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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 없는 작가로 살아남기 : 재능 없이도 글밥 먹는 사람의 생존기
아작 202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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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8

( 제1부 ) 재능 없이 작가 하기

001_단 한 편의 소설을 쓴 사람 17
002_장르성 상업성 대중성 21
003_마이너의 별 26
004_금수저와 근수저 그리고 글수저 31
005_성장곡선의 형태 35
006_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과 작업을 하고 싶은 사람 40

( 제2부 ) 재능 없이 글쓰기: 기본편

007_잘 지은 제목 하나 열 주인공 안 부럽다 47
008_기획서를 쓰는 이유 51
009_기획서대로 쓰지 않는 이유 56
010_주장하고 질문하고 보여주고 61
011_주제도 모르는 작가 65
012_슈퍼 마리오 1탄이 재미있는 이유 69
013_말이 많으면 일을 못 하고 일이 많으면 집을 못 가고 집을 가면 말을 못 한다 75
014_〈인터스텔라〉는 〈아마겟돈〉 같은 작품 79
015_저글링 글쓰기 85

( 제3부 ) 재능 없이 글쓰기: 응용편

016_모방은 나의 힘 93
017_당신이 심연을 바라보는 순간, 심연은 어색하고 불편하다 97
018_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 100
019_분량에 대한 이야기 106
020_원고 분량이 모자라요 111
021_서로 다른 두 사람 117
022_뭘 모르는지도 모르는 사람 120
023_앞뒤가 똑같은 사람 125
024_고양이에게 먹이를 주지 마시라고요? 128
025_호러와 코미디는 같다 132
026_장르의 우회적 성격 139
027_일단 밥부터 먹지요 142
028_짧은 문장과 순우리말의 유혹 146

( 제4부 ) 재능 없이 살아남기

029_1등 한 번 하기 vs 3등 네 번 하기 153
030_듀나체라는 수렴진화 158
031_삶과 작품 그리고 모든 재미에 대한 궁극적인 질문 162
032_마감 실패에 이르는 병 168
033_글쓰기가 재미없는데 글을 써야 할 때 173
034_〈맹꽁이 서당〉과 학생 체벌 177
035_행복한 글쓰기 생활 181
036_창작자를 위한 합평 가이드 186
037_행동력과 스테미너 그리고 창작욕 191
038_일일 작업량 계산법 195
039_작법서가 너무 많다 199
040_작가에게 가장 필요한 것 202
041_작가에게 가장 필요한 것 다음으로 필요한 것 207
042_나올 때까지 굴리면 확정 가챠 210

에필로그 214
저자 소개
저자 : 홍지운
공상연애소설작가. SF작가. 홍익대학교 미학과 석사 졸업 후 작가 생활을 거쳐 현재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웹소설창작전공에서 전임교원으로 재직 중. 데뷔작 《무안만용 가르바니온》으로 제2회 SF어워드 장편 부문 대상 수상. 장편 《호랑공주의 우아하고 파괴적인 성인식》 《냉장고와 넷플릭스》 《천국게임》 《우주 달 별 사랑》과 단편집 《공상연애소설》 《구미베어 살인사건》 《악의와 공포의 용은 익히 아는 자여라》 《월간주폭초인전》 그리고 작법서 《시나리오 레시피》 《창작자를 위한 마블 스토리텔링》 및 다수 앤솔로지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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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저자의 말

재능 없는 작가는 많습니다. 일단 저부터가 그렇지요. 반대로 재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가가 되지 못한 사람도 많습니다. 많이들 착각하고는 하지만, 사실 재능이 있는 것과 작가가 되는 것은 별개의 영역입니다. 작가를 하면 하는 거고 안 하면 안 하는 것이니까요.

제가 재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작가가 될 수 있었던 이유에는 제게 주어진 것이 이것밖에 없기 때문도 있었습니다. 작가가 되는 데 필요한 재능보다 사회인이 되는 데 필요한 재능이 훨씬 더 없었어요. 절대적인 역량에서는 작가가 되기 역부족이지만 상대적인 역량에서는 작가가 될 수밖에 없는, 그런 스탯을 타고난 사람이었지요.

무엇보다 저는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글을 썼습니다. 글을 잘 쓰지는 못해도 계속해서 써야만 했어요. 글을 쓰는 게 제일 재밌었으니까요.
혹자는 폼이 나게, 글쓰기란 신내림과 같아 글을 쓰지 못하면 신병이 나듯 아프기 마련이라고도 합니다만, 저는 그렇게까지 거창하고 운명적인 형태로 글쓰기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글을 쓸 수 있도록 꾀를 부리고 다른 일에서는 게으름을 피웠으며 글을 쓸 기회만 찾아다녔지요.

재능이 없으니 성과는 더뎠습니다. 저는 데뷔하기까지 제법 오랜 세월이 걸렸어요. 내게 있어서 작가는 삶의 목표가 아니라 삶의 방식이라고, 작가라는 타이틀을 다는 것보다 작업이라는 활동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아무런 결과를 내지 못하는 저를 부단히도 타일러야 했고요.

