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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샤크 베이

1부. 변형 (TRANSFORMATION)
2. 생명이 깃든 지구
3. 숲
4. 오르페우스

2부. 우리는 누구인가 (WHO WE ARE)
5. 인간이라는 존재
6. 의식

3부. 지구에서 사는 것(LIVING ON EARTH)
7. 다른 생명들
8. 야생 자연
9. 해산

미주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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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자 : 피터 고프리스미스
생물철학자이자 정신철학자. 시드니 대학교를 졸업하고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디에이고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스탠퍼드 대학교와 하버드 대학교, 호주 국립대학교, 뉴욕 시립대학교 대학원에서 철학을 가르쳤고, 현재 시드니 대학교의 과학사-과학철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22년 미국철학학회(American Philosophical Society)의 정회원으로 선출되었다. 숙련된 스쿠버 다이버이며 자연의 관찰자이기도 한 피터 고프리스미스는 직접 생물을 관찰하며 철학적 탐구를 수행한다. 그 탐구의 결과물은 『아더 마인즈』, 『후생동물』, 『생명의 여정』으로 이어지는 ‘의식 탐구 3부작’이다. 문어라는 개별 생명체에서 시작해 동물계 전반으로, 그리고 생태계 전체로 시야를 확장해 가며 의식과 생명의 본질을 탐구한다. 현장 연구와 철학적 성찰, 그리고 대중적 글쓰기를 결합한 그의 작업은 비인간 동물의 주관적 경험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동물 윤리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촉발하며 학계와 대중 모두에게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아더 마인즈』는 2017년 왕립학회 과학도서상 최종 후보에 오른 바 있으며 20개국 이상의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고, 최신작 『생명의 여정』은 워싱턴 포스트가 선정한 2024년 최고의 논픽션 50권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그 외에도 2010년 뛰어난 과학철학 저서에 수여하는 라카토스 상을 수상한 Darwinian Populations and Natural Selection (2009) 등이 있다.

역자 : 이송찬
대학에서 생명과학을 전공하고 과학 전문 편집자로 일하며 과학과 그 주변의 이야기들에 물성을 부여하는 일을 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과학기술 분야를 지속적으로 탐구하며, 편집자로서 기른 언어 감각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아름다운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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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생명이 지구를 만들었다면,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헌신적인 자연 세계 관찰자 피터 고프리스미스가 제시하는
생명과 의식 그리고 지구의 역사에 대한 새로운 해석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 자리에 남겨진 것들과 미래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 데이비드 이글먼( 스탠퍼드 대학교 신경과학과 교수)

호주의 자연을 바라보는 경험은 특별하다. 대산호초의 눈부신 생명력 앞에서, 광활한 사막과, 우거진 원시림 속에서, 사람들은 두려움과 감탄이 뒤섞인 감정을 느낀다. 그것은 바로 경외감이다. 자연이 인간보다 훨씬 크고 오래된 존재라는 직관적 깨달음 말이다.

철학자 피터 고프리스미스 역시 그런 호주인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남다른 점이 있었다. 철학이라는 학문이 전통적으로 문헌 연구와 이론적 사유에 기반을 둘 때, 그는 직접 바다 속으로 뛰어들었다. 스쿠버다이빙 장비를 착용하고 바닷속을 탐험하던 그는 운명적인 만남을 가지게 된다. 바로 문어와의 조우였다. 물속에서 마주친 이 신비로운 생명체는 그의 삶을 바꾸어 놓았다.문어의 촉수로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그를 살펴보던 그 순간, 고프리스미스는 깨달았다. 이 생명체도 분명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생각은 인간의 그것과는 전혀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이 발견은 그로 하여금 지구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거대한 이야기의 한 장면을 엿보게 했다.

다이빙을 하며 문어라는 생명체를 만나 그의 마음과 의식에 대해 깊이 탐구해 온 저자는 세계적 베스트셀러 『아더 마인즈』에서 ‘결국 문어와 인간은 생명의 나무에 함께 있는 존재’라며 가장 다르지만 동등한 지위를 가진 생물이라고 주장한다. 『후생동물』에서 이후 그 대상을 확대해 지구상의 모든 후생동물들 역시 자신들의 생각을 펼치며 살고 있음을 탐구한다. 이제 고프리스미스는 바깥으로 시선을 돌려 '의식 3부작'의 완결편 『생명의 여정』을 내놓았다. 이 책은 38억 년 동안 이어진 지질학과 생물학의 역사를 따라가며, 생명이 단순히 진화의 '결과물'이 아니라 환경을 바꾸는 '원인'이었음을 증명해 나간다. 그리고 지금 발 딛고 선 이 땅이 누구의 작품인지, 그리고 당신이 그 작품에 어떤 흔적을 남길 것인지를 깨닫게 만든다.

