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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I
제로섬
끈적끈적 아저씨
상사병
참새
한기
저 데려가세요, 공짜예요

II
자살자

III
베이비 모니터
괴물둥이
사망 전후 이론
실제 상황입니다
M A R T H E : 국민투표

감사의 말 355
저자 소개
저자 : 조이스 캐럴 오츠(Joyce Carol Oates)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소설가인 조이스 캐럴 오츠는 전미 인문학 훈장, 전미 도서상, 2019년 예루살렘 평생 공로상, 전미도서비평가협회 선정 아이반 산드로프 평생 공로상, 공포작가협회 선정 브램 스토커 평생 공로상을 수상했다. 또한 퓰리처상 후보로도 여러 차례 선정됐다.
베스트셀러인 《카디프, 바이 더 시》, 《멀베이니 가족》, 《블론드》, 《저주받은 자들》 등을 비롯해 우리 시대에 가장 오래도록 기억될 여러 작품을 집필했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인 《폭포》로 2005년 페미나상을 수상했고, 2020년 치노 델 두카 국제상을 수상했다. 1978년부터 미국 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으로 활동했고, 2016년에는 미국 철학회에 가입했다. 현재는 프린스턴대학교, 뉴욕대학교, 뉴브런즈윅 소재의 러트거스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역자 : 이은선
연세대학교 중어중문학과와 동 대학교 국제대학원 동아시아학과를 졸업했다. 출판사 편집자와 저작권 담당자를 거쳐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카디프, 바이 더 시》, 《피에타》, 《블루 아워》, 《키르케》, 《아킬레우스의 노래》, 《그레이스》, 《도둑 신부》, 《베어 타운》, 《홀리》, 《미스터 메르세데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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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조이스 캐럴 오츠
현실을 살아가는 여성의 내면을
강렬한 문체로 섬세하게 묘사한 소설들

조이스 캐럴 오츠는 단편집인 《제로섬》을 통해 우리가 현실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다양한 감정을 흥미롭게 담아낸다. 특히 이번 단편집에서는 일상생활 속에서 여성으로서 경험하게 되는 불안과 공포, 분노에 집중한다. 성매매, 스토킹 같은 범죄 행위를 비롯해 임신과 출산, 유산, 육아 등을 경험하면서 겪게 되는 불안과 공포 등의 감정을 열두 편의 단편으로 담아냈다. 이 단편 모두 각기 다른 독특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지만, 그 중심에는 항상 ‘여성’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공포와 불안, 분노의 실체

전작인 《카디프, 바이 더 시》에서 여성의 삶에 주목했던 조이스 캐럴 오츠는 독특한 색채를 지닌 이번 단편집을 통해 현실에서 여성이 경험하는 감정적 모순과 부조리함을 세밀하게 표현한다. 여아 성매매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한 <끈적끈적 아저씨>는 강력한 성범죄 처벌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거주 지역에서 여아 성매매가 이루어진다는 소문을 접한 어느 여고생 무리가 성매수자를 직접 벌하기로 뜻을 모은다. 그들은 파리 끈끈이 같은 장치를 고안해 버려진 공장에 설치하고, 거짓 소문으로 성매수자를 유인한다. 그곳을 찾아온 남성들 중에는 누군가의 아버지와 삼촌, 사촌도 있었고, 여학생들은 이 사실에 슬픔과 분노를 느끼며 그들을 직접 벌한다.
여성 대상 스토킹 문제를 다룬 <상사병>에서 작가는 피해자의 고통에 무감각한 사회 분위기를 문제 삼는다. E는 화자에게 신원 미상의 남성으로부터 살해 협박을 받았다고 고백한다. E는 협박적이고 노골적인 성적 내용의 협박 메시지를 받은 후 경찰에 신고하지만, 예상대로 경찰은 별 관심이 없고, 오히려 E에게 그녀가 바람을 피웠거나 무슨 잘못을 한 것처럼 추궁한다. E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에 대한 두려움과 분노를 화자에게 표현하고, 화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남자가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한기>에서 작가는 유산(流産)을 겪은 여성의 불안한 심리 상태를 현실적으로 묘사한다. 화자는 세 번째 아이를 유산한 후 날씨와 전혀 상관없이 추위를 느낀다. 극심한 불면증에 시달리는 그녀는 유산된 딸을 떠올리며 사고임을 인지하면서도 자책과 슬픔에 잠긴다. 계속 극심한 불면증에 괴로워하던 그녀는 연구소에서 일하는 남편이 자신을 실험하고 있다는 의심을 하면서 불면증이 고문의 한 형태라고 생각한다. 더욱 악화되는 자신의 상태를 견디다 못한 그녀는 남편을 떠날 계획을 세우고 여행 가방을 챙겨 집을 떠난다.

