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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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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서장 재활 캠프

1장 뇌성마비 체험
1 뇌 속 가상현실
2 긴장하기 쉬운 몸
3 접칼 현상의 쾌락
4 움직임을 받아들여 사람을 다루다

2장 트레이너와 트레이니
1 풀리는 몸
2 응시당하는 몸
3 버려진 몸
4 마음에 개입하므로 몸이 경직된다
5 신체에 대한 개입이 폭력으로 변할 때
6 대학생 트레이너와 함께한 춤

칼럼-뇌성마비 재활의 사회사

3장 재활의 밤
1 석양
2 걷지 않는 아이의 방
3 걷는 아이의 방
4 여자 목욕탕
5 자위에 열중하는 소년

4장 탐닉
1 대비에 빠져들다
2 받아들일 수 없는 섹스
3 규범, 긴장, 관능
4 내게 맞은 여자애

칼럼-규율 훈련과 마조히즘

5장 움직임의 탄생
1 사물과 함께 만들어 내는 움직임
(1) 화장실과 연결되다
(2) 신체 외 협응 구조 아이디어
(3) 전동 휠체어는 어떻게 세계를 바꾸었는가?
2 사람과 함께 만들어 내는 움직임
(1) 사물과의 협응 구조를 모색하다 - 레지던트 1년 차
(2) 사람과의 협응 구조를 깨닫다 - 레지던트 2년 차
3 '큰 틀의 목표 설정'이 중요한 이유
4 세계에 시선을 쏟고 공유하다
5 서로 돕기에서 폭력으로

칼럼 - 땅바닥과 '풀면서 서로 줍는 관계’

6장 틈에 자유가 깃든다
1 양서류와 파충류의 중간쯤
2 '변의'라는 타자
3 신체에게 구원받다
4 맺고 열고 이어지고
5 쇠퇴를 향해

작가의 말
옮긴이의 말
저자 소개
저자 : 구마가야 신이치로
1977년 야마구치현에서 태어나 신생아 가사 후유증으로 뇌성마비를 얻었다. 도쿄대학교 의학부 의학과를 졸업한 후 소아과 의사로 일하다 같은 대학원의 의학연구과 박사과정을 거쳐 현재 도쿄대학교 첨단과학기술연구센터 교수로 재직하며 장애 및 질환의 당사자가 주체가 되는 당사자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재활 경험과 자립에 관한 자전적 탐구를 담은 《재활의 밤》으로 2010년 신초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다. “자립은 ‘의존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의존할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상태’”라는 자립에 관한 새로운 메시지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 주요 저서로 《당사자연구》 등이 있으며, 공저로 《책임의 생성: 중동태와 당사자연구》, 《발달장애 당사자연구: 자폐인이 몸, 그리고 세계와 관계 맺는 방식》, 《혼자 괴로워하지 않기 위한 ‘고통의 철학’》 등이 있다.

역자 : 조승미
도쿄대학교 대학원 인문사회계연구과 사회정보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옮긴 책으로 《돌봄의 사회학》, 《나는 넘어지고, 싸우고, 울었다》, 《생명의 여자들에게》, 《페미니즘, 한계에서 시작하다》, 《증오하는 입》, 《비혼입니다만, 그게 어쨌다구요?!》 등이 있으며, 공동연구로 〈혐오표현 실태조사 및 규제방안 연구〉(국가인권위원회, 2016)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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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오래된 신화인 재활치료를 벗어나
‘정상적’ 신체와 움직임의 규범을 거부하고
타인과 ‘서로 줍고 주워지는 관계’를 맺으며 자립하기까지

저자 구마가야 신이치로는 출산 과정에서 산소 결핍으로 뇌에 손상을 입어 선천적으로 뇌성마비를 지니고 태어났다. 어린 시절 매해 참여했던, 유년기를 지배한 기억인 ‘재활 캠프’에서 경험한 고통과 수치의 기억을 떠올리며 그는 자신의 몸과 장애, 자립을 새롭게 정의한다. 재활 캠프에서는 휠체어나 보조 기구를 금지하고 ‘정상적인 움직임’, 즉 ‘비장애인의 움직임’을 학습시켰다. 하지만 장애를 가진 몸은 ‘정상적 신체’의 정형적이고 규범적인 움직임을 습득하지 못했다. 성인이 된 후 저자는 ‘비장애인의 움직임’을 모범으로 삼아 ‘정상적’이고 ‘이상적’인 발달 과정에 맞춘 혹독하고 고통스러운 재활 훈련과 결별하고 자립생활을 하며 자신만의 움직임과 주변 환경과의 관계를 스스로 만들어나가기 시작했고, 그 경험을 자세히 책 속에 담았다.

