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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부에서 김남숙
별 세 개가 떨어지다 김채원
왓카나이 민병훈
하얀 손님 양선형
이사하는 사이 한유주
저자 소개
저자 : 김남숙
2015년 문학동네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아이젠』, 『파주』, 산문집 『가만한 지옥에서 산다는 것』 등이 있다. 2024년 젊은작가상을, 2025년 이효석문학상 우수작품상을 받았다.

저자 : 김채원
202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서울 오아시스』가 있다.

저자 : 민병훈
2015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재구성』, 『겨울에 대한 감각』, 중편소설 『금속성』, 장편소설 『달력 뒤에 쓴 유서』, 『어떤 가정』이 있다.

저자 : 양선형
2014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감상 소설』, 『클로이의 무지개』, 『말과 꿈』, 중편소설 『V섬의 검은 짐승』이 있다. 2025년 김현문학패를 받았다.

저자 : 한유주
2003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연대기』, 『나의 왼손은 왕, 오른손은 왕의 필경사』, 『얼음의 책』, 장편소설 『불가능한 동화』 등이 있다. 2009년 한국일보문학상을, 2015년 김현문학패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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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보다」를 주제로 한 새로운 앤솔러지 소설집

다섯 명의 소설가가 하나의 주제로 함께 글을 쓴 새로운 앤솔러지 소설집 『보다』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하다 앤솔러지」는 동사 「하다」를 테마로 우리가 평소 하는 다섯 가지 행동 즉 걷다, 묻다, 보다, 듣다, 안다에 관해 모두 25명의 소설가가 같이한 단편소설집이다. 그 세 번째 앤솔러지 『보다』 편에는 김남숙, 김채원, 민병훈, 양선형, 한유주가 함께한다. 날것의 감성과 타고 난 감각을 바탕으로 어떻게든 결국 살아가고자 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써오는 김남숙은 어느 자매와 그들의 연인들이 함께한 여행에 관해 글을 시작한다. 김남숙의 「모토부에서」는 실제로 바탕화면에 「모토부에서」라는 첫 마디를 쓰고는 글을 진척시키지 못하는 한 소설가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오키나와 모토부에서 있었던 일, 그리고 그 후 이 소설가의 언니에게 벌어진 일이 덤덤한 말투로 서술된다. 언니를 보면서, 모토부의 바다를 보면서, 써지지 않는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면서 「나」는 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알려고 한다.

상실과 부재의 쓸쓸한 세계를 그리면서도 그 안에서 희망과 긍정을 찾아내어 섬세하게 전달하는 김채원은 「별 세 개가 떨어지다」를 통해 다시 한번 독자에게 슬픔과 따뜻함을 동시에 느끼게끔 한다. 석 달간 소식이 없어 할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지 걱정하게 된 외손녀와 친손녀는 홀로 사는 할아버지의 종묘원을 사이좋게 방문하게 된다. 다행히도 할아버지는 종묘원에서 혼자 재미있는 걸 하고 있고, 두 사람 역시 안심하는 마음으로 할아버지와 즐겁게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종묘원에서 누군가의 「발」을 보게 되는데…….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단편 작업뿐 아니라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내면세계를 세심하게 글로 풀어내는 민병훈은 새로운 단편 「왓카나이」에서 한 사람의 숨겨진 마음을 우리에게 고백하듯이 아름다운 문장으로 들려준다. 일본의 최북단 도시인 왓카나이에 오게 된 한 남자는 소야곶에 서서 내내 바다를 바라본다. 하지만 그는 뭔가를 보기 위해 온 게 아니다. 눈이 내리는 왓카나이를 여행의 종착지로 삼은 이유는 단 하나, 살아갈 이유를 찾기 위해서다. 정작 그가 바라보고 싶으나 바라볼 수 없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는 그걸 찾게 되는 것일까.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적 소설과 자신만의 독특한 글쓰기 방식을 선보이는 양선형은 「하얀 손님」을 태우게 된 어느 운송 기사의 몇 시간을 마치 카메라로 쫓듯 따라다닌다. 조수석에 하얀 손님을 태운 채 교통 체증에 시달리게 된 기사는 그 순간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고, 우리는 그의 지나온 삶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된다. 그리고 하얀 손님 역시 자신의 친구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결국 그들이 함께한 몇 시간은 둘이 함께 어딘가를 여행한 것임을 깨닫게 된다.

