게 큰 에너지와 돈이 들어가는 일이다 보니 많은 사람의 지혜를 모아야 하고, 크게는 사회적 동의가 있어야 만들어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공간이 구축되는 형식과 모양을 보면 만든 사람의 생각과 문화를 비춰 볼 수 있다. 따라서 그 공간을 분석하고 이해하면 사람과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 저자는 서로 다른 생각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서 융합되고 어떻게 새로운 생각이 만들어지는지 공간을 중심으로 추리해 나가며 뛰어난 관찰력과 통찰력으로 서로 다른 문화의 관계와 창조에 얽힌 비밀을 재해석했다.

앞서 언급했듯 지리적·기후적인 특징은 각 지역의 문화적 특징을 만든다. 예를 들어 연강수량이 1천 밀리미터 이상이면 벼농사를, 그 이하면 밀 농사를 짓는데 이 두 품종은 농사법이 다르다. 비가 많이 오는 지역에서 하는 벼농사는 홍수나 가뭄의 피해를 막기 위해 저수지, 보, 물길 등을 만드는 토목 공사가 필요했다. 반면 밀 농사는 개인이 씨를 뿌리면 되고 물에 관련된 대형 토목 공사도 필요 없다. 벼농사는 여러 명이 힘을 합쳐서 해야 했기 때문에 벼농사 지역의 사람들은 집단의식이 강하고, 혼자 일하는 밀 농사 지역은 개인주의가 강하게 나타나게 됐다. 이러한 문화적 특징의 차이는 알파벳과 한자 같은 문자나, 체스와 바둑 같은 게임 문화에도 나타난다.
강수량이라는 기후적 차이는 건축 디자인의 차이도 만들었다. 강수량은 땅의 단단한 정도를 결정한다. 비가 적게 오는 서양의 땅은 단단하다. 그래서 서양인들은 돌이나 벽돌 같은 무겁지만 단단한 건축 재료를 이용해서 벽으로 지붕을 받치는 벽 중심의 건축을 했다. 반면 비가 많이 오는 동양은 장마철에 땅이 물러지기 때문에 무거운 재료로 만든 벽은 쓰러진다. 따라서 가벼운 건축 재료인 나무를 사용했고, 목재가 물에 젖으면 썩어서 무너질 수 있기에 땅과 만나는 부분에는 방수 재료인 돌을 사용하여 주춧돌을 놓고 그 위에 나무 기둥을 세웠다. 그리고 나무 기둥이 비에 젖지 않도록 처마를 길게 뽑아서 비를 막고, 지붕의 경사를 급하게 만들어 빗물이 잘 흐르게 했다. 이렇게 동양 건축은 기둥 중심의 건축을 하게 되었다.
동양과 서양에는 자연스럽게 다른 문화가 형성됐는데, 교통의 발달로 서로 교류하게 되면서 서로 다른 문화를 융합시킨 새로운 문화가 탄생했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미스 반 데어 로에, 르 코르뷔지에 등 건축의 거장들도 동양의 ‘기둥 중심’의 건축을 받아들여 새로운 건축물을 만들었다. 벽 중심의 건축은 내외부가 완전히 나뉠 수밖에 없는 구조지만, 기둥 중심의 건축물은 벽이 없고 지붕만 있는 내외부의 경계가 모호한 공간이 있다. 정자나 툇마루 같은 공간이 그러한데 현재의 ‘데크(테라스)’가 그런 공간으로, 집의 선택이나 잠시 머물기 위한 카페 선택의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그런 곳에 앉아 있으면 외부에 있으면서도 내부에 있는 것같이 느껴져 개방감과 안정감을 동시에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위에 열거한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동양 문화의 영향을 받은 건축물을 만든 이야기 뒤에 칸과 코르뷔지에의 영향을 받은 동양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등장은 흥미롭게 다가온다. 안도 다다오는 기존 건축가들과는 또 다른 동서양의 건축적 요소를 융합한 건축물을 만들어 세계적인 거장의 대열에 합류했다.

지역, 시대, 분야… 그 모든 다름을 뛰어넘은 융합의 혁신

여러 분야의 창작자들이 그러하듯 건축가들도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내고자 끊임없이 고민했다. 그러한 고민들은 타 지역의 문화를 받아들이게 했고, 옛 문화를 끌어와 적용하게 했으며, 미술, 철학, IT, 패션 등 각종 분야를 접목시켜 새로운 건축물을 만들었다. 물론 모든 융합이 성공적인 것은 아니었다. 건축에 철학을 접목시킨 해체주의 건축은 올라가도 막혀 있는 ‘철학적 개념이 있는’ 계단을 만들고, 부부가 함께 잘 수 없는 분리된 침실을 만드는 등 현실과 거리가 먼 공간을 만들어 내 한때의 유행으로 그치고 말았다. 해체주의로 기괴한 형태를 만들던 피터 아이젠만은 새로운 소프트웨어의 도움으로 자유 곡선형의 건축 디자인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의 파격적인 디자인은 시공 기술이 받쳐 주지 못해 제대로 지어진 건축물이 거의 없다. 프랭크 게리는 그런 한계에서 벗어나 곡선으로 된 건축 디자인을 실제 건축물로 만드는 데 성공한 건축가다. 그는 자동차나 비행기를 제작하는 기술을 도입해 컴퓨터 안에서 그려진 형태를 재현하는 데 성공한다.
그렇게 기술 발달은 예전에는 구현할 수 없던 형태의 건축물을 세상에 선보일 수 있게 해 줬다. 현재 우리는 SNS 속 가상공간이 실제 공간에 영향을 주는 모습을 보며 살고 있다. 그렇다면 다가오는 미래에는 무엇이 우리 문화와 공간에 영향을 줄까? 저자는 이제 디지털 기계와 아날로그 인간의 융합이 있는 곳에 새로운 문화가 나타날 거라고 말하며, 기술에만 의존하면 다양성이 사라진다고 경고하면서 인간다움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이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갈등을 화합으로 이끌 수 있는 새로운 생각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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