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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화. 빵셔틀의 초능력
2화. 괴물 사과 출현
3화. 다른 세계의 전사들
4화. 싸움의 기술
5화. 휴교령, 그리고 포탈
6화. 괴물의 실체
7화. 교실 습격전
8화. 사과 향이 남긴 자리
저자 소개
저자 : 진주현
1984년생. 홍익대학교와 대학원에서 미술과 영상을 전공하고 영국 브리스톨 대학교(University of Bristol)에서 영화를 공부했다. 10년 동안 CJ ENM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수많은 이야기를 영상과 이미지로 구현해왔다. 현재는 백석예술대학교에서 모션 그래픽을 가르치며 학생들과 함께 새로운 이미지를 탐험하고 있다.
화면과 색, 움직임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온 저자는 이제 활자 속에서 세계를 그려낸다. 《마왕의 사과 몬스터레드》는 그의 첫 장편소설이자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오랜 꿈의 시작이다. 영상으로 단련된 감각, 판타지와 현실을 넘나드는 상상력, 그리고 성장과 갈등을 그리는 치밀한 시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자전거를 타며 떠올린 장면들, 앵무새와 나눈 대화의 파편이 작품 속 곳곳에 녹아 있다. 두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일상은 이 소설이 보여주는 ‘인간적인 끈’의 원천이기도 하다. “읽는 순간, 영화처럼 펼쳐지는 소설을 쓰고 싶다.”는 마음을 이 책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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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괴물보다 두려운 건, 정체성을 마주하는 순간이다!”

“첫 장부터 영상처럼 눈앞에 펼쳐지는 소설.
사과라는 작은 매개체로 시작된 이야기가 놀랍도록 큰 세계와 맞닿아 있습니다.
장르 팬은 물론 새로운 이야기를 찾는 독자에게 권합니다.” - 지은이 진주현

『마왕의 사과 몬스터레드』는 단순한 판타지 소설을 넘어 방대한 세계관과 치밀한 서사를 통해 새로운 서사적 경험을 선사한다. 이 작품의 핵심에는 ‘정체성의 비밀’이 있다. 인간으로 자라났지만 실은 심연의 여왕의 아들인 한지혁, 그리고 그의 곁에서 함께 싸우며 인간적인 끈을 이어주는 강고미. 두 사람의 이야기는 마왕과 여왕의 오래된 대립, 그리고 심연과 현실 세계를 넘나드는 거대한 서사와 맞닿아 있다. “내가 누구인가”라는 물음은 주인공만의 고민을 넘어 독자 자신에게도 날카로운 울림을 전한다.

작가는 미술과 영상을 전공하고 오랫동안 그래픽디자이너로 활동하며 다져온 시각적 감각을 바탕으로 독자가 눈앞에서 영화를 보듯 몰입할 수 있는 장면들을 구현해냈다. 동시에 자전거와 앵무새를 사랑하는 일상적 감성이 작품 속 따뜻한 순간들과 맞닿으며 장대한 서사와 인간적 울림을 함께 자아낸다.

흥미진진한 전투와 예측 불가한 전개, 그리고 깊은 인간적 질문을 동시에 담은 이 소설의 또 다른 매력은 트랜스미디어 확장성이다. 브리즈픽처스는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웹툰 제작을 아우르는 전문 콘텐츠 기업으로 이미 이 작품을 영상화하기 위한 기획 개발에 착수했다. 이는 『마왕의 사과 몬스터레드』가 단순한 활자의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매체로 확장될 수 있는 강력한 IP임을 보여준다. 독자들은 지금 이 소설을 통해 곧 영상으로 이어질 새로운 판타지 세계의 출발점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책 속에서

