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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내며

1부│이신李信의 그림

고독한 유랑자
이것과 그것
자유로운 선善
새 그리스도로지
부활이 의미하는 것
주시는 자
영원을 향해서 열린 문
돌의 소리
불이 어디 있습니까
가난한 족속
계시 I

2부│이신李信의 삶과 사유
나는 왜 오늘도 여전히 이신(李信)에 대해서 말하려고 하는가?

Ⅰ. 이신을 기리는 일
Ⅱ. 이신의 ‘믿음’(信)에 대하여
Ⅲ. 믿음의 ‘고독’(性)에 대하여
Ⅳ. 믿음의 ‘저항’(誠)에 대하여
Ⅴ. 믿음의 ‘상상’(聖)에 대하여
Ⅵ. 믿음의 '지속'(成)에 대하여

한국의 문화신학자 이신(李信)을 말하다

『환상과 저항의 신학 ― 李信의 슐리얼리즘 연구』
출판을 기념하며

3부│이신李信의 한국 信學

이신 서거 40주기
『李信의 묵시의식과 토착화의 새 차원』의 출간에 기하여
이신 서거 40주기 추모 예배 및 출판 기념
한국 유학과 信學 그리고 이신의 영의 신학
Ⅰ. 지구 위기 시대에 우리 안에 ‘신뢰의 그루터기’를 세운다는 것
Ⅱ. 한국 유학(儒學)과 신학(信學)
Ⅲ. 퇴계 신학(信學)과 이신의 영(靈)의 신학(神學)
Ⅳ. 한국 신학(信學)의 세 차원 ― ‘난간 없는 사유’에서 ‘사유하는 신앙’으로
Ⅴ. 새 시대를 위한 새 ‘경’(經) 쓰기

믿음의 새길을 찾아서
― 2024년 한국信연구소 출판기념회 및 李信상 시상식에 부쳐
저자 소개
저자 : 이은선
한국 여성통합학문(Korean Feminist Integral Studies for Faith) 연구가이다. 유교 문명과 기독교 문명의 대화를 통해서 인류세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다. 한국적 신학(信學)과 인학(仁學)의 구성을 위해 ‘신학(神學)에서 신학(信學)으로’라는 모토와 함께 종교와 정치(性), 교육 등의 영역을 가로지르며 글쓰기를 한다. 스위스 바젤대학에서 신학박사, 성균관대학교에서 한국철학으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고, 한국여성신학회와 아렌트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한국양명학회, 유교학회, 종교교육학회, 교육철학학회 등에서 활동했다. 현재 세종대 명예교수이고, 한국信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생물권 정치학 시대에서의 정치와 교육-한나 아렌트와 유교와의 대화 속에서』(2014), 『다른 유교, 다른 기독교』(2016), 『세월호와 한국 여성신학』(2018), 『통합학문으로서의 한국 교육철학』(2018), 『동북아 평화와 聖·性·誠의 여성신학』(2020), 『사유하는 집사람의 논어읽기』(2020) 외 다수가 있다. 공저로 『21세기 보편 영성으로서의 誠과 孝』(2016), 『3·1운동 백주년과 한국종교개혁』(2019), 『한국전쟁 70년과 ‘以後’교회』(2020), 『李信의 묵시의식과 토착화의 새 차원』(2021), 《Korean Religions in Relation, editedby K. Min》(SUNY 2016), 《Dao Companion to Korean Confucian Philosophy,edited by Young-chan Ro》(Springer 2019) 등 다수가 있고, 역서로 줄리아 칭, 『지혜를 찾아서-왕양명의 길』(1998)과 줄리아 크리스테바, 『한나 아렌트-삶은 하나의 이야기다』(2022)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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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책 속에서

그에 따르면, 예술은 현대문명이 불러온 의식의 둔화와 이매지네이션의 부패를 지적해주지만 그 ‘치명적인 병’을 치료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종교다. 그래서 그는 기독교 신앙이 “진부하고 낡아빠진 회고주의”에 빠지는 것을 극히 경계하면서 “기독교가 갖는 본래의 역동성”을 회복할 것을 강조한다. 자신의 ‘슐리어리스트 신학’은 한마디로 ‘靈의 신학’과 ‘새 술에 취한 사람들의 말’이라고 하는데,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모든 현실의 감각을 뛰어넘으면서도 바로 또 그 안에서 그 너머를 보기 때문에 그의 신학과 예술은 참으로 ‘불이적’(不二的)이다.
--- 「1부, 이것과 그것」 중에서

