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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문

01 블러드 뮤직
02 죽은 자의 길
03 슈뢰딩거의 전염병
04 탄젠트
05 자매들
06 길은 어디로도 향하지 않는다
07 슬립사이드 이야기
08 웹스터
09 다시 나타난 화성인

작가의 말 즐거움의 기계
저자 소개
저자 : 그렉 베어 Greg Bear
미국의 SF 작가. 통찰력 있는 과학 전망과 풍부한 인물 묘사, 그리고 과학과 기술이 사회에 미칠 영향을 생생하게 그려낸 작가라는 평을 받았다. 나노기술을 소설에서 최초로 묘사한 작가로 알려져 있다. 1951년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태어났다. 16세에 첫 소설 「디스트로이어(Destroyer)」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고 1983년부터 여러 단편 걸작을 발표하며 작가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다졌다. 그는「하드포트(Hardfought)」로 네뷸러상을,「블러드 뮤직(Blood Music)」으로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탄젠트(Tangents)」로 휴고상과 네뷸러상 및 성운상을 받았다. 작가는 총 30여 편의 SF와 판타지 소설을 발표했는데, 네뷸러상의 모든 부문을 수상한 단 두 명의 작가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샌디에이고 코믹콘의 공동 창립자 중 한 명이다. SF 판타지 관련 주제에 대한 예술적 재능을 장려하고 후원하는 비영리 교육 단체인 ‘SF 판타지 작가 협회’의 창립 멤버로 활동했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는 미국의 국가우주정책시민자문위원회에서 활동했으며, 1988년부터 1990년까지 미국 SF 작가 협회에서 회장을 역임했다.
그는 1984년 코믹콘의 잉크팟상(Inkpot Awards), 2006년 하인라인상(The Heinlein Award), 2017년 평생 공로상인 포리상(Forry Award)을 수상했다. 2022년 심장 수술 합병증으로 별세했다.

저자 : 유소영
전문 번역가이며 서울대학교 해양학과를 졸업했다. 셰한 카루나틸라카의 부커상 수상작 『말리의 일곱 개의 달』을 번역하였고, 제프리 디버의 링컨 라임 시리즈를 전담 번역했다. 제이슨 르쿨락의 『히든 픽처스』, 『블라인드 웨딩』, 매슈 블레이크의 『안나 O』, 앤 클리브스의 형사 베라 시리즈 『하버 스트리트』, 퍼트리샤 콘웰의 법의학자 케이 스카페타 시리즈를 우리말로 옮겼다. 그 밖에 팻 머피의 『사랑에 빠진 레이철』, 존 스칼지의 『무너지는 제국』, 『타오르는 화염』, 리처드 모건의 『얼터드 카본』, 존 딕슨 카의 『벨벳의 악마』, 발 맥더미드의 『인어의 노래』 등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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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비인간과 인간이 공존하는 새로운 차원의 생태계
나노기술이 최초로 등장한 SF

“사람들은 모른다. SF야말로 동시대 최고의 사회소설이며 그렉 베어는 최고의 작가라는 것을. 나는 그를 존경한다.”_도리스 레싱(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지식의 축적과 기술 발달을 통해 환경을 통제하면서 생존해 온 인류는 다른 종을 배제하면서 지구의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했다. 베어는 소설집 『탄젠트』에서 과학기술이 발전하는 속도에 비해 더디게 변화하는 인간 문화 이데올로기 사이의 불균형에 주목했다.

“난 체내에서부터 재조립되고 있어.”
「블러드 뮤직」은 실험을 통해 지능을 지니게 된 세포에 대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비극을 다룬 바디호러 SF다. 유전공학자 버질은 ‘마음껏 증식하고 개선하라’는 컴퓨터 학습을 통해 스스로의 의지를 지니게 된 세포 군집을 몸에 주입하는데, 통제할 수 없을 기세로 발전하는 몸속 초미세 생태계가 자신의 뇌까지 점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의사를 찾으면서 전개된다. 이 단편은 휴고상 수상 다음 해 중편으로 보완되어 다시 출간되었으며, 프랑스의 아폴로상을 받았다.

“전 여기 갇혀 있으니까. 바깥세상에서는 아무도 내게 관심을 주지 않으니까.”
앨런 튜링에 대한 존경이 깃든 단편 「탄젠트」에는 고립된 외로움에 고통받는 두 인물의 연대를 다룬다. 소년 팰은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인물이며, 수학자 투시는 시간 여행으로 과거에서 현대로 온 인물이다. 자신을 아무도 알지 못하는 이 3차원 세계에서 탈출하고 싶다는 갈망을 지닌 두 인물은 4차원에도 문명이 있음을 알아냈고, 그곳으로 넘어가고자 시도한다. 「탄젠트」는 휴고상, 네뷸러상, 성운상을 받았으며, 로커스상과 독일의 쿠르드 라스비츠상 후보에 올랐다.