집에 가는 길은 평소와 같다. 나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몸을 펴고 정면만 보며 걸었다. 빵 봉지 속 스티커처럼 하찮은 것만 보였다면 좋았을 텐데 나에게는 보이는 이상한 것들이 보인다. 요즘 같은 겨울엔 증상이 더 심하다. 앙상해진 나뭇가지 사이에 숨어있는 괴이한 것들. 어쩔 땐 바짝 마른 나뭇가지가 손가락처럼 내게 손짓하고 나무 밑동에 웅크린 것들이 나를 주시한다. 퀭한 구멍 같은 눈으로.
그것들이 뭐냐고? 나도 모른다. 숯덩이처럼 시커먼데 자세히 보면 작은 동물 같기도 하다. 그런 것들이 지천에 바글거린다. 어렸을 때부터 보이던 것들이지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정신병자 취급까지 받게 된다면 정말 최악의 인생이 되겠지.
- p16

유리는 입을 틀어막으며 뒷걸음치고 금돌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기도문 같은 것을 중얼거렸다. 입술을 꾹 깨문 유리는 떨리는 손으로 은은하게 빛나는 사과 한 알을 집어 들더니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허겁지겁 상자를 파헤치며 아래쪽까지 사과를 확인했다.
“전부! 전부 몬스터레드다! 이 상자 하나가 전부!”
그녀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내 어깨를 움켜잡았다.
“이게 택배로 왔다고? 이 상자가?”
“네. 누가 보냈는지는 몰라요. 상자에 아무것도 안 붙어있어서.”
“넌 누구냐?”
“누구냐니, 그건 제가 당신들한테 할 질문이죠.”
“왜 네가 이런 걸 받았지? 이게 뭔지는 알고 있나?”
“모른다니까요!”
- p52

처참하게 뻗어있는 인간형 괴물들을 보자 유리가 아쉽다. 그녀의 마법이 있었다면 깔끔하게 치워버릴 텐데. 그런데 혹시 이거….
‘쥐로 만든 쥐 괴물, 개로 만든 개 괴물, 이건 인간형이니까 설마 진짜 인간인가?’
불현듯 사람을 죽였을지도 모른다는 끔찍한 생각에 두려움이 밀려왔다.
“쿠르륵!”
하지만 그런 고민은 적어도 지금은 할 필요가 없었다. 쓰러졌던 놈들의 파편이 꾸물꾸물 움직이더니 하나로 뭉쳐진 것이다. 그리고 끔찍한 나무 거한으로 성장했다. B급 괴수 영화의 한 장면 같다. 아직 끝난 게 아니었다.
할머니는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계셨다. 떠날 생각이 없으시다. 뭐라고 소리를 지르려다 말았다. 이기면 그만. 오로지 승리만 생각하련다.
“자, 괴물아. 나만 보고 따라오렴. 지옥으로 안내해 줄게.”
게임으로 치면 보스전 두 번째 페이즈 시작이다. 박살 났던 세 놈이 뭉쳐져 하나의 거구로 재탄생한 살벌한 나무 거한이다.
- p113~114

고미의 풀스윙에 도환의 얼굴이 돌아간 순간, 거울이 깨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균열 주변의 공간이 조각조각 부서져 떨어져 나갔다. 시간이 멈추기라도 한 듯 교실의 모두가 동상처럼 우뚝 멈추고 깨진 공간 사이로 짙은 안개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안개 속에서 낮고 음습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마침내 때가 왔느니라. 가문의수치, 존재해선 안 될 존재여.
묵직하게 울리는 마왕의 목소리에 고막이 먹먹하다. 꿈꾸듯 정신도 멍해졌다.
‘결국 못 막았어. 난 뭘 한 거지? 처음부터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긴 있었을까?’
교실에 자욱이 깔리는 안개에서 달착지근하면서도 텁텁한 냄새가 났다. 자세히 보니 안개가 아니라 미세한 꽃가루였다. 꽃가루에 이어 넝쿨이 똬리를 틀며 기어 나왔다. 갈라진 틈새 너머 얽히고설킨 넝쿨들 사이로 놈의 눈이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놈이 내게 속삭였다.
― 발버둥 쳐 보아라. 실패한 씨앗이여. 재주껏 살아남아 보아라.
- p284~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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