저자는 쉽게 굳고 뻣뻣해지는 자신의 몸을 운동생리학자 베른슈타인(Nikolai Bernstein)의 ‘신체 내 협응 구조’라는 의학적 개념으로 설명한다. 뇌성마비가 있는 몸은 과도한 신체 내 협응 구조 때문에 감각기관과 운동기관이 조화롭게 동작하지 않고, ‘정상적인 움직임’을 해내지 못한다. 저자는 자립생활을 시작한 후 자신의 움직임을 보완하기 위해 사물이나 타인과의 연결을 모색했고, 이를 ‘신체 외 협응 구조’라고 이름 붙였다. 장애를 가진 몸이 ‘비장애인의 움직임’을 해내지 못해도 주변 사물/사람과의 협응이 이루어지면 자립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다.

저자는 ‘정상적인 움직임’이라는 규범에서 벗어나 무용하고 무의미해지는 자신의 움직임을 타자에게 ‘주워지지 못한’ 것이라는 독창적인 언어로 표현한다. 또한 서로 움직임을 ‘줍고’, 서로의 움직임이 ‘주워진’다면 규범에서 벗어난 몸과 움직임으로도 충분히 자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 예시로 저자는 혼자 살기 시작한 집에서 화장실을 개조한 일화를 자세히 소개한다. 개조되지 않은 화장실에서는 ‘거부당하는’ 감각을 느낀 반면, 자신의 몸과 움직임에 맞춰 개조된 화장실을 이용할 때는 화장실이 자신의 움직임을 ‘주워주는’ 경험을 한다. 저자는 전동 휠체어를 타고 산책하는 경험, 병원에서 레지던트 생활을 했던 경험 등을 통해 장애를 가진 몸이 사물과 적극적으로 타협하며 규범에서 벗어난 ‘자신만의 움직임’을 만들어나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레지던트 시절 동료와의 협동이나 돌봄을 수행하는 활동지원사와의 협응을 예시로 들며 사물뿐만 아니라 타인과도 ‘서로 줍고 주워지는 관계’를 맺을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유년 시절 반복되었던 재활치료의 강압적이고 불평등한 과정에 관한 생생한 경험을 풀어내며, 장애를 가진 몸과 그 움직임을 교정하려는 치료적/의학적 관점의 재활치료 현장의 역사와 맥락을 당사자의 관점에서 날카롭게 비판한다. 또한 자립생활을 시작한 후 ‘비장애인의 움직임’에 도달하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장애를 가진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적극적으로 세상/타인과 교섭할 방도를 탐구한 치열한 과정이 담겨 있다.

관찰당하는 몸, 패배의 관능, 실금의 자유, 쇠퇴의 경험…
기이하고 생생한 관능과 자유의 장애 정치

재활 캠프에서는 ‘비장애인의 움직임’을 달성하기 위한 규범적인 운동 목표가 설정되고, 트레이너는 훈련을 받는 트레이니의 움직임을 일방적으로 계속 주시했다. 그러다 보니 트레이니 역시 트레이너의 시선을 내면화하고, 자신의 것이 아닌 움직임을 실현하려 애쓰게 되었다. 저자는 트레이너와 트레이니의 관계가 ‘서로의 움직임을 풀면서 줍는 관계’가 아니라 ‘응시하고/응시당하는 관계’, ‘가해/피해 관계’로 나아갔다고 설명한다. 트레이니의 몸은 더더욱 긴장하고, 움직이려는 노력은 실패하고, 트레이너는 트레이니의 몸에 강제로 개입하고, 결국 트레이니는 점차 힘을 잃고 무너지며 굴복한다. 저자는 이런 과정을 반복해서 겪으며 기묘한 쾌감과 관능을 느꼈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 가장 주요하게 드러나는 개념은 ‘관능’이다. 저자는 장애를 가진 몸이 큰 힘에 의해 열리거나 풀어져 긴장을 잃을 때 느꼈던 쾌감을 ‘패배의 관능’이라고 명명한다. 그는 재활 캠프와 일상에서 신체에 대한 개입을 경험하며 피학적인 섹슈얼리티를 갖게 되었고, 작고 왜소한 몸집을 유지하고 싶다는 욕망으로 섭식장애를 앓았음을 고백한다. 또한 이러한 고백 속에서 장애 당사자의 섹슈얼리티를 드러냄과 동시에 폭력적이고 일방적인 관계에서 오는 두려운 관능이 아닌, 상호적이고 협응하며 실패를 받아들이는 관계에서 오는 안전한 관능에 대한 욕망도 보여준다. 저자는 오랫동안 자신의 움직임을 받아들여 주고, 안전하게 무너지고 몸을 맡길 수 있는 대상을 갈망해왔다.

