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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롤로그

1장 낯선 곳

찬란한 오해
그게 왜 궁금하죠?
그가 잠든 밤
초라해서 단단해지는 기분
창업을 꿈꾸는 느린 토끼
회색 작업복
고요한 저녁 식탁
거제의 숨은 고수들

2장 거제에 스며들다

우연이 운명이 되는 곳
바다 위의 공존
새벽 2시, 무인카페에서 만나요
감각이 돌아온 계절
휴가는 도시로
방콕녀의 첫 캠핑
아빠, 여행하듯 만나요
메러디스 빅토리호로 시작된 이야기
모두의 어린이날
숫자에 발목 잡히지 않고

3장 아이와 함께한 날들

어느 날, 남편이 떠나겠다고 했다
불편함 속에 머문다는 것
이기적 모성주의자
내 작은 보호자
밥에 담긴 마음
비가 내려도 뛰지 않아도 돼
선을 넘는 다정함

4장 거제와 어울리다

파도처럼 다가온 것들
익숙해지지 않는 이별
편견에 고하는 이별 선언
마음이 머무는 자리
이곳이 아프다
유가족과 생존자
차근차근 나에게로
그대로 있어 줘
저자 소개
저자 : 장영아
나와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읽고 쓰는 사람이다. 결혼 후 거제에 정착해 엄마이자 딸, 한 사람의 반려자로 살고 있다.
낯선 섬 생활은 낯선 나를 마주하게 했고 낯선 삶으로 이끌었다. 자연과 가까워지면서 환경 공동체 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현재 학교 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하고 있다. 혼자 읽는 즐거움이 함께 읽는 기쁨으로 넓어져 독서 모임을 꾸렸으며, 그림책 강의와 심리학 공부로 책과 사람을 잇는 일을 하고 있다. 그렇게 쌓인 일상이 모여 책이 되었다.
낯설고 고단했던 거제 생활의 흔적과 그 안에서 피어난 마음의 변화를 책에 담았다. 이 글이 당신의 하루에 작은 쉼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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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느린 속도로 사는 법

조선소와 연결된 원청 업체와 협력 업체 사이의 차별과 갈등, 편의점 아르바이트조차 쉽게 구할 수 없는 경력 단절 여성이 겪는 무기력함, 상대를 의식하지 않고 선을 넘는 사람들의 태도, 지하철커녕 버스조차 드문 환경, 도시에서 당연하게 누리던 각종 인프라의 부재까지. 거제 생활은 어느 하나 적응하기 쉽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두 살 아이를 안고 차를 몰아 달리던 해안도로에서, 바다가 끝없이 보이는 카페에서, 숲과 해변이 한눈에 들어오는 언덕에서 마음속으로 억눌리던 것들이 녹아내리며 숨통이 트이는 것을 느꼈다. 그제야 비로소 거제의 구석구석 보이지 않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주위 환경과 사람들에게 벽을 쌓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시선을 돌리자 마음을 짓누르던 기준, 내 몫이 아닌 책임, 남의 빛에 눌린 열등감까지 적나라하게 보였다. 흙 내음, 바람이 내는 휘파람, 잎사귀가 부딪히는 소리와 나뭇가지가 흔들리며 내는 울림, 자연의 움직임도 가깝게 다가왔다. 주변을 돌아볼 겨를 없이 앞만 보고 바쁘게 사는 도시 생활에서는 잊고 지낸 감각이, 치유되지 않고 방치된 어릴 때 상처가, 거제의 느린 속도에 맞춰 하나씩 되살아나며 치유되었다.

우연이 운명이 되는 곳, 거제

한두 명만 건너면 다 아는 사람이라는 거제의 촘촘한 관계망은, 사람들과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게 편하다고 여기던 저자에겐 부담스럽기만 했다. 너무 가까워도 불편하고 지나친 관심과 간섭은 참기 어려웠다. 그런 그에게 갑자기 훅 들어오는 주변의 손길이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스스로 쌓고 있던 편견과 오해의 벽을 조금씩 부수자 일상에서 오가는 사람들의 정서가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그렇게 맺어진 관계는 끈끈한 유대감을 만들었다. 독감이나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릴 때, 주말에도 일하는 아빠들을 대신해 엄마들이 공동육아로 힘을 모을 때, 환경 동아리를 만들어 해변 쓰레기를 주울 때, 아이와 부모가 함께하는 독서 모임을 가질 때. 고비 때마다 서로의 손을 내밀어 함께하는 이들이 든든하고 따뜻한 동아줄이 되었다.
남편이 LNG선 기관수가 되어 떠난 뒤에도 저자는 거제에 남아 독박육아 워킹맘 생활을 하고 있다. 남편이 없는 거제를 떠날 수도 있었지만, 점차 머물러야 하는 이유가 쌓이는 중이다. 거제를 더 알고 싶고 거제의 자연을 지키며 거제에 스며들고 싶다. 행복이라고 부르기엔 소박하고 기쁨이라고 하기엔 평범해 보이는 일상의 감정이 하루를 채운다. 서두르지 않고 하루를 계획하며 해야 할 일보다 하고 싶은 일을 먼저 떠올린다. 부족한 듯, 넘치지 않게 사는 오늘을 오히려 감사하며 살아간다.

삶의 무대가 바뀌거나 뭔가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많은 사람이 외롭고 불안하고 두려움에 주춤한다. 자신의 자리가 어디일까 고민하면서도 막상 무엇을 해야 할지 헛갈리며 판단마저 무뎌진다. 저자 역시 거제라는 낯선 곳에서 방황했다. 그는 낯섦을 이해하려고 애쓰며, 이름조차 붙이기 어려운 흐릿한 감정을 면밀히 관찰하며 나아갔다. 그 변화 흔적을《스며들며 살아갑니다》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과거의 상처, 편견, 사람과의 관계로 고민하거나 자책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위로의 메시지로 권한다. 독박육아 워킹맘이 낯선 생활에 적응하는 일상 이야기를 보다 보면 자신의 삶을 따뜻하고 다정하게 바라보는 눈을 뜨게 된다. 자기만의 속도로 살아갈 용기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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