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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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언어이론을 일단 하나의 과학으로서의 언어학의 정체와 그것에 대한 연구방법을 논의하는 이론으로 치자면, 이것에 대한 연구나 논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20세기 초에 소쉬르의 구조주의 언?어학이 탄생되면서 부터였다. 그가 언어이론이라는 술어를 쓰지는 안했지만, 언어연구에 있어서의 공시성 대 통시성이나 랑그와 빠롤의 구분을 주장하고 나선 것은 분명히 언어이론 연구의 시발이나 다름이 없었다.
현대 언어학의 역사는 곧 언어이론에 대한 연구의 역사였다는 사실은 그 후 그의 언어사상을 이어받은 예름슬레브나 마르티네등의 주장에 의해...
서문
언어이론을 일단 하나의 과학으로서의 언어학의 정체와 그것에 대한 연구방법을 논의하는 이론으로 치자면, 이것에 대한 연구나 논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20세기 초에 소쉬르의 구조주의 언어학이 탄생되면서 부터였다. 그가 언어이론이라는 술어를 쓰지는 안했지만, 언어연구에 있어서의 공시성 대 통시성이나 랑그와 빠롤의 구분을 주장하고 나선 것은 분명히 언어이론 연구의 시발이나 다름이 없었다.
현대 언어학의 역사는 곧 언어이론에 대한 연구의 역사였다는 사실은 그 후 그의 언어사상을 이어받은 예름슬레브나 마르티네등의 주장에 의해서 더욱 확실해졌다. 예컨대 전자는 자기가 창안한 언리학이야말로 역사상 최초의 제대로 된 언어이론을 기반으로 한 언어학이라고 내세웠고, 후자는 자기가 개발한 음운이론과 언어적 경제성의 이론, 언어조직의 동력성 이론, 일반적 통사이론, 조어의 재구이론 등이 중추가 되는 기능언어학이 바로 최선의 구조주의 언어학이라고 주장했었다. 결국 이들은 언어이론이라는 신 개념을 도입하여 구언어학과 신언어학을 차별화하는데 성공했던 것이다.
그런데 마치 역사의 반복성을 드러내려는 듯이 이런 식으로 언어이론의 장을 이용한 사람은 촘스키였다. 그는 처음부터 구조주의적 언어이론의 한계성을 극복하는 것이 곧 진정한 의미에서 언어학을 과학화하는 길이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결국에 경험주의적 언어관이나 언어연구법을 버리고서 이성주의적 언어관이나 언어연구법을 채택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하여 그가 구체적으로 제안한 언어연구법이 바로 가설형성법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이것의 과학성을 익히 실증하게 된 것이 최소주의 이론으로 불리는 그의 특이한 보편문법이론이었다. 아울러 그는 오직 철저하게 형식주의적인 특성을 갖춘 언어연구법만이 최선의 과학적 연구법이 될 수 있다는 원칙도 고수했다.
이렇게 보자면 현대 언어학의 발전사는 구조주의 대 생성주의 간의 언어이론적 논쟁에서 생성주의가 궁극적 승리자로 판명되는 과정이라고 볼 수가 있다. 이 책의 주된 목적은 그래서 구조주의적 언어이론과 생성주의적 언어이론을 심층적으로 비교해서 과연 생성주의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 지금의 언어학을 최선의 과학적 언어학으로 볼 수 있는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하는 것은 또한 촘스키의 언어학이 오늘날 인문학 전체를 이른바 언어학적 전환의 시대에 들어서게 만든 원인을 알아내는 방법이기도 했다.
그러나 인간의 언어는 다면적 기구이기에 촘스키의 생성주의적인 통사론적 언어이론만이 유일한 언어이론으로 군림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진리였다. 우선 이런 분석을 하다보니까 자동적으로 문제점으로 부상하게 된 것이 의미론과 화용론을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였다. 특히 언어능력과 언어사용 간의 엄격한 구분을 내세워온 지금까지의 언어학이 과연 언어연구의 주된 대상이 문법조직으로부터 의미조직이나 화용적 원리로 바뀐 다음에도 그대로 존속할 수 있을 지가 커다란 관심거리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언어연구의 역사는 학문의 역사만큼이나 오래 되었기에, 지금 논의되는 언어이론의 실체는 그것을 지난날의 언어이론들과 연결시켰을 때만 제대로 밝혀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 맞는 생각이었다. 이렇게 되면 결국에 언어이론 연구나 이론언어학은 한 단계 더 고차원적으로 이론화된 언어학사의 모습을 띠게 되어서, 언어학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론 언어학의 탄생으로 언어학을 하나의 과학적 학문으로 만들려는 작업이 훨씬 용이해질 것이 분명했다.