저자가 탈규범적 관능의 예시로 가장 주목하는 것은 그가 재활의 세계를 떠나 자립하기 시작한 후 가장 처음 시도했던 활동인 ‘배변’의 실패, ‘실금’이다. 자신을 도와주는 조력자나 자신의 몸에 맞춰진 화장실이 없는 상태에서 변의를 이기지 못했던 순간, 조르주 바타유(Georges Bataille)의 ‘배설’ 개념을 가져오며 굴욕과 황홀감을 묘사하는 기이하고 날것의 서술은 묘한 힘을 가지고 독자들을 끌어들인다. 저자는 실금의 순간을 사물 및 사람과의 연결을 잃어버린 상태로 설명하며, 자신을 도와줄 조력자나 자신의 몸에 맞춰진 환경이 있다면 얼마든지 받아들여지고 세상과 다시 연결될 수 있음을 역설한다. 그렇게 저자는 ‘규범에서 벗어난 일’, ‘있어서는 안 되는 일’로 규정된 것을 ‘규범에서 벗어났더라도 괜찮은 일’,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로 인식할 때 생겨나는 자유를 보여준다.

나아가 이러한 해방적인 자유에 관한 인식을 확장해, 나이가 들고 2차 장애가 생겨나며 점차 ‘쇠퇴’하는 몸에 대한 수용과 인정으로 사유를 넓힌다. 장애를 가진 사람뿐만 아니라 우리는 모두 쇠퇴하는 존재이며, 언제까지나 ‘정상적’이고 규범적인 움직임을 수행할 수 없고, 그러므로 더더욱 규범 바깥을 인식하고 주변 환경 및 타인과 적극적으로 협응하며 새로운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독자들은 책을 읽으며 저자가 경험한 생생한 굴욕과 기묘한 관능에 몰입하고, 세상과 타인을 향한 끊임없는 상호작용 시도에 이입하며, ‘정상적인’ 규범에서 일탈하고 다시 연결되는 자유와 해방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당사자의 시선과 몸에서 이루어지는 ‘당사자연구’,
장애 당사자의 자립과 삶을 가장 급진적으로 탐구하다

구마가야 신이치로는 장애나 질병 당사자가 의사나 사회복지사에게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능동적으로 자신의 장애와 질병을 연구하고 자립을 고민하는 ‘당사자연구’ 분야의 대표적인 연구자다. 현재 그는 도쿄대학교 첨단과학기술연구센터 교수로 재직하며 신체장애, 정신장애, 발달장애 등의 당사자연구에 힘쓰고 있다. 《재활의 밤》은 그가 당사자연구를 시작할 수 있게 한 첫 저작이다.
한국에서도 비장애중심성에 대한 비판적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장애학은 진보적 운동과 사상에 거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장애학은 정상성 규범과 배제에 대한 주요한 비판적 관점이며, 상호의존성과 관계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중요한 지점이다.

장애 운동과 당사자 운동의 앞선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일본에서 자립과 의존, 정상성과 치료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이 책은 장애학에 관심을 가진 한국 독자들에게도 중요한 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재활치료나 활동지원 등 장애 당사자의 곁에서 움직임과 일상을 지원하고 보조하는 영역에 있는 전문가들에게 급진적이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우리의 망가져 있음을 수용하고 주장하고 포용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뇌병변 장애 당사자이자 작가인 일라이 클레어는 《눈부시게 불완전한》에서 이렇게 썼다. 구마가야 신이치로는 정상 규범에서 벗어난 몸과 움직임, 욕망을 가지고 어떻게 사회와 교섭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지를 자신의 경험으로 보여준다. 이 책은 독자에게 장애 당사자가 느낀 비장애중심주의와 그에 저항한 치열한 시도를 마주하게 하고, 우리를 완전히 새로운 해방과 관능의 세계로 초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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