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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7

1장 가족관계증명서 11
2장 유전자 검사 21
3장 이산가족, 분단가족 39
4장 암울한 인생, 단 하나의 삽화 61
5장 창살 없는 감옥 85
6장 너는 쌀밥 팔자! 107
7장 마침내, 강을 건너다 139
8장 누가 오라고 했나? 171
9장 피보다 진한 것 191

에필로그 201

발문 인간을 향한, 인간에 대한 시선 | 김주현 203
작가의 말 214
저자 소개
저자 : 민혜숙
서울 출생.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졸업하고 대원여고와 외고에서 교사 생활을 했다. 광주로 이주 후 『문학사상』에 중편소설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으로 『서울대 시지푸스』 『황강 가는 길』 『사막의 강』 『목욕하는 남자』, 장편소설로 『세브란스 병원 이야기』 『돌아온 배』 『코리아 판타지』 『몽유도원』, 저서로 『한국문학 속에 내재된 서사의 불안』 『중심의 회복을 위하여』, 역서로 『프로이트 읽기』 『융 분석사전』 『종교생활의 원초적 형태』 『사회학적 방법의 규칙들』 『도덕 교육』 등이 있다. 호남신학대학 조교수를 거쳐 광주새길교회를 개척하여 작은 공동체를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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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장춘실은 아버지가 살아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받는다. “본인 장춘실, 부 장동훈”이라고 적힌 글자를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아버지를 다시 만날 수만 있다면, 지금까지 북에서 반동분자의 자식으로 지내온 오십여 년의 삶이 보상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먼저 탈북한 작은딸의 손에 이끌려 오십여 년 만에 처음 아버지를 만났을 때 “우리 담내가 이렇게 늙었구나, 안 죽고 용케 살아 있었구나” 하며 아버지는 춘실의 어릴 적 이름을 기억하며 다정스럽게 말한다. 아버지의 말은 정다운 듯 미묘했다. 실상 그녀가 남한에 오도록 이끈 아버지는 그 사실을 부인한다. 심지어 집에서 쫓겨나게 생겼다고 두려워한다. 아버지가 가족 몰래 돈을 좀 주었을 뿐, 두 사람은 밥 한 끼 함께 먹지 못한다. 아버지의 새 가족들은 춘실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
친자확인소송을 하는 과정에서 판사는 아버지보다 늙어 뵈는 춘실에게 장동훈 씨의 딸이 맞냐고 묻는다. 유전자 검사까지 하게 된 춘실은 친자식인데도 이렇게 확인받아야 하는 상황에 가슴이 아프다. 터진 둑에서 흘러나오는 물처럼 눈물이 주룩주룩 쏟아진다.
탈북 후 법적 소송을 거쳐 장동훈의 친딸로 호적에 오르지만, 그 대가는 아버지를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것. 아버지의 새 가족들이 수백억 자산가인 아버지와 춘실 사이를 가로막는다. 가장 큰 돈의 단위가 만 원인 춘실에게 돈은 중요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살아 계신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얼굴이나 한번 보고 죽어야겠다는 마음뿐이었고, 남한에 와서는 아버지를 만나서 그동안 가슴에 담았던 말을 나눌 수 있다면 족할 것 같았다. 아버지와 따뜻한 밥상을 마주 대하고 그동안 고생했던 이야기를 들려주고 위로받고 싶었다.
“당 간부는 당당하게 먹고, 대대장은 대놓고 먹고, 보위부는 보이지 않게 먹고, 소대장은 소리 없이 먹는다”는 북한을 떠나 대한민국 땅에 왔지만, 남한도 유토피아는 아니었다. 새벽 찬 바람을 맞으며 폐지 실은 손수레를 끌다 보면 일복 하나는 제대로 타고났구나, 체념이 되었다.
피붙이인 작은딸도, 북에 있는 남동생도, 아버지의 새 가족도 돈 앞에 무력한 모습이었다. 애면글면 키운 딸이고 업어 키우다시피 한 동생인데, 그들은 언제나 돈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춘실을 냉대하고 외면하는 아버지 가족의 태도를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피는 물보다 진하지만, 피보다 진한 것들이 많다. 체면도, 돈도, 외모도 피보다 값이 더 나갔다.
이 작품에는 ‘먹고살다’라는 말이 무척 많이 나온다. ‘생계를 유지하다’라는 뜻인데, 띄어 써서 ‘먹고 살다’로도 쓸 수 있다. 이 작품에는 어떻게 살았는지 세세하게 그려진 반면 밥을 먹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삶이 더 팍팍하고 더 건조하고, 한편으로 슬프게 느껴진다. 그래서 ‘아버지와 따뜻한 밥상을 마주 대하고’ 싶은 춘실의 마음이 더욱 간절해 보인다. 제목에 적힌 느낌표처럼.
이것 드셔보세요, 하며 춘실이 권하고 그래, 맛있구나, 하며 먹는 아버지의 모습을 그려본다. 작은 행복, 작은 위로, 누릴 수 없는 것……


작가의 말

휴전 30년 동안 찾아 헤매던 부모와 자식, 형제자매의 상봉은 눈물바다를 이루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찌질한 가족의 등장은 새로운 갈등의 원인이 되었다. 이후 40년 동안 목숨을 걸고 대한민국으로 오는 소위 북한 이탈 주민, 탈북민이 약 4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들의 사연이 유튜브로 혹은 수기로 또는 문학작품으로 표출되고 있다. 그들의 치열한 사연을 접할 때마다 정신이 확 깨는 느낌이다. 어쩌면 4만 명에 이르는 탈북민들은 느슨해진 우리에게 새로운 청량제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용감하게 질주해온 생명력이 이 땅에서 새롭게 꽃피우고 열매 맺기를 소망한다.
전쟁으로 인한 1세대 이산가족들은 거의 다 세상을 떠났고 탈북 과정에서 생겨난 새로운 이산가족에게도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아 안타깝다. ‘같은 민족’이라는 말의 의미도 희미해지는 이 시대에, 안전지대에서 살아온 행운이 다행스러우면서도 공연히 미안하다. 그 미안한 마음을 이 이야기에 꼭꼭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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