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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구입하신 분들이 산 책
저자 소개
저자 : 로아
변할 수 없는 것에 마음 시려 하던 때가 있습니다. 곪고 있는 나를 바라보면서도 희망은 중독처럼 끊을 수 없었습니다. 잔뜩 곪아 보니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습니다. 변할 수 없는 것을 오래 기억하고 자주 사랑하는 것, 그것이 내가 일으킬 수 있는 변화라는 것을요. 맑음이는 오래 기억하고 자주 사랑하기를 배우는 중입니다. 어쩌면 가장 시릴 무렵에 여러분을 만날 맑음이를 사랑해 주세요. 그리고 오래 기억해 주세요. 기억해야 할 것들이 자꾸만 잊혀 가는 세상에, 맑음이를 남깁니다.

그림 : 현수
어떤 색으로 맑음이의 말을 담아낼 수 있을까, 어떤 선으로 그리움을 그릴 수 있을까? 그림 그리는 내내 이 물음을 따라 수없이 선을 긋고 지웠습니다. 노랑과 파랑, 맑음이가 세상과 만나는 두 빛으로 맑음이의 마음에 다가가려 했습니다. 여백은 식구들의 자취와 그리움이 머무는 자리입니다. 기다림은 조용하지만 사랑은 내내 흐르고, 모든 기다림의 끝에는 다시금 빛이 찾아온다는 것을 믿습니다. 이 책이 독자들의 내면 깊은 곳에 닿아 ‘그리움’이 가진 온도의 의미에 잠시 머물게 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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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기억하며,
사랑을 떠나보낸 모든 마음에게 전하는 그림책
『맑음이』는 부산에 사는 열일곱 살 동갑내기 친구, 로아와 현수가 함께 지은 그림책입니다. 숫기 없던 로아에게 믿음직한 등이 되어준 현수와 활발한 현수를 편안하게 받아 준 로아의 가슴에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커다란 구멍을 남겼습니다. 그러고서 얼마 뒤, 참사로 식구를 모두 잃은 강아지 푸딩이 소식을 접한 이 둘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 참사의 기억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어떤 상실은 누군가의 인생에서 사라지지 않고 계속되는 이야기라는 걸 말하고, 사랑을 떠나보낸 모든 마음에 조용히 닿을 작은 위로를 전하고 싶어 이 그림책을 구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식구들이 나를 잊은 건 아니겠죠?”
이 그림책의 주인공은 ‘기다리기’가 특기인 강아지 맑음이. 엄마, 아빠, 희망이와 행복하게 지내던 어느 날, 식구들이 모두 비행기 여행을 떠나고 맑음이는 혼자 집에 남습니다. 매일매일 식구들이 오기를 기다리지만 여러 날이 지나도록 식구들은 돌아오지 않고, 맑음이는 외로움 속에서 점점 지쳐 갑니다.

강아지의 눈에 비친 그리움의 세계
『맑음이』는 세 가지 색으로 인쇄되었습니다. 글자는 검정, 그림은 노랑과 파랑입니다. 그림을 노랑과 파랑으로만 구현한 것은 강아지가 이 두 색으로 세상을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현수 작가는 맑음이가 살아가는 세상에 한 걸음이라도 더 다가서고자 했습니다.
현수 작가는 책 곳곳에 넓은 여백도 마련해 두었는데, 그 공간은 맑음이가 느끼는 텅 빈 그리움이자 독자의 마음이 그리움의 온도에 잠시 머물게 하는 방입니다.

세상의 모든 푸딩이에게 전하는 따뜻한 안부
맑음이는 애타게 기다리던 엄마, 아빠, 희망이를 꿈속에서 만납니다. 식구들은 맑음이에게 약속합니다. 맑음이가 마당에서 기지개를 펼 땐 시원한 바람으로, 쌀쌀한 겨울날엔 머리 위에 쌓이는 눈송이로, 잠든 밤엔 포근한 달빛으로 늘 곁에 머물겠다고 말이죠.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우리가 네 곁에 있단 걸 기억해!”
‘기다리기’가 특기이던 맑음이에게 이제 새로운 특기가 생겼습니다. “나는 맑음이, 특기는 ‘기억해’!” 맑음이는 식구들과 늘 함께라는 걸 기억하며 살아갈 힘을 회복합니다.
글을 쓴 로아 작가는 우리의 ‘기억’에 주목합니다. 참사가 우리의 기억에 오래 남을수록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기다림’으로 시작해서 ‘기억’으로 마무리되는 맑음이 이야기가 슬프을 넘어 희망으로 이어지는 것은, 기억이 희망의 다른 이름이라는 작가의 이런 믿음 덕분입니다.
『맑음이』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사회적 참사를 기억하고, 슬픔에 공감할 줄 알며, 상실은 끝이 아니라 기억이라는 형식의 사랑이 될 수 있음을 알아가길 바랍니다.

저자의 말

푸딩이를 아시나요?
푸딩이는 2024년 12월 29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식구 아홉 명을 모두 잃은 작은 강아지입니다. 홀로 남은 푸딩이는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식구들을 찾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푸딩이를 안쓰러워하면서 밥도 챙겨 주며 돌봐 주었습니다.
푸딩이는 날마다 식구들을 기다렸습니다. 자동차나 오토바이 소리가 나면 귀를 쫑긋 세우며 바라보고는 했죠. 이런 푸딩이의 이야기가 뉴스에 소개되자 많은 사람이 푸딩이의 안타까운 사연에 마음 아파했습니다. 어느 동물 보호 단체에서는 마을을 떠도는 푸딩이를 그대로 둘 수 없다고 생각했고, 유족의 허락을 받아 푸딩이를 구조해 새로운 식구를 찾아 주었습니다.
푸딩이 이야기를 처음 읽었을 때 무언가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오래 고민하다 찾은 답은, 푸딩이 이야기를 사람들이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책으로 만들어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모든 마음을 위로하고 싶었고,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더 오래 남아 있을수록 이런 가슴 아픈 일이 조금이라도 덜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기억은 희망의 다른 이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디 『맑음이』가 여러분의 책장에 오래오래 머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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