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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장 / 메이드 인 마트: 이서로 이야기
2장 / 세상의 전원: 장방랑 이야기
3장 / 늑대 삼대: 은탁수 이야기
4장 / 배고픈 괴물: 소우주 이야기
5장 / 초딩 망명 공화국: 다시 이서로 이야기
작가의 말
어린이 심사위원단 심사평
저자 소개
저자 : 노룡
판타지창작학교에서 동화와 판타지 그리고 철학을 공부했습니다. 동화 쓰다 자고 책 읽다 자며, 삽니다.

그림 : 카인비
홍익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과 회화를 공부했습니다. 여러 만화책과 그림책을 독립 출판했으며, 인스타그램에 일상 만화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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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마수리 마트 마술 선물로 빚어낸
어린이의, 어린이에 의한, 어린이를 위한 나라 ‘초딩 망명 공화국’
지금 어린이들은 그 어느 때보다 초딩 망명 공화국이 필요하다!

“우리들은 당초에 어디서 놀라는 말이에요. 방에서 놀면 어지른다고 나가 놀라고 야단이고 마루에서 놀면 뒤숭숭하다고 야단이고 마당에서 놀면 나가 놀라 하고 밖에 나가서 놀면 이노무 새끼 죽여 버린다고 동넷집 어른들이 야단이고 큰길에 나가 놀면 아버지에게 붙들려 와서 어머니가 야단이지 않나요? 지붕 위에 올라가면 기왓장 깨진다고 벼락이고 땅광에 들어가 놀면 무어 습기가 어떠니 야단이고. 어떻게 좀 마음 놓고 놀아도 좋은 자리를 가르쳐 주세요.” 1956년에 발간된 잡지 「여원」 5월호에 ‘아동들은 무엇을 요구하는가’라는 제목으로 실린 마해송 작가의 글 중 일부이다. 현장학습 한번 못 갔던 비대면 시대를 거친 오늘날 어린이의 삶도 70여 년 전 어린이들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방정환 재단이 몇 년 전 어린이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어른에게 ‘반드시’ 허락을 받아야만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압도적 다수가 ‘놀기!’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렇듯 지금 이곳 어린이들에게 무엇이 가장 간절하냐고 물으면, 그들은 뛰어놀 곳이라고 답한다. 하지만 어린이들에게 놀 만한 곳은 닫혀 있거나 금지되어 있고, 어린이들은 가장 욕망하는 것을 금지당한 채로 그들의 소중한 성장기를 흘려보낸다. 그 결과 대한민국의 경제력은 G7 수준이지만, 우리 어린이의 행복 지수는 OECD 국가 가운데 최하위다.

『초딩 망명 공화국』은 이러한 현실을 넘어서 어린이들이 가장 욕망하는 것을 그들 손에 쥐어 주자고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작가는 열등감, 공부 스트레스, 가정 폭력 같은 해결이 어려운 현실에 놓인 아이들을 마수리 마트에서 얻은 마술 선물들을 이용해 환상 속으로 빠트린다. 이서로는 ‘뻥튀기 돋보기’로 환상 가득한 놀이를 즐기고, 장방랑은 ‘레알 리모콘’으로 세상의 전원을 끄고 켜며, 은탁수는 ‘스톱워치’로 시간을 멈출 수 있게 되고, 소우주는 ‘슈퍼 소화제’를 먹고 학원을 먹어 치운다. 비일상의 세계로 입성하는 순간, 그들은 어린이답게 놀고, 꿈꾸고, 길을 만든다. 어린이의, 어린이에 의한, 어린이를 위한 나라 ‘초딩 망명 공화국’은 그렇게 탄생한다. 스스로 자기 길을 찾아 나서는 당당함, 길이 보이지 않을 때 여행을 시작할 수 있는 용기, 그 여정에서 조우하는 이들과 함께 놀 수 있는 아이다움이 이야기 곳곳에 묻어난다. 서로, 방랑, 탁수, 우주 네 아이는 정해진 목적지를 향한 효율적 경로가 아닌, 우연이 선물하는 이상한 모험과 성장의 여로를 함께 걸으며 우정을 이어간다. 그리고 고난 속에서도 훼손되지 않는 그들만의 기품과 순수를, 어린이들의 인권을 아래와 같은 ‘초딩 망명 공화국 헌법’으로 선언한다.

“제1 조. 이곳은 우리만의 공화국이다. 제2 조. 이곳에서는 무조건 논다. 제3 조. 이곳에서는 절대 명령하지 않는다. 제4 조. 이곳에서는 절대 잔소리하지 않는다. 제5 조. 이곳에서는 아무것도 안 할 자유가 있다. 제6 조. 이곳에는 일 등도 꼴찌도 없다.”

