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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막

제1막 변론
제1장 석탄의 변론
제2장 석유의 변론
제3장 탄소의 변론

제2막 유토피아로 간 베니스의 상인
제1장 신세계에서 돌아온 안토니오
제2장 토머스 모어와 베니스의 상인
제3장 다시 유토피아로

제3막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탄생
제1장 여름이 없는 해
제2장 논쟁
제3장 11월, 어느 음울한 밤의 꿈

제4막 프로이트와 함께한 금요일
제1장 꿈을 꾸는 로봇
제2장 과거를 시뮬레이션하다
제3장 CAU: Civilization As Usual

제5막 타임머신
제1장 첫째 날?개막식 : 우리 공동의 과거
제2장 둘째 날?토론 : 불투명한 과거에 현재를 맡기다
제3장 시나리오 제로

제6막 코스모오뒷세이아
제1장 영웅 오뒷세우스
제2장 여섯 사람이 문명에 관해 논하다
제3장 소크라테스, 디오티마의 문명 이야기를 전하다

에필로그?증거를 기다리며

부록
배경과 용어 설명
그림?기사 출처

감사의 글
저자 소개
저자 ; 황승미
부산대학교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하고 서울대학교에서 환경교육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환경정책평가연구원 (현 한국환경연구원), 국토연구원에서 일했다. 『달팽이 널뛰기』를 썼고, 『슈뢰딩거의 자연철학 강의 : 자연과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 과학과 인문주의』, 『작은 것은 가능하다』를 우리말로 옮겼다. 현재 장회익 서울대 명예교수와 제자들이 만든 녹색아카데미에서 자연철학 세미나, 녹색문명 공부 모임을 꾸리고 있다. 녹색아카데미 웹진을 통해 기후위기와 기타 환경 관련 기사를 소개하고, 과학과 환경, 문학 등 다양한 주제의 독서 모임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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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곧 문을 닫는 소극장 단장에게 건네진 ‘기후 극장’ 대본
파우스트 박사가 연구 논문이 아니라 연극 대본을 쓴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기후변화’가 아니라 ‘지구데우기’로 용어를 바꿔야 한다며 열변을 토하는데
과연 ‘기후 극장’은 소극장을 구하고 기후위기에 둔감해진 사람들의 생각을 깨우는 데도 성공할 것인가

온라인 게임, OTT 서비스의 영화와 드라마, 기기만 착용하면 즉각 체험 가능한 가상현실, 수초 간격으로 휙휙 지나가는 짧은 영상에는 이용자들의 주목을 끌고자 대단히 자극적인 내용이 많고 그 수위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이상 기후가 일으키는 재난이 해마다 기록을 경신하는 현상에 점점 무뎌지는 것만 같다. 실시간으로 접하는 기후 재난이 주로 낙후된 곳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당장 위협으로 느껴지지 않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후변화의 위험에 대한 경고는 최근 수년의 사건이 아니란 걸 우리 모두 너무 잘 안다.

에디토리얼에서 청소년교양서로 펴내는 첫 책 《기후 극장: 연극으로 만나는 우리 공동의 과거와 미래》(이하 《기후 극장 》)는 기후위기라는 시대적 화두를 독특한 형식에 담은 이야기 논픽션이다. 환경, 기후, 생태 분야의 책은 정보를 해설하는 논픽션이 주종을 이루고 있어, 이야기를 즐기는 청소년 독자의 선호에 착안해 색다른 교양서를 시도했다. 오늘날 ‘기후위기’라는 용어가 포괄하는 환경 파괴와 생태 위기의 역사적 배경을 심층 조사하여 중요한 사실들을 간추리고 여기에 어울리는 이야기의 옷을 입혔다. 과거, 현재, 미래를 잇는 시간의 폭 자체가 상상력을 자극한다. 《기후 극장 》을 쓰고 그림까지 그린 작가 황승미는 환경교육을 전공한 전문가로, 기후 문제의 근원을 구성하는 사실들에 관한 정확한 지식을 전달하면서도 문학, 역사, 철학, 공연, 영화 등에서 영감을 얻은 모티프들을 활용해 숫자로 접하게 되는 메마른 사실들에 정서적 온기를 불어넣었다.

6. 작가의 독서 편력에서 뻗어 나온 독창적인 이야기들

희곡 형식으로 쓰인 이 책의 여덟 개 막의 제목에 들어 있는 단어들을 먼저 살펴보자. ‘변론’ ‘베니스의 상인’ ‘프랑켄슈타인’ ‘프로이트’ ‘타임머신’ ‘오뒷세이아’ ‘??를 기다리며’. 수백 수천 년 동안 읽히는 고전의 제목도 있고,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이름도 들어 있다. 고전 텍스트의 틀거리를 빌려오거나, 기후위기의 구조적 토대가 형성된 역사적 배경을 담은 작품의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세우거나, 작가의 순수 창작 SF에 딱 맞는 모티프와 소재를 제공하는 고전도 있다. 다독과 다상량으로 기본기를 다져 온 황승미 작가는 첫 청소년 교양서를 쓰고 그리며 자신의 전문 주제를 희곡이라는 형식 안에 독창적인 이야기로 번안해 충실하게 담아냈다.

