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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자 : 은희
마음을 감추는 데 서투르고, 조금 게으르기도 하며, 부끄러움이 많아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걸 좋아하고, 구석 자리를 좋아한다. 눈물도 많고, 웃음도 많고, 정도 많다. 머리에 늘 생각이 많아서 심심한 게 뭔지 잘 모르기도 한다. 신께 선물로 받은 쓰고 그리는 즐거움을 어린이들과 오래오래 함께 나누고 싶다.
그동안 쓰고 그린 책으로 《엄마는 언제나 나를 사랑하나요?》, 《쓱쓱 싹싹》(제7회 상상만발 책그림전 수상작)이 있고, 그린 책으로 《쉿! 깨비가 듣고 있어》가 있다. 이 책 《안녕, 초록》은 제11회 상상만발 책그림전 수상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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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제11회 상상만발 책그림전 수상작!

머뭇거리는 아이에게 보드라운 손을 내밀며,
세상 밖으로 이끌어 주는 초록의 기적!

닫힌 아이의 세계를 두드리는 작은 틈

혼자가 좋다고 말하던 아이의 세상에 어느 날 작은 구멍이 생기고, 그 틈을 통해 빛 한 줄기가 스며드는 순간 이야기는 시작된다.
모두에게 숨어서 완벽히 혼자 있고 싶었던 아이에게 새로 생긴 구멍은 그저 귀찮고 성가실 뿐이다. 원하지 않았지만 구멍을 통해 해가 비춰 들면 결국 눈을 떠야 했고, 밤이 찾아와 캄캄해지면 잠들어야 했다. 고요하던 공간에 비도 내리고 바람도 불고 눈도 온다. 심지어 어느 날은 새 한 마리가 날아와 허락도 없이 아이의 공간을 들여다보기도 한다.
아이는 “이게 다 구멍 때문이야!”라며 구멍을 원망하고 애써 변화를 밀어낸다. 하지만 반복되는 낮과 밤, 계절의 흐름 속에서 아이의 세계는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작가는 반복되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이미 시작된 변화를 은근히 드러내며, 일상 속 작은 균열을 통해 호기심과 설렘이 움트는 과정을 반복되는 구도의 그림을 통해 보여 준다. 한 장씩 책장을 넘기다 보면 아이의 닫힌 세계에 생긴 ‘틈’은 균열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의 입구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계절의 변화와 성장의 의미가 담긴 이야기

거센 바람이 불던 날, 구멍 안으로 작은 씨앗 하나가 툭 떨어진다. 아이는 처음에 호기심을 보이지만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변화가 없자 이내 관심을 거둔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던 공간 속에서 시간이 지나 ‘초록’이 자라난다. 흙을 뚫고 올라온 ‘초록’에 아이는 처음으로 “와!” 하고 감탄사를 터뜨린다. 그전까지는 축축해서 싫고 추워서 싫었던 비와 눈이 이제는 괜찮아졌다. 그게 바로 초록을 자라게 하는 힘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이 장면은 아이들에게 자연의 순환과 성장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전하며, 불편하다고만 여겼던 세계의 변화가 누군가의 성장을 돕는 시간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더불어 낯선 존재와의 만남이 두려움이 아닌 가능성이 될 수 있음을 서서히 변화하는 그림을 통해 따뜻하게 보여 준다.

알을 깨고 세상으로 나아가게 하는 작은 씨앗 하나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는 초록은 빛을 향해 몸을 뻗고, 마침내 구멍 밖을 바라본다. 그리고 아이에게 “너도 밖으로 나가 볼래?”라고 묻는다. 그 한마디는 닫혀 있던 아이의 마음에 다시 한번 균열을 낸다.
그리고 마침내 망설임 끝에 내딛는 아이의 한 걸음은 깊은 울림을 준다. 용기는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작은 관계와 경험 속에서 자라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안녕, 초록》은 아이들에게 ‘함께’의 힘을 알려 준다. 새로운 환경을 앞둔 아이들, 세상이 낯설게 느껴지는 아이들에게 이 그림책은 다정하게 말한다. 어둠을 밝히는 건 거창한 사건이 아니라, 작은 초록과의 따뜻한 만남일지도 모른다고.

판화의 질감, 콜라주의 입체감, 색연필의 결로 완성한 초록의 순간

은희 작가는 평소 판화, 콜라주, 색연필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왔다. 이 책 《안녕, 초록》에서도 판화의 투박한 질감, 콜라주의 입체감, 색연필의 섬세함이 한 화면 안에서 유기적으로 어우러진다.
아이의 공간에 반복적으로 사용된 판화 특유의 투박하면서도 깊이감 있는 질감은 아이의 고립된 황량한 세계를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여기에 아이는 콜라주로 작업하여 깊고 어두운 배경 속에서도 아이가 공간에 묻히지 않게 하였다. 이는 혼자 있고 싶다고 말하는 아이지만 어둠 속에 완전히 잠식되지 않았음을, 누군가가 슬며시 손을 내밀어 주면 언제든 어둠에서 튀어나올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 그 위에 더해진 색연필의 부드러운 터치는 감정의 결을 세밀하게 살려 아이의 미묘한 심리 변화를 느낄 수 있게 한다.
또한 초록을 만난 아이가 점점 마음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기로 결심하는 장면에 이르면 아이의 방에 국한되었던 그림이 전체 페이지로 확장된다. 아이가 마음의 문을 열었듯이 그림도 작은 방을 뛰어넘어 펼쳐지며, 시각적으로도 한눈에 아이의 심적 변화가 보여지게끔 구성하였다.
다양한 기법이 만들어 내는 다채로운 질감과 입체감은 상상력을 자극하고, 심적 변화가 느껴지는 섬세한 묘사는 아이들의 감성을 풍부하게 키워 줄 것이다.

추천사

제11회 상상만발 책그림전 수상작!
작은 방에서 구멍을 통해 세상을 마주하던 아이가 밖으로 나가 넓은 세상을 만나게 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담아냈다. 단순한 구도에 부드럽고 다정한 그림을 겹겹이 쌓아 올려 책장을 넘길수록 다채롭게 표현되는 방식이 인상적이다. 우리가 알을 깨고 더 큰 세상으로 나가게 되는 계기는 어쩌면 우연히 발견한 작은 씨앗에서 시작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최현정(올리 편집장, 상상만발 심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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