“자기가 원하는 모습으로만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부모 될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본래 자기 모습대로 자라는 게 가장 멋진 거다.” ― 김진서 어린이 심사위원
사랑하지만 소유하려 하지 않는 것, 섣불리 정의하려 하지 않는 것에 대하여

서로의 엄마 아빠는 “착하기만 하면 뭘 해? 승부욕이 하나도 없어.” “욕심 좀 부렸으면 좋겠는데…….”라는 말을 주고받으며 서로에게 끊임없이 일 등을 강요한다. 방랑의 엄마는 “그동안 너 의대 보내려고 내가 얼마나 고생한 줄 알아? 네 아빠 월급이 쥐꼬리만 해서 학원비 벌겠다고 너 1학년 때부터 편의점 알바도 하고, 저기 동네 앞 삼겹살 파는 식당에서도 일했어! 지금은 마트 계산대에서 일하고 있고! 여기 봐. 내 종아리! 종아리 핏줄 시퍼렇게 툭 튀어나온 거 보이지? 하지정맥류라는 병이야. 너무 오래 서 있어서 생긴 거야! 이거 수술해야 하는데 수술비가 너무 아깝고, 수술하고 회복하는 데 시간이 길어지면 수입이 줄어들까 봐 수술도 안 하고 있어! 수입 줄면 네 학원비를 어떻게 감당하겠어, 응? 그런데…….”라며 방랑에게 의대 진학을 강요하는 지독한 말을 거침없이 쏟아 낸다. 탁수 아빠는 탁수에게 하루 종일 학업에만 매진할 것을 요구하며 폭력을 일삼고, 우주의 엄마 아빠는 성적 외에는 우주에게 관심이 없다.

서로, 방랑, 탁수, 우주는 이런 현실이 이상하다고 느낀다. 그리고 어른들이 그들을 소유하려 하고 마음대로 정의하려 하는 게 왜 이상한지 스스로 이유를 찾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또 다른 전환점을 맞는다. 생김새도 성격도 꿈마저도 제각각인 아이들은 마수리 마트 마술 선물로 어른들이 이끄는 대로 무기력하게 끌려가던 현실에서 벗어난다. 이제 아이들은 그들 앞에 파도가 일어도 끄떡없다. 수영하는 법을 알기 때문이다. 그들 스스로 그들이 행복한 세상을 빚어낸 순간, 자기 자신을 초등학생을 낮잡아 부르는 ‘초딩’으로 지칭하며 그들이 만든 나라 이름을 ‘초딩 망명 공화국’이라고 명명하는 호쾌한 역설의 순간, 스스로 자신을 해방시키는 ‘초딩 망명 공화국 헌법’을 선언하는 순간. 이 모든 순간들이 포개어져 뭉클한 감동을 남긴다.

책이 출간되기 전 먼저 읽은 김진서 어린이 심사위원(신풍초등학교)은 “자기가 원하는 모습으로만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부모 될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본래 자기 모습대로 자라는 게 가장 멋진 거다.”라고 심사평을 남겼다. “타자는 나의 소유물이 아니라 무한한 타자성으로 존재한다.”는 에마뉘엘 레비나스의 언설을 어린이의 구체적인 언어로 옮긴 것일 테다. 사랑하지만 소유하려 하지 않고, 섣불리 정의하려 하지 말고, 무한한 타자성으로 존재할 수 있도록 하는 세상, 어린이가 그리고 노룡 작가가 바라는 세계는 아마 그런 곳인가 보다.

“그때 갑자기 내 주위가 컴컴해졌다. 하늘에 먹구름이라도 낀 걸까? 비가 오려는 걸까? 하늘을 올려다봤다. 킹콩만 한 탁수 녀석이 나를 내려다보며 웃고 있었다. 어휴, 미쳐! 이 자식은 정말 방심할 틈을 주지 않는다.”

이 책의 마지막 단락이다. 작가는 시종일관 약간은 높고 멀리 있는 서술자 시선을 유지하며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들다,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으며 신나게 웃고 뛰노는 장면으로 이야기를 끝맺는다. 얼핏 가볍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 마지막 단락의 무게는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직하게 완주한 사람만이 정확히 가늠할 수 있다. 작가는 이야기의 마침표를 찍었고, 이제 당신이 책을 펼치고 마지막 단락에 담긴 광활한 세계를 발견할 차례다.

줄거리
어른들의 욕망으로 인해 자유롭지 못한 아이들은 마수리 마트 마술 선물로 그 현실을 넘어선다. 이서로는 ‘뻥튀기 돋보기’로 환상 가득한 놀이를 즐기고, 장방랑은 ‘레알 리모콘’으로 세상의 전원을 끄고 켜며, 은탁수는 ‘스톱워치’로 시간을 멈출 수 있게 되고, 소우주는 ‘슈퍼 소화제’를 먹고 학원을 먹어 치운다. 그렇게 열등감, 공부 스트레스, 가정 폭력 같은 해결이 어려운 현실에서 벗어난 네 어린이는 환상이 선물하는 이상한 모험과 성장의 여로 끝에 어린이들이 망명할 수 있는 나라 ‘초딩 망명 공화국’을 세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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