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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제1장 웃음과 눈물의 서막
한눈에 반하다
어떤 사랑에 대하여
전환점, 도시 아이가 되다
큰누나의 결혼
청풍 아저씨와 공산주의의 그림자
지워지지 않은 상처로 남은 존재
폭력 조직을 만들다
좌절된 전교 수석의 꿈
살미에서의 새로운 시작
사냥개 이야기
나의 부재중 연풍에서 생긴 일들
행운, 그리고 사춘기의 뒤늦은 방황
행복과 불행의 교차, 영원한 것은 없다
산포중포의 바보 붕어, 그리고 영웅이 된 날

제2장 흰 가운의 무게
불만이 가득한 마취과 레지던트
결혼, 그리고 인연
갈말의 결맹(結盟)
화천 메기와 한탄강의 바보 물고기들
리본브리지와 비무장지대의 낚시
들것과 공책, 그리고 그녀
도하의 결맹, 알자회 사건
삐삐, 군대에서 태어난 개
1980년대의 군인, 사라지지 않는 그림자
왜소한 의무중대장, 부하를 지키는 일
기강이 무너진 밤, 참사
영어, 그리고 미군 하사관
하루만에 병원 오너가 되다
공포의 첫 주, 그리고 심장의 경고
제천, 그 밤의 병원
살미집과 형제들 이야기
딸들의 교육에 관하여
의료 분쟁과 행정 사고, 생사의 갈림길
오만과 겸손
축구 시합 로비와 야외 가든에서의 파티
동업의 해산과 주식 대폭락
연풍초등학교 동창회와 첫사랑
새로운 취미
또 한 번의 위기, IMF
다시 병원으로, 그리고 춤과 영어의 시간
사랑한다고 말하라
모든 죽음은 슬프다
적십자병원에서의 직장 생활
충주의료원장이 되다
의사는 환자의 언어로 말해야 한다
슬픈 얼굴의 사랑
주말부부와 드럼, 그리고 작은 불
새 병원으로의 이사
신축 병원 개업식
병원 경영 악화
깃발, 그리고 기본적인 애국에 관하여
의사들의 반란
의료원장직을 마무리하며
마지막으로 충주의료원장 시절을 되돌아보며

웃음과 눈물이 머물다 간 자리
작가 인터뷰
저자 소개
저자 : 배구룡
1947년생.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다. ‘동업은 필패’라는 속설을 보란 듯이 깨고 제천서울병원의 성공적인 동업 경영을 이뤄냈으며, 이후 충주의료원장을 역임하며 공공병원의 경영 혁신을 주도했다. 현재 인덕원 세계로통증의학과 원장으로 진료 현장을 지키며, 멈추지 않는 호기심과 실행력으로 매일 삶의 영토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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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우리가 아는 의사 선생님은 늘 냉철하고 흔들림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 책은 그 두터운 흰 가운을 벗겨내고, 그 안에 숨겨진 한 인간의 떨리는 어깨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성공한 병원장의 화려한 이력서 뒤에는 동업의 배신에 잠 못 이루던 밤이 있었고, 권위 있는 전문가의 얼굴 뒤에는 첫사랑을 그리워하는 소년의 마음이 숨어 있었다. 배규룡 작가는 자신의 삶을 미화하지 않는다. 대신, 비겁해지고 싶었던 순간과 무너지고 싶었던 찰나를 정직하게 고백한다. 그 솔직함이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큰 위로가 된다. 거창한 영웅담보다, 끝내 도망치지 않고 자신의 자리를 지켜낸 한 평범한 가장의 투쟁기가 더 위대할 수 있음을 이 책은 증명한다.

