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책 속에서
4월 17일(월)
서울성모병원에 기대하고 갔는데 오히려 수치가 떨어졌다.
골수검사를 해야겠다고 의사가 말했다. 골수검사는 담당이 없는 날도된다고 해서 내일 하기로 했다. 피검사 결과 후 혈소판 수치가 26,000밖에 안 돼서 먼저 수혈받고 골수검사 하는 걸로 예약하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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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건 몰라도 아란이를 위해서 무언가를 하는 건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오히려 뿌듯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내가 아주 의미 있는 일을 한다는 느낌이랄까. 아무리 해도 다른 엄마들 발뒤꿈치도 못 따라간다는 미안함과 더불어서. 아란이는 나를 보아도 그냥 무심히 차에 타자마자 눈을 감고 좌석을 눕히고 잠이 들었다.
저녁이 되어 남편이 돌아왔을 때 나는 자고 있었다. 오전에 일해서 오후엔 쉬어야 한다는 강박에 누워서 잠을 청했었다. 저녁을 먹고 남편이 걸어 놓은 빨래를 접고 주말 드라마 세계를 보고 11시 잠을 자러 방으로 들어왔다. 아영이 늦게 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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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호중구가 400대로 올라서 내일도 유지되면 퇴원할 수 있다고 했다. 가슴을 쓸어내렸다. 남편에게 연락하니 2시까지는 올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수치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어쩐지 마음이 놓여서 점심 닭죽을 많이 먹었다. 그리고 오후에 메트라이프와 동부화재에 전화를 걸어 필요서류 입·퇴원 확인서 3통을 확인하고 간호사에게 부탁했다. 한화생명은 그냥 남겨두었다. 다음 입·퇴원 때 확인하려고….
그런데 갑자기 간호사가 자기가 수치를 잘못 얘기했다는 거다. 490이라던 호중구가 360이 되어버렸다. 장난하나? 내게는 하늘과 땅 차이인데 11일 퇴원하려는 희망이 좀 흐려졌다. ‘이제까지 참았는데….’ 하는 마음과 함께.
남편에게 퇴원 준비물을 이것저것 부탁했다. 2시까지 올 수 있다고 했다.
제발 퇴원하는 화요일이 되기를 바라며 잠자리에 들었다.
--- p.150
어젯밤에도 잠자리에 드니 슬슬 추워서 상의를 하나 더 껴입고 이불을 여몄다. 간신히 잠들었지만, 화장실에 가려고 눈을 뜨니 겨우 밤 11시다.
그제 밤과 다른 건 콧물이 좀 많아져 뒤로 자꾸 넘어간다는 거다.
숨 쉬면 늑골도 아프고 코 풀면 피가 약간씩 묻어나온다. 이건 전형적인 폐렴 증세인 거 같다. 새로운 균이 나왔다고 한다.
--- p.200
이 생각 저 생각으로 일찍 잠들지 못하는 데다 새벽 5시면 간호사들이 와서 혈압 맥박 체온을 재고 말을 시키기 때문이다.
그럭저럭 아침 8시에 일어났다. 남편은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오늘은 학교에 가서 수석교사 관련 공문을 보내야 한다고도 했는데, 아침을 먹고 나니 시간이 많이 흘렀다. 윤명이는 오래 잤다. 오늘이 동지라서 본죽에 가서 팥죽을 사다 먹기로 했다. 남편은 청소하고 윤명이가 사러 갔다. 윤명이 빨래를 너느라 죽이 식도록 들어오지 않는다. 윤명이 감기가 다 낫지 않아서 나는 소파에서 먹었다. 그리고 친구들 만나러 밖으로 나가겠다고 했다. 감기 옮길까 봐.
점심 식사 후 남편은 학교로 갔다가 5:30 p.m. 쯤 돌아와서 김치 리조또를 만들어 주었다. 버터와 햄이 들어가서 몸에 썩 좋은 건 아니지만 진짜 맛있게 잘 만든다. 그리고 외고에 가서 아란이를 데려왔다. 8:30 p.m.이나 되었다. 아란이는 오늘 합창제를 하고 여유 있는 하루를 보내고 귀가한 거라 나도 마음이 놓인다. 김치 리조또를 맛있게 먹고는 목이 따끔따끔하다며 제방으로 들어갔다.
11시가 넘었는데 윤명이는 오지 않고. 이제 집에서 지낼 날이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 p.250
오늘은 어제보다 훨씬 나아진 것 같아.
