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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1. 낭만의 탄생_금요일에 태어난 아이들
덧셈의 시대, 뺄셈의 사춘기
데미안을 읽던 시절
별이 빛나던 밤
호환, 마마보다 무서운 것
그 시절, 우리가 두고 온 이야기

2. 낭만의 폭발_세기말 불안, 청춘의 혼란
Y2K?
장국영이 죽었다
미리 찾아온 종말
우리는 욕망을 통일했다
교련복을 입은 민주투사
서른 살, 청춘의 이야기

3. 낭만을 위하여_공감의 상상
새드엔드 세대
하면 된다-성실한 능력주의자
되면 한다-공정한 차별주의자
공감의 공동체
낭만 세대라는 이야기
저자 소개
저자 : 이동직
1971년. 아이가 가장 많이 태어났던 해.
102만 명 중 한 명으로 태어났다.
1982년. 프로야구가 시작됐고, 처음으로 도서관을 구경했다. 어느 날, 읽고 쓰고 야구를 보았다.
1997년. 중앙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1998년. IMF 한 가운데에서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2001년. 새로운 세기가 시작될 때, 법무법인 한결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2009년. 미국 조지타운대학교 석사과정(LL.M.) 수료했다.
2010년.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중앙대학교,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강의했다.
2012년. 법무법인 신원을 설립했고, 현재 근무중이다.
2024년. 첫 책 『좀비 민주주의』를 썼다.
여전히 읽고 쓰고 야구를 본다.
산책은 이매동과 서현동에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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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과거를 샅샅이 기억해내면서도 어떤 경우에도 앞을 보기 위해 과거를 돌아본다는 관점을 흔들림 없이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은 놀랍기만 하다. 이 책은 미래를 위한 사유와 성찰의 지도이다. 그 지도를 펼쳐놓고 ‘초로의 나라’가 어디로 갈지 생각해본다.”
_노명우(사회학자, 니은서점 마스터북텐더)

“이 책은 어느 세대의 자서전이자, 한국 사회의 자화상이다. (…) 세대 갈등과 단절의 시대에, 저자는 낭만 세대의 삶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한다. 『낭만 세대』는 세대 공감을 향한 한국 사회의 낭만적 연대기라고 부를만하다.”
_윤제균(영화 〈국제시장〉 감독)

낭만이 탄생했다
전쟁이 끝나고 막 배고픔의 문턱을 넘어선, 모두가 풍요하지는 않지만 모두가 더 좋은 날을 맞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은 시절이었다.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말 그대로 기적 같은 경제 성장을 이루던 그 시절, 60, 70년대생은 기적의 열매를 바로 받아먹을 수 있었던 축복받은 세대였다. “우리도 한 번 잘 살아보세” 노래하던 부모 세대 덕분에 경제적인 자유로움을 비교적 공평하게 맛보았고, 아직은 혹독한 경쟁에 내몰리지 않아 고무줄놀이며 딱지치기, 땅따먹기 같은 놀이로 서로를 ‘봐주며’ 놀 수 있는 여유도 맛보았다.
고뇌하는 사춘기를 경험하는 것이 사치가 아니었고, 개인적 삶의 모호함과 사회의 불평등을 책을 읽으며 접하고 몸으로 겪을 수도 있었다. 누구나 시 몇 편쯤은 외고 다녔고, 『데미안』에서처럼 순수한 혼란을 겪으며 성장할 수 있었다. 삶의 주인은 나라는 의지와는 거리가 먼 사회적 불합리를 깨닫고 공허함과 답답함에 눈물 흘리며 밤새 뒹굴 수도, 악을 쓸 수도 있었다.

하지만 누군가의 노래가 저항이 되고 삶이 되던 그 시기, 피 흘리는 젊음으로 민주주의를 부르짖던 그 시기, 실제로는 지금보다 불편하고 힘들던 시기를 “낭만의 시대”라고 부르며 그리워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글쓴이는 일종의 기억 왜곡 때문에 그 시절의 좋았던 기억만 떠올리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또한 현재의 경제적 혼란 때문에 과거를 꺼내어 추억하며 위로받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다고 토로한다.
낭만의 시대이지만 현실은 결코 낭만적이지만은 않던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 세기말의 불안과 젊음의 혼란을 직접 겪은 사람들. 아날로그 시대에 자라 이제는 디지털을 누리는, 아니 감내해야 하는 사람들. 이들이 찾는 낭만은 따스하기만 한 추억이 아니라 혼란스러운 현 시대, 경제적 혼란과 첨예해진 세대 갈등 사이에서 ‘나’를 찾아가는 길일지도 모른다.