「아귀가 들어맞는 듯하면서도 미묘하게 어긋나는 시간과 사물, 사람의 관계를 그려 내며 삶과 존재에 불가피한 모순을 건드려 온 소설가」 한유주는 「이사하는 사이」에서 그만의 경계가 풀어지거나 모호해지는 세계를 다시 한번 보여 준다. 옆 동으로 이사를 막 마친 「산희」는 이삿짐에서 청소기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다음 날 전에 살던 집을 찾아간다. 그런데 벌컥 문을 열고 나온 새로운 세입자는 산희와 똑 닮아 있었다. 산희는 그를 바라보고, 그도 산희를 바라보는데, 서로 바라보는 이들은 도대체 누구인가.

김남숙, 「모토부에서」

오키나와 모토부에서 맥주를 마시던 일화를 떠올리다가 문득 시작하게 된 소설이다.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염려와 불안으로 쓰인 소설이라고 할까. 소설은 원래 내가 살고 있는 세계에 또 다른 세계를 짓는 것 같다. 그 세계는 불완전하고 불안하지만 이상하게 그게 위안이 된다. 요즘은 폭력 이후의 삶에 대해 자꾸만 나도 모르게 쓰고 있는 듯하다. 사람은 고무같이 무르고 약해서 한번 망가지면 절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말을 자주 되새기게 되는데, 그런 소설을 요즘 쓰고 있는 것 같다. 괜찮아지고 싶지만, 온전히 돌아갈 수는 없는, 그런 소설. 이 소설은 그런 기로에 있는 「언니」에 대한 죄책감으로 쓰인 소설이다.

김채원, 「별 세 개가 떨어지다」

「보다」라는 주제로 단편을 쓰기로 했으니까 그 주제로 단편을 써야지, 결심하고 보니 본다는 것이 무엇인지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어떤 것을 본다는 것은 동시에 그 외에 다른 것은 보지 못한다는 걸 포함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무언가를 의도적으로 보지 못하려고 할 때 사람은 어떤 행동을 할까? 라는 질문이 생겼던 것 같다. 그 질문에 대한 내 나름의 대답은 「숨겨 주기」였다. 무언가를 숨겨 주고자 한다면 내 소설에서 그랬던 것처럼 종종 들킬 때도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다른 이에게 보이는 빈도가 현저히 적어지게 되지 않는가. 숨겨 주는 사람에게조차도.

민병훈, 「왓카나이」

홋카이도 여행 중 왓카나이 소야곶에 간 적이 있다. 바다를 보고 싶었지만 눈보라가 강하게 불어 눈을 뜨기가 힘들었다. 하얀 수평선 그 너머를 상상하며 소설을 구상했다.

양선형, 「하얀 손님」

응시의 주변, 다시 말해 「시야의 가장자리」라고 불리는 어떤 불확정적이고 모호한 공간에 대해 써보고 싶었다. 이 주변적인 가장자리는 죽음이나 삶의 바깥, 신비, 혹은 욕망의 진실을 드러내는 공간인 것도 같다. 「하얀 손님」은 응시할 수 없는 어떤 인물을 조수석에 태운 채 자신만의 「교통 체증」에 시달리는 한 사람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한유주, 「이사하는 사이」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막상 경험하게 되면 기이하기 짝이 없는 상황에 대해 쓰고 싶었다. 나와 똑같이 생긴 사람이 세상에 복수로 존재한다면? 이 질문에서 출발했던 것 같다. 외모가 닮지 않았더라도 이력이나 취향 등에서 복사 붙여 넣기를 한 게 아닐까 싶은 사람을 만날 수도 있고. 그러면 자신의 소위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될 것 같다. 또 소설의 주인공이 경험하는 일들이 실제로는 주인공의 착시로 인해 벌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여러모로 재미있게 썼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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