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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작가의 말 005

1부 나만의 공부를 찾아서
잘하는 공부 하나만 있으면 된다 017
거미줄에 걸린 나비 023
공부, 그것은 노는 것이다 028
책, 나의 스승 033
‘스스로 그러한’ 삶에서 배운다 038
불안을 위해, 읽다 042
아버지의 침묵이 가르쳐 준 것 047
야매의 품격 052
자유로운 삶에 대하여 058
값과 값어치 사이 062
주어진 씨앗 067
길을 잃어야 길을 찾는다 072
가난이 선생이다 076
새에게 음악을 들려주지 말라 080

2부 길에서 배우는 공부
통제되지 않을 결심 087
경주에서 읽은 유치환 091
놀이터의 에밀 095
사라진 것들을 위한 노래 099
책장에서 만난 동행 103
칸트와 함께 걷는 길 106
여행 전날 밤의 음악 110
전율의 고향 114
세네카에게서 배운 진짜 부 118
행복의 얼굴 121
단순함에 대하여 125
애매한 경우에는 자유를 주어라 129
울지 마라, 화내지 마라, 이해하라 134
연꽃이 피는 소리를 찾아서 138
‘라떼’와 ‘아아’에 깃든 도덕경 141

3부 스승을 배신하는 법
도반이 선생이다 147
길 위의 스승, 길 위의 제자 152
내 안의 아이를 찾아서 157
인의예지라는 네 가지 160
관계의 온도 164
나를 떠나, 너 자신이 되어라 168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다 172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 177
꾸준히, 부드럽게, 그러나 멈춤 없이 182

4부 옛 스승의 품격
맹자, 바꿀 수 있는 것에 집중하라 189
루소, 어린이라는 우주 192
공자, 잡다한 별들이 빛나는 이유 197
황희, 가르침에는 귀천이 따로 없다 202
강희제, 즐거움을 추구하되, 정중함을 잃지 말라 207
이황, 내가 온전해야 세상이 온전하다 212
정갑손, 말하지 않고도 가르친다 217
박지원, 내 몸속에서도 갑과 을이 있다 221
곽낙원, 자랑스러운 어머니의 초상 226
김일손, 조금 어리석게 231
최제우, 이미 물든 종이는 새로운 그림을 그리지 못한다 236
강희맹, 기다릴 줄 아는 부모가 되어라 240
채세영, 단 하루라도 직을 맡고 있다면 244
박제가, 잘 노는 법 248

5부 나눔, 공부, 생명
당신들의 천국 255
방외지사의 삶을 살다 258
기억은 감탄에서 시작된다 262
욕심보다, 생명 266
우리는 노점상을 단속하지 않습니다 271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275
이치에 맞게 산다는 것 279
소년의 고독은 램프가 된다 283
사랑을 배우지 못한 자의 사랑법 286
명패 놓인 책상 대신, 걷기 290
결국, 인생은 1인칭이다 295
나는 나대로 살았노라 300
우리는 무엇을 꿈꾸며 살고 있는가 304
저자 소개
저자 : 신정일
사단법인 ‘우리 땅 걷기’의 대표로 현재 우리나라에 불고 있는 걷기 열풍을 이끈 문화사학자. 한국의 10대 강과 조선 시대의 옛길, 전국 해안과 휴전선 길을 걷고 500여 개의 산을 올랐으며, 해파랑길, 소백산 자락길과 변산 마실길 등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40여 년간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의 현장을 종횡무진으로 걸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걸은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1980년대 중반 ‘황토현문화연구소’를 발족해 동학과 동학농민혁명을 재조명하기 위한 사업들을 펼쳤으며, 1989년부터 문화유산답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다. 다음 카페 〈길 위의 인문학 우리 땅 걷기〉에 글을 올리면서 우리나라 옛길의 재발견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과 산림청 국가 산림문화자산 심의위원을 지내며 대기업과 지자체 등에서 강연을 이어오고 있다.