의식 3부작의 여정을 지나는 기간 동안 피터 고프리스미스 역시 지적인 성취와 명성을 거머쥐었다. 첫 책 『아더 마인즈』는 출간 직후 과학계와 철학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지며 2017년 영국 왕립학회 과학도서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후속작 『후생동물』을 통해 의식 탐구의 범위를 확장한 그는, 마침내 3부작을 완성하던 시기인 2022년에는 미국 최고의 지성들이 모인 미국철학학회 회원으로 선출되는 영예를 안았다. 이는 그의 연구가 동시대 가장 중요한 지적 성취 중 하나로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즉, 『생명의 여정』은 한 철학자가 자신의 지적 탐구를 밀어붙이며 학문적 정점에 오르는 과정 속에서 탄생한, 그의 모든 사유가 집대성된 역작인 셈이다.

산소를 만들어낸 박테리아
지구 역사상 가장 극적인 변화는 미생물에서 시작되었다. 38억 년 전 남세균(시아노박테리아)들은 광합성을 해서 에너지를 만들고 그 부산물로 산소를 내놓았다. 산소는 서서히 지구 대기의 조성을 근본적으로 바꾸어놓았다. 이른바 ‘대산소화 사건’은 단순한 화학적 변화를 불러온 것이 아니었다. 하나의 생명 활동이 행성 전체를 리모델링한 최초의 사례이자, 기존 생태계를 파괴하고 새로운 생태계의 가능성을 연 창조적 파괴 행위였다. 우리는 이미 이들이 만들어놓은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지금 우리가 숨 쉬는 공기의 산소는 38억 년 전 이 작은 생명체들이 시작한 거대한 프로젝트의 유산이다. 남세균은 화학적 변화뿐만 아니라 최초의 엔지니어링도 해냈다. 이들이 바다 곳곳에 쌓아 올린 거대한 석회암 구조물 ‘스트로마톨라이트’는 지구 최초의 건축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

지형을 재설계한 식물
생명이 육지로 진출하며 그 영향력은 더욱 명확해졌다. 식물들은 절지동물과 함께 육지로 올라왔다. 식물은 단순히 육지에 정착한 것이 아니라 지형 자체를 다시 설계했다. 식물의 뿌리들은 토양을 안정화시키고 강의 흐름을 바꾸었으며, 뿌리에서 분비하는 화학 물질을 통해 주변 환경을 적극적으로 변형시켰다. 우리가 아름답다고 여기는 자연 풍경은 실제로 수억 년에 걸쳐 이어진 식물들의 치열한 생존 전략과 영토 경쟁이 빚어낸 작품인 셈이다.

