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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장 탐할 탐(貪)에 바를 정(正)
나주곰탕
작은년

2장 분신사바하
모란은 화중왕이라

3장 우금령
난로회
유밀과
건추밥

4장 야광귀
존재하지 않는 가게의 효종갱
귀신날
현장 점검
검험

5장 가짜와 진짜
탐문 수사
두 그릇의 승기야기
모란의 진실

6장 새로운 명
목숨의 무게

작가의 말 | 추천의 말
저자 소개
저자 : 현찬양
2013년 〈401호 윤정이네〉로 부산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당선되었고, 2021년 제4회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단편 부문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21년 〈식탐정 허균〉으로 MBC 드라마 극본 공모에 당선된 이후 허균과 재영, 작은년의 모험에서 아직 빠져나오지 못하여 현재에 이르렀다. 소설집으로 《잠 못 드는 밤의 궁궐 기담》, 《이름 없는 여자들의 궁궐 기담》, 《인현왕후의 회빙환을 위하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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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탐할 탐(貪)에 바를 정(正)!
정의를 바로 세우고 하나뿐인 정답을 탐하는 것이 바로 탐정이라.”

산 자의 허기도, 죽은 자의 비밀도 해답은 음식
기이한 사건에 휘말린 천재 탐식가의 통쾌한 활약

모르는 사람들이 저 표정을 봤다면 당황할 것이다. 사람이 죽었다는데 입가에 미소부터 돌지 않는가. 이상한 사람이거나 혹 그가 살인자가 아닌가 의심한다 해도 어쩔 수 없을 모양새다. 마치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었을 때처럼 그는 동공이 확장되었으며 이마에선 살짝 땀이 배어 나왔고 뺨이 발그레해졌는데 심장이 몹시도 두근거리는 모양이었다. (〈1장. 탐할 탐(貪)에 바를 정(正)〉, p. 24)

2013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힘을 응축한 캐릭터가 돋보인다”는 평을 받은 이래 희곡과 극본, 괴담과 로맨스판타지 소재에 이르기까지 현찬양은 장르의 경계를 허물며 작가로서의 지평을 폭넓게 확장해왔다.
《식탐정 허균》에선 1610년대 조선을 무대로 오직 좋은 음식과 흥미로운 사건만을 탐하는 허균의 기상천외한 수사 활극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음식의 재료는 물론 향신료까지 구분할 정도로 뛰어난 미각을 지녔고, 파직당해 유배 가는 길에도 소고기부터 찾는 남다른 먹성의 소유자 허균. 그의 앞에 기이한 사건과 죽음이 속속 모습을 드러낸다. 유사한 상흔을 지닌 시신들, 그리고 죽은 이의 위장에서 발견된 도리옥 관자. 이 사건에 생각지 못한 거물이 연관되어 있음을 직감한 허균은 거대한 음모를 막기 위한 절체절명의 모험에 오른다.
조선 제일의 식탐과 특유의 방탕함 때문에 함정에 빠지는 허균이지만 비상한 머리와 날카로운 추리로 위기를 타개하며 사건을 추적해나간다. 허균이 조선 최초의 미식서 《도문대작》을 집필할 만큼 미식을 좋아했다는 역사적 사실은 소설 안에서도 드러난다. 시체 앞에서도 결코 꺾이지 않는 식욕과 팔도 음식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색다른 웃음을 자아내며 ‘음식이 삶이자 자존심이며 인간의 영혼’ 자체인 허균의 캐릭터에 흠뻑 빠져들게 한다. 넘치는 허당기만큼 뜨거운 정의감으로 부조리와 간악함에 맞서는 허균의 등장은 약한 이들의 억울함을 해소하는 인간적인 명탐정을 창조해내며 독보적인 영웅의 일대기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다채로운 ‘K-푸드’ 한식의 향연
짜릿한 즐거움을 전하는 매력적인 인물들

“자네는 망자에게 강하고 나는 산 자에게 강하지. 내가 옆에 있는 한 살아 있는 것들 중 무엇도 그대를 해할 수 없네.” (p. 240 〈4장. 야광귀〉)

이 책에는 조선 시대 민중들이 즐겨 먹던 다채로운 산해진미들이 소개된다. 살코기로 고아내 ‘아침에 떠온 샘물’처럼 맑은 국물을 자랑하는 ‘나주곰탕’, 밤새 술을 마시고 해장을 위해 먹어서 ‘새벽종이 울릴 때 먹는 국’이라는 뜻을 가진 ‘효종갱’, 허종이 맛보고 술보다 더 훌륭한 음식이라 감탄해 ‘승기악탕’이라고 이름 붙인 ‘승기야기’까지. 풍부한 역사적 유래와 맛깔스러운 음식 묘사는 맛과 풍류를 중시했던 선조들의 생활을 엿보게 만들며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K-푸드’ 한식의 원형을 마주할 기회를 제공한다.
미식가 허균이 탐정으로 거듭나는 데 일조하는 인물들 또한 참신한 묘미를 더한다. 구암 허준의 수제자였지만 산 사람의 맥과 혈자리를 찾지 못해 ‘죽은 자들의 의원’이 된 재영, 대범한 성격과 빠른 눈치로 찬모와 다모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작은년. 이들이 여정을 함께하며 기발한 방식으로 단서를 발견해갈수록 허균 일행은 차츰 진실에 가까워지며 짜릿한 즐거움과 깊은 몰임감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위계질서를 뒤집는 탐정의 시각
해방감을 불러 일으키는 평등의 가치

“아내와 남편의 갈등에서도 남편이 틀릴 수 있으며 아비와 자식의 갈등에서도 아비가 틀릴 수 있어. 모두가 틀릴 수 있음을 알고 바닥부터 시작하여 진실을 보는 것, 그것이야말로 시작점일세.” (〈5장. 가짜와 진짜〉, p. 244)

‘삼강’이 지배하는 조선에서 신분 체계는 곧 시대정신으로 자리매김했다. 책에는 이러한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뿌리내린 탓에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해치더라도 죄로 여기지 않는다’라며 한탄하는 허균의 모습이 나온다. 그럴수록 허균은 이러한 체제를 뒤집어 봄으로써 모두가 틀릴 수 있음을 전제로 진실을 좇는 ‘탐정의 시각’을 주장한다. 왕도 계급도 존재하지 않지만 여전히 권력과 위계로 발생하는 사회 문제가 만연함을 떠올린다면, 허균의 말이 결코 머나먼 과거 조선에만 필요한 관점이 아님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모든 일 앞에 신분이 놓였던 조선에서, 갈등을 있는 그대로 보고 해결을 꾀했던 허균의 이야기는 오늘날에도 쉬이 달성되지 못한 평등의 가치를 실현해 보이며 우리에게 만족스런 해방감을 불러 일으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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