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사실‘에 근거해 대화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사실 질문법’
『‘왜?’라고 묻지 않는 소통의 질문력』은 개발도상국 지원 현장에서 문화나 생활방식이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하면 원활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저자가 오랜 경험을 통해 터득한 지적인 의사소통법인 ‘사실 질문법’에 대해 소개한 책이다.
저자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문제는 ‘사실’을 잘못 인식하는 데서 발생한다고 보고, 사실을 올바르게 인식하려면 올바른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가 문제의 원인을 찾기 위해 “왜?”라고 물어보는 것에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왜?”라는 질문은 그 의도와 상관없이 상대의 선입견을 불러일으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저자는 모든 해석을 배제하고 서로가 담담하게 사실에 근거한 대화를 나눠야 문제 해결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즉 ‘사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사실’에 근거해서 대화하는 것만이 가장 빠르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좋지 않은 질문은 대화를 꼬이게 만든다
좋지 않은 질문들은 상대의 ‘선입견’을 불러일으켜 대화를 꼬이게 만든다. 그 대표적인 예가 “왜?”, “어째서?” 하고 직접적으로 이유를 묻는 질문이다. “왜?”라는 질문은 상대를 몰아붙여서 반사적으로 변명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둘 사이에 권력관계가 있을 때 흔히 나타난다. “어땠어?”라는 질문도 상대에게 구체적으로 묻지 않아서 부담을 주는 질문이다. “무엇이 문제야?”라는 질문 역시 상대를 배려하게 만들어 쓸데없는 문제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의견을 말해줘.”도 마찬가지다. “평소에”, “사람들” 같은 추상적인 표현이 담긴 질문은 선입견을 부추기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좋지 않은 질문들은 상대의 ‘선입견’을 불러일으킨다는 공통점이 있다. 모든 일에는 인과관계가 존재한다는 무의식적인 선입견이 의사소통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따라서 선입견을 배제하고, ‘사실’에 근거를 둔 ‘사실 질문’을 해야 올바른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왜 ‘사실 질문’이 좋을까?
인간의 기억에는 한계가 있다. 우리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기억하기 쉽도록 자신의 입맛에 맞게 기억을 수정하고, 그것을 사실이라고 믿고 있다. 그렇게 왜곡된 기억이 바로 ‘선입견’이다. 따라서 우리는 담담하게 사실을 확인하면서 선입견에서 빠져나올 필요가 있다. 해석은 여러 가지일 수 있지만 사실은 한 가지뿐이다. ‘사실 질문’의 본질은 ‘생각하게 하지 말고 기억을 떠올리게 하라.’이며, 사실 질문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이익을 준다. ①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② 인간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 ③ 상대에게 스트레스를 적게 준다. ④ 스스로 답을 얻을 수 있어 행동 변화로 이어지기 쉽다. ⑤ 가짜 뉴스를 분간할 때도 사용할 수 있다. ⑥ 사실과 해석을 분리하면서 메타인지 능력을 키울 수 있다.
막힌 대화가 술술 풀리는 ‘메타인지’ 대화의 기술
사실 질문으로 대화를 진행하려면 선입견 질문을 다섯 가지 공식에 따라 사실 질문으로 바꾸고 흐름을 만들면서 대화를 이어 나가면 된다. 처음에는 어떤 질문을 하든 상관없다. 사실 질문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너무 신경 쓰기보다는 선입견 질문을 하나 했으면 사실 질문을 하나 이어 가는 식으로 진행하도록 한다. 그런 다음 상대의 대답에 맞춰 다음 질문을 이어 가면 된다. 상대의 이야기를 유심히 듣다 보면 대화의 실마리가 잡히고 다음 질문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반복된 질문을 통해 사실을 연쇄적으로 이끌어내면 된다. 상대의 대답에 근거해서 질문을 이어 가면 거리가 좁혀지면서 신뢰가 쌓인다.
사실 질문을 계속하는 것이 부담된다면, 상대가 심리적으로 대답하기 쉬운 질문을 하면 된다. 일단 사실을 구체적으로 떠올리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화는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상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담담하게 사실 질문을 하는 데 집중하도록 노력하자. 그러다 보면 막힌 대화가 술술 풀릴 것이다.
문제를 쉽게 해결하는 ‘분석과 해결의 공식’
대화를 통해 문제나 과제를 해결하려면 질문을 하는 사람이 그 해결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가 스스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북돋아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문제가 무엇인지 정의 내릴 필요가 있다. 사실을 기준으로 이상과 현실 사이의 거리를 확인하고, 선입견을 배제하면서 문제를 찾아내면 된다. 그다음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가 누구인지 확인한 후 사실 질문을 반복하면서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해 나간다. 사실 질문을 하면서 지켜야 할 전제는 절대 상대의 대답을 자신의 표현으로 수정하지 않는 것이다.
상대가 문제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면 “언제?”부터 묻고, 상대가 최대한 정확한 기억을 떠올리게 유도해야 한다. 그리고 대처 방법이나 정보 수집 경험에 대해서도 질문해야 한다. 누구에게 어떤 피해가 있었는지 확인해야 하고, 그밖에 다른 선택지는 없었는지도 물어야 한다. 부족한 게 있다면 얼마나 부족한지 묻고,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답했다면 누가 그걸 하기로 했는지 질문한다. 마지막으로 당사자가 스스로 깨달아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믿고 기다려야 한다. 사실을 통해 얻은 깨달음이 진정한 행동의 변화를 낳기 때문이다.
사실 질문은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사실 질문은 단순해서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이 책에 소개한 사실 질문법은 저자가 이미 국제 협력 전문가를 비롯해 사회복지, 보건의료, 교육 등 대인 지원에 관련된 사람들에게 20년 이상 보급하고 전수하며 그 효과를 확인했다. 또한 부모와 자녀의 의사소통, 특히 사춘기 자녀와 부모의 의사소통에서 관계를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는 것도 실증되었다. 사실을 정확히 확인하고, 그 사실에 근거해서 대화하는 방법을 실천하며 의사소통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사실과 선입견이 뒤엉킨 어지러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