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초·중·고 시절에 200여 회의 대회에서 수상하며 학생 시인으로 주목받았던 김하은 작가의 첫 번째 동시집 『달팽이 학생』은 작가가 초등학교 5학년, 6학년 시절, 학교와 집, 길에서 쏟아지듯 써내려간 동시들을 모은 책입니다. 작가는 문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이 된 지금까지 평생 문학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고 글을 쓰고 있지만, 어린 시절 쓴 동시에는 그 나이가 아니면 결코 쓸 수 없었던 어린이만의 감성과 생각이 녹아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어른 작가가 어린아이의 마음이 되어 쓴 시도 동시이지만, 어린이가 서툴지만 솔직한 마음을 담아 쓴 시야말로 진정한 동시가 아닐까요. 어린이가 직접 쓴 동시야말로 어린 독자의 마음에 깊이 가닿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동시집에는 어린 시절의 작가가 강원문학교육연구회에서 주최한 글짓기 대회에서 강원학생문학상대상을 수상한 표제작 「달팽이 학생」을 비롯하여 60여 편의 동시 작품이 실려 있습니다.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기에 더욱 빛나고 소중한 그 시절의 동심은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줄 것입니다.
저자의 말
초등학교 시절,
저는 매일 시를 썼습니다.
왜 썼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자꾸 시상이 떠올라서 시를 썼습니다.
기어다니는 개미를 보며,
날아다니는 나비를 보며,
울고 있는 비를 보며,
반짝이는 해를 보며,
생각이 날 때마다 세 편도 쓰고 네 편도 썼습니다.
그렇게 어린 시절 써 내려간 시가
지금 삼백 편가량 있습니다.
그 시들 중 일부를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묶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그때의 자국들을 다시 펼쳐보니
기억은 희미해졌지만,
그 안의 마음은 여전히 따뜻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어린 날의 제가 지금의 저를 다정히 안아 주며
“괜찮아, 너는 그때도 충분히 빛나고 있었어.”
하고 속삭여 주는 듯했습니다.
이 책은
그때의 ‘나’가 지금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이자,
모든 아이들에게 건네는 작은 위로입니다.
어린 마음으로 쓴 시들이 다시 숨을 쉬며,
그 시절의 순수함이 오늘의 나를 다독여 주었습니다.
달팽이처럼 느리지만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듯,
아이의 속도에도 저마다의 시간이 있고,
그 느린 걸음 안에도 반짝이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시집을 펼쳐 읽는 세상의 모든 별빛 같은 마음들이
자신의 아이, 혹은 어린 날의 자신과 마주하는
따뜻한 순간을 만나길 바랍니다.
그 시절의 순수함이 이 책의 페이지마다 살아 있어
조용한 빛으로 닿기를 바라면서
여름방학 내내 그리고, 지우고, 다시 그리기를 반복했습니다.
시를 짓던 그 시절의 나에게,
스무 살의 내가 그림을 그려 주었습니다.
잊힌 기억이 많지만, 시를 쓰던 그날의 내가
다시 보이는 순간에는 웃음이 났습니다.
그림 한 장 한 장에도 어린 날의 숨결이 닿아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자신의 껍질을 넘어서고 있는 모든 달팽이들에게
느리게 자라나는 모든 마음들에게
그리고
어린 날의 나와 세상의 모든 아이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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