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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 해변의 무무 씨 …… 005
소설가 조해진의 수요일 …… 133
소설가의 책상 …… 169
저자 소개
저자 : 조해진 (趙海珍)
1976년 서울 출생. 2004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중편소설 「여자에게 길을 묻다」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천사들의 도시』, 『목요일에 만나요』, 『빛의 호위』, 장편소설 『한없이 멋진 꿈에』, 『로기완을 만났다』, 『아무도 보지 못한 숲』, 『여름을 지나가다』, 『단순한 진심』, 『환한 숨』 등이 있다. 신동엽문학상, 이효석문학상, 김용익소설문학상, 백신애문학상, 형평문학상, 대산문학상, 김만중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영화를 장면으로 기억하는 내게는 인생 영화가 딱 한 편 있지 않고, 대신 끊임없이 재생해보는 ‘장면들’이 있다. 지금까지 잊은 적 없고 앞으로도 잊고 싶지 않은 두 장면이 있는데, 슬픔이 차오를 때마다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잔잔하게 일렁이는 차이밍량 감독의 [애정만세] 엔딩 신과 언제라도 나를 웃게 해줄 수 있는 시드니 루멧 감독의 [허공에의 질주] 속 생일 파티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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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무무 씨는 말했다. 세탁기와 건조기의 기계음이
파도 소리처럼 들릴 때가 있다고. _본문에서

추운 계절 한 조각을 품은 채 삶을 버티던 이가
애틋한 빛이 내리쬐는 해변에 당도하기까지

경계에 선 인물들을 따뜻하면서도 집요하게 조명해온 조해진 작가의 새 소설이 다소 시리즈 001번으로 출간되었다. 『여름밤 해변의 무무 씨』는 세탁기 소리를 파도 소리라 상상하며 둘만의 애틋한 해변을 꾸렸던 어느 연인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상실과 고독을 딛고 다시금 삶을 이어 나가는 어느 개인(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연인과의 사별에 이어 생애 두 번째 암 투병까지, 상실의 끄트머리에서 그저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싶었던 ‘김은희’가 삶이라는 바다에 다시금 닻을 내리는 데 힘을 보태는 이는, 놀랍게도 생판 타인이었던 ‘함수연’이다. 서로 얼굴조차 모르던 두 여성은 차츰 이야기를 들려주고 들어주는 관계, 기억하고 기억되는 관계가 되어 간다.

조해진 작가는 전작 『빛과 멜로디』에서도 누군가가 통과하고 있을 한없이 어둡고 고독한 시간, 그리고 그 누군가에게 건네어지는 빛과 같은 위로를 담담하게 펼쳐낸 바 있다. 이번 소설 『여름밤 해변의 무무 씨』에서도 타인의 삶에 위로를 건네고자 애쓰는 “단단하고 순한 마음”이 거듭 등장한다. 그 마음들은 “멸종 위기의 희귀 동물”과도 같은 ‘활동가’의 삶을 택하는 모습으로 드러나는가 하면 때로는 그저 타인의 추억 한 귀퉁이를 궁금해하고 더 알고 싶어 하는 은근한 방식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김소연 시인은 “타인의 삶에 대해 알고자 하는 인물들이 존재”하는 이 소설 속 세계를 “조용히 알아가는 사이에 사랑이 고이는 곳”이라고 표현하였다. 그렇듯 이 소설은 가만히 일러준다. 누군가와의 느슨한 연결은 그 자체로 위안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삶이란 끝없는 상실의 연속이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는 그저 기억하기 위해서, 기억되기 위해서라는 것을.

“독자분들은 알고 계실까.
내 소설의 절반은 내가 아니라 와인이 대신 써주었다는 것을…….”

한 편의 소설이 태어난 책상 위 내밀한 사연
작업 일기 「소설가 조해진의 수요일」 수록

이 소설은 2024년 12월 4일부터 2025년 6월 30일까지, 약 7개월간 집필되었다. 집필 장소는 주로 서울시 양천구 어느 빌라의 거실 창가에 놓인 책상이었다. 조해진 작가는 작업 도중에 레드와인을 곁들이는 습관이 있다.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루틴은 함께 사는 두 고양이 ‘단심’ ‘복희’와 게으름 피우기, 산책하기, 그리고 끝없는 독서.

『여름밤 해변의 무무 씨』에는 「소설가 조해진의 수요일」이라는 이름으로 묶인 여러 편의 일기가 수록됐다. 일기를 읽다 보면 선명히 그려지는 장면은 이런 것이다. 빨랫감도 없이 무인 빨래방에 들러 한참을 가만히 앉아 있는 한 여성. 직업이 소설가인 것을 모르는 사람의 눈에는 조금 수상해 보일지도 모를. 독자는 소설이 쓰이던 나날의 사적인 순간들을 마주하면서 한 편의 이야기가 태어난 곳을, 한 사람이라는 세계를 다소나마 엿보게 된다.

*시리즈 소개*
한 편의 소설, 그리고 한 사람의 하루
다산책방의 소설 ‘다소 시리즈’

다소 시리즈는 한 편의 이야기와 그 이야기를 쓴 사람의 일상과 리듬, 집필의 순간을 함께 담아내는 다산책방의 한국문학 시리즈입니다. 독자는 한 편의 소설을 읽은 뒤, 소설가의 사적인 일기를 읽으며 집필의 나날을 구체적으로 그려보고, 소설가의 실제 책상까지 사진으로 마주하며 한 사람으로서의 작가를 만나게 됩니다.

모든 이야기는 누군가의 책상에서 태어나며, 때로 독자는 이야기 뒤편의 책상에 앉아 있을 그 누군가를 궁금해한다는 데서 출발한 다소 시리즈는 쓰는 사람뿐 아니라 읽는 사람에게도 집중합니다. 모든 표지의 북태그에는 고유한 인쇄 순번이 적혀 있어 독자 한 사람 한 사람이 각자 하나뿐인 책을 소장할 수 있습니다. 도서 정보가 적히는 판권 페이지에는 읽은 이의 이름과 완독 날짜까지 적을 자리를 마련해 둠으로써 모든 소설은 한 사람의 독자가 읽는 순간 완성된다는 의미를 녹여내고자 했습니다.

소설을 읽는 것은 곧 사람을 만나는 일과도 같다는 생각으로, 다소 시리즈는 ‘쓰는 사람과 읽는 사람의 만남’으로서의 독서 경험을 선사합니다. 크고 작은 이야기를 아우르는 유연함, 일상의 한 조각을 담아내는 친밀감으로 한 편의 이야기와 한 사람의 하루를 담아내는 문학 컬렉션, 다소 시리즈의 시작을 기쁜 마음으로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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