“그들은 시간 여행자다. 전혀 다른 시간 두 가지를 경험한다. 어려서는 주판을 배웠고, 지금은 AI를 사용한다. 재래식 변소에서 비데까지 경험했다. 두 시간대를 거침없이 뛰어넘었다. 그들의 부모는 디지털이 어렵다. 그들의 아이는 아날로그를 모른다. 그들은 아날로그 정서를 디지털 언어로 해석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들이다.” _「들어가며」에서

낭만이 폭발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평화와 번영으로 가득하던 서양의 ‘벨 에포크’ 시기는 20세기 초의 살육과 파괴의 시대로 폭주했다. 고도성장의 열매에 취한 우리 사회는 무너진 백화점과 IMF로 인공 호흡해야 거품 경제와 멀어만 보이는 민주주의의 물살에 휩쓸리며 세기말의 혼란에서 허우적거렸다.
전 재산을 정리해 종말과 휴거를 기다리기도 했고, 이제는 지난 시절의 감성을 자극하는 단어가 되어버린 Y2K 위기가 어떤 식으로 찾아들지 몰라 불안에 떨기도 했다. 열심히 살기만 하면 잘살 수 있다는 믿음은 무너져버렸고, 겉보기에는 극복한 듯 보이던 경제 혼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뛰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뛰어야 제자리를 지킬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벤처와 코스닥 열풍으로 돈벼락을 맞았다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부동산으로 일확천금을 꿈꾸던 사람들이 정말 일확천금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반대로 투자하려 해도 해볼 만한 여력 따위는 원래 없던 사람들은 자괴감에 빠져들었다. 한쪽에서 부유함이 극을 향해 달릴수록 다른 한쪽에서는 더 빨리 빈곤함으로 가라앉던 시기였다.
“부-자 되세요”라던 광고처럼 이 사회의 욕망은 하나로 통일되었다. “부자가 되는 것.” 땀 흘려 무언가를 일궈내기보다 기회를 잡아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부를 이루는 것이 꿈이 되었다.

세기말의 경계를 넘으며 낭만 세대는 두 가지 시간의 충돌을 겪었다. 유년 시절 추억 속에는 아날로그 문화와 유교적 공동체와 군사 문화가 남아 있다. 어른이 될 무렵 그들이 적응해야 했던 새로운 시대의 문화는 디지털과 개인주의와 도시의 익명성으로 가득했다. 삶 속에서 부딪히며 섞인 두 문화 사이에서 낭만 세대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보고 배운 부모의 모습을 삶에 적용할 수 없는 세대, 지녀 세대에게는 새로운 삶의 기준을 제시해주어야 하는 세대가 탄생한 것이다. 국가, 가족, 출신 학교, 직장 등으로 ‘나’를 표현하던 세대는 세계화, 디지털화, 무엇보다 ‘개인화’를 맞이했다.

“베이비부머가 쓴 자기 세대에 대한 정직한 문화비평서로 손색없는
『낭만 세대』를 읽으며 나는 ‘사라지는 매개자’로서의 역할이란
무엇인가 조용히 곱씹는다.” _고영직(문학평론가)

잔재가 아니라 유산으로 남는 낭만이 되기 위해_공감 세대
불의를 참지 못하던 젊음, 정의를 외치며 자유와 평등의 거리로 뛰쳐나가던 청년들은 이제 어른이 되었다. 민중의 고통을 함께 하자며 나서던 그때의 운동권들은 각 분야의 결정권자가 되었다. 그들이 만든 세상은 어떠한가?
자식이 부모를 부양하던 전통은 사라지고 있다. 부모가 자식에게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던 예전과는 달리 부모도 스스로 자기 앞길을 준비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으니 ‘하면 된다’는 생각은 이제 꼰대 취급을 당할 수밖에 없고 한 번 실패하면 끝이니 ‘되면 한다’는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공정함을 꿈꾸는 차별주의자가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다가왔다. 갈등 사회다. 사람들은 쉽게 분노하고 일상은 혐오로 가득하다.
부모 세대는 삶이 빈곤한 생존의 세대였고, 자식 세대는 희망이 빈곤한 생존의 세대다. 두 생존 세대 사이에 있는 낭만 세대는 두 생존 세대들에게 빚이 있다. 앞 세대의 희생을 딛고 얻어낸 사회적 자원을 모두 독식하고 떠나는 위선적 노인들로 남지 않으려면, 기억하고, 물려주어야 한다.

낭만 세대는 부모 세대가 심은 나무 그늘 아래서 통기타를 치고 민주주의를 토론했다. 이제 낭만 세대가 나무가 될 차례다. 왕따는 없고 깍두기는 있던 낭만 세대에게는 “함께”의 힘이 있다. 먼저 손을 내밀고 다가가고 미안해하고 고마워하고 대견해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삶을 누리고 즐기던 낭만 세대는 이제 공감 세대가 되어야 한다. 아니 공감 세대를 이루는 길을 닦고 앞장서서 나아가는 세대가 되어야 한다.

어르신이라고 부르지 말아요.
나 어른 아냐. 그깟 나이가 뭐 대수라고.
전요. 요즘 애들한테 해줄 말이 없어요. 미안해서요.
열심히 살면 된다고 가르쳤는데
이 세상이 안 그래.
_드라마 〈나빌레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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