끝으로 나는 이번에도 이런 전문적인 책의 출판을 흔쾌히 승낙해주신 김진수 사장님께 깊은 사의를 표하고 싶다. 길게는 그의 이런 배려가 우리나라의 언어학 발전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으로 믿는다.
2014년 10월 1일
저자
책속으로 추가
1) 현실과 목표 간의 괴리
그의 언어관이나 언어연구관의 이와 같은 이중성이 우리에게 가르쳐주고 있는 것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고 볼 수가 있는데, 그 중 첫 번째 것은 다른 학문과 마찬가지로 언어학도 결국에는 준엄한 현실적 상황과 원대한 궁극적 목표 사이에서 하염없이 몸부림 칠 수밖에 없는 학문이라는 사실이다. 예컨대 그의 경우를 살펴볼 것 같으면 그가 이제부터는 마땅히 새로운 언어이론대로 언어를 연구를 해야 한다고 주장은 하면서도, 어떻게 그것이 바로 언어의 두 가지 특성인 인간성과 보편성을 밝히는 길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해서 그가 내세운 언어학은 ?언어는 형식이지 내용이 아니다.?라는 구호 아래 언어의 음운구조를 밝히는 일마저도 제대로 마치지 못하고서 학문적 운명을 다했다.
이런 의미에서 보자면 70여 년 전에 과학적 언어이론의 대표이론으로 등장했던 그의 언어이론과 지금의 언어학계를 주도하고 있는 Chomsky의 언어이론 사이에는 의미 있는 상사성이 있는 것 같다. 물론 Chomsky가 언어의 음운구조가 아니라 그것의 문법구조를 구명하는 일을 언어학의 기본 과제로 삼은 데다, 연구방법도 자료수집과 분류작업과 같은 귀납적인 것 대신에, 최소의 자료로서 원리나 이론을 설정하게 되는 가정 설정법을 쓰는 식으로 해서, 언어학의 수준을 한 차원 높였다는 것은 틀림이 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지난 5,60년 동안에 그와 그의 학파가 거두어들인 연구업적은 양과 질 모두에 있어서 언어학의 역사상 최고의 것이라는 것도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렇지만 그의 언어이론은 준엄한 현실적 상황과 원대한 목표 사이에서 헤매고 있다는 점에 있어서는 70여 년 전에 나왔던 Hjelmslev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큰 의미에서는 그러니까 오늘날의 Chomsky의 언어연구는 그 옛적의 Hjelmslev의 그것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볼 수가 있는데, 바로 이런 역사적 사실이 과학적 언어학의 태생적 한계성을 가장 웅변적으로 드러내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결국에 이들 두 이론 모두는 언어학을 아무리 과학화한들 언어의 실체나 본질을 알아내는 일은 지금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힘들고 원대한 일이라는 진리가 바뀔 수 없다는 사실을 실증하고 있는 것이다.
Hjelmslev의 언리학의 역사는 기껏 해봤자 몇 년에 불과한 데 반하여 Chomsky의 생성문법학의 그것은 5,60년이나 되어서 그런지 과학적 언어연구의 태생적 한계성을 더욱 신빙성 있게 확인시켜주는 쪽은 후자의 경우이다. Chomsky는 처음부터 과학적 언어연구는 마땅히 개별언어를 기술하는 일은 언어 전체에 적용되는 보편적 원리나 이론을 모색하는 일의 기초 작업에 불과하다는 입장에서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예컨대 그 (1965)는 그의 언어이론의 서설서 겸 표준이론서라 할 수 있는 ?통사 이론의 양상(Aspects of theory of Syntax)?에서 ?비록 큰 규모에서의 기술적 적절성도 결코 접근하기 쉬운 것이 아니지만, 언어이론의 생산적 발달을 위해서는 이 보다 더 높은 목표를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다 심오한 질문들을 명석하게 형성해볼 수 있으려면 언어의 ?습득모형?, 즉 언어학습이나 문법구축의 이론의 수립이라는 추상적인 문제를 고려하는 것이 유용하다. 분명히 어느 한 언어를 배운 어린이는 어떻게 문장이 형성되고 쓰이며, 이해되는가를 결정짓게 되는 규칙체계에 대한 내적인 표현체를 발달시켰을 것이다.?와 같은 말을 하고 있다. (pp.24~25)
그런데 언어에 대한 그의 야망에 찬 기도는 그 후 더 근원적이고 궁극적인 차원의 것으로까지 변신이 되었다. 2000년대에 이르러서의 그가 지향하는 언어학은 일종의 생물언어학이다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