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프롤로그
왜 우리는 경청을 배워야 하는가
요즘 자주 떠올리는 말이 있다.
“생각 없이 내뱉은 말은 무의식에 내려앉아 행동을 이끌고 태도가 되며 결국 운명이 된다.”
말은 금세 흩어지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어딘가에 내려앉아 현실이 되고 관계를 만들며 때로는 상처로 남는다. 뇌과학자들은 말한다. “언어가 바뀌면 뇌가 바뀌고, 뇌가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를 바꾸는 첫걸음은 무엇일까? 그 출발은 바로 듣는 힘을 회복하는 것이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눈다. 고개를 끄덕이고 맞장구를 치며 미소를 짓는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고개를 든다.
“지금, 누구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듣고 있는가?”
귀는 열려 있어도 마음은 닫혀 있을 때가 많다. 우리는 상대의 말을 듣는 듯하지만, 사실은 내 생각을 준비하고 내 판단을 덧입힌다. 경청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다. ‘그 사람을 존재 자체로 존중한다’는 조용한 신호다. 누군가의 말에 귀 기울일 때 우리는 그 사람의 삶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되고 그 이해는 나 자신을 성장시키는 힘이 된다.
나는 30년 가까이 진료실에서 수많은 환자를 만났다. 그들은 단지 아픈 부위나 치료 계획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삶과 후회, 두려움, 그리고 희망을 이야기한다. 진료실은 단순한 치료의 공간이 아니라 인생 이야기가 오가는 ‘작은 무대’이자 ‘삶의 현장’이다.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일이 나를 가장 행복하게 만든다는 것을. 리더스 독서클럽에서 책을 읽고 토론하는 것도 좋았지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그 안에서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발견할 때 더 큰 기쁨을 느꼈다.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더 행복했다. 바쁜 일상에서 잊고 지냈던 그 마음을 다시 마주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이 책은 ‘듣는 사람으로 살아온 시간’의 기록이자, ‘듣는 리더로 성장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다. 말이 넘쳐나는 시대에 조용히 들어주는 사람으로 산다는 것의 의미를 함께 나누고 싶었다. 경청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반드시 회복해야 할 인간다움의 본질이며, 디지털 시대에 간과하기 쉬운 조용히 듣는 힘이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구성했다.
1장. 모든 경청은 '나를 듣는 일'에서 시작된다 - 경청의 기본
2장. 경청은 '반응 없는 침묵'이 아니라 '따뜻한 응답'이다 - 경청의 조건
3장. '멈춤, 집중, 공감, 확인, 응답'으로 마음을 여는 힘을 기른다 - 경청의 5단계
4장. 잘 듣는 사람이 결국 신뢰받고 성장한다 - 경청의 효과
5장. 위대한 사람들은 모두 먼저 들을 줄 알았다 - 경청의 대가들
줄탁동시’라는 말이 있다.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기 위해 어미와 병아리가 안팎에서 동시에 껍질을 두드린다는 뜻이다. 대화도 마찬가지다. 한쪽이 두드리기만 해서는 관계가 열리지 않는다. 서로가 배려하고 존중하며 들을 때 마음의 벽이 무너진다. 조금 더 조용히, 조금 더 천천히, 누군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고 싶은 당신에게 이 책이 작은 쉼이자 따뜻한 동행이 되기를 바란다.
끝으로 나를 작가의 길로 안내해 주신 데일 카네기 인재개발원 유길문 원장님과 책 쓰는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해 주신 백명숙 코치님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를 드린다.
2025년 11월, 겨울의 소리를 기다리며
김 지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