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드라마보다 더 극적인 정치의 장면들
박 의원은 책에서 정치권에 들어온 이후 가장 많이 고민하고 사용해온 개념이 바로 ‘정무적 판단’이었다고 밝힌다. 그러나 그동안 정치권과 언론에서 빈번히 사용되던 이 용어는 명확한 정의 없이 관행적으로 쓰여 왔다. 『정무적 판단』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정치학적 이론과 실제 정치 현장의 경험을 결합해 ‘정무적 판단’의 개념을 처음으로 체계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책에는 국회의원으로서, 당의 대변인과 전략 책임자로서, 그리고 대통령선거 과정의 핵심 실무자로서 박 의원이 마주했던 수많은 정치적 선택의 장면들이 담겼다. 특히 당의 원내수석부대표로서 윤석열 정권과 맞서 최전선에서 싸웠던 경험과, 계엄과 탄핵 국면이라는 극도의 정치적 위기 상황을 전략적으로 헤쳐 나간 과정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정치는 결국 ‘결정의 연속’
정치적 생명이 좌우되는 순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충돌하는 국면, 여론과 원칙 사이에서 내려야 했던 판단들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며, 정치는 결국 ‘결정의 연속’임을 보여준다. 저자는 이러한 경험을 통해 정무적 판단이 단순한 감각이나 타협이 아니라, 위기 국면을 돌파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의 핵심 역량임을 강조한다.
또한 『정무적 판단』은 정치인들만을 위한 책에 그치지 않는다. 정치인과 언론인, 정치학자뿐 아니라, 당원과 일반 시민, 특히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청년과 학생들에게도 정치의 작동 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되도록 구성됐다. 각 장면마다 독자가 스스로 ‘이 상황에서 나는 어떤 판단을 내릴 것인가’를 되묻게 하며, 정치 참여 문턱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박성준 의원은 “정치는 추상적인 담론이 아니라, 구체적인 판단의 결과물”이라며 “이 책이 정치의 세계를 조금 더 투명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한국 정치가 한 단계 더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정무적 판단이 정치인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시민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민주주의의 요소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책 속에서
정치권에 들어와 가장 많이 쓰는 ‘정무적 판단’이었다. 정치의 최전선에서 어떤 정무적 판단을 하고, 어떻게 결정에 이르렀는지 생생하게 전하고 싶었다. 지금까지 많은 이들이 여의도에서 정무적 판단이라는 용어를 즐겨 썼지만 정확한 정의는 찾아볼 수 없었다. 정치학을 토대로 학문적 접근과 정치인으로서 정치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 접근으로 정무적 판단에 대한 정의를 내렸다. 아마 한국 정치사에서 첫 시도가 아닌가 싶다.
이 책은 부담 없이 읽어 내려갈 수 있지만, 장면과 장면이 역사의 순간이다. 정무적 판단에 따라 정치 생명이 좌우되는 결정적 순간의 연속, 드라마보다 더 극적인 상황이다. 글을 읽으며 그 한 장면에 체화되고 그 순간에 자신은 어떤 정무적 판단을 내릴지 생각하며 읽는다면 정치 세계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정무적 판단’이 정치인, 언론인, 정치학자뿐만 아니라 당원과 일반 시민, 특히 학생들에게도 이론과 현실을 접목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 책을 통해 한국 정치가 좀 더 성숙될 수 있기를 바란다.
-서문 중에서
정무적 판단을 위해서는 정치의 최종 소비자인 민심을 잘 읽어야 한다. 정무적 판단을 하는 위치에 있는 정치인은 국민의 마음과 여론의 향배가 어느 곳으로 흐르고 있는지 촉각을 세우고 있어야 한다. 특히 정치의 큰 흐름, 민심의 도도한 물결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하고 민심의 표층뿐만 아니라 심층에서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그 행간을 꿰뚫어야 한다. 동시에 늘 자신의 생각과 입장을 정리해 당 지도부나 동료 의원, 언론인, 시민 등 그 누구를 만나더라도 설명하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_18쪽
한나 아렌트는 『전체주의의 기원』에서 이데올로기 역할을 이렇게 묘사한다. 아렌트의 표현에 따르면 이데올로기적 사유는 ‘현실에서 도저히 존재하지 않는 논리적 일관성을 가지며 이를 통해 인간을 경험에서 발을 떼게 만든다’고 봤다.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있을수록 사람들은 사실이 아닌, 이데올로기가 강조하는 논리적 과정을 신봉하게 된다. 결국 이데올로기는 인간과 경험을 분리시키며 사실은 더 이상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다. _62쪽
대통령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거듭나는 것이고,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 민심을 겸허히 수용해 앞에서 이끌어 가는 자리이다. 그래서 대통령을 영어로 president라고 한다. 리더는 힘도 있지만 지혜도 필요하고, 담대함도 있어야 하지만 배려심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윤석열은 그렇지 못했다. 특히 윤석열의 힘과 강인함은 포지티브로 승화시키면 부드러움을 통해 연민과 포용, 통합으로 나아갈 수 있지만, 힘과 강인함이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네거티브로 간다면 잔인과 배척, 분열로 왜곡될 수 밖에 없다. 윤석열의 힘과 강인함은 부러졌다. 윤석열의 미래는 예고된 비극이었다. _107쪽
김종필은 “정치인은 공익을 추구하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효과는 국민이 가져가야 한다. 사업은 자기의 이익을 챙기는 실업이고 정치는 자기 이익을 비우는 허업이다.”라고 정의했다. 바로 사적 이익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국가 공동체를 위해 자신의 이익을 비워야 국민이 잘살 수 있고 나라가 발전할 수 있다는 정치 철학을 담고 있다.
정진석 비서실장에게 허업을 강조하며 윤석열 정권은 사익을 추구하지 말고 공익을 추구해 대한민국을 진정으로 발전시키기를 주문했다. 윤석열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하는 비서실장에게 윤석열 정권의 실정을 꼬집은 것이다. _175쪽
21대 대통령선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직속 기구인 정무2실장으로서 역할을 했다. 정무2실은 정세 판단과 현안 대응 그리고 선거 기획의 업무를 수행했다. 후보와 선대위의 정무·정책을 지원하고 주요 전략 과제를 제안한다. 또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정무·정책 아젠다를 발굴하고 실행 방안을 마련했다. 특히 선대위 내 주요 본부(위원회) 간 정무적 조율도 매우 중요한 일이었고,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힘을 기울였다. _193쪽
정치는 늘 상수와 변수를 동시에 관리하면서 현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 부분에서 정무적 판단은 문제 해결능력의 필수요소가 된다. ‘정치를 왜 하려고 하는가’에 대한 답과 정무적 판단 결과의 지향점은 결국 공동체의 발전과 국가 영광의 실현, 국민이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수렴한다. _30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