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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자 : 이대화
음악 저널리스트. 대중음악의 전반적인 장르를 다루어왔으며, 전자 음악에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쏟아왔다. 하우스와 테크노의 역사를 정리해 소개한 《백 투 더 하우스》, 2010년대 한국 클럽 씬의 궤적을 기록한 《댄스 뮤직 아카이브》의 저자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디제이 매거진 아시아 에디터, 네이버 온스테이지 기획위원, 웹진 이즘 편집장 등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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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기계적 혁신과 장르의 분화, 그리고 보편적 아름다움

기술의 발전은 곧 새로운 사운드의 탄생이며, 이는 끊임없는 장르의 분화로 이어졌다. 무그 신시사이저의 슬라이딩 노트, 드럼 머신이 주조한 일렉트로 비트, 조작 오류가 빚어낸 애시드 베이스는 음악사를 바꾼 결정적 계기였다. 악기의 메커니즘과 프로듀서의 기술적 성취가 어떻게 새로운 장르를 파생시켰는지 구체적인 인과관계로 서술하면서도, 이 책은 기계적 성취의 기록에 그치지 않는다. 저자는 "사운드 실험 못지않게 멜로디나 리듬의 음악적 아름다움이 안배된 음악을 좋아해 왔고, 이러한 나의 취향이 선곡에 다분히 반영되어 있다"라고 밝힌다.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명작들을 빠짐없이 짚어주면서도, 멜로디와 리듬이 아름다워 듣기 편한 곡들을 세심하게 골라 담았다. 문장을 읽어나가면, 이제 막 일렉트로닉의 매력에 빠져든 입문자부터 플레이리스트 속 고전 명반들을 찬찬히 정리해보고 싶은 리스너까지 기분 좋게 빠져들 수 있는 이유다.

플로어를 장악한 대중성과 무한한 흡인력

일렉트로닉은 스튜디오의 난해한 실험을 넘어 인간의 신체를 움직이게 만드는 가장 뜨거운 대중음악이다. 이 책은 현학적인 서사나 의미 부여에 매몰되지 않고, 일렉트로닉 특유의 즉각적인 흡인력과 댄스플로어의 열기를 놓치지 않는다. 규칙적인 비트가 어떻게 사람들을 하나로 묶고 거대한 에너지의 소용돌이를 만들어내는지, 그리고 그 리듬이 어떻게 주류 팝 시장을 뒤흔들며 차트의 정상을 차지하게 되었는지 생생하게 조명한다. 언더그라운드의 어두운 클럽에서 시작된 비트가 팝 아이콘들과 결합하고, 전 세계 수만 명의 관중을 열광시키는 페스티벌의 찬가로 거듭나는 과정은 그 자체로 극적이다. 기계가 만들어낸 박자가 인간의 심장 박동과 동기화되며 가장 대중적인 댄스 뮤직으로 진화해 온 역사를 기록한다.

방대한 타임라인을 관통하는 명작들의 이면

거대한 일렉트로닉의 역사를 다루면서도 이 안내서는 관계된 다양한 음악을 섭렵하고자 했다. 독일의 베를린 스쿨, 미국의 하우스와 테크노, 영국의 트립 합을 거쳐 전 세계를 집어삼킨 현상까지 핵심 흐름을 연대기적으로 서술했다. 모든 소리에는 시대의 민낯이 묻어 있다. 주류에 대한 저항 정신이 담긴 하우스의 사회적 메시지, 약물 문화와 결탁하며 폭주했던 레이브 파티의 이면, 조악한 장비 속에서 우연히 걸작을 빚어낸 스튜디오의 치열한 현실을 빠짐없이 기록했다. 저자는 "어떤 아티스트의 어떤 곡인지 편안하게 읽히고 이해되는 글을 우선했다"라며, 심플한 언어로 각 시대를 대표하는 명반과 그 역사적 위치를 정확히 짚어낸다. 음악을 건조한 기술적 결과물로 환원하지 않고 당대의 사회적 배경과 창작자의 현실을 교차시킨다. 일렉트로닉은 현대의 음악이며, 곧 미래의 음악이기도 한 이유다.

책 속에서

p. 41
Ocean Of Tenderness는 다양한 일렉트로닉 기법을 활용해 이세계적이고 초월적인 무드를 만드는 곡이다. 몽롱한 패드 사이를 가로지르는 필터 스윕, 글라이드를 이용한 부드러운 음정의 휘어짐까지, 어쿠스틱 악기로는 구현하기 힘든 테크닉을 동원해 마치 심해에 와 있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p. 75
레녹스는 자신이 시도하고 있는 것의 결실이 결코 오지 않을 수도 있다며 불안함에 사로잡혀 있었다. 희망의 허무함을 노래한 우울한 송가 Sweet Dreams는 그렇게 탄생했다.
가사와 반대로 달콤한 꿈은 실제로 이뤄졌다. 노래는 취향과 세대를 뛰어넘어 누구나 흥얼거릴 수 있는 유니버설 히트곡이 됐다

p. 77
Blade Runner OST, Main Titles가 그때 울려 퍼진다. 왕의 등장을 알리거나 웅대한 서사의 막이 오르듯 스케일 큰 브라스가 엄숙하게 긴 여운을 머금고 울려 퍼진다. 불길한 긴장감이 감돌지만 이세계 풍경에 반하듯 매혹적이다

p. 223
The Color Of The Fire 역시 수십 년 된 졸업 앨범의 먼지 쌓인 표지나 우연히 발견한 돌잔치 VHS 테이프 같은 질감의 곡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앨범만큼 음악적 아이디어를 시각적으로 잘 표현한 커버 아트도 드물다. 색감이 변질될 정도로 빛바랜 사진이다. 결국 이 앨범 전반에 흐르는 감성적 기류는 바래진 것의 낭만이다. 종이가 울다 못해 빵처럼 부풀어 오른 유년 시절 일기장이나 우연히 친구가 소장하고 있던 졸업식 영상을 10년 만에 발견한 기분이 든다.

p. 299
그중에서도 Dive의 커버 아트는 그의 음악 세계를 잘 표현하는 듯하다. 태양이 뜨는지 지는지 구분되지 않는 이중적 형상이다. 새벽의 희망과 일몰의 센티멘털을 고루 갖췄다. 꿈결처럼 붕 뜬 질감도 리버브 잔뜩 머금고 몽롱하게 부유하는 음악과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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