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이번 책을 출간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언제부터 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저는 사실 책을 출판할 때 큰 이유를 두지 않습니다. 저는 단지 저의 글들을 손에 쥘 수 있다는 것이 좋거든요. 그래서 글이 쌓일 때마다 책으로 내곤 해요.
처음 글을 썼을 때 저는 16살이었요. 꿈이 많을 시기죠.
사실, 작가가 되어야겠다고 다짐을 한 순간은 없었어요. 어릴 적의 저는 글을 쓰는 것이 그저 재미있었어요. 글을 쓸 때면 아무런 생각도 고민도 들지 않았고, 오로지 그 순간에만 몰두할 수가 있었거든요. 재미로 글을 끄적이는 저에게 작가라는 건 너무 막연한 이야기처럼 느껴졌었어요. 그러고 싶다는 욕심도 없었고요.
근데 어느 순간부터 제 글이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기 시작했어요. 제 SNS 팔로워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위로나 공감이 되어줘서 감사하다는 메세지가 쌓여갔어요. 몇 몇 사람들은 저를 작가님이라고 불렀고, 저는 그 말이 너무나 낯간지러웠어요. 나는 고작 16살인데? 라는 생각을 했죠. 하지만 17살 때 첫 책을 출판하고 나서는, 스스로도 생각을 했어요. 이 정도면 작가 맞지! 라고요.
글을 쓰는 일은 그 때도 현재도 단지 저의 취미일 뿐이지만, 그 날 이후로 조금 욕심이 생겼어요. 이왕이면 정말 멋진 작가가 되고 싶다는, 취미 생활일지라도 완벽하고 싶다는 욕심이요.
책의 구상부터 최종 탈고까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렸고 이 과정에서 가장 즐거웠던 일 혹은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어떤 것이었나요?
저는 보통 작업할 때 평균 3-5개월이 걸립니다. 책 [Italia, 여행이 끝난 자리에는 다정한 잔상이 가득하다] 라는 책을 쓸 때는 무려 10개월이 걸리기도 했었어요. 그 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책들이 무난하게 3-5개월이면 끝이 나곤 합니다.
뻔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원고 작업을 할 때 저는 늘 즐겁습니다.
저는 아날로그를 좋아해요, 직접 손에 쥘 수 있고 눈으로 생생하게 볼 수 있는 것을 좋아하죠. 그런 저에게, 제가 쓰는 글들이 모여 책이 된다는 것은 정말 큰 의미입니다. 즐겁지 않을 수가 없어요. 작업을 하느라 밤을 지새우는 순간도, 완성이라 생각했던 글이 미흡해보여 재수정을 거치는 순간도 제겐 너무나 즐거운 순간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총 7개의 책을 출판했지만, 결코 힘들었던 순간은 없었습니다.
작가님의 시집은 긴 호흡으로 이루어진 문장으로 쓰여있어서 작가님의 일기를 몰래 읽는 느낌이 드는데요. 의도하신 건지 궁금합니다
맞습니다. 알아주셔서 감사해요.
저의 문체의 키워드는 독백, 일기, 편지예요. 일기장은 보통 나의 하루를 되돌아보며 쓸 때가 많죠. 순간과 찰나의 감정을 마구 표출하듯 써내려가는 게 아닌, 하루 혹은 며칠 간 내가 느낀 감정들을 되돌아보고 정리해요. 그래서 담담하고 담백해요. 저는 그런 글을 써요. 감정에 충실하고 솔직하지만 휘몰아치지 않는. 잔잔하고 담백한.
저는 햇수로 9년 동안 글을 써왔는데, 그러면서 문체가 정말 많이 바뀌었어요. 현재 정착한 이 문체에 가장 많은 애정을 품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가장 중요한 메시지가 있다면? 또 독자들이 어느 부분을 가장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지
독자분들께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따로 없습니다. 다만 읽는 이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들게 만드는 책이고 싶어요. 제가 어떤 사랑을 해왔을지 가늠하거나, 본인의 지난 사랑을 되돌아보거나, 공감하거나, 혹은 단지 제 필력에 감탄하며 밑줄을 그어주길 바라기도 합니다. 그냥 생각없이 읽고 넘어가게 되는 책, 밑줄 그이지 않는 책, 귀퉁이가 접히지 않는 책, 책장 한 켠에 방치돼 먼지 쌓여가는 책만 아니길 바라요. 제 책이 누군가에게 어떤 식으로든 의미가 남았다면 저는 단지 그걸로도 만족합니다.
독자분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글은 아무래도 스물과 여름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글들이 아닐까 싶어요. 두 단어가 약간의 향수를 일으키는, 기억을 미화시키는 그런 단어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몽글몽글한 마음을 들게도 하고요.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실 거라 생각해요.
감히 청춘이라 부를 수 있는 순수한 스물과 열정적인 태양이 떠오르는 여름, 가끔은 장마로 인한 우울.
저는 그 두 가지만으로도 사람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 생각해요.
작가님이 가장 좋아하는 책 속 구절을 소개해 주세요. 그 이유도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저의 문장은 긴 호흡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그래서 구절이라고 하기에는 길지만... 제가 좋아하는 문장을 소개해드릴게요!
'나는 그냥 여름에 눈이 내리는 곳에 가서 살고 싶다. 지금이 여름인지 겨울인지 가늠할 수 없는 곳에서 말이다. 하지만, 눈이 내리면 나는 지금이 여름임을 자각하게 되겠지.'
'종종 의지만으로는 할 수 없는 것이 있다. 가끔은 사랑으로도 어려운 것이 있고, 여름도 품을 수 없는 것이 존재한다. 나는 너의 여름이 얼마나 푸른빛을 띠는지 알 수 없고, 너는 나의 여름에 얼마나 많은 청춘이 널려있는지 모른다.'
이 문장들을 꼽은 이유는, 솔직하고 담백하고 담담한 저의 문체가 잘 드러났다고 생각해서입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가 잘 드러난 문장들이라, 제가 많이 애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