이산화탄소는 원인이 아닌 결과

대기 중에는 다양한 온실기체가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이산화탄소다.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강력한 온실기체인 메테인도 있고, 수증기도 온실기체다. 이 책에는 온실효과라는 자연스런 지구물리화학적 현상을 맨 처음 계산하고(조제프 푸리에) 실험을 통해 발견한 과학자(유니스 뉴턴 푸트)의 이야기부터, 대기과학자로서 40년 동안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측정하여 지구 평균온도 상승과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의 상관관계를 부인할 수 없음을 입증한 기념비적인 사례(찰스 데이비드 킬링)가 포함되어 있다. 또한 2019년 전 세계1만 1000명의 과학자가 발표한 논문 <기후 비상 사태에 대한 과학자들의 경고>에 실린 주요 분석 자료 중 지구달구기의 명백한 지표들도 소개한다. 그런데도 기후위기를 부정하는 세력은 늘 존재했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가장 큰 탄소발자국을 남기는 국가가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선언(2025)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작가는, 우리가 이처럼 이산화탄소 규제에만 몰두하면서 지나칠 수 있는 맹점을 킬링 박사의 목소리를 통해 지적한다. 발생량이 가장 많은 “이산화탄소를 기준으로 화석연료 사용량을 제어하고 규제하는 방법은 매우 편리할 수 있지요. 그러나 그 방법의 가장 중대한 문제는 이산화탄소만 내보내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원인을 겨냥하려 한다면 결과로서 나타난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가 아니라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작가의 문제의식이다.

14세기 농민 혁명 이후 유럽에서 일어난 일들은 어떻게 기후위기의 뿌리가 되었을까

이 책은 기후위기의 구조적 토대가 형성된 시기에서 그 근본 원인을 찾는다.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이 초래한 수많은 과오와 오류도 한축에 있겠지만, 그것이 기술 발전에 힘입어 자연과의 연결 감각을 파괴하고 무자비한 개발과 착취로 이어졌던 최초의 장면이 등장한 시기를 14세기 이후로 본다. ‘제2막 유토피아로 간 베니스의 상인’은 유럽 중세 사회를 지탱한 봉건 체제가 흔들리고 큰 변화를 겪으며 대서양 무역을 통해 초기 자본 축적을 성공적으로 이룩하던 때를 조명한다. 《유토피아》를 쓴 토머스 모어가 생존해 있고 어디에도 없는 곳이라는 어원의 의미와는 달리 유토피아 섬이 실재한다는 설정 아래 모어와 《베니스의 상인》의 무역상 안토니오가 만난다. 모어는 안토니오가 큰돈을 빌려 벌이려는 사업의 실체를 알려주지만, 안토니오는 우정을 위해 계획을 완수하고 돌아가야만 한다. 하지만 결국 안토니오는 크게 후회하며 친구들에게 편지 한 장을 남겨둔 채 다시 유토피아로 향한다.

우리 공동의 과거를 통해 상상해 보는 우리 공동의 미래

기후 문제에 관한 한 미래를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싶은 건 인지상정일 테지만, 미래는 알 수 없는 것이기에 불안하고 우리 공동의 과거는 그다지 용기와 희망을 주지 않는다. 작가의 독창성이 돋보이는 제4~6막은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SF다. 제4막은 2088년, 제5막은 2099년, 제6막은 37세기의 먼 미래로 설정되어 있다. 4막과 5막은 시간여행 장치라는 SF 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를 본떠 IPTM(타임머신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Intergovernmental Panel on Time Machine)이라는 국제 회의가 창설되어 있다. IPTM은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 중 타임머신 이용에 관한 내용을 담당하는 기구이다. 타임머신 이용에 관한 국제 협의체가 만들어진 이유는 타임머신을 작동시키는 데 엄청난 지구 자원을 소모하기 때문이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1.5도로 제한하자는 결의를 실천하지 못한 2099년, 전 세계 인구의 일부만이 바이오스피어라는 돔 안에 거주하고 있다. 돔 바깥이 어떤 상황일지는 독자의 상상에 맡긴다.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갈 과거 시점을 결정하는 일에 인류의 사활을 걸려 있다. 그 시점을 가늠케 하는 지표는 차고도 넘치지만, 과거 기후를 예측하여 과거 시점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는 연구소 뒤에는 검은 그림자가 아른거린다.

문명에 관한 현자들의 대화
제6막은 작가가 이야기의 재미 못지않게 공을 들인 문명에 관한 대화로 전개된다. 플라톤의 대화편 《향연》의 틀거리와 주요 등장인물을 기용했다. 기원후 37세기, 시원 인류(지구인)를 잇는 새로운 인류가 오뒷세우스태양계 내의 거주 가능한 행성을 개척해 살아가고 있다. 작가는 철학 원전 속 인물의 성격에 맞추어 적절한 대사를 부여한다. 이 토론의 백미는 소크라테스와 디오티마의 대화다. 저마다 자기가 생각하는 문명에 관한 생각을 펼치지만 자화자찬 혹은 공허한 말잔치를 오간다. ‘무엇을 보아야 할 것인가’ 즉 우리 문명이 좋은 문명인지 나쁜 문명인지라는 본질을 건드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의 여성 현자로 전해지는 디오티마는 소크라테스의 비관적인 문명관을 듣고 지구를 파괴한 과학기술의 본성에는 “비판적 지성”으로서의 특질이 있음을 일깨우며 우리가 스스로 반성하고 파괴적이지 않은 좋은 문명으로 전환하는 데 과학이 불필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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