의도를 가진 건축가 동물과 그들의 세계 움벨트
동물들은 의식과 함께 환경을 변화시켰다. 저자가 오랫동안 연구해온 문어는 조개껍데기와 돌로 정교한 은신처를 구축하고, 주변을 정원처럼 가꾼다. 주로 호주에 서식하는 바우어새는 과시를 위해 복잡한 구조물을 짓고 색깔별로 장식품을 배치한다. 비버의 댐은 강 전체의 생태계를 바꾸는 대규모 엔지니어링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같은 동물의 경이로운 행동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를 위해 고프리스미스는 우리를 ‘움벨트(Umwelt)’라는 철학적 개념으로 초대한다. 생물학자 야코프 폰 윅스퀼이 제시한 이 개념은 모든 생명체가 자신만의 고유한 ‘지각 세계’ 속에서 살아간다는 뜻이다. 진드기에게 세상은 포유류의 체온과 피 냄새로 구성된 세계이며, 꿀벌에게는 자외선으로 보이는 꽃들의 지도가 펼쳐진 세계다. 즉, 동물들은 우리가 보는 것과 같은 물리 세계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에게 의미 있는 것들로 구성된 주관적인 움벨트 속에서 행동한다. 고프리스미스는 이 개념을 통해 동물의 행동이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서가 아니라, 동물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보려는 시도를 통해 가장 잘 이해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즉, 동물의 행동은 각자가 가진 독특한 관점에서 비롯되는 창조적 행위라는 것이다. 이로써 우리는 동물을 단순한 기계가 아닌, 각자의 세계를 가진 주체로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인간, 그리고 우리의 책임
호모 사피엔스의 등장은 행위가 만들어낸 지구의 변화를 전례 없는 수준으로 확장시켰다. 농업을 통해 식물과 동물 종의 진화를 직접 조작했고, 도시화와 건축으로 지구 표면을 변화시켰으며, 산업혁명 이후에는 대기와 기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38억 년 생명사에서 처음으로 단일한 종이 행성 전체의 미래를 의식적으로 설계할 수 있게 된 순간이다.
피터 고프리스미스는 인간을 자연의 ‘파괴자’나 ‘침입자’로 보는 관점에는 의문을 제기한다. 대신 인간 역시 지구 생명사의 자연스러운 연속선상에 있는 존재라고 말한다. 그는 우리가 거대한 시스템의 살아있는 부분이라고 단언한다. 인류의 막대한 영향력은 매우 오래된 이야기의 급진적인 확장일 뿐, 자연과 단절된 예외적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은 환경 보호에 대한 새로운 윤리적 근거를 제시한다. 우리가 숨 쉬는 공기는 남세균의 선물이고, 딛고 선 토양은 식물들이 안정시킨 것이며, 살아가는 생태계는 수많은 생명체가 함께 만든 것이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 생물들은 이 모든 것의 상속자이자, 동시에 미래의 창조자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막대한 힘과 유산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저자의 윤리적 탐구는 단순한 계몽이나 선언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우리를 불편하고 복잡한 질문들 속으로 이끈다. 우리 세계를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살펴보려는 그의 의지는 논의를 놀랍게 만든다. 그는 포식자로 인한 고통을 줄이기 위해 우리가 야생에 개입해야 하는지, 지구의 더 큰 이익을 위해 인류의 멸종을 환영해야 하는지와 같은 금기시된 질문까지도 진지하게 다룬다.

이러한 지적 정직함 위에서 그는 기존의 환경 담론이 제시하는 죄책감이나 두려움을 넘어, 훨씬 더 근본적인 윤리를 제안한다. 그것은 바로 감사와 유대감이다. 우리는 자연에서 한발 물러나 바라보는 관리자가 아니라, 우리 종을 세상에 존재하게 만든 이 모든 과정에 대한 감사와 유대감을 통해 자연 그 자체와 동일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어와 보길새, 비버와 남세균은 모두 지구라는 무대를 함께 만들어온 ‘동료 건축가’들이다. 이러한 관점은 공장식 축산, 동물 실험, 서식지 파괴 같은 문제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바꿔놓는다. 그는 복잡한 윤리 이론 대신, ‘살 만한 삶(a life worth living)’이라는 자신이 만든 개념을 제시한다. 한 동물의 일생 전체를 고려했을 때, 과연 내가 그 동물로 다시 태어나고 싶은지를 묻는 이 소박하지만 강력한 리트머스 시험지는, 우리에게 다른 생명체들 또한 각자의 방식으로 세계를 경험하고 변화시킬 권리가 있음을 상기시킨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주변을 다른 눈으로 보게 될 것이다. 공원의 나무 한 그루도 수백만 년간 이어진 환경 변형의 결과이고, 길가의 개미들도 각자의 방식으로 세계를 변화시키는 ‘동료 엔지니어임을 깨닫게 된다. 그 끝에서 피터 고프리스미스는 우리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인간이 가진 강력한 능력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다른 생명체들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것인가? 그리고 궁극적으로, 어떤 종류의 행성을 만들어갈 것인가?

『생명의 여정』은 단순한 과학책을 넘어선 책이다. 생명과 의식,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에 대한 깊이 있는 철학적 성찰이다. 의식의 진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그 장대한 여정의 다음 장을 써나가는 것은 바로 우리의 몫이다.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당신이 딛고 선 이 땅이 누구의 작품인지, 그리고 당신이 그 작품에 어떤 흔적을 남길 것인지 깨닫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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