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책 속에서
사람은 글을 통해 스스로를 드러낸다. 문장 속 단어 선택에는 그 사람의 사유와 취향, 세계관이 배어난다. 말의 결은 습관처럼 묻어나고, 문장의 리듬에는 사고와 행동의 기질이 녹아든다. 아무리 감추려해도 향기는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 향기를 억지로 감추기보다 나름 진솔하게 드러내고 싶었다. 그게 비록 협소한 어휘와 투박한 문장으로 남았더라도 그 안에는 분명 내 삶의 체취가 깃들어 있다.
문체는 지문이나 홍채처럼 각자의 고유한 흔적이다. 내가 쓴 문장은 육화된 나 자신이다. 젊은 날의 글은 염세와 나르시시즘이 뒤엉켜 어딘가 냉소적이었다. 세월이 여러 번 흘렀건만, 여전히 그 그림자를 다 걷어내지 못했으니 민망한 일이다. 유머라곤 없는 말투는 독자들의 미소를 앗아갈 것이고, 어릴 적 읽었던 이문열의 어투는 아직도 무의식중에 드러났다. 잘난 척하는 문장들이 혹여 누군가에게 불편을 준다면 너그러이 혜량해주시기를 바란다.
한때 막걸리잔을 기울이며 울던 시절이 있었다. 쌀뜨물 같은 하얀 눈물이 맺히기를 기대하면서. 깊숙한 폐부에서 담배 연기를 토해내며 내가 숨 쉬고 있음을, 그리하여 살아 있음을 확인하려 했던 청춘의 밤들. 그때는 내가 맞이할 세상이 어둡고 그로테스크할 거라고 믿었지만, 까미노를 걸으며 깨달았다. 세상은 예상보다 덜 절망적이었으며, 인생은 생각보다 더 살아볼 만한 길이었다는 것을.
- 박진석 (“머리말: 졸고를 위한 변명”에서 발췌)
많은 이들의 지지와 응원 속에 우리 두 남매의 순례길은 시작되었고, 이 글을 통해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편찮으신 중에도 먼 길 떠나는 며느리에게 괘념치 말고 건강히 잘 다녀오란 말씀으로 발걸음 가볍게 해주시며 마음을 보태주셨던 시부모님, 그런 부모님 곁을 지키고 챙기면서 긴 시간 묵묵히 응원해준 남편과 언제나 엄마를 지지하며 늘 내 편이 되어주는 예쁜 딸, 둘이서만 어딜 그렇게 멀리 가느냐며 싸우지 말고 잘 다녀오라고 배웅해주시던 우리 엄마와 막냇동생, 염려와 걱정을 놓지 않으면서도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고 떠나던 날까지 우리 형제들의 소울 푸드인 엄마표 만두로 환송식을 해주었던 여동생, 바다 건너 멀리서 길 위에 있는 동생들을 위해 기도해주었던 언니와 오빠, 기도로 늘 함께했던 친구들과 지인들, 그리고 이 모든 걸 다 이루게 해주셨던 하느님!
저희 남매가 긴 여정을 무사히, 건강하게 잘 다녀온 것은 모두의 덕분입니다.
- 박진경 (“머리말: 감사의 말씀”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