그는 그 환상과 저항이 20세기 초 제1차 세계대전을 뚫고 나온 전위파 예술 운동가들의 초현실주의 의식과 닮았다고 보았다. 또한 이신은 그 논문에서 이미 19세기 중엽 한국 동학의 최제우를 같은 전위 묵시문학가로 보고 논문에 담았다. 귀국 후 몇 차례에 걸쳐 “전위예술과 신학”이라는 제목으로 『기독교사상』에 그러한 자신의 통찰을 담아냈다. 이신의 이 그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우리는 어쩌면 “보기는 보아도 보지 못하며, 듣기는 들어도 듣지 못”하는지도 모르겠다. 이 그림과 더불어 소개하는 그의 시 “계시I”도 유사한 시기에 쓴 것으로 보이지만, 이 역시 ‘새 술에 취한 사람들’의 말처럼 쉽게 알아들을 수 없다. 다만 가늠할 수 있는 것은 이번 그림의 형상이 보여주는 대로 대지 위에 찬란한 태양이 떠오르듯이, 두 마리 물고기의 상징으로 전적 새로워짐의 세계가 희구되듯이 그는 참으로 새로운 신학과 세상의 탄생을 고대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 새로운 탄생이 바로 영적 소수자들의 창조적 비전과 저항에서 가능해진다고 보았다. 슐리어리스트는 바로 그러한 영적 비전을 가지고 기존의 체제와 틀에 반란을 일으키는 계시의 소유자들이다. 2천 년 전에 이 땅에 오신 예수도 그 환상과 저항으로 이 세상이 전적으로 새로워지는 길을 여셨고, 오늘 우리 시대도 다시 새로운 그리스도의 탄생을 고대한다.
--- 「1부, 계시 I」 중에서

이신은 인류 문명의 과학적 성과를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그러나 그것이 다가 아니라 과학으로 아직 들추어내지 못한 ‘인격’과 ‘영’과 ‘초현실’의 차원이 있기 때문에 우리의 죽음 이해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생물학적인 죽음은 이제 생리적으로 허구이기 때문에 염려할 필요가 없고, 오히려 인간에게 있어서 진정한 죽음인 인격의 죽음에 관심해야 하는 시대가 왔음을 밝히는 것이라고 하겠다. 그의 믿음에 대한 강조와 고독을 받아들이는 입장, 인격의 죽음을 말하는 모든 이야기가 오늘 ‘인공지능’(AI)과 ‘초인간’(transhuman)을 말하는 시대에 더욱 의미 있게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을 여기서 말하지 않을 수 없다.
--- 「2부, 나는 왜 오늘도 여전히 이신(李信)에 대해서 말하려고 하는가?」 중에서

아버지는 가난보다 더 큰 문제는 “의식의 둔화”이고, “이매지네이션의 부패”이며, 창조적으로 살지 않는 것이라고 항상 이야기하셨는데, 그때 어렸던 저희에게는 잘 이해되지 않는 이야기들이었고, 구체적인 몸의 감각으로 느낄 수 없는 정신과 신앙을 위해서 현실의 고통을 견뎌야 하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어른이 되어 한 사회인의 삶을 살다 보니 아무리 작고 낮은 수준에서라도 그렇게 어떤 정신과 신념을 위해서 이익을 포기하고 물질을 희생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하는 것을 알아가니 아버지의 삶이 어떠했을지를 다시 깨닫게 됩니다. 더군다나 요즈음처럼 사회 전체가 물질적으로 훨씬 풍부해진 상황에서도 그 물질의 자발적 포기가 쉽지 않은데, 그때 그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그런 삶을 사셨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 「2부, 한국의 문화신학자 이신(李信)을 말하다」 중에서

혹자는 소수자의 특성으로 보편화할 수 있는 능력을 들었습니다. 남들이 알아보지 못하는 숨겨진 보편성을 찾아내어 그것으로 그때까지 각종 분파와 분열로 서로 나뉘어져 있고 서로를 소외시키며 싸우는 현실을 더 크고 보다 근원적인 보편성으로 함께 묶어내고자 하는 열정과 이해, 감수성을 말합니다. 이신은 ‘한국그리스도의교회’와 인간의 ‘신뢰성’(信)이라는 큰 보편성을 가지고 지금까지 교파와 이데올로기와 각종 차별로 서로 나뉘어 있는 한국교회와 사회를 크게 하나 되게 하고자 했습니다.
--- 「2부, 『환상과 저항의 신학 ― 李信의 슐리얼리즘 연구』 출판을 기념하며」 중에서

