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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낸 김에, 즐겨볼까? : 암경험자의 다사다난 일상 회복 분투기
샘터 202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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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장. 한 집 걸러 한 명 있는 암경험자

어쩌다 보니 암환자, 산 넘어 산이네
만신창이가 된 몸과 마음, 도대체 왜 이러지?
다시 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진퇴양난. 쉼도, 일도 어렵다
암으로 내 삶까지 멈춘 걸까
충분히 쉬라면서, 쉴 수는 없다고요?
글쓰기, 더 이로운 연결을 꿈꾸다
다시 일한다고? 효도 포인트 대량 획득!
아팠지만 당당하고 멋진 엄마를 꿈꾸며
다시 일하기로 결심하다
◈ 사회복귀를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질문 리스트

2장. 내 인생의 가장 험난한 출근길

두근두근 복직, 다시 소리 없는 전투가 시작됐다
일하고 싶지만 여전히 높은 현실의 벽
또 다른 벽, 무거운 편견과 낙인 앞에서
처음보다 어려웠던 두 번째 암밍아웃
아파도 쉴 수 없는 무적의 출근 부대로 거듭나다
당혹스러운 순간에도 우아하고 품격있게
케모 브레인? 중요한 건 바로 지금, 이 순간
살길은 운동뿐, 평생 쿠폰 획득
재발은 제발 Don’t worry!
직장인이자 암경험자의 은밀한 이중생활
새로운 일상과의 도킹, 미션 컴플리트
◈ 암경험자의 사회복귀 현실과 필요한 지원

3장. 살아낸 김에, 즐겨보려고요

내 삶의 또 다른 화양연화를 꿈꾸며
암경험자지만 성취 지향형, 메타인지 장착 완료
특별한 능력자,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
니 거는 내 거, 내 거도 내 거. 오케이?
신에게는 무알코올 맥주가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 종이컵 포비아 극복기
제 건강은 지금도, 앞으로도 괜찮을 거예요
암경험자를 대하는 지혜로운 태도
소중 귀중한 6개월의 선물, 지금 이 순간에 감사하며
다시 K-직장인, 부캐는 환자였고요
두 번째 생은 거침없이, 앞으로 돌격!
망설이는 당신에게 건네는 선배들의 응원
◈ 암 이후의 삶,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살까?

에필로그
저자 소개
저자 : 용석경
마흔 살의 어느 날 갑작스럽게 암을 맞닥뜨렸지만 때로는 당당하게, 때로는 담담하게 살아가고 있는 워킹 맘. 암경험자로 다시 일상과 일터로 돌아가는 길은 멀고 낯설었지만, 좌충우돌하는 시행착오 속에서도 곁에서 응원하고 기다려준 이들 덕분에 새로운 삶을 살살 꾸려나가는 중이다. 조금은 느리고, 가끔은 삐걱거리지만 다시 일하고 웃고 나누고 사랑하고 있다.
아픈 시간 덕분에 지금의 일상은 더 깊고 단단하다. 같은 길 위에 선 누군가에게 작지만 따뜻한 위로를 전하고 싶어 글을 쓴다. 지은 책으로 《유방암이지만 괜찮아》가 있다.

인스타그램_ tasha_everyday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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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책 속에서

수술 후 퇴원 길에 만난 샛노란 개나리와 푸릇한 풀이 반가웠다. 나처럼 새 생명을 얻고 활짝 피어난 것 같아서. 그런데 마냥 기쁘지도, 홀가분하지도 않았다. 그토록 기다린 순간인데 왜 이럴까. 이제 꽃길만 가자고 눈물 바람으로 축하 파티까지 하고서는. 공식적인 치료는 끝났다. 의료진은 이제 암환자인 걸 잊고 일상으로 돌아가서 6개월 뒤에나 보자고 했다. 정말 이렇게 끝나는 건가? 이제 어떻게 하지? 아직 다시 시작할 준비가 안 됐는데.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각자도생이다. 남의 일이면 그러려니 할 텐데 나의 일이 되니 막막하기만 했다.
--- 「어쩌다 보니 암환자, 산 넘어 산이네」중에서