중환자실 문이 열리자 자기는 입구 쪽을 보면서 왔나 확인하는 듯했어.
자기는 양치질을 끝냈고….
어제 아란이 왔던 것과 점심때 윤명이가 면회를 했었던 사실을 기억하는 것을 보니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했어.
코의 영양 튜브 말고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아직은 소변 튜브를 하고 있었어. 나는 소변 튜브가 없다고 하자 자기는 그럼 이쪽에 있는 것은 무엇이냐고 해서 보니 소변 튜브를 옆으로 내려서 나는 몰랐어. 자기가 웃으면서 ‘자기가 그렇지 뭐’하면서 웃는데 아프지 않을 때의 모습이 조금 보여서 너무 반가웠어.
장모님께 다녀왔다고 하니 눈가에 눈물이 맺히려 해서 걱정이 되었지만 울면 안 되는 것을 알기에 자기는 잘 참는 것으로 보였어.
오늘은 너무 추워서 오늘부터 단축수업도 더 시작했어. 35분 수업을 했었는데 5교시 후 귀교시켰어. 내일부터는 4교시 후 보낸다고 학부모님들께 문자를 발송했지. 복도만 나가도 찬바람이 얼마나 심한지….
오늘은 백혈구 14,800, 호중구 13,310이네. 어제보다 1,000 정도씩 떨어졌어. 너무 높았는데 떨어져서 다행이야. 혈소판은 어제보다 조금 오른 15,000이지만 모자라서 혈소판 1봉과 9.3인 적혈구를 높이기 위하여 적혈구도 2봉을 맞았어.
--- p.300
주차료가 참 비싸다.
아침을 먹고 앞 침대 환자가 퇴원 준비를 하면서 주차요금에 대해서 옆 침대 분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들었어.
이 병원 주차료가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이라고. 어떤 분은 퇴원할 때 주차비만 97만 원을 내고 갔다나.
어제 입원을 하면서 자동계산기기를 잠깐 보았는데 입·퇴원 시에 8시간 주차요금 면제 이외에 입원 보호자에 대한 감면 문구를 볼 수 없었어. 오늘 이야기를 들으니 이제 이해가 가더라고. 그래서 부랴부랴 차를 꺼내러 나갔지. 건물에서 나가는 데 주차요금은 33,000원이라고 쓰여있었어. 그래서 어제 입원했다고 하니 17,000원만 내라고 하더라고. 이전 병원은 하루에 보호자는 1만 원으로 정해졌으나 이곳은 10분에 1,000원으로 정해졌고 깎아 주는 것이 없는 것 같아. 그래서 근처의 샛강 주차장에 주차하고 병원으로 올라오니 작은 숙제를 한 기분이었어.
--- p.350
아침에 출근해서 일하고 있는데 병원에서 전화가 왔어.
내시경 검사를 해야 하는데, 보호자의 사인이 필요하다고. 오늘 중으로 해야 하는데 빨리 사인을 하러 오면 좋겠다고. 그런데 오늘따라 1~3교시 수업이 이어져 있어서 1시까지 간다고 했어.
수업을 마치고 부랴부랴 도착하니 12시 30분이었어.
중환자실 초인종을 누르니 의사가 올 때까지 기다리라는 거야. 그래서 다시 눌러서 자기 얼굴을 보고 있다가 의사를 만나면 그때 나오겠다고 했지. 외출을 달고 왔기에 온 김에 보려고 했어. 그랬더니 지금 보면 저녁 면회가 안된다고 하더군. 그래도 그러라고 했지.
자기는 몸 전체가 아프다고 했어. 눈에는 연고를 많이 발라서 그런지 연고가 많이 묻어 있었어. 얼마 후 의사가 와서 사인하고는 나올 수밖에 없었어.
그리고 부랴부랴 돌아오는데 또 전화가 왔더라고. 수면내시경을 해야 하는데 그것을 사인하지 않았다고. 그래서 내일 가면 하겠다고 하고 그냥 돌아왔어.
내일도 오전에 가야 하거든. 감염내과 중환자실 담당 의사와 만나기로 했어. 진작부터 자기 내시경을 한 줄로 알았더니 호중구 수치가 낮아서 하지 못한 것 같아. 혹시 용종이라도 있으면 떼어내야 해서 호중구가 오르길 기다렸던 것 같아.
--- p.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