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나도 천천히 자라고 싶어.”
야생 동물 수의사가 전해 준 동물의 편지로 만나는
과학적이고 아름다운 동물들의 생태와 그들의 터전 이야기
“질 때 지더라도 일단 공격하고 보는 게 우리 방식이야. 싸움은 언젠가 끝나기 마련이고 살아만 있다면 결국 내가 이기는 거지.” (128쪽, 라텔의 편지)
축구 선수들은 왜 라텔의 머리 모양을 따라 할까? 라텔의 하얀 까까머리 스타일을 따라 하는 군인이나 운동선수 들은 야생의 라텔이 지닌 불굴의 의지를 닮고 싶어 한다. 인간뿐 아니라, 자연에서도 점박이무늬치타의 새끼들에게는 라텔을 의태한 하얗고 빳빳한 솜털이 등에 갈기처럼 나 있다. 이런 이야기를 꺼내며 자기의 용맹함을 한껏 뽐내는 라텔은 어린이 독자의 사고뭉치 또래 친구처럼 친근하다.
또 자신이 공식적으로 지구의 여덟 번째 곰임을 밝히는 판다, 다섯 개 뿔에 담긴 비밀을 속삭이는 기린, 큰 덩치 덕분에 세상에 별로 놀랄 일이 없다는 코끼리까지. 지구 곳곳에 사는 스물네 마리 동물 각각의 개성 넘치는 이야기가 책 속 가득 펼쳐진다. 특히 때로 장난꾸러기, 애늙은이, 터줏대감, 시시덕이, 깔끔이 같은 동물들의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문장은 읽는 재미를 더한다.
“그딴 체면이나 자존심을 다 챙기면서는 이 험난한 북극에서 살아갈 수 없어. 때론 우아하게도, 가끔은 비참하게도 살아갈 줄 알아야 하는 게 우리 야생 동물이란다.” (35쪽, 북극곰의 편지)
각 동물이 보낸 편지에는 자신의 개성뿐만 아니라 각자가 살아가고 있는 다채로운 자연환경과 생존 방법에 대해서도 잘 나타나 있다. 혹독한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때로 체면을 구기는 일도 마다하지 않으며 적응해 나가는 여러 동물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다양한 동물들의 존재를 더 가까이 느끼고, ‘지구는 모두의 집’이라는 것을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사실 우리는 너희의 무관심을 원해.”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성찰하게 하는 당찬 목소리
야생 동물에게서 배우는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
“너희의 관심을 받지 못해도 우린 전혀 서운하지 않아. 오히려 그것이 바로 원하는 거야. 동물들은 사람들의 특별한 관심을 받지 않을 때 훨씬 더 잘 살곤 해.” (94쪽, 까치의 편지)
우리 인간은 지구에 함께 사는 많은 동물과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까? 동물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어린이들도 그 방법을 스스로 찾을 수 있다. 때로는 너무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어떤 동물들은 사려 깊은 무관심을 원한다. 춥고 열악한 시베리아에 사는 눈표범은 인간을 좀처럼 만나기 어렵지만, 딱 이만큼의 거리가 좋다고 이야기한다.
또 어떤 동물들은 인간에게 빼앗긴 것을 돌려받고 싶어 한다. 사막의 낙타는 이제 인간에 기대어 사는 신세지만, 인간이 빼앗아 간 사막의 오아시스를 되찾는다면 언제든 다시 스스로 살아갈 준비가 되어 있다. “나의 오아시스를 돌려줘.” 하고 외치는 낙타의 편지를 읽고 나면 모든 생명이 함께 잘사는 지구를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할지 깊이 생각하게 된다.
또 어떤 동물들은 조금 시끄럽고 귀찮은 것을 참아 달라고 부탁한다. 여름 한 철밖에 살 수 없어 그 한 철 내내 바삐 살아야 하는 매미와, 역시 새벽부터 부지런히 짹짹 지저귀며 살아야 하는 참새는 그런 자신들을 좀 더 어여삐 여겨 달라고 당부한다. 각 동물의 사정을 깊이 이해하고 나면 이들을 좀 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볼 수 있게 된다.
서로를 모두 알기에는 짧은 편지이지만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자연과 생명에 관한 빛나는 통찰로도 가득하다. 영리한 평화주의자인 침팬지와 멋진 춤을 출 줄 아는 악어, 단순한 사랑을 하는 코끼리 등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동물들에게서 명쾌하고 때로는 예리한 삶의 태도를 배울 수 있다.
편지를 읽다 보면 몸과 마음을 한껏 가볍게 비우고 더 신나게 뛰고, 멀리 헤엄치고, 높이 나는 동물들의 하루가 눈앞에서 벅차게 그려진다. 동물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모두 듣고 나면 지구 위의 여러 생명을 이해하는 동시에 그중 한 구성원인 인간에 대해서도 더 깊이 이해하게 될 것이다.
초등 교과 연계
4-2 생물과 환경 | 3-1 동물의 생활 | 3-1 생물의 한살이
* 인증유형 : 공급자 적합성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