먹고살기 위한 보고서가 아닌 순수한 목적의 글쓰기를 배운 적은 없다. 그러다 병을 만나고 차곡차곡 300여 편을 썼다. 초반의 글은 ‘오늘도 즐겁고 재미있었습니다’ 내지 ‘저도 꼭 훌륭한 사람이 되겠습니다’ 같은 초등학생의 짧은 일기와 견줄 만하다. 하지만 쓰면 쓸수록 살이 붙고 분량도 길어졌다. 항암 중 퉁퉁 부은 손가락으로 자판을 두드렸다. 작은 경험이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으로 글을 썼다. 환우 카페 멤버, 블로그 이웃, 관련 정보를 찾으러 온 암경험자, 보호자들과 소통하며 치유받았다.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 나누지 않았지만 진심이 오롯이 담긴 댓글들은 농밀하고 순수하게 느껴졌다. 잘 살아가기를 응원해주고 지켜봐 주는이들은 힘든 시간을 견디게 해주는 단단한 버팀목이었다.
--- 「글쓰기, 더 이로운 연결을 꿈꾸다」중에서

한껏 기세가 충천해서 ‘앞으로 진격’을 외쳤건만 사극 드라마를 찍다가 밀레니엄 시대로 튀어나온 주인공이 된 것 같았다. 아름답고 쉽지만은 않으리라고 예상은 했다. 그런데 정도가 상상초월이다. 세상은 왜 온통 서프라이즈한 일로 가득할까. 여덟 시간 근무. 수많은 직장인의 평범한 일상. 10년이 넘는 근무 기간에 비해 병가는 그리 길지 않았다. 하지만 그 사이에도 새로운 업무 시스템이 도입됐고 프로세스와 조직도 바뀌었다. 알던 것과 다르니 더 낯설다. 시스템 사용 권한은 그새 정지됐다. 동료들이 자연스럽게 처리하는 일상적인 업무조차 생소하기만 하다. 모두 열띤 토론을 벌이는 회의에서 오가는 말은 외계어처럼 온통 머릿속에 멍멍하게 울린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지만 속으로 마음이 쪼그라든다.
--- 「두근두근 복직, 다시 소리 없는 전투가 시작됐다」중에서

‘암경험자는 업무 능력이 떨어진다’라는 편견이 사회복귀에 걸림돌이 된다. 특히 20대, 30대의 젊은 암경험자는 구직 과정에서 치료 기간의 공백과 병력에 대해 부담을 느낀다. 취업이 어려운 시대라 구직이 암경험자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적어도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받을 기회가 주어져야 하지 않을까. 요즘에는 나이, 성별, 종교 등의 이유로 차별하면 안 된다는 인식이 많이 퍼졌는데, 유독 병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한 게 안타깝다. 40대에 회사에 복직할 수 있었던 나도 한 치 앞을 예상하기 어려운데, 사회 초년생으로 그와 같은 상황에 놓였다면 어떤 마음이었을까? 한 번 아팠다는 이유로 능력을 펼쳐볼 기회조차 없다는 게 억울하고 속상하지 않았을까? 가족이나 지인이 아팠다면 이해하고 걱정했을 텐데, 병력이 있는 타인과는 일하고 싶지 않은 건 왜인지.
--- 「일하고 싶지만 여전히 높은 현실의 벽」중에서

직장 생활 중 맞닥뜨리는 어려움 중 하나는 회식이다. 문제는 발암 성분의 대명사로 알려진 직화 구이. 이제는 좀 느슨해져서 먹는 것에 관대하지만 초반에는 유독 직화 구이에 예민했다. 철저하게 식이 관리를 하는 건 아니지만 시뻘건 숯불에 지글지글 익어가는 고기를 상상하면 왠지 죄책감이 몰려왔다. 그러던 어느 날, “선배님, 가리는 음식 있으세요? 회식 메뉴 정하려고요.” 이렇게 친절한 배려라니 감동이다. 수줍게 대답했다. “다 괜찮은데 직화 구이는 조금 그래요. 호홋.” 그랬는데 아뿔싸. 첫 회식 메뉴 ‘숯불갈비’. 와하하하. 도대체 왜 물은 거니, 후배님아. 물론 안다. 그가 무슨 잘못인가. 회식은 업무의 일부고 메뉴 선택의 권한은 그에게 있지 않다. 대체로 회식 장소와 메뉴는 그 시점의 예산과 교통편, 결정적으로 상사의 기호와 의중 등을 고려한 고난도의 복합적인 의사결정의 결과물이니까.
--- 「당혹스러운 순간에도 우아하고 품격 있게」중에서