“할머니와 닮았다는 건 어떤 기분이야?”
유전자 조작을 통해 아동을 설계할 수 있는 미래를 다룬 「자매들」은 1990년 발표되어 로커스상과 네뷸러상 후보에 올랐다. 유전공학에 대한 대중적 관심과 논쟁을 불러일으킨 영화 〈가타카〉보다 먼저 발표되었다는 점에서 베어의 선구적 시각이 돋보인다. 설계된 친구들을 부러워하는 자연아동 레티샤는 스스로를 ‘결함품’이라 부른다. 하지만 기술의 부작용으로 인해 친구들이 차례로 사망하기 시작하면서, 주변 어른들이 사전설계아동을 ‘결함품’ 취급하기 시작하는데…. 뒤집힌 세계 속에서 자아가 흔들리는 아이들 사이, 주인공 레티샤의 마지막 행보를 통해 인간과 비인간 사이의 감동적인 성장과 연대를 강조했다.

SF라는 장르를 위해 평생을 헌신한 작가
그렉 베어가 초대한 차원 너머의 무언가

“그렉 베어의 가장 사랑스러운 지점은 SF가 제공할 수 있는 모든 영역을 자유롭게 포용한다는 점이다. 무한한 상상력을 지닌 그는 우리를 장대한 여정으로 이끌었다.”_로버트 J. 소여(휴고상, 네뷸러상, 켐벨상 수상 작가)

그렉 베어는 SF에 호러의 공포, 판타지의 신비로움, 동화의 서정성을 결합하며 SF의 가능성을 끌어올렸다. 냉철한 과학 서사에 깊이 있는 인물 묘사를 가미하여 하드SF가 감정과 사유를 품을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러한 결합은 기술 그 자체보다 기술이 문명으로 기능하는 세계 속 숨 쉬는 인간 존재의 의미를 깊이 탐구하게 했다. 샌디에이고 코믹콘 인터내셔널의 공동 창립자 중 한 명인 그는 SF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는데, SF 판타지 작가 협회로 알려진 미국 SF작가 협회의 회장을 2년 동안 역임하며 SF 판타지 관련 주제에 대한 예술적 재능을 장려하고 꾸준히 후원했다. 『SF의 모든 것을 담은 백과사전(The Ultimate Encyclopedia of Science Fiction)』에서 ‘최우수 하드SF 작가’로 선정된 베어는 SF가 장르와 매체를 넘나들 수 있는 미래를 꿈꾼 인물이다. 소설집 『탄젠트』는 작가의 이런 성향을 드러내듯 SF 독자뿐 아니라 미스터리 독자도 매력적으로 느낄 단편이 다수 수록되어 있으며, 이후 수많은 SF 작품의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수록작 중 죽은 영혼을 천국 혹은 지옥으로 데려가는 트럭 운전수의 이야기를 다룬 「죽은 자의 길」은 1960년대 미국을 강타하며 〈기묘한 이야기〉, 〈어메이징 스토리〉, 〈블랙 미러〉 등의 원류격인 드라마 시리즈 〈환상특급〉의 에피소드로 제작되었다. 인류 절멸을 염두에 둔 물리학자의 미친 실험을 제시한 「슈뢰딩거의 역병」은 양자역학을 다룬 대표적인 고전 SF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찾아서』를 쓴 존 그리빈이 이 작품에 영감이 되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단편 「길은 어디로도 향하지 않는다」는 종말론적인 시각으로 인간의 업보에 대해 철학적으로 고찰하는데, 『20세기 최고의 대체 역사 단편선(The Best Alternate History Stories of the 20th Century)』에 선정 및 수록됐다.

1968년 성간 여행이라는 소재가 터무니없다는 비판을 받았던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가 우주 개척을 바라보는 지금 재평가되듯, 현대 독자에게 SF는 더는 생소한 소재가 아닐지도 모른다. 대중 인식에 빗대어 소비될 수밖에 없는 당대 SF의 소수성에 대해 그렉 베어는 “우리는 뼈와 근육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을 잊는 경향이 있다. 뼈와 근육이 없는 뇌는 제대로 된 일을 할 수 없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렉 베어의 소설에는 항상 변화하는 지식을 통해 후대로 이어지는 인간에 대한 경의가 담겨 있다. 현재의 지식이 항상 변화하는 만큼, 우리의 시선도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넓고 다양한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려는 시도가 담긴 그렉 베어의 SF가 지금 우리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 궁금하지 않은가?

저자의 말

많은 사람들에게 인쇄물은 소화하기 어렵다. 많은 용도와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다른 매체만큼 빠르고 효율적으로 정보를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딜레마는 분명하다. 인쇄 매체에는 다양성과 개인의 표현이 있으며, 글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상상하고 구체화하는 독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다. 그러나 텔레비전이나 영화만큼 많은 사람에게 다가갈 수는 없다.
텔레비전과 영화는 대중에게 적극적으로 소구하지만, 그러다 보면 아무 생각 없는 시청자에게 숟가락으로 떠먹여 주는 진부한 내용이 되는 경우가 많다.
컴퓨터는 인쇄 매체와 시각 매체를 결합함으로써 돈의 독점을 깨고 필연적으로 발전하게 될 다양한 예술 형식의 총칭, 즉 “회화적 서사”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작업하는 것을 가능케 할 것이다. (…)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면….
심호흡을 하자.
우리는 가능한 미래로 들어갈 것이고, 익숙해지려면 노력이 약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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