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당신의 ‘지금 여기, 멜버른’은 어디인가요?
멜버른의 매력은 화려한 볼거리가 아닌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멜버니언들의 일상에 있다. 아침을 여는 한 잔의 커피, 바람을 타고 울려 퍼지는 트램 소리, 느즈막한 오후에 들른 작은 숍과 바의 온기, 주말이면 도시를 벗어나 만나는 자연경관까지. 이 책은 유명한 관광 명소보다 멜버니언들의 삶의 리듬을 따라가는 여행법을 제안하며 각자의 ‘지금 여기, 멜버른’은 어디인지 되묻는다.
일상의 매력을 발견하는 도시
멜버른 여행은 빠르게 체크리스트를 채우는 방식이 아니다. 평일 오전 로컬 카페에서 롱블랙과 플랫화이트, 매직을 마시고, 오후에는 피츠로이나 브런즈윅의 작은 숍이나 바에 들러 시간을 보낸다. 멜버른에서만 마실 수 있는 커피 ‘매직’은 2000년대 중반 사우스 멜버른의 세인트 알리 바리스타들이 만든 것으로 ‘플랫화이트보다 진하지만 카푸치노보다 부드러운’ 맛을 지녔다. 매직은 호주의 다른 지역에서도 맛볼 수 없는, 오직 멜버른에서만 만날 수 있는 커피이며, 대부분 카페의 메뉴판에는 없지만 주문하면 건네준다. 멜버른 도심을 관통하는 무료 트램존과 세계 최대 규모의 트램 네트워크(약 520개 차량, 약 1,700개 정류소)는 이러한 경험을 더욱 즐겁게 한다.
도시와 자연이 맞닿은 균형의 도시
멜버른은 초록빛 가득한 도시다. ‘가든 스테이트(Garden State)’라 불리는 빅토리아주의 주도답게, 멜버른은 도심 속에 정원이 스며든 풍경을 자랑한다. 피츠로이 가든, 칼튼 가든 등 도심의 크고 작은 공원에서 멜버니언들은 자연의 품에 안겨 잠시 휴식을 취한다. Green Your Laneway는 나무 심기와 플랜터 박스를 설치해 골목을 가꾸는 프로젝트로 골목 환경을 바꾸고 자연이 공존하는 도시 경험을 확장한다. 이 도시의 길을 걷는 일은 곧 지속가능한 풍경의 일부가 되는 경험이다.
퀸 빅토리아 마켓, 프라란 마켓 등 100년 넘게 멜버니언들의 식탁을 책임져 온 로컬 마켓에서는 제로웨이스트, BYO(Bring Your Own, 용기 지참), 지역 생산자 지원 문화가 자연스럽다. 여행자는 이곳에서 의식 있는 소비, 따뜻한 공동체 감각을 배우게 된다.
사람과 예술이 이어지는 골목의 도시
멜버른 여행은 골목에서 시작해 골목에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촬영지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호시어 레인, 호주를 대표하는 록 그룹 AC/DC를 기리기 위한 성지 AC/DC 레인 같은 스트리트 아트 명소뿐 아니라 카페, 바, 아케이드 등 온갖 것이 즐비한 좁은 골목이 바로 이 도시의 진짜 얼굴이다.
여기서 예술은 박물관 밖으로 흘러나와 도심 전체를 캔버스로 만든다. 멜버른에서 거리 예술은 일종의 정체성이다. 벽돌, 창문, 쓰레기통까지 구석구석 그라피티가 뒤덮여 있다. 그림은 매일같이 새로 그려지고 지워지며 멜버른은 끊임없이 현재진행형이 된다. 여행자들은 이 골목을 걸으며 ‘내가 지금 여기, 멜버른에 있다’는 감각을 체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