결국 건강한 몸을 만들어가는 건 스스로다. 아픈 건 아쉽지만 덕분에 웃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건강관리 평생 쿠폰’이라는 소중한 보물을 획득했다. 잊어버릴 만하면 알아서 일깨워 주니 얼마나 고마운가. 일명 평생 밀당. 그 힘들고 어려운 걸 쭉 해야 한다. 너무 당겨서 끊어져도 너무 느슨해서 퍼져도 안 되는 밀고당기기. 느슨해지면 고삐를 조이고 긴장감이 넘치면 살짝 풀어주면서. 운동뿐만 아니라 식습관과 마음 관리도 마찬가지다. 연애할 때 못 해본 밀당의 아쉬움을 달랠 기회를 얻었다. 놓을락 말락 하는 적당한 긴장감과 예측 불가의 흥미진진함을 기대하며 각오를 다진다.
--- 「살길은 운동뿐, 평생 쿠폰 획득」중에서

한없이 쪼그라들고 작아지던 나를 잡아준 건 가족과 주위 사람들이었다. 제대로 월급 값도 못 하고 어리바리 출퇴근만 겨우 하는 궁색한 처지였는데 ‘역경을 극복한 멋진 사람’이라고 불러줬다. 암을 겪었지만 잘 견디고 일까지 하니 기특하고 장하단다. 고된 치료와 다시 일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이들에게 힘이 될 거라고도 했다. 비단 병이 아니어도 살다 보면 크고 작은 위기가 찾아온다고, 그 파도를 잘 견디고 지금 이렇게 돌아온 노력과 용기만으로도 충분하다며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된단다. 혁혁한 업무 성과를 낸 것도 후세에 길이 남을 업적을 세운 것도 아니었다. 그저 살고 싶어서, 밥벌이 하고 싶어서 아등바등했을 뿐이라 가슴 벅차게 고마웠다. 마치 아기처럼 잘 먹고 잘 자고 쑥쑥 잘 자라고 그 존재 자체로 사랑받는 듯했다. 흔들렸던 나의 선택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잠시 고단하고 힘들지만 견딜 수 있는 힘이 됐다.
--- 「새로운 일상과의 도킹, 미션 컴플리트」중에서

황금기의 청춘을 보낸 이곳에서 아낌없이 에너지와 노력을 쏟았다. 꿈을 펼치고자 자원했던 연고 없는 지방 근무, 출산 전날까지 꽉 채운 출근, 워킹 맘으로 동동거린 전투 같은 일상, 척박한 해외 사업장에서 휴일도 없는 강행군, 독학으로 취득한 직무와 외국어자격증, 해외 법인과의 시차로 새벽부터 밤까지 이어진 업무까지. 매 순간 최선을 다했다. 자신감도 넘치고 성과도 있었다. 그 과정에서 느낀 성장과 성취감은 짜릿했다. 정신없이 달리며 힘든 것도 놓친 것도 있지만, 순수한 열정을 마음껏 펼칠 기회가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다시 돌아봐도 후회가 남지 않을 만큼 쏟아부었다. 이제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이후의 삶을 살아보려 한다. ‘추억이 된’ 화양연화에 멈추지 않고 앞으로 펼쳐질 ‘더 반짝일’ 화양연화를 꿈꾸며.
--- 「내 삶의 또 다른 화양연화를 꿈꾸며」중에서

잃어보지 않으면 지금 가진 것의 소중함을 알 수 없다. 아파봐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건강뿐만 아니라 삶에서 시련을 겪으면 소소한 일상이 얼마나 행복한지 가진 것이 많은지 알게 된다. 이제 내 몸이 귀하다는 걸 찐하게 깨달았다. 가끔은 느슨해지지만 퍼뜩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고 고삐를 조인다. “건강은 괜찮아요?”라는 짧은 질문에서 시작된 맥락 없는 생각의 꼬리 물기. 그 끝에 찾은 대답은 이것이다. “살다 보면 또 다른 곳이 아플 수도, 다른 병을 겪을 수도 있겠지만 저는 다시 건강하고 즐겁게 살 거예요!”
--- 「제 건강은 지금도, 앞으로도 괜찮을 거예요」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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