가까운 관계가 도리어 상처를 입히는 삶의 아이러니

표제작인 <제로섬>에서 작가는 교수인 ‘M’과 대학원생인 ‘K’를 통해 인간의 미성숙함을 보여주면서 관계에 대한 ‘자기 확신’이 어떤 대가를 초래하는지 보여준다. 대학원생인 K는 학기 수업 중에 지도교수인 M에게 칭찬을 받은 후 자신이 그의 애제자라는 착각에 빠진다. K는 M 교수를 도와 함께 철학적 문제를 해결하는 미래를 마음속으로 그리지만, 정작 M은 그녀의 질문이나 비평에 흥미를 잃는다. 학기 종료 후 M의 집에서 열리는 수업 뒤풀이에 참석해 반전을 노리던 K는 결국 자신이 M에게 이름조차 기억 못 하는 한 학생일 뿐임을 확인하며 실망을 감추지 못한다.
치매를 앓는 어머니와 이를 지켜보는 딸의 모습을 그린 <참새>는 말 한마디로 깨져버리는 가족관계를 묘사한다. 카린은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어머니와 시간을 보내고자 고향집으로 찾아간다. 오빠는 그녀에게 어머니가 ‘독’과 같은 존재라고 경고하지만 그녀는 어머니와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애쓴다. 하지만 그런 노력이 무색하게 어머니는 지금의 ‘카린’은 가짜고 진짜 카린은 죽었다고 주장하고, 카린은 혼란스러워하며 큰 상처를 받는다.
엄마의 패륜적인 행동으로 고통받는 아이의 모습을 보여주는 <저 데려가세요, 공짜예요>는 부모 자식 간의 올바른 애착 형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잠에서 일찍 깬 아이에게 화를 내던 엄마는 집 밖으로 아이를 데리고 나가 쓰레기더미 옆에 그대로 방치한다. 아이는 수치심에 누구라도 자신을 구해주길 바라지만 그저 바라만 볼 뿐이다. 퇴근길에 아빠가 비를 맞고 있는 아이를 발견해 집으로 데려오고, 아이는 눈물 맺힌 눈으로 저녁 식탁에 자신의 자리가 있는지 찾는다.
<괴물둥이>는 낯선 대상에 의해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배제되어 가는 ‘나’의 불안과 고통을 사실적으로 표현한다. 화자인 ‘나’는 뒤통수의 생긴 혹을 발견하고는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결국 의사의 진찰을 받은 후 그 혹이 일란성 쌍둥이의 흔적이며 제거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듣지만 아빠는 확답을 하지 않는다. 어느새 크게 자란 혹은 화자에게서 분리되어 마치 사람처럼 성장해가면서 그녀의 자리를 점점 잠식해간다. 어느 순간 가족들은 그 혹과 화자를 혼동하기 시작하고, 도리어 자신이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화자의 불안은 점차 현실로 다가온다.

《제로섬》 실린 열두 편의 단편은 각각의 독특한 개성과 서사로 새로운 재미와 신선함을 안겨 준다. 동시에 조이스 캐럴 오츠가 그간의 작품에서 보여주었던 고단한 여성의 삶과 이 사회의 부조리함에 대한 목소리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예상을 비껴가는 내용 전개와 반전, 작가 특유의 음울한 위트가 돋보이는 이 단편집을 통해 소설을 읽는 재미와 더불어 우리가 삶에서 놓치고 있는 중요 포인트가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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