흔히 약육강식이라고 하지요. 저는 재능에 있어서는 분명 약자입니다. 하지만 약육강식만큼이나 자연법칙과 어긋난 사자성어도 드뭅니다. 애초에 코끼리랑 사자랑 싸우면 코끼리가 이기죠. 하지만 코끼리는 사자를 잡아먹지 않습니다. 개미는 늑대보다 약합니다. 그러나 늑대의 사체를 마지막에 맛보는 것은 개미지요. 약육강식이 세상의 일반법칙이라면 약한 동물들은 모두 멸종했어야 하는데, 과연 그렇던가요? 이 사자성어는 세상의 진리 혹은 섭리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이야기입니다.

자연계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약육강식보다는 적자생존이 훨씬 더 적합해요. 약하고 강하고의 문제가 아닌, 적응했느냐 적응하지 못했느냐의 문제입니다. 살아남았느냐와 살아남지 못했느냐의 문제예요. 작가로서 저는 분명 약하지만 어떻게든 살아남기로 했고, 살아남기는 했습니다. 얼마나 더 살아남을 수 있을지 자신은 없지만, 작품이 출간되건 되지 않건 계속해서 글을 쓰고 싶다는 의지만은 있습니다.
저는 재능 없는 작가입니다. 여기서 여러분들이 주목하셔야 하는 지점은 제가 ‘재능이 없다’는 부분이 아니라 제가 ‘작가’라는 점입니다. 네. 저는 재능이 있건 없건 작가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어떤 의미에서 저의 조언이 재능으로 가득한 작가들의 조언보다 더 많은 사람에게 유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세상에는 재능으로 가득한 사람보다 재능 없는 사람이 더 많지요. 그렇다면 재능으로 가득한 사람보다 재능 없는 사람의 조언이 더욱더 많은 사람에게 통용되는 조언이지 않을까요?

작가가 되는 데 있어 재능은 분명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것만이 전부라고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저부터가 재능이 없으면서 작가가 될 수 있는 산증인이니까요. 저는 누군가가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재능도 필요하지만, 그만큼이나 어쩌면 그 이상으로 의자와 환경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재능 없는 작가인 동시에,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장르문학 창작을 가르치는 교수이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제가 강단에 서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비웃지 않았을까 모르겠어요. 홍지운이? 데뷔까지 10년 가까이 걸렸던 애가? 책을 많이 팔아본 적도 없지 않아? 재능 넘치는 작가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왜? 실제 그런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직 제 앞에서 그렇게 이야기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으니까요. 하지만 이 의문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제 안의, 저를 싫어하는 저 자신부터가 스스로에게 그렇게 질문을 던졌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이렇게도 생각했습니다. 재능 없는 작가이기 때문에 가능한 경험과 조언이 있다고. 그리고 나는 재능 없는 작가로서 그에 대해 항상 고민해왔다고. 이미 재능을 갖추고 성공할 날을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닌, 자기 자신에게 어떤 가능성의 씨앗이 심겨 있는지 항상 자문하고 번민하는 누군가에게는 나처럼 재능 없는 작가가 더 필요할 것이라고.

《재능 없는 작가로 살아남기》를 쓰기로 결심한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책은 제가 재능 없는 작가로, 재능 없는 작가 지망생으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던 과거를 정리한 에세이입니다. 제가 수업을 시작하고 출석을 부르기 전까지 10분 동안 학생들과 나누는 잡담의 모음집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이 책에는 다양한 형태의 조언을 담을 예정입니다. 대신 창작과 관련된 팁은 많이 담지 않을 생각이에요. 이 책은 작가가 되기 위한 공식이나 정답 그리고 왕도와는 거리가 먼 책이에요. 대신 작가가 되기 위한 발버둥을 관찰하실 수는 있을 것입니다. 마치 호러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발견하는 생존자의 수기 같은 내용들을, 공략의 단서가 되는 내용들을 적어놓으려 해요. 그 때문에 이 책 안에서는 서로 충돌하고 모순되는 내용도 나올 것입니다. 애초에 단서란 그런 것이니까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 책의 결론은 약육강식이 아닌 적자생존입니다. 치타가 발이 빨라지는 것으로 생존했다고 해서 고슴도치가 가시를 등에 달고 다니는 것이 실패나 거짓이 아닌 것처럼, 저의 생존법은 제가 마주한 환경에 적응한 결과일 뿐이지 반드시 따라야만 하는 정답과는 매우 거리가 멉니다. 여러분들은 이 책에서 힌트를 얻어, 여러분들이 마주한 환경에 맞춘 여러분만의 생존법을 고민하셔야만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작법론이라기보다는 작업론이라고 하고 싶군요. 재능 없는 작가로 살아남기. 그건 정말이지, 법칙보다는 업보에 가깝거든요. 자, 그러면 제가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이야기를 시작해보도록 하지요.
― 홍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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