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2025년 노벨상 & 이그노벨상: 과학의 경이로움과 유머를 한데 모았다
2025년 노벨상과 이그노벨상을 한눈에 보고 노벨 과학상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한 책이 나왔다. 바로 『미래를 바꾸는 노벨상 2025』다. 문학상, 평화상, 경제학상, 물리학상, 화학상, 생리의학상 등 총 6개 분야를 모두 소개, 분석한다. 노벨 평화상 선정 회의 장면이 영국 BBC 방송과 노르웨이 NRK 방송에서 최초 공개된 이야기, 구글이 노벨상 최다 배출 기업이 된 사연, 일본이 과학 분야 수상자 2명을 배출한 이야기 등 2025년 노벨상의 특징 또한 알차게 담아냈다.
“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평화상을 받지 못했을까?” “왜 물리학상, 화학상, 생리의학상, 경제학상은 수상자가 각 3명일까?” “3명이 수상하면 상금은 어떻게 지급될까?” 등등 노벨상을 둘러싼 궁금증을 풀어준다. “파리는 줄무늬를 싫어할까?” “술 마시면 외국어가 술술 나올까?” “도마뱀은 어떤 피자를 좋아할까?” 등등 별난 연구를 한 과학자들이 수상한 2025 이그노벨상도 흥미진진하다. 엉뚱하고 유머러스한 발상에서 위대한 과학이 탄생할 수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각 챕터별 수록된 ‘노벨상 뒷이야기’도 유익하고 흥미롭다.
양자에서 생명까지, 2025 노벨 과학상의 모든 것!
인류 지식의 최전선, 중고등 과학의 핵심 개념이 다 있다
이 책은 인류가 놀라고 노벨상이 선택한 가장 최신의 과학을 선사한다. 물리학상, 화학상, 생리의학상의 가장 최근 트렌드가 궁금하다면 바로 이 책을 보면 된다. 양자, 분자 구조, 유전자, 세포 등 중·고등 과학의 핵심 개념이 자연스럽게 이해되므로 청소년 필독서로 추천할 만하다.
우선 물리학은 거시적 규모에서 양자 현상을 확인한 과학자 3명이 상을 받았다. 그동안 양자역학은 원자, 전자, 광자(빛) 같은 미시 세계에서만 작동한다고 여겨졌으나, 2025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들이 전자회로에서 거시적 양자역학 터널링과 에너지 양자화를 발견함으로써 양자역학의 새로운 차원이 열린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회로 기반의 양자 컴퓨터를 구현할 가능성이 열렸다.
조지프슨 접합, 중첩, 큐비트, 파동 함수, 양자 터널링, 쿠퍼쌍 등 양자역학 분야의 필수 개념들이 모두 등장하므로 양자역학이 궁금한 독자들에게 유용할 것이다. 양자역학의 연구 역사와 이번 수상자들의 실험 과정 및 업적이 자세히 수록되었다. 특히 이번 업적으로 양자 컴퓨터가 어떤 모습으로 발전하게 될지 살펴볼 수 있다.
이어서 노벨 화학상은 금속-유기 골격체인 MOF 설계와 응용을 개척한 과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MOF란 쉽게 말해 스펀지처럼 가볍지만 미세한 구멍이 가득해 기체를 가득 품고 있는 다공성 구조를 말한다. 이들 3명의 연구를 통해 MOF의 구조를 직접 설계해 물질 속 ‘빈틈’을, 기능을 지닌 구조로 바꾸는 시대가 열렸다. 다이아몬드에서 모델을 찾은 리처드 롭슨의 실험 과정, 롭슨의 연구를 발전시켜 MOF 연구에 결정적 전환점을 만들어 낸 기타가와 스스무와 오마르 M. 야기의 연구 등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특히 요르단의 사막 도시 암만의 단칸방에서 전기도 수도도 없이 자랐던 오마르 M. 야기의 이야기는 과학 탄생의 모범과도 같다. 그는 사막처럼 “물이 없는 곳에 물을 만들 수 없을까?”라는 질문을 평생 붙들었고, 습도 20% 이하의 극도로 건조한 공기에서도 수증기를 끌어모으는 MOF를 만들어 냈다. 평범한 소년의 질문에서 위대한 과학이 창조되는 전형적인 사례로, “과학은 정해진 답을 외우는 게 아니며 세상에 없던 질문을 던지는 일임을 발견하게 된다”. 온실가스 포집, 고체 상태 수소 저장 등 기후 및 환경 문제 해결책으로 MOF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끝으로 생리의학상은 ‘말초 면역 관용’에 관한 획기적인 발견을 한 과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사카구치 교수는 면역계의 경비원이라 할 수 있는 ‘조절 T세포’를 처음 발견했고, 브렁코와 램즈델 박사는 조절 T세포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유전자 ‘Foxp3’을 발견했다. 이들의 발견으로 자가 면역 질환과 암 치료에 서광이 비치고 있다. 이미 이와 관련된 치료법이 200개 넘는 임상시험에서 연구되고 있다고 한다. 책은 우리 몸의 방어 전략인 면역계에 대한 설명부터 이번 노벨상 수상자들이 이룩한 성과까지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단순히 위대한 업적을 나열하기 위해서가 아닌, 당신의 가슴 속에 ‘빈 의자’ 하나를 남겨 두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머리말에 책의 기획 의도가 잘 드러난다. 한국인 최초 노벨 과학상 수상자가 될 미래의 주인공에게 도전과 용기를 주는 책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대한민국은 “문화와 예술, 기술 분야에서 이미 세계를 선도하고 있지만” 유독 과학 분야 노벨상은 받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2025년 노벨상 수상자들을 시상대로 이끈 것은 천재적인 두뇌보다, ‘왜?’라는 질문을 멈추지 않은 끈기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였다”는 머리말의 문장처럼 이 책을 읽는 많은 청소년이 한국인 최초 노벨 과학상 수상자의 꿈을 꾸게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