저서로 『신정일의 신 택리지』(전 10권)와 『왕릉 가는 길』, 『길을 걷다가 문득 떠오른 것들』, 『조선 천재 열전』 『영남대로, 삼남대로, 관동대로』 『해파랑길 인문기행, 서해랑길 인문기행』 『조선의 천재들이 벌인 참혹한 전쟁』, 『천재 허균』, 『그토록 가지고 싶은 문장들』, 『지옥에서 보낸 7일』, 시집 『아직도를 사랑하는 까닭은』 『이토록 아름다운 역사여행』 등 100여 권이 있고, JTV 전주방송에서 〈신정일의 천년의 길〉을 오랫동안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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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흔들리는 시대,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신정일은 ‘나는 오로지 혼자서 공부했다’고 도발적으로 선언한다. 그것은 이 시대 교육 시스템에 대한 조용하지만 단호한 저항이다. 초등학교 졸업 후 중학교도, 대학교도 다니지 않았지만, 그는 100권이 넘는 책을 쓴 작가가 되었고, 우리 땅을 가장 많이 걸은 문화운동가가 되었다. 『언제 어디서나 배웠다』는 그 놀라운 여정의 고백이자, 모든 배우는 이들을 위한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다.
저자가 말하는 독학은 단순히 혼자 공부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자기만의 배움의 길을 찾는 것이다. 책의 1부에서 저자는 자전거를 타지 못하고, 악기도 다루지 못하며, 사람들 앞에서 말도 제대로 못 하는 자신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그에게는 어디 내세우기도 마땅찮은, 평범한 재주가 있다. 걷기와 기억력이다. 하지만 그는 이 두 가지로 평생의 밥벌이를 해나갈 수 있었다.
저자 신정일은 “잘하는 공부 하나만 있으면 된다”고 말한다. 이는 현대 교육이 놓치고 있는 핵심을 정확히 짚는다. 우리는 모든 과목을 잘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못하는 것을 채우느라 잘하는 것을 키우지 못한다. 잘함과 못함으로 사람과 사람의 급을 나누는 교육은 학생들이 서로 깎아내리고 멸시하게 만든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부족함을 외면하게 된다. 저자는 공자, 장자, 루소, 니체 등 동서양 사상가들의 목소리를 빌려 이렇게 말한다. ‘사람마다 잘하는 공부가 있고, 못하는 공부가 있다. 그것이 자연의 이치’다.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여전히 배움이 필요하다’.

책과 길, 두 스승

『언제 어디서나 배웠다』의 가장 큰 미덕은 숱한 고전 인용 속에서도 추상적 담론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배움을 길어 올린다. 책의 2부 ‘길에서 배우는 공부’에서 그런 특질이 잘 드러난다. 마이산 정상에서 느낀 전율, 경주 유치환 시비 앞에서 터뜨린 통곡, 문화운동의 시작점이 된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 이 모든 인생의 경험이 그에게는 교과서였다.
특히 인상적인 장은 ‘자연, 스스로 그러한 삶에서 배운다’다. 저자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 약초를 캐러 다니던 기억을 떠올리며, 그때는 몰랐지만, 그것이 자신에게 자연이 뿌리를 내리는 시간이었다고 고백한다. 노발리스의 “식물은 토양의 가장 직접적인 언어”라는 구절을 인용하며, 자연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스승임을 역설한다. 이것은 낭만주의가 아니다. 29만 킬로미터를 걸으며 체득한 사실주의다.
책에서는 저자의 독서 편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가난한 집 아이가 등잔불을 켜고 밤새 책을 읽던 장면, 초서의 말처럼 “눈이 침침해져 보이지 않을 때까지” 책을 읽었다는 고백에서, 어린 ‘독서중독자’의 모습을 본다. 마르크스가 자신을 “책을 먹어치우도록 저주받은 기계”라고 불평했듯, 저자에게도 책은 유일한 ‘친구이자 굴레이자 맞수이자 연인’이었다.
3부, ‘스승을 배신하는 법’은 이 책의 전개하는 사유의 정점이다. 니체의 말을 빌려 저자는 선언한다. “나는 이제 혼자서 갈 것이니, 그대들 또한 혼자서 가라. 내게서 떠나라.” 진정한 스승은 제자가 자신을 넘어서기를 바란다. 의존이 아니라 독립을, 모방이 아니라 창조를 가르치는 자가 참 스승이라는 이야기다.
5부인 ‘나눔, 공부, 생명’은 배움이 결국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됨을 보여준다. “우리 모임은 노점상을 단속하지 않습니다”라는 저자의 말은 단순한 농담이 아니다. 나눔이야말로 배움의 완성이라는 선언이다. 저자가 카페를 열고, 걷기 모임을 이끌며 살아온 것은 모두 이 철학의 실천이었다. 제도권 교육을 받지 못했어도, 마음과 뜻만 있으면 배움은 가능하다.