책 속에서

산 중턱으로 난 길을 오르다가 푸드덕 날아가던 꿩과 후다닥 뛰어 도망가던 산토끼를 보았다. 산에도 토끼가 살다니, 잡아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또 닭처럼 커다랗지만, 모양은 그보다 훨씬 더 예쁜 꿩도 잡아 보고 싶었다.(…) 마을을 휘감고 흐르는 시냇물은 늘 맑았다. 여름이면 친구들과 발가벗고 냇물에 뛰어들었고, 올갱이도, 징게미도, 미꾸라지도, 붕어도 잡을 수 있었다.
- p.14

영어 시험지를 받고 문제를 풀었다. 어쩐 일인지 백 퍼센트 영작 문제였다. (...) 그런데 두 번을 다 보고 페이지를 넘기자 붙어 있는 두 페이지가 더 있었다. 아니, 두 번이나 넘겨도 못 볼 정도로 두 장이 붙어 있었던 것이다. 뒤늦게 넘긴 시험지에는, 백지 상태의 문제가 가득했다.
- p.70

넉넉하진 않았지만, 그 시절은 가난한 대신 행복이 풍족했던 시절이었다. 나는 평생 떠돌았다. 국민학교 시절부터 객지 생활, 기숙사, 독서실, 고시원… 늘 혼자였다. 그러던 내가 결혼을 했고, 나의 옆에는 예쁜 아가씨가 항상 함께하고 있다. 정말이지, 지금도 신기했다.
- p.129

기적처럼 포기하려던 그 순간, 환자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환자가 살아나며 내 삶도 다시 이어졌다. 한 사람의 삶과 죽음이 갈리는 순간, 나 자신의 삶과 죽음도 함께 갈렸다. 그 고비를 넘긴 이후, 나는 의료인의 삶이란 결국 끝없는 책임과 감당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깊이 절감했다.
- p.151

신호 대기로 서 있던 택시 버스의 모든 승객이 그 장면을 다 쳐다보고 있었는데 무슨 생각들을 했을까? 말 안 해도 다 이렇게 상상했을 것이다. ‘저 작은 한국 노인이 저 거구의 젊은 백인 아가씨 꼬시려고 저렇게 많은 장미를 사 주었구나.’ 아무튼 한 아름이나 되는 장미를 안고 그는 매우 행복해했다. 쪽이 좀 팔리긴 했지만 그다지 싫지는 않았다.
- p.177

인생은 노력한다고 원하는 대로 흘러가는 것도 아니고 행복은 노력한다고 얻어지는 것도 아니다. 밀란 쿤데라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람은 모두 “마치 한 번도 리허설을 하지 않고 무대에 오른 배우”같다고. 나의 인생도 그처럼 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거치며 부침을 거듭했다.
- p.223

환자들의 진짜 목소리를 듣고 싶어 매달 간호부장과 함께 병실을 돌았다.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불만 섞인 글 하나하나에도 직접 답글을 달았다. 홍보팀 직원이 아니라 병원장이 직접 사과하고 해결을 약속하는 모습에 차갑게 돌아섰던 환자들의 마음도 조금씩 녹아내리는 것을 느꼈다.
- p.225

살아보니 솔직함이 가장 강력한 무기더군요. 거짓말을 하거나 포장하면 남들이 모를 것 같아도 다 알아채요. 한 번의 거짓말이 그 사람의 모든 말을 의심하게 만들고 신뢰를 무너뜨리죠. 제 부끄러운 부분까지 솔직하게 털어놓아야 독자들도 제 글을 신뢰해 줄 것이라 믿었습니다.
- 작가 인터뷰

궁금한 건 꼭 해봐야 직성이 풀렸습니다. 제천에서 개원했을 때나 충주의료원장으로 일했을 때는 새롭게 배울 것이 많았어요. 모르는 분야가 있으면 어떻게든 끈질기게 파고들었습니다. 책 읽는 습관도 도움이 많이 되었고요. 끊임없이 배우고 삶에 적용하려는 태도가 위기 때마다 저를 지켜주었죠.
- 작가 인터뷰

인생은 한 권의 책과 같습니다. 다만,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르는 책이죠. 장편소설을 기획하고 서론만 잔뜩 썼는데 갑자기 끝나버리면 너무 허무하잖아요. 그래서 저는 인생을 ‘미니시리즈’처럼 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어디서 끊기더라도 그 자체로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가 되도록 말이죠.
-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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