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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_ 민달팽이는 어디에서 살까?

1장 세입자의 집

“원래 다 그래”
집이라는 권리
세입자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모든 불안은 세입자의 몫

2장 책임은 없다

가짜 중개사를 만나다
불법 중개와 합법 계약
방 쪼개기의 기술
세입자만 모르는 이야기

3장 전세 사기는 사회적 재난

청년의 얼굴을 한 전세 사기
피해자 쫓아내기
파산과 회생 사이
연료가 되고 싶은 사람은 없다

4장 우리는 민달팽이 세대

제너레이션 렌트
청년을 위한다는 말
투자가 아닌 투기
서울에서도 농촌에서도
우리에겐 다른 길이 필요하다

5장 ‘불평등’에 눈감은 정책

빈곤과 가족
누구를 위한 지원인가?
행복할 수 없고, 안심할 수 없는
영원히 사유화되는 땅에서
모두를 위한 공공 임대
주거 빈곤의 대물림을 생각하며

6장 새로운 집에 대한 상상

최소한의 집다운 집
달팽이집의 실험
달팽이집의 도전
〈럭키, 아파트〉를 보고 나서
누구에게나 숨숨집이 필요하니까
광장 이후의 집

부록 _ 민달팽이를 구하는 14가지 질문
주석
저자 소개
저자 : 지수
주거권 활동가. 2016년부터 주거권 활동을 시작해 주거 상담과 교육, 정책 제안, 세입자 권리 확대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 왔다. 2021년부터 2025년 초까지 청년 주거권 운동 단체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을 맡아, 청년의 삶을 통해 우리 사회의 주거 불평등을 드러내는 데 집중했다. 2022년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전세 사기 사태에 대응하며, 2023년 ‘전세 사기·깡통 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 대책위원회’ 출범에 함께했고, ‘전세사기특별법’ 제정에도 힘을 보탰다. 현재는 ‘인권운동사랑방’에서 활동하며 ‘집은 인권’이라는 믿음 속에 인권을 더 깊이 공부하고 실천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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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청년이 살 집은 어디에 있는가?
불평등한 집의 질서를 바꾸는 주거권 현장의 기록

《민달팽이 분투기》는 주거 불안에 시달리는 청년들의 현실을 통해 세입자의 권리가 존중되지 않는 한국 사회의 주거 불평등을 날카롭게 포착한다. 청년 주거권 단체 ‘민달팽이유니온’에서 10년 가까이 주거권 운동을 펼쳐 온 활동가 ‘지수’는 현장 활동가의 시선으로 청년 세입자들이 겪는 주거 문제를 기록하고 더 나은 ‘집’의 미래를 모색한다. 좁고 열악한 방, 불법 중개와 불법 임대, 보증금을 떼이고 사기당하는 경험 속에서 세입자의 권리는 언제나 위태롭다. 이 책은 오늘날 청년의 주거 위기를 세입자의 권리가 작동하지 않는 구조적 모순으로 읽어낸다. 청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임대차 시장에 만연한 부조리한 관행이 어떻게 세입자의 삶을 옭아매는지 보여준다. 또 2000년대 후반부터 주거 정책의 기조로 자리 잡은 대출 중심의 지원책이 오히려 주거 양극화를 심화하고, 안전망이 되어야 할 공공 임대가 턱없이 부족해 주거 취약 계층조차 보호하지 못하는 현실을 비판적으로 되짚는다. 《민달팽이 분투기》는 ‘집’을 둘러싼 한국 사회의 통념을 뒤집고, 집을 권리로 선언하는 세입자들의 투쟁기다. 불안한 주거 현실에 맞서 모두의 주거권을 외치는 이 책은 우리가 어떤 시민으로, 어떤 이웃으로 살아가야 할지 되돌아보게 한다.

“청년 주거권 활동을 하면서 내가 세운 목표는 ‘세입자’로서 청년이 겪는 주거 불안을 세상에 분명하게 드러내는 것이었다. 우리 사회는 청년을 현재의 세입자로 보기보다 미래의 주택 구매자로만 바라본다. 그래서 세입자로서 겪는 불안과 어려움을 일시적 문제로, 사소한 일로 치부하곤 한다. … 모든 청년 세입자가 자라서 중년의 집주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집을 소유할 수 없는 청년 세입자는 어떤 꿈을 꿀 수 있을까? 우리 사회는 그의 현재를, 그의 꿈을 억압하고 있지는 않은가? 내게 청년 주거 문제의 해결은 단지 한 세대의 고통을 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한정 짓는 사회의 틀을 함께 바꾸기 위해 상상하고 실천하는 과정이다.” _머리말

‘부동산’에서 ‘주거권’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하는 가장 긴급한 목소리

청년은 ‘주거권’을 원한다
- 부동산 정책과 청년

“10·15 대책은 청년 주거 사다리 끊는 부동산 테러”, “부동산 대책에 희망 꺾인 청년들”, “청년 세대에게는 주거 약탈 정책”, “부동산 대책은 청년 죽이기법”
10·15 부동산 대출 규제 발표 이후, 청년 세대의 박탈감과 상실감을 부각하는 자극적인 말들이 쏟아지고 있다. 정말 이런 말들이 청년의 현실을 대변하고 있을까? 오늘날 청년 세대가 겪는 어려움이 과연 대출 규제 때문일까? 청년 당사자들은 자신들이 겪는 주거 문제와 고통은 외면한 채, ‘청년’이 정쟁의 도구로만 쓰이는 현실에 분노한다. 《민달팽이 분투기》는 청년 당사자의 시선으로 우리 사회의 진짜 주거 정의를 묻는다.

