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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
1부 세상의 모든 길
얼마나 좋겠습니까- 파도길 따라 다시 돌아오면
혼자 걷는 길- 10월 저녁
우주로 가는 길- 파란별빛이 쏟아진다
서울과 경기 그 사잇길- 생의 경계에 서서
바닷길- 부산에서
뚝방길- 어느 봄날 당신을 생각했습니다
노란 길- 그때부터 봄이 되었습니다
숲으로 들어간 길- 길은 밤에 길어지고
길이 끝나는 곳에 길이- 봄의 기억법에 대하여
공무도하가- 물길
건너가는 길- 지나간다
안개길 너머 지중해 건너기- 산토리니

2부 깊은 슬픔
어린 눈발이 날리던 말- 엄마에게
꽃같은 날- 엄마의 정원
서러운 봄이어도- 친구에게
깊은 슬픔- 윤희에게
k를 만나고 온 밤
갇혀있던 말과 바람과, 그리고 해- 11월 속초에서
강화도에서
사랑이 오네 그때
나르도
현관바닥에서 너는
정든 여자
시인의 구두
폭포, 나이아가라

3부 초록색 대문집
장자못 물오리
고양이들의 산책
새는 어디로 갔을까
저 혼자 따로따로
산중에
산중에 고양이
잘 빚은 옹기처럼- 태안 바닷가에서
초록색 대문집
은유
울창한 적이 있었다
어쩌다, 경춘선을 탔다
안녕
다알리아의 고백

4부 분꽃이 피는 시간
봄을 다듬다
라브린스에서 길을 찾다
분꽃이 피는시간
퀘렌시아
하릴없이
10월
9월
어느날, 고래는
푸른 멍
우리가 알게 되는 것
가 닿을까- 한라산 푸른 밤
삼청동에 봄날이
경이로운 눈빛

5부 오늘처럼
샤갈의 마을엔 언제나 눈이 내리지
저기 태풍이 오고 있다
노을, 당신
곁
분홍꽃밭- 나의 정언으로 오세요
오늘처럼
다 잃었다, 추석 다음날
우리는 이별을 한다 비대면으로
소멸되는 사랑- 르네마그리트 <연인>을 보고
붉은 열매- 영화 <산사나무 아래서>를 보고
반딧불이 별이 되다- 템부롱의 밤
연둣빛 이마로 온 너에게

6부 악어네 집 식구들
병원이 집이 된 할머니
할머니와 팥죽
요리사 모자
나무에게 이사를 갔다
새소리가 들리네
악어네 집
바보 나르도
난 니가 싫어

평설|유한근
저자 소개
저자 : 양희진
성신여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2017 《인간과문학》 시 등단
2024 《수필과비평》 수필 등단
2025《인간과문학》신인작품상 문학평론 당선
시집 《접속》, 《샤갈의 피안 없는 시간》
제3시집 《라브린스 숲을 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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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필자는 양희진의 두 번째 시집 해설 <역동적 영상으로의 이미지와 시 영역 확장>이라는 평에서 양희진의 시는 감각적이고, “그 감각은 외로움과 그리움과 노마드적인 자유의지와 죽음에 이르기까지 신선하다. 그 자유로움은 기존의 고착된 정신과 절서 그리고 진부함에 대한 도전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급기야는 시적 자아의 발화법까지도 자유롭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가족이나 친지에 대한 사랑을 모티프로 하고 있는 점과 영화의 감동을 모티프로 하고 있는 점, 그리고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인식” 등이 특별함을 말한 바 있다. 그리고 그의 시를 관통하는 정서는 “타자의 연민을 통해서 환상성과 창조성, 생명성을 증대시키고 소생시키는 자아의 확대 과정에서 나타나는 “인간의 치명적인 감성인 연민은 시적 화자와 시적 대상이 되는 타자와 정서적으로나 인식적인 면에서 동일시하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는 정서라도 말한 바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양희진의 세 번째 시집 《라브린스, 숲을 켜다》에서 계승과 도전의 면모를 살핀다. 길을 테마시로 한 시, 엄마 등 가족과 친지를 모티프로 한 시, 사물을 비롯한 시적 대상을 깊어진 사유 표현 이미지 구조의 구성미학 그리고 시인이 지니고 있는 신비한 세계를 탐색한다.
(유한근의 평설 중에서]

우리는 매일 길을 나선다. 우리의 삶이 길 위에 있다. 어디로 향해 가는지, 어디로 가야 할지 매번 방향을 정해야 한다. 그 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가지 않은 길, 다른 길, 갈림길, 내가 선택한 길, 외길, 골목길, 굽은 길, 그리고 내가 걸어가야 할 시인의 길등 등 우리는 정서적인 또는 물리적인 수많은 길 위에서, 혹은 길을 걸으며 살아가고 때로 성장하고, 절망하기도 한다.
나는 지금도 나에게 다다르는 길을 가기 위해 한 걸음씩 내딛고 있다. 누가 시키지 않는, 내가 걷고 싶은 길을 따라 천천히 나아가고 있다. 조급하지 않게, 서두르지 않고, 나의 보폭에 맞춰서 넘어지지 않도록,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선다.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이 세 번째 시집에 실린 시들은 그동안 살았던, 살아왔던 그리고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나의 길과 사람과 대상에 관한 관심의 총체이다. 앞으로 더 많은 길들이 내 앞에 펼쳐질 것이다. 어둠을 뚫고 세상과 손을 잡으며 마침내 나에게 올 새로운 길!
세상의 모든 존재들에게 보내는, 연시 같은 이 시들이 뚜벅뚜벅 걸어가 당신에게 닿기를 소망한다. 마침내 내게로 걸어올 새로운 길을!
(양희진 시인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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