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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혼자 애쓴다고 쉬워지지 않는다

1부. 남들 다 하는 것에 던지는 의문
자기만의 함(函)
자존감이라는 무기
탐욕스러운 돌봄
말로 배우는 말
엄마, 왜 나를 안 봐

2부. 아이 방 밖의 세계
의대라는 성역
안녕, 샤오메이
감각하는 민주주의
하이마트로 가요
세월이 가면

3부. 성장은 개인적일 수 없는 것
체험 집착
누가 금쪽이를 만드는가
가장 최신의 유사인간
시간 불평등
너라는 계단

4부. 지성보다 용기
활 끝이 향할 곳
소년의 시간과 공간
가해자도 피해자도 아닌
단 한 명의 어른
인간이 된다는 것

미주
저자 소개
저자 : 신성아
국어국문학과 영상이론을 공부했다. 광고·마케팅업계에 몸담았다가 국회의원 보좌진으로 일하던 중 아이가 아파 간병을 위해 그만두었다. 지금은 아이와 개를 돌보며 읽고 쓰는 데 전념하고 있다. 《사랑에 따라온 의혹들》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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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사랑은 언제 탐욕이 되는가
아이를 키우다 마주친 서늘한 질문들

1부 ‘남들 다 하는 것에 던지는 의문’에 등장하는 소재는 아이가 다니는 수영장, 아이와 함께 참여한 체육대회, 아이의 수학 문제집처럼 평범하고 일상적이다. 하지만 수영하는 아이를 기다리는 동안 작동하기 시작한 ‘비교 회로’에 저자는 심란해진다. 창 너머엔 유독 월등한 실력을 뽐내는 다른 아이가 있고, 옆에는 두꺼운 선행학습 교재를 챙기는 다른 엄마가 있다. “취약하니까 흔들린다.”(18쪽) 캠핑장에서 열린 작은 체육대회에서는 코끼리 코를 열 바퀴 돌고 나서 깃발을 먼저 뽑는 게임에 아이가 참여했는데 여덟 바퀴만 돌고 깃발을 제일 먼저 가져간 어떤 아이가 1등을 했다. 그 아이의 부모와 대회 운영진이 친한 사이여서 벌어진 일이었으나 작은 행사의 분위기를 깰 수 없었고 반칙을 목격한 아이들은 의기소침해진다. 아이의 수학 문제집에 ‘빗금(틀림 표시)’을 긋다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무자비한’ 빗금이 아이의 자존감을 떨어뜨린다는 세간의 의견 때문이다. 아이와 함께하는 매일의 루틴, 또는 간혹의 이벤트 속에서 저자는 “내가 소수자가 되는 것은 감내할 수 있어도 내 아이가 순전히 나의 선택 때문에 남보다 못한 처지에 놓일까”(18쪽) 소심해지지만, 실력이 모자란 게 아니라 단지 ‘부모 찬스’를 쓸 운이 없어 들러리를 서는 수많은 아이들을 떠올린다. 또 현대사회에서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 어떠한 경우에도 훼손되어서는 안 되는 절대 가치, ‘무기’가 되어버린 자존감 열풍을 돌아본다.
2부 ‘아이 방 밖의 세계’에서는 이러한 일상의 문제의식을 보다 더 구체적인 사회 현상과 교차시킨다. 아이가 대학병원 소아암센터에 입원해 있을 때 ‘양파링’을 찾으며 울자, 36시간 연속 근무 후 기어이 양파링을 사 들고 온 의사의 얼굴과 뉴스가 전하는 의정 갈등 속 ‘이기적인’ 의사 집단, 나아가 ‘초등 의대반’을 바라보는 복잡한 심경을 담는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다문화가정 학생 캐릭터인 ‘샤오메이’, 저출생 위기라는 말이 믿기지 않는 과대·과밀학급에 아이를 보내는 경기 신도시 엄마로서의 고민, 세월호 참사로 대표되는 한국 사회의 재난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헤매다 그림책에서 답을 찾은 이야기 등을 통해 사적인 에피소드가 보편의 문제의식으로 확장되는 경험을 드러낸다.

“전인적인 성장을 도모한다거나 민주 시민의 자질을 함양시키겠다는 말은 이제 새 학기 학부모 총회 인사치레로도 들을 수 없다. 더 좋은 직장을 가기 위해 가야 할 더 좋은 대학, 더 좋은 고등학교 진학률만 내세울 뿐이다.” _87쪽

다정한 약탈자가 되지 않기 위하여
대치동에선 알려주지 않는, 모두의 미래가 걸린 이야기

3부 ‘성장은 개인적일 수 없는 것’은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아이 키우는 엄마, 또는 보호자로서 느끼는 부조리와 안타까움을 생활밀착형으로 담았다. 아이에게 좋은 경험을 선사하려는 노력과 문화자본에 대한 사회적 압력의 경계를 고민했던 여행, ‘키즈’ 간판을 달고 장사하는 곳 빼고는 늘 눈치를 봐야 하는 아이 동반 부모로서의 고충, 챗지피티에게 오늘의 코디를 묻는 딸아이의 미래를 내다보는 마음, 투여한 노력과 아이의 성장이 결코 정비례 그래프를 그리지 않는다는 돌봄의 본질을 알아가는 과정 등이 진솔하고 치열하게 그려진다.
4부 ‘지성보다 용기’에서는 젠더 교육과 학교폭력, 청소년 일탈 문제를 제기한다. 전통적인 성차별뿐 아니라 ‘딸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근래의 ‘여아 선호’ 현상에서 미래의 돌봄 노동을 전제한 암묵의 강요를 읽는다. 국가와 사회가 뒷짐 지고 있는 사이 ‘아들맘’과 ‘딸맘’은 한정된 일자리를 두고 경쟁해야 하는 자식 세대를 위해 구태의연한 ‘성차별 vs 역차별’ 입씨름을 계속한다. 그러는 동안 서로 내가 더 불리하다는 ‘피해자 경쟁’이 벌어지고, 성폭력이나 페미니즘이라는 말은 한없이 왜곡된 채 상대를 무너뜨릴 비기로 쓰인다. 또 한편에서는 뉴스 속 소년범과 자신의 자녀가 이름이 같아 기분이 나쁘니 김 아무개나 A군 등으로 표기하라고 항의한다. “단 한 명의 어른”(201쪽)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과연 지금 어른이 있는지, 저자는 묻는다.

“여자든 남자든 자신의 정체성을 피해자로 삼아야 그 존재를 인정받고 발언권을 얻게 되었다. (…) 이런 식의 의도된 피해자 정체성 정치는 바람직하지 않을 뿐 아니라 무척 위험하다. 당장에 우리 공동체를 낙후시키며 어린 세대의 문제라는 점에서 먼 미래에까지 비관의 그늘을 드리운다.” _195쪽

가둬진 돌봄, 가로막힌 사랑을 넘어서기

“상대의 행복을 바라는 진심을 욕심이라 부르면 탐욕스럽지 않은 돌봄은 없”다.(7쪽) 하지만 이 책이 말하는 것은 돌봄이 내가 “손으로 빚는 대로 그 형상이 완성되는 공예”(8쪽)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반드시 변수가 더해지고 아이는 ‘세상’ 속에서 자라므로 모든 돌봄에는 나름의 동학(動學)이 발생한다. 따라서 양육은 나만의 예술이자 모두의 책임이며, 창조적인 동시에 정치적이다. 《탐욕스러운 돌봄》은 세상이 추동하는 탐욕을 덜어냄으로써 나의 탐욕 또한 덜어질 수 있다고, 모두의 돌봄을 고민할 때 나의 돌봄 또한 수월해진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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