현대 교육에 던지는 질문

『언제 어디서나 배웠다』은 단순히 한 독학자의 성공담으로 남으려 하지 않는다. 저자는 쉼 없이 우리의 교육 시스템을 성찰한다. “새에게 음악을 들려주지 말라”는 장자의 말은 획일적 교육의 폭력성을 지적하며, 『에밀』의 “자연은 아이가 성인이 되기 전에 우선 아이여야 할 것을 요구한다”라는 말은 조기교육의 문제를 꼬집는다.
저자 자신이 대안 교육의 살아있는 증거다. 저자는 ‘열다섯 살에 출가를 꿈꾸며 절에 들어갔다가 몇 달도 못 버티고 돌아온’, ‘1981년 겨울, 안기부 지하실에서 간첩 혐의로 고문받던’, ‘누구에게도 사랑을 배우지 못한’, ‘초등학교 이후 어떤 시험에도 응시하지 못한’ 사람이었다. 상처와 실패로 얼룩진 초년의 삶이었지만, 책, 그리고 여러 스승들과 친구들의 ‘같이 걸음’ 속에서 배움의 길로 들어설 수 있었다. 조용헌 선생이 저자를 평가한 말이 의미심장하다. “어찌 보면 그는 대안 교육의 모델이 되는 사람이다. 제도권 교육을 받았다면 그는 방외지사가 될 수 없었다. 무학력의 정신이 신정일로 하여금 전국의 산하를 걷도록 만들었다.”
배움의 과정에 있는 여러 독자에게 이 책은 소중한 의미를 지닌다. 우선 공부에 지친 학생들에게 위로가 된다. “잘하는 공부 하나만 있으면 된다”는 메시지는 국영수는 물론 학생부 관리와 수능 모두 잘해야 한다는 강박적 요구에 대한 반박이다. 또한 부모와 교사들에게는 교육철학을 성찰하게 만든다. 요약하면, “기다릴 줄 아는 부모가 되어라”(강희맹). 그리고 인생의 중반을 지나는 중년의 독서가들에게는 다시 배울 용기를 준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다.

혼자이지만,
혼자가 아닌

저자는 혼자서 공부했지만, 결코 혼자가 아니었다. 책이라는 스승이 있었고, 자연이라는 교실이 있었으며, 길 위에서 만난 도반들이 있었다. 그의 공부는 철저히 혼자였지만, 동시에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었다.
『언제 어디서나 배웠다』는 한 독서가의 회고록이자, 모든 배우는 이들을 위한 격려이며, 교육에 대한 근본적 성찰이고, 삶의 의미를 묻는 철학서다. 어린 학생들이 AI에게 모든 것을 물어보고, AI가 모든 것을 가르쳐준다고 믿는 시대에, 진정한 배움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이 책은 오래도록 우리 곁에 남을 것이다.
신정일은 증명했다. 학벌이 없어도, 스승이 없어도, 제도권 밖에서도 배움은 가능하다고. 아니,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더 깊고 진정한 배움이 가능하다고.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자신만의 배움의 길을 찾기를, 그래서 각자의 방식으로 “나는 나대로 살았노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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