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책 속에서
청소년 문송면의 죽음과 원진레이온 사건이 일어난 지 수십 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많은 사람이 거리에서 목소리를 내고, 정부와 사회도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제도와 법을 만들어 왔습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정말 일터가 안전할까요? 일터에서 더 이상 다치는 사람은 없을까요? - 본문에서
원진레이온 노동자들이 간절히 원했던 것은 사람답게 살 권리였습니다. 아픔을 함께 나누며, 다시 건강한 삶을 되찾고 싶다는 절박한 바람이 녹색병원을 만들었고, 그 뜻은 지금도 산업재해로 고통받는 사람들 곁에서 조용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 본문에서
녹색병원은 단지 증상을 없애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환자의 직업, 작업 환경, 감정 상태까지 묻습니다. 일의 이력이 질병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를 살핍니다. 이러한 진료 방식은 치료가 기술적 행위가 아니라 삶 전체를 다시 세워가는 과정이라는 점을 보여 줍니다. - 본문에서
녹색병원은 현재 YH무역 기숙사 터에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후원으로 세워지는 ‘사회연대병원’으로, 더 많은 어려운 사람들이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녹색병원 자리에는 과거 산업화의 그늘 아래서 살아낸 사람들의 삶과 투쟁이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 녹색병원은 역사적 기억을 간직하는 한편 연대를 실천하며 희망을 짓고 있습니다. - 본문에서
청소년 노동자와 이주 노동자 역시 녹색병원이 보살피는 주요 대상입니다. 이들은 나이가 어려서, 한국에 익숙지 않아서 아파도 도움을 받지 못합니다. 그래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상태가 악화된 후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녹색병원은 나이나 국적과 상관없이 통역과 상담 등의 도움을 제공합니다.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고자 법률 자문 단체에 연결해 주고, 정부에는 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본문에서
2024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 등록된 외국인 노동자는 약 100만 명에 이릅니다. ‘미등록 외국인’을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많은 수의 외국인 노동자가 있을 거로 추정합니다. 녹색병원은 이들을 위해 2023년 5월부터 ‘의료 취약 외국인 노동자 의료 지원’을 시작했습니다. - 본문에서
녹색병원의 인권치유센터는 2015년에 ‘인권클리닉’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고, 2017년부터는 지금의 이름으로 활동을 이어 오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인권이 침해되어 몸과 마음이 다친 사람들을 위한 진료와 상담을 제공합니다. 국가 폭력 피해자, 성 소수자, 성폭력 피해자, 난민, 강제 퇴거를 당한 쪽방촌 주민, 단식 농성으로 건강이 악화된 사람, 해직·비정규직 노동자 등 사회적으로 소외된 이들이 이곳을 찾습니다. - 본문에서
병원 밖으로 나온 녹색병원 의료진은 거리와 광장, 공장과 농장, 혹은 시위 현장이나 마을회관 한쪽에서 진료를 봅니다. 병원 밖 진료는 녹색병원이 실천하고자 하는 공공 의료를 상징합니다. - 본문에서
전태일의료센터는 일하다 다쳤지만 치료비가 부담스러워 병원 문턱을 넘지 못하는 노동자들, 건강 보험의 사각지대에 있는 이주 노동자, 불안정한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청소년들의 건강을 돌보기 위해 세워집니다. - 본문에서
녹색병원은 의사와 간호사뿐 아니라 사회복지사, 산업의학 전문가, 심리상담사 등이 함께 팀을 이루어 일합니다. 치료비 지원, 고용 조건, 주거 문제, 사회적 차별 등을 점검하면서 ‘삶 전체’를 돌보려는 시도를 계속합니다. - 본문에서
누구나 치료받을 수 있도록 공공 의료를 강화하고, 일터의 안전을 보장하며, 아픈 사람을 지원하는 복지 제도를 마련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아프더라도 두려움 없이 병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병은 혼자 고칠 수도 감당할 수도 없습니다. 우리 사회가 함께 몸의 회복은 물론 삶의 회복까지 생각할 때 비로소 진정한 치유가 시작될 것입니다. - 본문에서
의료인으로서 가장 중요한 임무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것입니다. 사람의 생명은 소중하기에 경제적인 이유로 치료받을 권리를 차별받아서는 안 됩니다. 힘없고 어려운 사람들이 인종, 종교, 학력 등과 상관없이 치료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한 의료인의 활동은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합니다. - 본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