이어지는 본인 이은선의 글은 좀 더 긴 한국 사상사적 안목에서 이신의 사고를 자리매김하고자 했다. 그리고 그 미래 역할도 단지 기독교나 교회, 종교 안에서의 그것이 아니라 훨씬 포괄적이고 보편적인 의미로 인류 문명사의 관점에서 오늘의 ‘인류세’(Anthropocene)의 한계를 넘을 수 있는 한국적 보고(寶庫)로 살피고자 했다. 특히 신유교 전통에서의 퇴계 선생이나 이후 동학의 최제우, 한국적 역(易)의 창시자 김일부의 ??정역??(正易) 정신과 연결 지으면서 그 미래적 역할을 전망했다. 한국적 묵시문학가로서의 이신의 ‘영(靈)의 신학’이 담지하고 있는 인간 의식과 인식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들을 유교와 기독교의 대화에서 나온 한국 ‘신학’(信學)과 ‘인학’(仁學)의 관점에서 언술하며 그의 문명 정신사적 자리를 살핀 것이다.
--- 「3부, 이신 서거 40주기 『李信의 묵시의식과 토착화의 새 차원』의 출간에 기하여」 중에서

이신은 일찍이 시대에 대한 예민한 묵시 의식과 그를 넘어서고자 하는 간절함으로 “슐리얼리즘의 신학”이라는 언어를 가져왔습니다. 그것을 “영(靈)의 신학”으로 풀면서 “새 술에 취하는” 일에 대해서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 일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서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고 누구나 신학자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온갖 갈등과 분쟁, 분당을 넘어 새로운 환상의 세계가 가능하도록 새로운 술에 취하는 일이 과연 무엇인지의 물음을 가지고 열한 명의 저자가 씨름한 결과가 ??이신의 묵시의식과 토착화의 새 차원??입니다.
--- 「3부, 이신 서거 40주기 추모 예배 및 출판 기념」 중에서

이렇게 신학(信學)의 일은 한마디로, 17세기 조선 정하곡의 언어를 다시 가져오면, (인간적인) ‘언어에 머무는 일’, 즉 “존언”(存言)의 일로 표현할 수 있겠다. 그것은 사유와 판단, 상상의 일을 계속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창조해 가는 창조자의 삶을 말하고, 세상과 더불어 책임의 삶을 살겠다는 용기와 자기 절제와 겸허, 자기희생의 삶을 포괄하는 것이겠다. 그 가운데 참된 기쁨과 희락이 있다는 것, 희망이 있다는 것, 그것을 각자 삶의 열매로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우리 시대와 사회와 미래를 위한 신뢰의 그루터기로 거듭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아직 충분히 그 일을 이루지 못했다 하더라도 다시 그 일을 새롭게 ‘시작하는 힘’이 있다는 것, 성 어거스틴의 “인간은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 창조되었다”라는 말의 참뜻일 것이다. 히브리 성경 창세기의 “태초에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하셨다”라는 것에 대한 믿음일 것이다.
--- 「3부, 한국 유학과 信學 그리고 이신의 영의 신학」 중에서

한강이 태어나서 두 시간 만에 죽은 언니를 자신의 몸으로 대신하고 싶었던 것처럼, 어쩌면 저도 그와 유사하게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중학교 3학년의 나이로 떠나간 언니에게 제 몸을 빌려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고, 1960년대 온갖 고통에 찬 시간을 보내고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버지가 귀국해서 10여 년 만에 돌아가시자 그에게 제 목소리를 빌려드리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에게 ‘信’이라는 언어를 남기고 가신 그는 1927년생으로 우리의 20세기를 온몸으로 큰바람과 회오리로 겪으면서 자신의 그 믿음을 깊은 영(靈)의 신학으로, 슐리얼리스트 그림으로, 소박하지만 진한 감동을 주는 시로 남기고 가셨습니다. 그런 그로부터 나온 저희의 오늘 시간이 과거가 현재를 도운 것이고, 죽은 사람이 산 사람을 구원한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강은 자신 수상 기념의 마지막 말로 “어쩌면 내 모든 질문의 가장 깊은 겹은 언제나 사랑을 향하고 있었던 것 아닐까? 그것이 내 삶의 가장 오래고 근원적인 배음이었던 것은 아닐까?”라고 토로합니다.
--- 「3부, 믿음의 새길을 찾아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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