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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글 4

운수 좋은 날 11
B 사감과 러브레터 27
고향 36
빈처 45
술 권하는 사회 68
까막잡기 84
할머니의 죽음 101
사립 정신병원장 117
신문지와 철창 130
발 146
서투른 도적 159
희생화 166
정조와 약가 197
불 217
그리운 흘긴 눈 227
새빨간 웃음 240

연보 250
저자 소개
저자 : 현진건(1900~1943)
한국 근대 문학의 선구자이며 사실주의 작가로 평가받는 현진건은 1900년 8월 9일 지금의 대구시 중구 계산동에서 아버지 현경운과 어머니 이정효 사이의 오 형제 중 넷째로 태어났다. 그는 여섯 살 때 마을에서 한학(漢學)을 배우고 여덟 살 때 대구노동학교에서 신학문을 배운 후 열다섯 살 때 경주 향리의 부호 이길우의 딸 순득과 혼인하여 대구 처가에서 신혼살림을 차리고 보성고등보통학교에 입학해 2학년 재학 중 자퇴한 후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 세이소쿠 예비 학교에 입학했다. 이듬해 일시 귀국해 대구에서 백기만 · 이상화 등과 습작 동인지 〈거화(炬火)〉 발간에 참여한 후 다시 일본 도쿄 세이조 중학교〔成城中學校〕 3학년으로 편입한 후 4학년 재학 중 귀국해 대구에 머물다 셋째 형 정건이 있던 중국 상하이(上海)로 가서 호강대학(扈江大學) 독일어 전문부에 입학했다. 그 후 1919년 오촌 당숙 현보운이 갑자기 죽게 되자 집안의 대를 잇기 위해 귀국하여 그의 양자로 입적한 후 서울로 상경해 지금의 종로구 관훈동에서 생활하며 양부 현보운의 동생 현희운의 추천으로 처녀작 〈희생화〉를 개벽에 발표한 후 조선일보에 입사해 언론인의 길을 걸으며 단편 〈빈처〉 〈술 권하는 사회〉를 발표해 문단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식민지 현실에 대한 문학적 저항과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 있는 〈운수 좋은 날〉 〈B 사감과 러브레터〉 〈고향〉 등 근대 문학사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소설 · 수필 · 평론 등 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는 일제강점기 당시 일제를 위한 작품을 쓰지 않으면 생계를 꾸리기가 불가능했지만 친일 행각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일제와의 타협을 거부한 채 가난에 찌들어 살면서도 작가로서의 지조를 지키며 어려운 나날을 보내다 지병이던 폐결핵과 장결핵으로 1943년 4월 25일 마흔네 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엮음 : dskimp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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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설렁탕을 사다 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왜 먹지를 못하니……
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

인간 존재에 관한 깊은 성찰과 일제의 수탈에 고통받는 하층민들의 빈곤과 무력감에 대한 고찰을 사실적으로 그린 한국 근대 단편소설의 형식을 개척하고 리얼리즘 문학의 초석을 세운 현진건은 일제강점기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은 작품들을 발표하자 조선총독부로부터 발간된 도서의 판매 금지처분과 연재 중이던 작품이 강제로 중단되는 억압에도 굴복하지 않고 일제를 위한 작품을 쓰지 않았으며 친일 행각뿐만이 아니라 지사(志士)로서 일제와의 타협을 거부하고 투철한 민족의식을 엿볼 수 있는 작가로서의 지조를 지킨 한국 근대 문학의 선구자이며 사실주의 작가로 평가받는다. 현진건은 민족의 수난적 운명에 대한 객관적인 현실과 비극적인 사회 구조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민족의식이 농후한 작품을 쓰면서 식민지 현실에 대한 문학적 저항과 시대 상황의 변화를 지향하고 철저한 사실주의에 입각한 근대 문학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친 〈운수 좋은 날〉 〈빈처〉 〈술 권하는 사회〉 등 문학적 사상과 철학을 이해할 수 있는 근대 문학사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많은 작품을 남겼다.

책 속에서

문득 김 첨지는 미친 듯이 제 얼굴을 죽은 이의 얼굴에 한데 비비대며 중얼거렸다.
“설렁탕을 사다 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왜 먹지를 못하니……
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_26p

“에그머니, 저게 웬일이야?”
첫째 처녀가 소곤거렸다.
“아마 미쳤나 보아. 밤중에 혼자 일어나서 왜 저러고 있을꾸?”
둘째 처녀가 맞방망이를 친다.
“에그 불쌍해!”
하고 셋째 처녀는 손으로 고인 때 모르는 눈물을 씻었다……._34p

볏섬이나 나는 전토는 신작로가 되고요―
말마디나 하는 친구는 감옥소로 가고요―
담뱃대나 떠는 노인은 공동묘지 가고요―
인물이나 좋은 계집은 유곽으로 가고요― _44p

‘아아, 나에게 위안을 주고 원조를 주는 천사여!’
마음속으로 이렇게 부르짖으며 두 팔로 덤썩 아내의 허리를 잡아 내 가슴에 바싹 안았다.
그다음 순간에는 뜨거운 두 입술이…….
그의 눈에도 나의 눈에도 그렁그렁한 눈물이 물 끓듯 넘쳐흐른다._67p

이 쏠쏠한 새벽바람이 싸늘하게 가슴에 부딪힌다.
그 부딪히는 서슬에 잠 못 자고 피곤한 몸이 부서질 듯이 지극하였다.
죽은 사람에게뿐 볼 수 있는 해쓱한 얼골이 경련적으로 떨며 절망한 어조로 소곤거렸다.
“그 몹쓸 사회가, 왜 술을 권하는고!”_83p

어느 아름다운 봄날이었다.
말갛게 개인 하늘은 구름 한 점도 없고 아른아른한 아지랑이가 그 하늘거리는 깁 올로 봄 비단을 짜내는 어느 아름다운 봄날이었다.
나는 깨끗하게 춘복을 차리고 친구 몇몇과 우이동 앵화(櫻花) 구경을 막 나가려던 때이었다.
이때에 뜻 아니한 전보 한 장이 닥치었다.
‘오전 삼시 조모주 별세.’_11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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