“모든 불안은 세입자의 몫”
- 불량한 주택부터 보증금 미반환까지

《민달팽이 분투기》는 청년 세입자가 집을 구하고 살아가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불평등한 현실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본다. 우리 사회에서 세입자의 권리는 극도로 취약하다. 불법건축물과 최소한의 주거 기준조차 충족하지 못한 집들이 시장에 넘쳐나고, 돈이 부족한 청년들은 지하방, 옥탑방, 고시원 같은 열악한 공간을 전전하며, 자신들의 거처를 ‘지옥고’라 자조적으로 부른다. 계약의 공정성을 보장해야 할 공인중개사는 집주인의 편에 서서 세입자에게 부정확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집주인은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런데도 피해자를 탓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그런 집을 계약한 게 문제야.” “본인이 부주의해서 당한 거 아니냐.” 모든 책임은 세입자에게 있는 걸까? 이 책은 부조리한 관행이 지배하는 임대차 시장의 민낯을 드러내며, 세입자가 겪는 주거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사회적 통념에 정면으로 맞선다.

“전세 사기는 사회적 재난이다”
- 청년의 얼굴을 한 전세 사기

이 책에는 저자가 청년 주거 상담과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 활동을 이어 오며 만난 세입자들의 절박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가짜 중개사에게 속아 계약금을 잃을 뻔한 청년, 갑자기 집주인이 바뀌어 계약 전에 확인한 모든 서류가 소용없게 된 신혼부부, 집이 경매에 넘어가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고 쫓겨난 세입자, 전세 사기 이후 파산이나 회생을 권유받고 고민하는 피해자…. 사연은 제각각이지만 모두 한목소리로 말한다. 전세 사기는 집을 자산으로 취급하는 사회적 인식과 세입자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허술한 제도가 만들어낸 비극이라고. 저자는 이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 국가의 역할과 책임을 묻는다.

“집은 인권이다”
- 보편적 주거권을 향하여

저자는 청년의 주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근본적 해법으로 ‘보편적 주거권’을 강조한다. 전세자금 대출, 한시적 월세 지원, 행복주택 등 이른바 청년을 대상으로 삼는 주거 정책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며, 오히려 고령층과 빈곤 가구를 비롯한 주거 취약 계층을 소외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하는 것은 구조적 주거 불평등이다. 저자는 집을 자산 증식의 수단이나 상품이 아니라 살아 있는 이들이 존재할 자리에 대한 ‘기본적 권리’로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을 요구한다. 집은 수익을 내는 물건이 아니라 사람이 사는 공간이기에, 집을 권리로서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안전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청년들이 ‘영끌’ ‘빚투’ 해서 집 산다고?
- 청년이라는 포장지

주거권 활동가이자 청년 당사자로서 저자는 ‘청년’이 집값을 떠받치는 명분으로만 호명되는 현실을 강력하게 비판한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이나 ‘빚투’(빚내서 투자) 같은 신조어가 청년을 설명하는 언어로 쓰이지만, 실증 연구들은 대출로 집을 살 수 있는 청년은 극소수에 불과할 뿐, 대부분의 청년들이 전월세 보증금을 마련하기에도 벅찬 현실을 살아간다고 설명한다. 그런데도 이런 말들은 마치 청년 세대 전체의 모습인 양 부풀려지고, 나아가 청년들의 불안을 부추긴다. “청년 세대를 위한다”는 구호는 재개발을 추진하거나 시장 규제를 완화하는 데 자주 동원된다. 개발의 논리 속에 쫓겨나는 청년 세입자의 삶은 보이지 않는다. 청년 세입자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더 많은 대출일까, 쫓겨나지 않을 권리일까?

평생 세입자로 살아도 괜찮은 사회
- 민달팽이 세대가 꿈꾸는 세계

‘제너레이션 렌트(Generation Rent)’는 평생 세입자로 살아가는 세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영국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높아진 집값과 민간 임대 시장의 불안정으로 인해 청년 세대가 자기 소득만으로는 집을 살 수 없으리라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도 내 집을 마련할 만한 경제적 수준에 이르지 못할 세대, 이른바 ‘제너레이션 렌트’, 다른 말로 ‘민달팽이 세대’의 등장이 현실이 되고 있다. 평생 세입자로 살아간다면 어떨까? 우리는 이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내 집’을 마련하면 모든 주거 문제가 해결될까?
- 돌아오지 못한 원주민의 이야기

우리 사회는 집을 소유한 사람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인다. 이 책은 ‘소유자 중심’의 질서가 어떻게 집 없는 이들을 배제하고, 나아가 사회 전체의 불안을 키우는지 보여준다. 서울을 떠나 귀농을 선택한 청년들 역시 세입자의 설움을 겪는다.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이 바라는 공공 주택 사업은 소유자들의 극심한 반대 속에 제자리걸음을 반복한다. 문제는 한국의 도시 개발 논리가 주택을 소유한 사람에게도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 집’을 마련하면 모든 주거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믿음은 그래서 허상에 가깝다.

다시 ‘집’을 생각한다
- 관계가 있는 공간

집은 물리적 공간을 넘어 ‘관계 맺음’과 ‘돌봄’의 터전이다. 저자는 자신이 살고 있는 청년 주거 공동체 ‘달팽이집’의 경험을 들려주며 쫓겨나지도 쫓아내지도 않는 집, 인간다운 주거 생활의 의미를 되짚는다. 또한 홈리스, 성소수자, 쪽방촌 거주자들의 ‘주거 안정’에 대한 고민을 통해 편안한 ‘내 집’, 진정한 안식처의 의미를 묻는다. 저자는 주거 문제를 공존의 문제로, 함께하는 삶의 방식으로 다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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